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시장의 창조적 힘과 사회 입법에 의한 보호적 통제를 결합한 경제 체제. 이 체제는 그리스도교 윤리에 깊이 근거를 두고 있으며, 전후의 독일(서독)에서 물러-아르마크(Alfed Muller-Armack) 교수가 제창한 이론을 장기간에 걸쳐 서독의 경제부 장관(1949~1963)과 총리(1963~1966)를 역임한 에르하르트(Ludwig Erhard)가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하여 현실로 옮겨 놓은 것이다.
〔궁극 목적〕 윌러-아르마크는 사회 시장 경제가 "시장을 토대로 하여 자유와 사회 평등의 원리들을 결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장 경제 체제라고 하였다. 이 체제는 자유 시장과 정부 통제라는 두 개의 축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어느 것에도 주도적 역할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적으로 개인이나 정부에 의지하지도 않으며, 둘 다 인간과 사회와 세계 공동체의 포괄적인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또한 이 체제는 경제를 위하여 민간 부문의 창의력을 조장하는 반면, 일부 사회 집단들의 빈곤 · 인플레이션 · 실업 등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사태를 피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사회 시장 경제는 '민주 자본주의' (demo-cratic capitalism)라는 용어에 그 성격이 어느 정도 함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단지 수정된 형태의 자본주의가 아니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지만, 사회 시장 경제는 자유 방임적 자본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왜냐하면 자본과 재산을 단지 이윤 획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초월하는 보다 고차적인 목적, 즉 모든 이의 포괄적(물질적 · 문화적 · 정치적 · 종교적)인 복지와 적어도 종교적 특히 그리스도교적 신앙의 입장에서는 하느님의 영광과 그분의 창조 사업의 전개에 확실하게 종속시키기 때문이다.
〔특 징〕 경쟁과 상업의 자유 허용 : 이 체제는 독일만이 아니라 서방의 여러 선진국 경제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북아메리카의 학자들이 사용하는 민주 자본주의' 는 그 용어나 내용에 있어서 경제의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더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 경제에서 상업과 산업은 자체의 경제 계획을 독자적으로 세운다. 토지 · 주택 · 생산 수단은 개인이 소유하여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으며, 누구나 사업에 종사하며 새 기업을 세울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민주 자본주의의 시장 경제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허용하는 것에 커다란 비중을 두며 수요와 공급은 자유 경쟁에 맡겨진다. 그럼으로써 기업과 경쟁과 상업의 자유가 경제에서 적극적인 기능을 갖는다는 자본주의 이론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과도한 가격과 착취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 어떤 상품을 갖고 서로 경쟁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독점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그 상품을 과도하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기가 어렵다. 만일 그들이 과도한 가격을 요구한다면 사람들은 그들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한 사람들에게로 몰려갈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만큼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고소득과 다량의 자본 축적도 이러한 시장 경제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 반대할 대상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이 어떤 목적에 활용되느냐에 따라 정당화 여부가 결정된다. 보다 고차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위하여 사회 시장 경제는 자유 자본주의와는 달리 전면적인 자유 경쟁과 자유 기업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정부의 보조적 개입과 공동체의 보조 : 시장 경제에서 불공정 경쟁은 정부 규제를 통해 제거되어야 하며, 정부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공통 규칙을 제공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으로는 공정한 경제 질서를 확립할 수 없다. 그리고 임금 및 근로 조건은 노동 조합과 사용자 단체 간에 자율적 협상을 통해 결정되어야 하지만 그 최저 기준은 사회 입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독점(獨占) · 부분 독점 · 과점(寡占) · 카르텔(Kartell) 등에 의한 시장 지배는 막아야 한다. 부득이한 독점은 공공 통제하에 두어야 한다. 더욱이 시장을 통해서는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불우한 이들을 위한 재화와 서비스는 공급에서 환경 친화적 생산 및 세계의 공통 뿌리를 위한 개발 원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집단적 필요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불우한 사람들, 즉 실업자들, 부양 자녀들을 데리고 혼자 사는 사람들, 장애 · 질병 또는 노령으로 인해 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생활 조건을 보장하려는 마르크스 사회주의의 정당한 관심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 사회들이 중앙 집권주의를 택한 데 반해 사회 시장 경제는 불우한 사람들을 위한 보호 조치에 있어서 교회 · 자선 단체 · 자원 봉사 단체 등 중간 사회 단체들의 참여를 통해 가능한 한 분권화를 택한다. 더욱이 사회 시장 경제에서는 경제 활동이 정치 체제와 구분된다. 즉 경제 계획은 적어도 일차적으로는 정부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 경제 계획은 주로 민간 기업가들의 소관 사항이다. 정부는 경제적 과정에서 심각한 왜곡과 불의를 막고 경제의 기본 목적 달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까지만 보조적으로 개입하도록 요청받을 따름이다.
민간의 경제적 의사 결정과 국가의 사회적 목표(사회평등 · 사회 보장 · 사회 개발)가 상충하는 경우에 시장 기능에 대한 사회적 교정이 적극적으로 추구된다. 이러한 사회적 교정은 고용 안정, 피용자(被傭者) 보호, 근로자 위험 보험, 소득 분배 개선, 기타 사회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 등 다섯 분야에서 이루어진다. 처음의 세분야에 대한 정부 개입은 대다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전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그러한 프로그램이 이미 오래 전부터, 즉 1881년의 비스마르크 시대에 마련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매우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한 정부 개입은 더욱 이례적인 것이다. 독일에서는 누진 소득세를 시장에서 결정된 소득 분배를 보다 평등화하는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보다는 저소득층의 재산 형성 촉진, 직접적인 이전 지출(자녀 수당 · 집세 보조금 등), 직접적인 정부 개입(국민 주택에 대한 정부 융자 · 건강 보험 의무화) 등과 같은 수단이 사용되어 왔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기업 이윤참가 제도 · 기업 경영 참가(공동 결정) 제도를 지원해 왔다. 중앙 계획적 관료 체제에 비해 사회 시장 경제는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이 체제는 경제적 과정의 모든 참가자들에게 자유의 공간을 열어 주며, 대다수 국민은 또한 소비 · 저축 · 재산 형성 ·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의 분야에서 이득을 얻는다. 또 이 체제는 생산 수단 사용 효율이 보다 높고 사회 변화에의 적응 능력이 보다 나으며, 핵심 능력이 보다 확실하다는 것이 판명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 경제는 보다 나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체제는 생산이 효율적이고 조사하기에 용이한 중간 규모의 기업들을 유지 강화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강력한 중산층은 시장 경제의 핵심이다. 그것은 역동적인 경쟁을 보장하며, 경제적인 힘의 중심이다. 사회 시장 경제와 중산층 기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가톨릭의 관점〕 사회 시장 경제는 대체로 가톨릭 사회 교리의 목적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다. 가톨릭 교회의 사회 교리 전문가들은 시장 경제를 경제 체제의 올바른 기본 형태로 본다. 다른 어떤 경제 체제들보다 사회 시장 경제는 가톨릭 사회 교리의 원리들과 부합하는 체제이다. 개발 도상국들은 사회 시장 경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견해를 피력하였고, 선진국들 역시 국제적 차원에서 자유 시장 정책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자유 시장 정책은 이른바 저임금 국가들의 저렴한 상품들에 자국 시장을 개방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체제는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들이 있으므로 양측 모두의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제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은 비록 여러 가지 공통 규제가 필요하겠지만 시장 경제에서밖에는 기대할 수 없다. (→ 가톨릭 사회 교리 ; 경제 윤리)
※ 참고문헌 Alfred Miiler-Armack, Soziale Marktwirtschaft,Handwörtebucuch der Sozialwissenschaften, Band Ⅳ, Stuttgart, Fischer,1956/ Winfried Jung ed., Social Market Economy. An Economic Systemfor Developing Countries, Sankt Augustin, Academia-Verl. Richarz, 1991/Michael Novak, The Sprit of Democratic Capitalism, New York, Simon &Schuster, 1982. [韓弘淳]
사회 시장 경제
社會市場經濟
[영]social market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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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