배우자 양편이나 한편이 혼인 무효 장애에 걸려 있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한국 민법에서는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출생한 자로 규정하면서 '혼인 외의 출생자' 로 표현하고 있다.
〔법적인 의미〕 민법상의 개념 : 민법상 혼인 외의 자녀는 일반적으로 낮은 법률적 지위를 갖는다. 사생아에 대한 입장은 각 사회의 도덕 · 관습 · 종교 등에 따라 시각과 처우가 다르다. 사생아 보호와 혼인 존중이라는 두 측면을 절충시키려는 시도는 오랫동안 미결의 문제로 남아있지만, 20세기에 이르러 사생아에 대한 입법은 사생아 보호의 측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구법(舊法)에서는 법률상 부(父)를 갖지 않은 사생아와 부에게 인지(認知)된 자를 의미하는 서자(庶子)를 구별하였으나, 현행 민법은 서자와 사생아를 일괄하여 혼인 외의 출생자로 규정하고 있다. 혼인 외의 출생자와 부와의 법률상 친자 관계는 부의 인지가 없으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지가 없더라도 그 부모가 혼인하면 혼인 중의 출생자가 된다(민법 855조 2항). 이와 같이 혼인 외의 출생자가 혼인 중의 출생자로서의 신분을 취득하는 제도를 준정(準正) 또는 후혼 인지(後婚認知)라고 한다.
교회법상의 개념 : 교회법상 사생아는 혼인 무효 장애의 종류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누어 구분한다. 첫째는 '간통의 자녀' 로서 양편이나 한편이 혼인 인연 장애에 걸려 있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의미한다. 둘째는 한편이나 양편 모두가 성품 장애나 수도 종신 장애에 걸려 있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의미하는 '독성(瀆聖)의 자녀' 이다. 셋째는 방계 혈족의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근친 상간의 자녀' 이며, 넷째는 직계 혈족의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극악(極惡)의 자녀' 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타의 혼인 무효 장애에 걸려 있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순한 사생의 자녀' 가 있다.
사생아는 그 부모의 혼인 무효 장애가 소멸되거나 관면되고, 유효한 혼인을 맺거나 무효한 혼인이 유효화됨으로써 합법의 자녀(legitimatio)가 된다. 그러나 관면될 수도 없고 소멸되지도 않는 혼인 무효 장애에 걸려 있는 남녀는 결코 혼인할 수 없으므로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결코 합법화될 수 없다. 이 점이 교회법상의 사생아와 한국 민법에서의 준정과 다른 점이다. 합법의 자녀가 되는 것은 사도좌의 답서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이 답서가 무효한 혼인을 유효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1917년 교회법전에서는 사생아가 합법화되더라도 추기경 서임이나 주교 서임 등에서 무자격자로 규정하는 예외적인 규정이 있었으나(232조 2항 1호, 331조 1항 1호 참조), 현 교회법전에는 교회법상 효과가 모든 면에서 합법의 자녀와 동등하다(1140조)고 규정하고 있다. 또 미혼모에게서 출생한 자녀가 세례성사를 받게 되는 경우, "모자 관계가 공적으로 확인되거나 그 어머니가 자발적으로 서면으로나 두 명의 증인들 앞에서 청한다면 그 어머니의 이름을 세례 대장에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공적 문서로나 본당 주임과 두 명의 증인들 앞에서 아버지 자신의 선언으로 부자 관계가 증명되면 그 아버지의 이름도 기록해야 한다. 그 밖의 경우에는 아버지나 부모의 이름을 지적하지 말고 영세자의 이름을 기입하여야 한다" (877조 2항 ;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65조 2항).
〔윤리 신학적 접근〕 사생아에 대하여 고찰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性) 문제 자체에 대한 인식과 동성 동본 문제 그리고 결혼관에 관한 성찰 등을 전체적으로 돌이켜보아야 한다. 성이라는 주제가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련된 문화나 정치가 시대를 초월하여 늘 일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성 문화(性文化)의 특징은 공식적으로 성을 교육하지 않고 진지한 대화의 주제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한국의 여성관은 음양 사상에 입각한 남녀 유별론으로서 양은 우월하고 음은 열등함을 나타내고 있다.
강간 : 일반적으로 강간은 어느 사회에서나 여성을 상대로 남성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한국의 형법에도 강간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간음한 행위" 라고 규정하며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회는 남성들에 의하여 그 체계가 형성 · 유지되고 있다. 강간자들이 주로 남성들이라는 사실, 그리고 사회의 지배 집단이 주로 남성들이라는 성적 동질성이 강간이라는 행위에 내포된 비정당성 · 비인격성 · 폭력성 · 불법성 등을 경감시키기 위한 의도의 일환으로 성 관계 개념의 왜곡된 적용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즉 "강간을 당한 것도 성 관계를 가진 것이다" 라고 함으로써 피해자의 의도 · 지향 · 욕망 등이 강간에 개입되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엄밀한 의미에서 강간이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있어서 강간은 성 관계가 아니며 자신의 의도나 지향성과는 무관하게 가해지는 비인격적인 폭력의 한 형태이다. 폭력은 정서적 지향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타인으로 하여금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끼도록 한다는 폭력의 내용 때문만이 아니라 동등한 한 인격체로서 타인의 의지 · 의도 · 욕망 등을 거슬러 행해진다는 폭력의 형식 자체가 본질적으로 상대방의 정서적 지향성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강간은 결코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영국의 관습법은 강간을 "여성의 의지를 거슬러 힘으로 행해진 불법적인 육체 관계" 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는 "여성의 동의 없이 혹은 폭행과 협박으로 행해진 성기 결합으로서, 남성이 여성에게 행하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것은 어느 경우에나 강간은 강간을 당하는 자의 의도나 의향에 역행하여 행해진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강간은 여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그 여자와 불법적 성교를 하는 것으로 정결을 거스르는 중죄일 뿐만 아니라 여자가 자기 몸에 대한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이므로 정의를 거스르는 중죄가 된다. 만일 한국에서 강간의 결과로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그 아이는 '사생아' 이며, 이런 경우의 아이에 대한 가정적 · 사회적 배려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동성 동본 : 본래 동성 동본 금혼 규정은 중국 주나라에서 생겨나 한나라 때 확립되었는데, 한반도에는 주자학이 전파된 고려 말부터 사회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1년 간 시한을 정해 놓고 동성 동본 부부의 혼인을 받아 주었던 '특례법' 에 의해 구제된 동성 동본 부부의 숫자는 1978년에 4,577쌍, 1988년에는 12,443쌍, 1996년에는 27,807쌍이었다. 물론 편법으로 혼인신고를 하였거나 구제 신청을 하지 않은 부부는 제외된 통계이므로 아직도 금혼 규정으로 인해 혼인 신고를 하
지 못한 부부는 전체 부부의 2% 정도인 20만 쌍에 이를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의 자녀는 이른바 '혼인 외의 자' 로 호적에 올리지 못한 '사생아' 인 셈이다.
성과 사랑 · 결혼 : 인간의 성 능력은 지구상에 인간 생명을 보존하고 증식하는 것을 숭고한 목적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기능을 전부 발휘한다거나 그 목적을 다 달성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인간의 성은 인격적으로 닦여지고 조정되어야 하며 '인간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의 만남이 인격적 사랑의 참된 표현이라는 사실은 당사자들이 서로 책임을 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이 기대하는 새 생명에 대해서도 각오를 가지는 데서 나타난다. 바로 이러한 마음 자세에서 성 관계 전체가 책임감이 없는 다른 성행위와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은 단순히 육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이성과 감정과 정서, 심리, 의지적 행동 방식 등을 총괄하는 사회적인 개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은 두 사람이 대등한 관계 속에서 인격 대 인격의 만남으로 서로를 나누는 나눔의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해 진정한 합일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사랑이란 '동시적인 주권의 행사와 서로에게로의 융화' 라는 이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 힘은 바로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 본질적으로 주권을 가지려는 욕구와 동시에 서로 융화하려는 강력한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힘인 것이다.
그런데 남성과 여성의 성교육의 차이는 결국 상대방의 성에 대한 이해와 차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성에 대해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결혼관과 관련하여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일반화하는 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남녀는 태어날 때부터 차이가 나고 그것은 신체의 차이라고 믿기 때문에 남녀 차이를 지적하면 곧 이러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차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남녀의 차이는 신체적 차이보다는 출생 순간부터 남녀가 분리된 문화에서 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 훨씬 더 강하다. 현재까지 사회 · 문화 · 경제적 구조는 성 분리를 전제로 해서 만들어졌다. 특히 공적인 영역에서 남성의 참여가 여성의 참여에 비해 비대칭적으로 확대되어 있다는 점, 경제적으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여성에게는 아직도 성적 행동에 대한 전통적 규제가 강하다는 점 등은 남녀의 성 · 사랑 결혼의 인식을 다르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전 망〕 사생아 문제를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 문화의 변화 과정을 직시함으로써 성이 상업성과 결탁하여 자본주의적 구조에 휩쓸려 가는 것은 아닌지 감시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성 폭력 실태를 통계로 살펴보면, 발생 건수가 인구 10만 명당 9.8명(1992년 경찰청 조사)으로 스웨덴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이며, 신고율은 전체 발생 건수의 2.2%(형사 정책 연구원)이다. 따라서 1천 명당 5명 정도가 피해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성 폭력에 대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시켜야 하고 왜곡된 성을 조장하는 모든 유해 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사랑을 통하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 사회적인 대책으로는 피해 여성들을 위한 사랑의 센터나 상담소 등의 마련이 필요하며, 법적으로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부모들의 관심과 자녀들의 올바른 행동이 성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예방책이 될 것이다. 또한 사생아들이 사회적으로 합당한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 각 계층간의 협력이 요청된다. (→ 성〔性〕 ; 성교육 ; 혼인)
※ 참고문헌 Leandro Rossi · Ambrogio Valsecchi ed., Dizionario Enciclopedico di Teologia Morale, Roma, Edizione Paoline, 5 ed., 1981/K.H. Peschke, Christian Ethics Moral Theology in the Light ofVatican Ⅱ, vol. 2, C. Goodliffe Neale, lcester and Dublin, 1986(김 창훈역, 《그리스도교 윤리학》 Ⅱ, 분도출판사, 1992)/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 한국신학연구소, 《하나인 믿음》, 분도출판사, 1979/ U.M.Gallabher, 《NCE》 7, pp. 358~362/ J.A. Coriden · T.J. Green · D.E. Heintschel, The Code ofCanon Law A Text and Commentary, The Canon Law Society of America, Paulist Press, New York, 1985/ 이 찬우, 《혼인 ㅡ교회법적 신학적 사목적 해설서》,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0. 〔鄭仁相〕
사생아 私生兒 〔라〕illegitimi 〔영〕illegitim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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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