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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도덕적 덕목 가운데 하나. 흔히 '미쁘다' · '참 되다 · '성실하다' . '정성스럽다' 등으로 해석되며, 거 짓 없이 진실된 인간의 행위나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개 념〕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성(誠)은 미쁘 다〔信)는 뜻이니, 언(言)에서 뜻을, 성(成)에서 소리를 취한 것이다" 라고 하였고, 《증운》(增韻)에서는 '거짓이 없다' 〔無僞〕, '진실하다' 〔眞實〕는 뜻으로 성의 의미를 풀이하였다. 이처럼 '성' 은 일차적으로 '믿을 수 있음' 또는 '진실함' 이라는 윤리적 덕목을 나타내는 말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유교에서는 더 나아가 성을 인간의 도 덕성의 근원인 천도(天道)의 속성, 그리고 이를 구현하 기 위한 인간의 도덕적 실천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함으로 써 유교적 세계관의 핵심인 천인 관계(天人關係)의 논리 구조 속에서 그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곧 성은 우주 만 물의 생성과 변화의 근거가 되는 '하늘의 도(道)' 이자, 인간이 하늘의 도와 일치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목표라 는 것이다. 성의 개념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중용》(中 庸)과 《맹자》(孟子)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고, 이후 성 리학(性理學)에서 재조명됨으로써 유교 철학의 중요 개 념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성리학 이전의 성〕 유교 경전 가운데 최초로 그리고 본격적으로 성의 개념을 천인 관계의 틀 속에서 인식한 것은 《중용》이다. 《중용》에서의 성에 대한 이해는 기본 적으로 성을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로 구별하고 이를 '성인' (聖人)을 통해서 합일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중용》에서는 "성실함' [誠]은 하늘의 도(道)이고, '성실하고자 하는 것' 〔誠之〕은 사람의 도이다"라고 하 여, 성실함의 상태를 본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연과 그 성실함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성' (誠)과 '성지' (誠之)로 대비시키고 있다. 《중용》에서 천 도로서의 '성' 이 인도로서의 '성지' 와 대비되어 특히 강 조되는 점은 작위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중용》에서 는 "성' 은 힘쓰지 않아도 적중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얻 어서, 자연스럽게 도에 맞는 것이다" 라고 표현하였다. 이와 같이 아무런 작위나 조작을 가하지 않는데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은 자연의 운행이다. 곧 《중 용》에서는 해가 지면 달이 뜨는 하늘의 운행이나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는 계절의 변화가 언제나 자연스럽게 이 루어지면서도 한치의 어긋남이 없는 것을 '성' 곧 '성실 함' 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나아가 천도의 속성인 성은 만물을 이루는 근본이며, 만물을 기르는〔匕育〕 작용으로 이해하였다. 이를 단적으 로 표현한 것이 "성이란 사물의 처음과 끝이 되니 성이 없으면 사물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중용》에서, 하늘의 도인 성은 스스로를 이루고〔成己〕 만물을 이루며(成物), 쉼이 없기에 유구하고 넓고 밝아 만물을 이루어 내는 존 재로 표상된다. 자연 속에 있는 사물의 성장과 소멸은 자 연의 변화로 말미암는 것인데, 이 자연의 변화는 의도적 으로 하지 않아도 쉬지 않고 어긋남이 없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성이 없으면 사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처 럼 성에 대한 《중용》의 설명은, 천도 곧 자연의 변화와 법칙성을 인간의 덕목인 '성실함' 으로 표현하는 것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성을 천도로 파악하는 《중 용》의 성 개념은, 우주를 도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통해서 인간의 도덕적 본성을 영원한 우주의 법칙 에 근거시킴으로써 도덕적 행위의 근거를 마련하는 유교 의 특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천도는 성실함을 자체의 속성으로 갖고 있지만, 인간 은 이와는 달리 가만히 있어도 성실함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다시 말해 자연의 세계에 서는 '성' 이 어김없이 진실되게 실현되나 인간 사회에서 는 그렇지가 못하다. 따라서 인간이 성실함을 획득하여 천도에 합치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데, 천도와 합치하려는 이러한 인간의 노력이 바로 《중 용》의 '성지' 이다. 여기서 천도로서의 '성' 이 본체론적 실체의 개념임에 비해, 인도(人道)로서의 '성지' 는 수양 론적 당위의 개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닭 에 '성지' 곧 성실함을 추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완전 한 상태를 지향하는 것과 동일시된다. 그러므로 인간이 성을 성취하는 것은 선과 악을 구별하고 또 선을 택하여 굳건히 지키는〔擇善而固執〕 데서 비로소 가능하게 되며,
이는 다시 구체적으로 널리 배우고〔博學〕, 자세히 묻고 [審問], 신중하게 생각하고〔愼思〕, 밝게 분별하고〔明 辯〕, 힘써 행하는〔力行〕 공부의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 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힘 써 행한다는 것 이전에 배우고 분별하는 과정이 중요시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곧 《중용)에서는 인간이 도덕적으 로 천도에 합치하기 위한 조건으로 실천(行)의 문제뿐만 아니라 앎〔知〕의 문제도 함께 요구하고 있으며, 또 그 순 서에 있어서도 앎을 실천에 선행시키고 있다. 《중용》의 이와 같은 인식은, 지(知)와 행(行)의 문제가 유교 수양 론의 두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는 데에 중요한 근거로 작 용하였으며, 특히 행동에 앞서 앎을 강조하는 '선지 후 행' (先知後行)의 수양론적 태도는 이후 남송(南宋)의 주 희(朱熹, 1130~1200)에 이르러 수양의 기본적인 방법으 로 체계화됨으로써 성리학의 수양론에 큰 영향을 끼쳤 다.
아울러 《중용》에서는 인도를 다하여 천도를 체득한 사 람으로 성인(聖人)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곧 《중용》에 서 성인이 성실한 상태에 이르기 위한 표준 내지 목표로 설정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중용》에서 성인은 천 도에 순응하여 '성' 의 경지에 완전히 도달한 사람, 곧 억 지로 행하려 하지 않아도 거짓과 속임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도인 성에 대한 설명은 바로 성인에 대 한 설명이기도 하다. 《중용》에 따르면, 성인은 그에게 부 여된 본성을 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사물 의 본성도 다할 수 있고, 나아가 천지의 화육을 돕고 천 지와 함께 병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성인에 대한 설명 을 통해 우리는 《중용》의 성 개념이 궁극적으로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다함으로써 하늘과 일치한다고 하는 천인 합일(天人合一)의 경지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중용》에서 자연과 인간을 관통하는 도의 개념으로 제 시되고 있는 성(誠)의 개념은 《맹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맹자》에서는 "몸을 성실하게 하는 데는 방법이 있 으니 선에 밝지 못하면 그 몸을 성실하게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실함' 〔誠〕은 하늘의 도이고 '성실하고자 생 각하는 것' 〔思誠〕은 사람의 도이다"라고 하여, '성' 을 하늘의 도로 '사성' (思誠)을 인간의 도로 각각 규정하면 서, '앎' 의 차원에서 '선을 밝게 분별하고' [明善] 이를 바탕으로 성에 이른다고 하는 과정을 제시하였다. 성에 대한 《맹자》의 이와 같은 인식은 《중용》의 사상을 그대 로 계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중용》과 《맹자》에서 인간의 도덕적 품성으 로서의 당위성뿐만 아니라 천도 곧 자연의 존재양상과 작용을 함께하는 범주로 제시되었던 성(誠)의 개념은, 전국 시대 이후 한대(漢代) · 당대(唐代)에는 그다지 주 목을 받지 못하였으나 송대에 이르러 성리학이 발흥하면 서 다시 강조되고 정교한 논리로 재구성되었다.
〔성리학에서의 성〕 성리학에서는 이기론(理氣論)의 논리 체계를 통해 우주와 만물의 생성 · 변화 과정을 설 명하고, 나아가 우주와 만물의 생성 · 변화의 원리인 이 (理)가 성(性)으로서 인간의 마음속에도 내재한다고 인
식함으로써 인간의 심성(心性)을 매개로 하늘과 사람이 일치한다고 하는 천인 합일 사상을 체계화하였다. 이러 한 과정에서 성리학자들은 천도와 인도를 아우르는 《중 용》의 성(誠)의 개념을 수용하여, 성을 우주 본체의 덕성 이자 천인 합일의 최고 경지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성리학에서 성은 인간의 진실한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러한 이치' 〔自然之理〕로 간주되 고 또 성인으로 표상되는 천인 합일의 경지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유는 당대(唐代)에 이고(李翺, 772~841) 가 《복성서》(復性書)를 저술하여 성(誠)을 도(道) 및 성 (性)과 연결시켜 이해하였던 데서 그 맹아를 찾을 수 있 으며, 북송(北宋)의 주돈이(周敦頤, 1017~1073)에 이르 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곧 주돈이는 《통서》(通書)에서 '지극히 참되어 허망함이 없는 것' 〔至 實而無妄〕을 성이라 하면서, 이것을 다시 하늘이 부여하 고 만물이 품수한 '바른 이치' 〔正理〕라고 풀이하고 있 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성은 우주의 본체인 태극의 본 래적 상태, 곧 '고요하여 움직임이 없는' 〔寂然不動〕 상 태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파악된다. 나아가 그는 이 우주 의 본체로서의 성(誠)은 인간의 본래 성품(性)이기도 하 므로, 이 성품을 따라 행하여 '성을 간직하고 성품을 다 하면' 〔存誠盡性〕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 다시 말해 주돈이에게 있어서 성은 우주 본체의 완전한 상태 를 형용하는 개념인 동시에 인간의 내면에 간직된 성품 을 의미하는 개념이며, 따라서 성은 인간이 천인 합일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의한 이와 같은 성 개념의 재해석은 장재(張載, 1020~ 1077), 정호(程顥, 1032~1085), 정이(程頤, 1033~1107), 주희 등 송대의 성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 성이 성 리학의 중요 개념으로 확립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 다.
주돈이 이후 송대의 성리학자들은 성을 천인 합일의 최고 경지로 파악하였다는 점에서는 모두 일치한다. 그 러나 이들은 서로 다른 우주론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성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과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장재는 《정몽》(正蒙)에서 성(誠)을 천도와 성품〔性〕의 합일이라고 정의하고, '실 재성' [實]을 성의 주요한 특징으로 제시하였다. 그의 주 장에 따르면, 하늘의 실재성이 바로 마음의 실재성이며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곧 마음의 실재성은 하늘 의 실재성에 근원하고 있으며 반대로 하늘의 실재성은 마음의 실재성을 통해서 실현된다는 것이다. 장재가 성 품과 천도의 합일을 '성' 이라고 하였음에 비해, 정호와 정이는 모두 이를 마음〔心〕과 천도의 합일로 파악하였 다. 그러나 천인 합일을 이루는 방법 곧 성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에 있어서는 의견을 달리하였는데, 성(誠)이 본체이고 경(敬)이 공부라는 입장을 취한 정호는 스스로 돌이켜보아 내심(內心)을 곧바로 깨닫는 것이 중요한 일 이라고 하였고, 정이는 '밖에 있는 것으로부터 배워 안 에서 체득하는 것' 을 '밝음' [明]으로, '안에 있는 것으
로부터 체득하여 밖에서 검증하는 것' 을 '성실함' [誠]으 로 각각 정의하고 양자를 병행하는 것이 공부의 요체라 고 하였다.
주희는 정이의 입장을 주로 계승하였지만, 이 밖에 주 돈이 · 장재 · 정호 등의 견해도 수용하여 성리학의 성 (誠) 개념을 종합하였다. 우선 그는 《중용장구》(中庸章 句)에서 성을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는 것' 〔真實無妄〕 즉 '본연(本然)의 이치' 라고 정의함으로써 우주론에 있 어서 성의 본체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주희에게 있 어 이 '본연의 이치' 는 인간의 마음 바깥에 있는 것이 아 니라 바로 마음의 실재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 은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는 이치' 로서, 천도에 있어서 는 '참된 이치' [實理]이며 사람에 있어서는 '참된 마음' 〔實心〕이 된다. 여기서 성은 천도와 인성을 아우르는 연 결 고리로서, 인간이 노력하여 하늘에 합치될 수 있는 근 거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희는 마 음속에 내재하는 천리(天理)로서의 성품을 인식하는 내 면의 공부와, 사물의 이치를 깨닫는 외면의 공부를 일치 시켜 내외 합일의 학문 방법을 발전시켰다. 이와 함께 주 희는 《맹자》에 나오는 '선을 밝게 분별하는 것' 〔明善〕과 '성실하고자 생각하는 것' [思誠]이라는 두 개념에 대해, '사성' (思誠)을 '수신' (修身)의 근본으로 해석하고 '명 선 (明善)을 '사성' 의 근본으로 해석함으로써, 수양론에 있어서 성을 매개로 하여 앎에서 실천으로 나아가는 선 지 후행의 공부 차례를 제시하였다.
〔한국 성리학에서의 성〕 주희의 이론 체계를 거의 절 대적으로 수용했던 한국 성리학의 경우에도 '성' 의 문제 는 수양론과 관련하여 중요한 주제로 취급되어 왔다. 한 국의 성리학자들 가운데 특히 성의 문제를 핵심적인 과 제로 제시하였던 대표적 인물은 이이(李珥, 1536~1584) 였다. 그는 성을 설명함에 있어 주희의 해석을 충실히 따 르면서 성을 천도로서의 측면과 인도로서의 측면으로 나 누어 이해하였다. 곧 성은 천도의 측면에서는 참된 이치 [實理]요, 인도의 측면에서는 참된 마음(實心)이니, '진 실하여 허망함이 없는 것' 〔眞實無妄〕이라 할 때의 성은 실리(實理)를 가리키는 것이요, '속이지 않는 것' 〔不欺〕 이라 할 때의 성은 실심(實心)을 지칭한다고 하였다. 따 라서 천(실리)과 인간(실심)의 합일은 성을 통하여 가능 하게 된다. 나아가 이이는 "성이 아니면 천리의 본연을 보존할 수 없고, 경(敬)이 아니면 한 몸을 주재하는 마음 을 단속할 수 없다" 고 하여 성과 경을 수양론의 두 가지 핵심 과제로 제기하였다. 이와 같은 성에 대한 이이의 해 석은 성리학의 관념에 충실하면서도, 수양론의 영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조선 후기의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중 용》의 성 개념을 근거로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면서도, 기존의 성리학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성의 의미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였다. 그의 성 개념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 징은, 성리학적 성 개념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실리와 실심 가운데 실리는 거부하고 실심만 인정함으로써, 성 을 천리의 속성으로서가 아니라 하늘에 대한 인간의 경
건한 태도로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정약 용의 성 개념은 그의 천(天) 관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천을 태극이나 이치로 생각하는 성리학적 사고 를 비판하고 천을 만사 만물을 주재하는 상제(上帝)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인간의 도덕적 태도 의 궁극적 지향점은 하늘을 섬기는[事天] 일이라 하고, 다시 하늘을 섬기는 근본적인 방법으로 성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정약용에게 있어서 성은 정성스럽고 경 건한 태도로 하늘을 섬기는 신앙적 개념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 유교 ; 중용)
※ 참고문헌  《中庸章句》 《孟子集注》 《通書》 李珥, 《聖學輯要》 丁若鏞, 《與猶堂全書》/ -, 《中庸 自 箴》/ -, 《中庸講義》 이을호 외, 《정 다산의 경학》, 민음사, 1989/ 이을호, 《다산 경학 사상 연구》, 을유문화사, 1966. [琴章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