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왕

三王

〔그〕Μάγοι · 〔라 · 영〕m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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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에게 경배하고 황금 · 유황 · 몰약을 예물로 바치는 삼왕(<왕들의 경배>,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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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에게 경배하고 황금 · 유황 · 몰약을 예물로 바치는 삼왕(<왕들의 경배>,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 작) .

마태오 복음 2장 1-12절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 나오는 동방에서 온 세 사람. 공동 번역 성서에서는 '박사',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에서는 '점성가' 라고 번역했다.
[의 미] '삼왕' 또는 '동방박사' 라고 번역되어 사용되었던 그리스어 '마고이' 의 단수 마고스 (wimos)는 본래 '현자' 또는 '꿈의 해석자' 라는 뜻이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Herodotus)에 의하면 '마고스' 는 본래 기원전 6세기경의 민족인 메데인들 중에서 꿈을 해석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제 계급을 가리켰다고 한다. 메데인들이 페르시아에 정복된 후 헤로도투스가 활동하던 기원전 450년경에는, 이 꿈을 해석하는 능력을 가진 사제 계급들이 페르시아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의 사제들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수 세기 후에이 '마고스' 는 점술이나 마술 등에 능숙한 사람들을 의미하게 되었다. 즉 사제 계급만을 지칭하던 용어가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낱말로 일반화된 것이다. 그 후 예수가 활동하던 당시에 디아스포라의 유대계 율법학자로 명성을 떨친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필로(Philus)는 '마고스' 가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성향을 지닌 '마고스' 와 사기꾼 마술가인 '마고스' 로 구분된다고 하였다(Delegibus specialibus Ⅲ , 18, 100~101). 또한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는 《유대 고대사》에서 키프로스 섬의 마술사인 아토모스(Atomos)에 관하여 기록하고 있다(Ant XX vii 2, 142).
루가 복음사가는 사도 행전 8장 9-24절에서 사마리아 사람들을 현혹하는 시몬이라는 마술사에 대해 언급하였고, 사도 행전 13장 6-11절에서는 키프로스 섬에 있는 바포에서 활동하던 엘리마(Elymas)라는 마술사에 관하여 보도하고 있다. 한편 마태오 복음사가는 동방에서 별을 보고 예루살렘에 온 이들(마태 2, 1)을 가리켜 '마고스'라고 소개하였는데, 그는 '마고스' 라는 낱말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 중에서도 특히 천문학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일컬어 '마고스' 라고 한 듯하다. 루가가 사도 행전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이 낱말을 사용한 데반해 마태오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였다. 즉 '마고스 들이 하느님의 자연 계시를 통하여 유대인들보다 먼저 예수의 탄생을 알았다는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의 삼왕 이야기〕 마태오 복음서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는 루가 복음서와 마르코 복음서에 기록되지 않은 동방박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태오 복음서에 따르면, 동방에서 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을 경배하기 위하여 "그분의 별"을 보고 예루살렘에 왔다고 한다. 한편 이들이 유대인의 왕이 탄생한 곳을 알고자 한다는 사실을 들은 헤로데 왕은 당황하여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그리스도가 태어날 곳을 알아보았으며, 미가서 5장 1절에 기록된 베들레헴이 그리스도가 태어날 곳임을 알게 된 헤로데 왕은 동방에서 온 박사들에게 장소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헤로데 왕은 박사들에게 유대인의 왕인 아기를 찾으면 자신도 경배하러 갈테니 알려 달라고하였다. 박사들이 다시 길을 떠날 때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인도하여 유대인의 왕인 아기 예수가 탄생한 곳에 멈추었다. 그들은 아기 예수에게 엎드려 경배하고 황금 · 유황 · 몰약을 예물로 바쳤다. 그러나 동방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네 나라에 갔다(마태 2, 1-12).
마태오 복음서에 나오는 이러한 예수의 유년기 이야기[前史]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즉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의 유년기 이야기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모세의 일생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아기들의 죽음, 이집트로의 도피 등). 동방 박사들의 이야기도 역시 모세의 이야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민수기 22-24장에 나오는 발람(Balaam)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약속의 땅을 향해 요르단 지역을 지나가던 도중 이를 두려워하는 모압의 왕 발락(Balak)과 마주치게 되었다. 발락은 모세와 이스라엘에 대적하기 위하여 발람을 동쪽 산골에서 발탁해 왔으나(민수 23, 7) 발람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기는커녕 오히려 호의적인 전망, 즉 야곱에게서 한 별이 솟고 이스라엘에서 왕권이 일어나리라는 예견을 하였다(민수 22, 22 : 24, 17). 흔히 발람이 예언한 그 별은 이스라엘과 유대 통합 왕국을 이룩해 낸 다윗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후기 유대이즘에서 이 구절은 다윗의 후손인 메시아와 관계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자신의 복음서에서 동방에서 온 이들의 정체를 밝히려 하지 않고 단지 그들이 동방에서 왔다고만 하였다. 그러나 동방에서 온 이들의 이야기는 분명히 모세 이야기에 등장하는 발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있다. 마태오가 그들이 온 곳을 동방이라고 한 것은 아마 메소포타미아나 페르시아 등 팔레스티나 동쪽 지역에서 성행하였던 점성술을 염두에 둔 때문일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에서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동방에서 온 이들, 곧 이방인들이다. 하지만 마태오는 본래 유대계 그리스도인으로서 유대교의 율법에 권위를 둔 인물이었다. 따라서 동방에서 온 이들이 비록 예수의 탄생을 처음 접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이방인이었던 만큼 유대인처럼 명확한 계시를 받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동방에서 온 이들은 유대 전통을 잘 아는 헤로데 왕의 도움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핵심은 보다 깊은 곳에 있다.
유대인들의 왕과 관련된 별의 출현은 동방에서 온 이들을 구원의 기쁜 소식과 접하도록 하였지만 이는 불완전한 계시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탄생을 알리기는 하였지만 유대인들의 왕을 발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소를 알려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성서의 계시를 통해서 드러나야만 한다(마태 2, 2-6). 그렇기 때문에 이방인들이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러 왔지만 그들은 구원의 역사를 유대인들로부터 듣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 역설을 다시 부각시켜 유대인들은 정작 왕의 탄생을 알아보지는 못하였다(마태 2, 13-18)는 것을 밝히고 있다. 결국 마태오 복음사가는 동방에서 온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하여 메시아인 예수의 탄생이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지않는 보편적인 구원 사건임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전승 과정〕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마고스' 의 신분이나 사람수나 이름에 관해서 알려 주지 않는다. 그러나 초대 교회 이후 이들에 대한 전승들은 한껏 부풀려졌으며, 사람들은 이들의 사회적인 신분과 사람수나 이름과 출생지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신분 : 가장 대중적인 전승에 따르면, '마고스' 는 왕들로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부들은 이러한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2세기 말엽 테르툴리아노(160~223)는 '마고스' 를 왕들이라고 설명하였다(《마르치온논박》 3, 13). 6세기 유럽에서는 이런 전통을 계승 · 보완하여 '마고스' 를 왕으로 추대하였는데, 그 당시에 행해진 주님의 공현 대축일 전례에서는 '마고스'스' 를 "다르싯과 섬나라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고 세바와 스바의 왕들이 예물을 바치며."라는 시편 72편 10절과 연관을 지었다. 이러한 연관 때문에 쉽게 '마고스' 를 왕들이라고 간주하였다. 이러한 전례는 이방인들을 향한 선교의 시작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사람수와 이름 : 서방 교회에서는 '마고스' 가 세 명의 왕들이라는 통념이 대중화되었다. 마태오 복음서에 숫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을 문제 삼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3세기에 오리제네스(?~254)는 마고스가 아기 예수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 이렇게 세 가지 예물을 드렸다는 기록에 준해서(마태 2, 11), 이들의 숫자를 셋이라고 간주하였다. '마고스' 의 숫자가 셋으로 정착된 것은 12세기 때였으나 미술 작품에서는 2명이나 3명 또는 4명, 심지어 8명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8세기에는 마고스' 들에게 이름까지 붙여 발타사르(Baltasar), 멜키오르(Melchior), 가스발(Gaspar)이라고 불렀다. 시리아의 전승에서의 이들의 이름은 라르반다드(Larvandad) , 하르미스다스(Harmisdas), 구쉬나사프(Gushnasaph)이다. 이와 같이 이들의 이름은 일치하지 않아 확실성이 부족하다.
출신지 : 마태오 복음서에는 단순히 그들이 동방으로부터 왔다고만 하였다(마태 2, 1). 선물들을 미루어 보아서 남아라비아로 여겨지기도 하였으나 메소포타미아나 페르시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맥락에 따라서 막시모(580~662)는 바빌로니아를 상정하였고, 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150~215)와 치릴로(376-44)는 페르시아로, 그리고 유스티노(100~165)와 테르툴리아노는 아라비아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출신지에 대한 생각은 차이가 많다. 베다 존자(672/673~75)는 삼왕이 각각 유럽 · 아시아 · 아프리카를 대표한다고 하였고, 노아의 세 아들 셈 · 헴 · 야벳 가문의 후손이라고 간주되기도 한다.
공경 : 삼왕은 후대 사람들로부터 공경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유해는 5세기 말경에 콘스탄티노플에서 밀라노의 성 에우스토르지오 성당으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그 후 유해는 1162년에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롯사(Friedrich Ⅰ Barbarossa) 황제에 의하여 독일의 쾰른 주교좌 성당으로 옮겨져 지금까지 베르됭(Verdun)의 니콜라오(Nicholaus)가 만든 가장 커다란 성유해함 중 하나에 보관되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삼왕에 대한 작품〕 2세기경 로마의 카타콤바 중 프리실라, 베드로, 마르셀리노, 도미틸라의 카타콤바 등에서 삼왕의 아기 예수 경배 장면이 프레스코화로 그려졌다. 특히 프리실라의 카타콤바에는 아기 예수와 동방을 상징하는 프리지아식(Phrygian) 모자와 짧은 겉옷을 입고 있는 삼왕과 함께 왕좌에 앉아 있는 동정 마리아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와 똑같은 그림이 로마의 성모 마리아(Santa Maria Maggiore) 대성전에 보관되어 있는 435년경의 모자이크와 550년경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는 라벤나의 성 아폴리나리오 누오보(San ApollinaneNuovovo) 성당의 모자이크에도 그려져 있다. 그런데 라벤나의 모자이크에는 삼왕이 왕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다. 발타사르는 중년의 나이로 검은 수염을 하고 있으며, 가스발은 하얀 수염을 하고 있고, 멜키오르는 젊은 사람으로서 수염이 없고, 모두가 다 백인이다. 4세기경의 라테란 궁전 석관에는 별을 따라와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는 삼왕 그림이 그려져 있고, 팔레르모에 있는 팔라티나(Palatina) 경당의 모자이크에도 이렇게 아기 예수의 탄생과 삼왕의 경배 장면이 함께 결합되어 그려져 있다. 이러한 그림들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삼왕의 이름은 후에 이러한 그림들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삼왕의 이름은 후에 삽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본적으로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게 다가가는 삼왕을 주제로 한 그림은 로마의 승리에 대한 이교도들의 경의를 표시하는 고전적인 그림에 속하였다. 10세기 이후부터 삼왕은 왕으로서 그려지기 시작하였고(The Benedictional of S. Aethelwold, London, BL), 할데샤임(Hildesheim)의 요한(+ 1375)은 멜키오르를 누비아인인 흑인으로 묘사하였다. 또 오툉(Autun)의 성라자로 성당에 있는 12세기의 작품은 왕관을 쓴 3명의 왕들이 천사와 함께 별 아래에 나란히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그림들 속에 등장하는 삼왕의 여러 가지 모습들은 모두 서방 국가에서 창작해 낸 것이 아니라 동방의 사본들과 밀라노 근처 몬차(Monza)의 성당 보고(寶庫)에 있는 6세기의 성유 그릇과 카롤링거 왕조의 상아 조각품들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점차로 삼왕 이야기가 널리 퍼지고 극화되면서 삼왕 이야기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화가들로 하여금 그러한 그림을 그리도록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어 삼왕 그림이 많이 그려졌다.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Gentile da Fabriano)가 그린 <왕들의 경배>(The Adoration of the Magi, 1423, 우피치 박물관 소장)에서 삼왕은 정교한 왕관과 화려한 옷을 입고 군복 차림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다. 17세기에 루벤스(P.P. Rubens, 1577~1640)의 정교한 그림으로 인하여 삼왕 이야기의 주제는 매우 대중화되었는데, 그의 그림에서는 삼왕의 나이와 인종이 다소 예술적인 자유로움으로 처리된 경향이 있다. 미술품에서 다루어진 또 다른 장면으로는 삼왕이 별을 따름, 헤로데 왕을 만남 등이 있다.
〔신학적인 의의〕 삼왕에 대하여 마태오 복음서에는 극히 제한적인 정보뿐이고, 그것도 마태오 복음사가의 편집 사상을 염두에 둘 때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후대 그리스도인들은 삼왕의 역사성에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이 과연 누구였는지를 찾고자 시도하였다. 말하자면 의미 차원에 머무르던 정보를 사건으로 간주하여 그 실체를 재구성하였던 것이다. 현대인의 시각으로는 물론 이러한 노력의 결과를 글자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삼왕 이야기는 신학적으로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우리가 이 이야기의 역사성을 부인한다고 할지라도 신학적 의미를 연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이 복음서에 나오는 삼왕 이야기를 유일하게 규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왕 이야기는 결국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에게까지도 보편적인 하느님 나라와 새로운 모세요, 새로운 이스라엘이요, 진실한 지혜인 예수를 드러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왕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보다 충만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목적과 사명을 이해하도록 만든다. (⇦ 가스발 ; 멜키오르 ; 발타사르 ; 동방박사 ; → 성탄 시기)
※ 참고문헌  R.E. Brown, The Birth of the Messiah, New York, Doubleday, 1977/ -, Gospel Infancy Narrative Research from 1976 to 1986, 《CBQ》 48, pp. 469~483, 661~680/ Jonathan Z. Smith ed., The HarperColins Dictionary ofReligion, Harper, San Francisco, 1996, p. 6731 Paul J. Achtemeier ed., revised Ed., HarperCollins Bible Dictionary, Harper, San Francisco, 1996, p. 1217/ Richard P. McBrien ed., The HarperColins Encyclopedia of Catholicism, Harper, San Francisco, 1995, p. 804/ Peter & Linda Murray, The Oxford Companion to Christian Art and Architecture, Oxford, New York, 1996, pp. 293~2941 Mircea Eliade, 《ER》 9, pp. 79~81/E.J. Joyce, 《NCE》 9, pp. 61~65/ J. Daoust, 《Cath》 8, pp. 137~141/ 정 양모, 《마태오 복음서》, 200주년 신약성서 1, 분도출판사, 1990/ -, <예수님은 언제 태어나셨는가〉, 《경향잡지》 1377호(1982. 12), pp.52~551 헤르만 헨드릭스, 홍인수 역, 《예수의 유년기 이야기》, 가톨릭출판사, 1984. [편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