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의

社會正義

[라]justitia socialis · [영]socialjustice

글자 크기
6
가톨릭 사회 정의는 억압과 착취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지향을 갖고 있다.

가톨릭 사회 정의는 억압과 착취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지향을 갖고 있다.

인간의 권리와 개인의 안녕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구조적으로 요청되는 미덕.
오래 전부터 인간 사회에서는 가치 판단이나 이해의조정과 배분 방식을 둘러싸고 다양한 요구와 주장들이정의의 이름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래서 정의의 뜻은 시대와 장소와 사람에 따라 다의적(多義的)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인간 사회의 모든 불의가 인간의 존엄성과 사람다운 삶의 조건을 무시하거나 근본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 사람다운 삶의 조건이 실현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보전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정의의 구현이 요청된다.
정의의 개념에 대한 해석은, 시대의 징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정의의 제일성(齊一性)과 항상성(恒常性)과 아울러 변화나 개개의 사례의 특수성에 따르는해석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의의 개념은 형식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으로 나누어 고찰될 수 있다. 정의를 일반적 · 형식적으로 살펴보면 보편성을 얻을 수는있으나 추상성을 면할 길이 없고, 반면에 특수적으로 살펴보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으나 다의성을 면할 길이 없다.
〔성서에서의 정의〕 구약성서 : 구약성서에 나타나는정의의 중요한 개념은 인간의 의무 전체를 포괄하고 있으며, 성스러움 또는 경건함과 유사하다. 정의는 하느님 의 의지에 따르는 행동을 의미한다(창세 15, 6 : 신명 6,25 ; 24, 1-22 : 시편 106, 31). 또 정의는 율법과 결합되어 있는데, 이 경우 정의는 법규범과 일치하는 것임이 전제되어 있다(신명 1, 16 : 16, 18 ; 25, 15).
출애굽 이전과 이후에 사용되는 정의의 의미가 다르다. 출애굽 이전에는 정의와 판결이 병행하고 상응하며법과 정의가 같은 것으로 이해되었다. 정당한 사람은 부채가 없는 사람, 죄가 없는 사람, 행복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과 예언자들은 정의 실천의 모범이었다. 그러나 출애굽 이후의 정의로운 사람은법 앞에서 죄 없는 사람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정의를 실행하고 도덕적인 의무를 다하는 사람, 예컨대 일반적으로 경건한 이스라엘 사람을 가리켰다. 욥기와 토비트서에서 정의로운 사람은 계명을 준수하고 흠없는 사람, 모든 실수로부터 벗어난 사람(צַדִּיק), 욥기 4, 17 : 9, 2 ; 10,15 ; 15, 14 22, 3), 선행을 하는 사람 즉 자선을 베푸는 사람(ἐλεημοσύνη, 토비 7, 7 : 9, 6 : 12, 9 ; 14, 11)으로묘사되었다.
신약성서 : 신약성서에서 정의는 관행적인 술어로 사용되었다. 즉 정의는 관행적인 의미에서 옳고 공정한 것인데, 하느님을 의식함으로써 더욱 깊게 작용하는 것이다(사도 4, 19 : 2데살 1, 6 ; 골로 4, 1 ; 에페 6, 1). 신약성서가 구약에서 전해 받은 정의의 개념은 하느님의 의지에 묶여 있다고 느끼고 있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태도이다. 즉 인간의 행동이 하느님의 요구에 따르는것이다(마태 1, 24 ; 루가 1, 6 : 2, 25 : 사도 10, 22 : 2베드2, 7). 신약성서의 정의는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의지의실제적 완성이라고 한 말씀에 잘 나타나 있다(마태 10,41 ; 히브 12, 23 ; 야고 5, 6 : 1베드 3, 12). 정의는 인간으로 하여금 실제로 하느님 마음에 들도록 하는 것이며, 신앙을 근거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전달된 것이다.
슈퍼르라인(B. Sporlein)에 의하면 신약성서에서의 정의는 하느님이 선물로 주시는 구원의 선물이며, 법적 정의와 분배 정의, 평등, 법칙성, 정당함과 같은 개념처럼일반적인 그리스어의 의미와 일치하여 사용되었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에게 있어서 하느님의 정의는 인간에게올바른 척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이 올바르게 말씀하시고 올바르게 행하시는 것을 보여 주는 데 있었다. 따라서 정의는 인간의 사회적 활동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표기하는 것이다.그러므로 하느님의 정의는 형식적 개념과는 전혀 다른것이며, 적극적으로 구원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신약성서의 정의는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하느님의정의에 대한 신학적 기본 이념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로서 인간 삶의 정의의 요구라는 이중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전통적인 가톨릭 철학에서의 정의〕 토마스 아퀴나스는 "확고하고 지속적인 의지에 의해서 각자에게 그의 권리를 인정해 주는 자세"가 정의(正義)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 에 대한 정의(定義)는 이미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라틴 교부인아우구스티노 등에 의해서 표현되었고, 고대 로마 법전인 《시민법전》(Codex juris civilis, Instit, Ⅰ. 1)에도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 (suum cuique tibuere)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러한 표현을 받아들여 심화시켰고, 사물의 자연적 질서를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아 정의의 개념이 오늘날까지 자연법의 최고의 명제가되게 하였다.
전통적인 스콜라 철학에서 정의의 개념은 인간의 세가지 기본 관계에 따라 구분된다. 세 가지 기본 관계는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공동체와의 관계, 공동체와 개인과의 관계이다. 첫 번째 관계는 교환 정의(justitiacommutativa) 즉 교환 또는 계약의 정의에 의해 다스려지며, 두 번째 관계는 일반적 정의(justitia generalis) 또는 법적 정의(justitia legalis)에 의해 다스려지고, 세 번째 관계는 분배 정의(justitia distributiva)에 의해 다스려진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법적 정의가 인간을 공동선으로 향하게한다는 이유에서 일반적 정의라고 하였다. 또한 우츠(A.F.Utz)는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하는 일반적 정의를 둘로구분하였는데,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자연적인 공동선을구체화시키는 전체 질서를 의미하는 정의를 법적 정의'라고 불렀고, 모든 개별적인 공동체(국가, 가족 등)에 앞서서 주어지는 인도(人道)의 질서(Humanitätsordnung)를의미하는 정의를 '공동선 정의' 共同善正義, Gemeinwohl-gerechtigkeit)라고 불렀다.
〔현대 사회에서의 가톨릭 사회 정의〕 사회 정의는 인간의 인격성과 사회성에서 연유하는 존재론적 질서 이념이다. 사회 정의라는 말은 과거에는 사용되지 않다가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 가치에 대한 자각 및 사회 생활 양식의 변화에 따라 현대 사회에 들어와서 비로소 사용되기시작하였다.
가톨릭의 사회 정의 사상은 사회적 · 경제적 불평등과인권을 의식하면서부터 약자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가톨릭 사회 정의의 개념은 현대 사회가 복잡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역대 교황의사회 회칙들에 의해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개념이다. 가톨릭 사회 정의의 개념에 대한 고찰은 교회의 공식 문헌에 의거해야 하고, 특히 교황의 대(對) 사회 회칙에 의거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회칙에서만이 사회 정의라는 말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황들의 사회 회칙들에서 사회 정의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정의라는 말은 교황의 회칙들 중에서 단순하게 사용되지 않았고, 변천하는 시대 상황에 따라 야기되는 새로운 문제나 무질서와 결정적인 사회악 등에 대한 치료책이나 개선책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어 왔다. 또 모든 사회 회칙들은 사회정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 회칙들의 해석과 관련하여 사회 정의라는개념은 19세기 후반에 교회의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회 정의의 개념은 때로는 법적 정의 또는 일반적정의와는 다른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회정의의 개념은 일반적 정의의 한 부분을 표기하는 것에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왜냐하면 사회 정의는 일반적 정의의 하위로서 개인과 공동체와의 관계와관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일반적 정의는 성문법에 근거한 정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법에 선재(先在)하여 법을 가능하게 하는 정의이다. 입법자에게는 올바른 법의 제정을, 재판관에게는 법의 올바른 적용을, 준법자에게는 올바른 의미에서의 법의 준수를 가능하게 하는 덕으로서의 정의이며, 공동선(bonum commune)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정의이다. 가톨릭 사회 정의는 회칙 <어머니와 교사〉(Mater et Magistra)가 반포되었던 1961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볼 때 후기에서 발전적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전기까지의 사회 정의의 목적이 주로 경제 공동선이었다고 한다면, 후기에는 인간의 존엄성, 사람다운 삶의 조건의 충족, 세계 전체의 진보와 발전, 세계 공동선, 평화의 구현 등으로 그범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또 관계 영역도 국내 사회를 넘어 세계 사회로 확대되었고, 대상 범위도 경제적·사회적인 면에서 문화, 종교, 민족, 인권, 개발, 자연 보전, 기술 분야까지 확대되는 경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따라서 가톨릭 사회 정의의 이해는 그 외연(外延)이 확대되어 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가톨릭 사회정의를 고정되고 일의적인 개념으로 정의할 수 없다.
현대 사회의 가톨릭 사회 정의는 실천적으로는 사회전체의 복지와 인간 고유의 존엄성(또는 인간의 기본권)의두 가지 요구를 조화시키고, 이론적으로는 정의의 사회적 측면과 자연법적 측면을 통합시키려고 한다. 인간은사회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이를 초월하는 인격 존재라는 이중의 범주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개인선과 사회선의조화 속에서 완성되어 가는 존재이다. 따라서 공동선은전체와 부분에 공동으로 해당되는 선을 가리키는 것이어야 하고, 전체와 부분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사회 정의의목적이다. 따라서 가톨릭 사회 정의는 사회를 인격 공동체로 보며, 인격을 위하고 인격에 의하여 인격의 협동으로 공동선을 조성하고 분여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 완성에 이바지하는 정의라는 점에서 인격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가톨릭 사회 정의는 개인주의나 사회주의, 혹은 자본주의든 일체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모든 종류의 억압과 착취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지향(志向)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가톨릭 사회 정의는 종국적으로는 하느님의 정의에 따르는 것이다.
〔전 망] "오늘의 정의는 어제의 사랑이며, 오늘의 사랑은 내일의 정의이다"라는 질레(M. Gillet)의 말은 사회정의를 논할 때마다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말이다. 사 회 정의는 소극적으로는 사회의 불의와 분쟁의 요소를제거해 줄 수 있겠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을 내면적이고 적극적으로 결합시켜 주기는 어렵다. 사회의 평화 와 인간의 협동은 공리적이거나 논리적인 합리성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인간의 내면적 신념의 결합을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내면적 신념의 결합은 사랑으로부터 나온다. 정의와 사랑은 서로 배척하는 것이 아니며서로 보완하면서 인간의 삶과 사회를 튼튼하게 해주며서로 의지하면서 평화로 가는 인도(仁道)에서 제휴한다.한 가정의 평화와 질서가 그 가정 구성원들간의 사랑,즉 부부애,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 자매간의 사랑이밑받침되어야 하는 것처럼 공동선을 향한 사회애(社會愛)가 사익(私益)에 대한 공의(公義)의 우선성을 기꺼이인정해야 한다. 이 사회애는 정의의 냉점함과 엄격함을지양하면서 사회 정의의 구현을 용이하게 해준다.그러므로 모든 정의론은 사회애, 즉 인간애를 선결 요건으로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랑이 없는 정의는 사회를 비정하게 만들고 정의가 없는 사랑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 사회 윤리 ;사회 회칙 ; 정의)
※ 참고문헌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 평화위원회 편, 《사회 정의》, 대건출판사, 1992, pp. 75~791 B. Spörlein, Gerechtigkeit im NeuenTestamentl C. Westermann Hrsg., Gerechtigkeitl K. Rahner · B. WelteHrsg., Christlicher Glaube in moderner Gesellschaft, Freiburg, 1981, pp.12~13, 17~19/ W. Kornfeld, Die Gerechtigkeit im A.T., 《LThK》 4, pp.711~712/ H. Vorgrimler, Gerechtigkeit im N.T., 《LThK》 4, p. 714/ A.F.Utz, Sozialethik, II . Teil. Rechtsphilosophie, Heidelberg, 1963, p. 108/ WilliGeiger · Gerechtigkeit · Görres Gesellschaft Hrsg., Staatslexikon, Bd. 3,Freiburg, 1959, p. 7831 W.F. Drummond, Social Justice, Milwaukee, TheBruce Publishing Co., 1955, p. 19/ W. Ferree, The Art of Social Justice,Dayton Ohio, Marianist Pub. Co., 1951, p. 95/ Thomas v. Aquinas, S. th. 2II q. 58a.1 ; I- II . Q. 60, A. 3 Q. 61, A.5; Ⅱ- II , Q. 58, A. 5. 〔秦敎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