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묵상》

死後默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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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묵상>. .

<사후묵상>. .

19세기 말에 저술된 천주교 묵상서. 인간이 사후에 얻을 수 있는 천국의 영원한 복락을 강조하고, 지옥의 두려운 고통을 일깨워 주기 위한 목적에서 저술되었다. 이 책의 저자와 저작 연대는 분명하지 않지만, 1894년에 르장드르(Le Gendre, 崔昌根) 신부가 저술한 것이 아닌가추정된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되어있는 세 종류의 필사본 중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의 마지막 부분에 "갑오년(1894년) 1월에 마쳤다"는 기록과 "책의 주인은 최 신부" 라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르 장드르 신부는 1891년 10월 31일 한국에 입국하여 1893년까지 함경도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1893년 5월 이후에는 황해도 수안의 덕골〔德谷〕에 거처하면서 황해도와 평안도의 공소들을 순방하였는데, 바로 이시기에 《사후묵상》을 저술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죽음, 심판(사심판 · 공심판),지옥, 천국 등 4말(四末)에 대해 깊이 묵상하도록 권유하고, 천국과 지옥을 대비함으로써 신자들에게 내세에대한 인식을 분명히 심어 주려고 하였다. 우선 첫 부분에서는 '죽음' 을 설명하면서 육신보다 영혼이 소중함을 강조하였고, 따라서 영혼의 구원을 위해 현세에서 공덕을닦아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 다음으로 '사심판'(私審判)을 통해 현세에서의 행실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내세의 길이 나누어진다는 것을 설명하고, 이어 '지옥' 은 대죄를 범한 뒤에 통회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한사람들이 가는 고통의 장소이지만, '천국' 은 영화를 얻는 곳으로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연옥에서 보속해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공심판' (公審判)을 통해 부활한 육신과 영혼이 다시 결합하여 천국의영복을 누리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저술된 후 일부 신자들에 의해 다시 필사되었는데, 현존하는 또 다른 필사본에 "1912년 3월 12일,최 베드로가 필사하였다"는 기록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그 후 이 책은 《경향잡지》 13권(1919)에도 연재되었으나 간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시의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교의 내세관을 분명히 인식시켜 줌으로써 육화론(肉化論)적인 영성은 물론 종말론(終末論)적인 영성의 함양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후묵상》은 박해 시대부터 전해지는 천주 가사들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다. 먼저 현존하는 천주 가사집 가운데 이른바 《김지완본(金址完本) 천주 가사집》(일명 《사주구령가》)과 《박동헌본(朴東憲本) 천주 가사집》에는 <선종가) · <사심판가> · <공심판가>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김지완본을 비롯하여 김동욱본(金東旭本)과 김약슬본(金若瑟本) 김덕민본(金德敏本), 한국교회사연구소본, 시복 자료 천주 가사집 등에는 <삼세대의>(三世大義)와 함께 이에 딸린 <천당가> · <지옥가> · <십계명가>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후묵상》의 내용은 교우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이들 천주 가사에서 영향을 받았거나, 르 장드르 신부가 천주 가사의 내용을 쉽게 풀어주려는 목적에서 저술한 것으로 생각된다. (→ 천주 가사)
※ 참고문헌  金眞召, 天主歌辭의 研究>, 《敎會史研究》 3집, 한국교회사연구소, 1981/ 車基眞, <조선 후기의 天主歌辭에 대한 재검토>,《교회와 역사》 272호(1998. 1), 한국교회사연구소, pp. 5~14.〔車基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