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殺人

〔라〕 homicidium · 〔영〕mu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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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이 그의 동생 아벨을 죽인 것이 인류 최초의 살인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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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이 그의 동생 아벨을 죽인 것이 인류 최초의 살인 행위였다.

직접적이고 불법적(不法的, illegal)으로 이웃을 죽이는행위. 비윤리적이며 무거운 죄에 해당한다. 특별히 불법적인 살인 행위는 부당한 국가 권위의 명령에 의한 살인과 무죄한 자의 살인, 그리고 합법적인 질서 밖에서의 사형(私刑, lynch law)에 의한 살인을 포함한다.
인간의 생명은 피조물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고귀하고신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 생명은 그 생성 시초부터 하느님의 의지적 창조 행위에 직접적으로연결되며 또한 모든 생명의 목적이며 종착점인 창조주하느님과 영원히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만이 그 시작부터 끝까지 인간 생명의 주인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어떤 경우에도 무죄한 인간을 직접 파괴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교회는 살인을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거스르는 중대한 범죄로 보고 있으며, 살인죄를 범한 사람은 성사들(성품성사와 혼인성사)을받기에 부당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교회법 1041조 4호,1044조 1항 3호, 1046~1049조, 1090조).
〔성서의 가르침〕 하느님과 인류 사이의 관계와 만남은하느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선물로 주었음과 인간의 살인적 폭력성을 상기시킨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살인하는행위(창세 4, 8-12)가 성서 첫머리에 나오는데, 이는 인류역사 초기에 원죄의 결과인 분노와 탐욕이 인간 안에 깊숙이 숨어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느님은카인을 향해 준엄한 심판과 비난, 그리고 저주를 내렸다."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의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이제 너는 저주를 받아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네 아우의 피를 받아 낸 그땅에서 쫓겨나리라" (4, 10-11).
살인에 대한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단죄와 금지는 십계명 중 제5 계명에 의해 분명하게 정리되고 밝혀진다. 제5 계명은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살인을 중대한 죄로 금하고 있다. 살인자와 살인에 일부러 협력하는 자는 하늘을향해 복수를 탄원하는 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된다" (לֹא תִּרְצָח, 신명 5, 17)라는 구절에서히브리어 동사 '라사' (רָצַח)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허락되지 않는, 곧 불법적인 살해를 의미하는 동사이다. 출애굽기 20장 13절의 "살인해서는 안된다"는 금령에서다음의 네 가지 살인의 부류는 제외될 수 있다. 즉 국가의 안보를 위한 정당한 전쟁에서 생기는 살인, 국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는 동료 첩보원을 보호하기 위한자살, 법적 심판에 의한 정당한 법 집행 등에 의한 살인,동물들의 살해 등이다. 위에서 동물들의 살해는 논외로할 때, 한 사회의 공동선에 대한 실현과 그 관심과 염려가 한 인간의 생명을 희생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경우에따라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애굽기 23장 7절은 특히 무죄한 자의 살인을 단죄한다. "죄 없는 이와 의로운 이를 죽여서는 안된다. 나는악인을 죄 없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고한 인간의살인은 인간의 존엄성과 창조주의 황금률, 그분의 성성(聖性)을 중대하게 파괴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살인 금지의 법은 언제나 유효하며,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도수호해야 하는 것이다. 살인자가 그 젖값에 대한 대가를치러야 하고 단죄받는 이유는 하느님과 인간의 권리를우롱하고 침해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 각자의 피에대한 값을 요구하리라. ··· 남의 피를 흘린 사람에게 나는사람의 생명에 대한 값을 요구하리라. 사람은 피를 흘린자 그자도 사람에 의해서 피를 흘려야 하리라"(창세 9, 5-6). 구약성서는 항상 피를 생명의 신성한 표지로 여기고있다(레위 17, 14). 생명을 유지하는 데 피보다 더 소중한요소는 없다. 오염되고 불건전한 혈액을 가지고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죽음을 맞게 된다. 따라서 피를 흘린다는 것은 한 인간이 사느냐 죽느냐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척도와 요소이다. 그러므로 맑고 깨끗한 피의 유지와 순환, 그리고 피의 적절한 정화는장수(長壽)와 건강과 삶을 위한 필수적이며 불가피한 활력소이다.
예수는 제5 계명의 유효성을 강조하면서(마태 19, 18 ;마르 10, 19) 이미 의도된 살인의 동기들을 단죄하였는데, 분노와 증오가 그것들이다(마태 5, 21 이하). 여기서예수는 명시적 · 가시적인 살인 행위만 금지한 것이 아니라 살인의 간접적인 동기와 이유까지도 차단할 것을 엄숙하게 선포하였다. 곧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재판을 받고 형제에게 바보라고 욕하는 자는 중앙 법정에 넘겨질 것이며, 형제에게 미친놈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지옥불에 던져질 것' 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제단에 예물을 드리기 전에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있다면 먼저화해를 해야 하고, 형제가 고소하면 법정에 도착하기 전에 화해를 시도하여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며 방법임을 알려 주었다. 이 모두 작고 조그만 일들이엄청나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예수는 무제한적인 관대함과 용서를 베풀 것을 강조하였다. 곧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뺨을 내밀 것(마태 5, 40)과 원수를 사랑할 것(마태 5, 44)을 제자들에게 당부하였다. 또한 당신 자신이 잡혀 죽게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방어하지 않고 당신 편을 드는 자에게 칼을 칼집에 다시 넣으라고 하였다(마태 26, 52). 이렇게 예수는 악을 선으로 갚는 정신과 자세를 모범적으로 실천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구 분〕 살인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전쟁의 발발에의한 대량 학살, 산모의 낙태 행위, 환자들에 대한 안락사, 고의적인 자살 등은 모두 살인에 해당한다. 가톨릭윤리 신학에서는 살인을 직접적인 살인과 간접적인 살인두 가지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직접적인 살인 : 무죄하고 올바른 사람을 죽이는 모든행위는 직접적인 살인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인간의생명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권리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연권이자 기본권에 속하므로 어떤 이유로도 생명권이 유린되어 파괴되는 현상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인간 사회의 고유한 유대를 파괴하는 유아 살인, 형제 살인, 부모 살해와 배우자 살인은 특별히 중한 죄에 해당한다. 우생학이나 공중 위생을 구실 삼아 행하는 살인도 공권력이 이를 명령하였다고 해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현대 사회에서 경제 제일주의 · 물질 만능주의 · 육체 편의주의 등의 파급은 인간의 존엄성 의식을 퇴색시키고,자신과 이웃의 생명을 위험에 내몰 수 있다. 또한 수면제의 의도적인 과다 복용, 또는 총이나 칼 등의 도구에 의해 사람이 죽었을 때에도 직접적 살인 행위가 성립된다.왜냐하면 이때 한 인간은 공격자가 의도한 행위의 목적또는 그런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죽음에 이르렀기때문이다.
형법은 충동적인 감정에 따라 무계획적으로 저지른 살인과 계획된 살인, 곧 모살(謀殺, premediated murder)을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두 하느님 사랑과 인간 사랑을 거스르는 큰 죄악이다. 윤리적으로 살인은 이 두 형태를 모두 포함한다. 살인은 타인을 향한 증오, 앙갚음하려는 강한 열망, 질투로 인한 육욕과 색욕, 권력이나 금력과 재력을 얻으려는 과도한 욕망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정치적 보복의 결과, 군중에 의한 사형(私刑), 명예 보존을 위해 죽음을 담보로 한 결투 등에 의해서도 살인은 성립된다.
간접적인 살인 : 비의도적인 살인은 윤리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한 인간의 죽음이 살인의 의도가 아닌상태 또는 다른 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을때에는 간접적인 살인 행위가 성립된다. 무죄한 인간의간접적인 살해는 본래적 의미의 살인이 아니다. 그러나적합한 이유도 없이 죽음을 초래하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면, 비록 살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중죄를 면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선(善)의 실현을 위해 살인이 행해지기도 한다. 중대한 이유의 전쟁으로 인해 무죄한 소수 시민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혹은 공공 복리를 보존하기 위한 행위가 무죄한 자의 간접적인죽음을 초래하기도 한다. 상국의 불의한 전쟁 도발에대한 정당한 응징 과정에서 상당수의 무고한 시민들이죽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적국의 군사적 목표물이나 중요한 군사 및 산업 기지들을 폭격하는 것이 허용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 도시를 구하기 위해 인질의형태로 무죄한 소수의 사람들이 폭군에게 넘겨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부녀자들과 어린이들과 무죄한 시민들이 은신처를 찾지 못하고 자신들을 방어할어떤 방법도 없으면, 부당한 공격과 반항군의 포화를 피하기 위하여 항복하거나 포로가 되기를 자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중 버스와 기차 등의 제동 장치가 고장 나미끄러지는 경우에, 운전자는 비록 타인의 자동차나 보행자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해도 제방이나 다리의 난간을향해 방향을 잡을 의무는 없다. 많은 승객을 태운 대중교통이 사고를 내는 경우 보행자들의 죽음이 예측된다고해도 이런 방법으로 큰 재앙을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을 간접적으로나마 죽이려는 의향을갖고 자행되는 일체의 행위는 살인죄가 된다. 도덕률은중대한 이유 없이 어떤 사람을 죽을 위험에 놓이게 하는것뿐만 아니라 위험에 놓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거절하는 행위를 비난한다. 인간 사회가 기근과 홍수, 경제적 파탄과 곤경으로 사람들이 죽어 가는 데 대하여 구제책을 세우려고 노력하지 않고 묵인하는 것은 파렴치한 불의이며 중대한 죄악이다. 이런 기회를 악용하여 폭리를 추구하고 탐욕스러운 행위로 이웃의 굶주림과 죽음을유발시키는 상인들은 간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 책임은 그들에게 전체적으로 돌아간다.
〔살인죄의 비윤리성〕 인간 생명의 주인과 통치자는 하느님뿐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은 자신의생명을 처분할 수 없듯이 타인의 생명도 처분할 수 없다.인간의 생명은 지상 생활을 위해 불가피한 가장 높은 현세적 선이며, 이 선은 인간의 천부적인 권리를 보장하는원천이 된다. 정의의 원리에 따라 그런 권리는 특별한 경우들(순교, 전쟁, 비밀 유지의 상황 등)을 제하고는 세상의어떤 권력에 의해서도 박탈당할 수 없다. 사회에는 타인과 공동체의 기본권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범죄가 있는데, 바로 사회를 교란시키는 범죄들이 여기에 해당된다.이때 공공 복지의 보호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사회범죄들을 응징해야 하나, 그 응징 방법으로 사형 제도를고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간 생명을 거스르는 어떤 직접적인 공격도 정당화될수 없고 인간 생명 보호의 권리보다 더 높은 것은 세상에없다는 것이 가톨릭 윤리 신학의 공통적인 가르침이다.무죄한 자의 생명을 박탈할 수 있는 권리가 세상에는 없으므로 윤리 신학에서는 공공 복지의 요구들이 이보다높은 권리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사회보다 개인이 우선하며, 사회와 국가가 존재하기 전에 개인이 먼저 존재한다. 인간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궁극적으로 인간과 국가는 하느님과 그분의 영광을 위해존재하는 것이다. 둘 다 하느님 계획에 봉사하기 위해 불린 것이다. 이런 하느님의 계획은 단지 하늘 나라, 즉 초월적인 것만을 목적에 두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계획은 여기 이 세상에서 : 하느님 창조를 계속적으로 전개
하는 것을 포함하며, 이러한 신적 계획은 어떤 개인적 ·국가적인 권리보다 여전히 높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이 범죄하였을 때 그 사람이 죽을 죄를 범한 자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을 결정할 권리는 개별 개체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대표자에게 속한다. 그래서 사회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정의와 자유, 평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사법부의 판결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중대한일의 판단을 개인의 불확실한 통찰력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의 복지는 우선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개인의 권위로 서로 판단하고 형벌을 가하며 심지어 죽이는 것이 허용된다면, 그것은 곧바 극도의 무질서와 혼란을 자초하는 것이며 끝내 사회의 치안 유지는 수호될 수 없다. 특별한 경우에는공공 복지를 위해 개인의 권리와 권위가 유보될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공공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무죄한 자의 희생이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합법적일 수있는 것이다. 한 국가와 공동체는 공동선 실현과 정책 달성을 위해 구성원에게 의무를 부과하기도 하고, 국가 안보를 위해 징집을 명령하며 전쟁시에는 장병들의 죽음도불사하게 된다. (→ 사형 ; 생명권 ; 자살 ; 안락사)
※ 참고문헌  《가톨릭 교회 교리서》 3~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1996/ 《교회법전》, 국천주교 중앙협의회, 1989, pp. 1397~1398,1040~1049/ 《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69/ Bernhard Haering,Free and Faithful in Christ, Moral Theology for Clergy and Laity Ⅲ , NewYork, The Crossroad Publishing Co., 981(소병욱 역, 《자유와 충실》 Ⅲ ,바오로딸, 1996)/ -, La legge di Cristo Ⅲ , Brescia, Morcelliana, 1972/Dizionario enciclopedico di Teologia Morale, Edizioni Paoline, 1981/Howard Davis ed., Ethics and Defence, New York, Basil Blackwell Ltd.,1987/ K.H. Peschke, Christian Ethics : Moral Theology in the Light ofVatican I , Alcester and Dublin, 1986(김 창훈 역 《그리스도교 윤리 학》2, 분도출판사, 1992, pp. 347~350). 〔李容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