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sexus · [영]sex

글자 크기
7
두 성의 최초의 관계는 어떤 부끄러움조차 없는 순진한 것이었다.
1 / 3

두 성의 최초의 관계는 어떤 부끄러움조차 없는 순진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인 남녀의 성별 구분을 의미하는 용어. 특정한 의미로는 성교(性交, sexual intercourse) 또는 성 관계(性關係, sexuality)를 뜻하며, 문화적 의미에서의 성(gender)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와는 달리 외국 에서는 '섹스' (sex)라고 하면 '일반적인 의미의 성' 을 지 칭하는 것으로만 한정되며, 다른 의미로 사용할 경우에 는 각기 다른 용어들을 쓰고 있다. 따라서 성은 남성 혹 은 여성으로서의 심리학적 개인 의식을 다루는 성의 정 체, 사회 안에서 규정된 규율과 규범으로서의 성의 역할, 그리고 부부 행위와 임신 및 출산 등을 다루는 성의 기능 과 생산이라는 다양한 면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정 의〕 성의 정체성에 있어서 인간의 성은 남녀간의 신체적 차이뿐만 아니라 사고 양식 · 감정의 변화 · 행동 의 유형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성이 인간에게는 인간의 존재 전반을 지배하는 본질적인 요소 임을 알려 주고, 개인의 정신적 자세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심리학적인 관점 : 심리학자 프로이트(S. Freud, 1856~ 1939)에 의하면, 성이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그래 서 3~5세의 유아에게도 성욕이 존재하며, 인간의 깊숙 한 내면에는 성적 욕구인 리비도(libido)가 잠재한다. 그 러나 인간에게는 건전한 성과 그렇지 않은 성이 있다. 사 춘기 전에 성을 지나치게 억압하면 성적 기능의 발육을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성이 일종의 병적 증상으로 나타나 게 된다. 이러한 퇴행적 성 의식은 성적 갈망의 홍수를 이루는 사춘기를 지나 왜곡된 쾌락 추구로 나타나며, 성 적 도착증(倒錯症)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 한 심리학적인 성의 이해는 윤리 신학적인 성의 이해에 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프로이트 이후 정신 분석학파는 많은 연구를 통하여 모든 인간의 정신적 욕구가 성적 열망과 리비도 와 관련이 있다는 그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 였다. 성적 욕구들에 대한 억압과 성취 가운데 어느 하나 를 선택할 수 없는 대안 부재 상태로 인하여, 인간은 육 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러한 욕구들을 만족시키지 못 하고, 이에 따라서 노이로제(Neurose)나 그 밖의 정신적
불균형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편견에 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융(C.G. Jung, 1875~1961)이나 프랭클(V.E. Frankl)과 같 은 여러 정신 분석학자들은 성애적 욕구가 먹고 숨쉬고 잠자는 것과 같이 절대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욕구가 아 니라고 주장하였다. 우애와 타인의 도움, 사회적인 의무, 마음으로부터의 신앙, 종교 활동과 같은 것들은 이러한 욕구를 유익하게 전환시킬 수 있고, 건강과 실존적 안녕 에 대해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은 채 이를 대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들러(A. Adler, 1870~1937)는 프로이 트의 노이로제관을 반박하였는데, 그는 노이로제를 공동 체 의식에 의해서 발생하는 집단 혹은 개인이 자신에게 때때로 부과해 온 과제의 집중화 현상으로서 지극히 정 상적인 상황이라고 하였다. 또 프랭클은 인간이 무의식 적인 충동이나 무의식적인 정신적 충동에 의해서만 지배 를 받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적으로 영적인 어떤 것 내지 는 무의식적인 영성에 의해서도 규정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노이로제는 억압된 성욕이나 억압된 정신적 원인 들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오늘날 흔히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억압된 종교성과 연관되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 분석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육체적 접촉 을 절제한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억압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성과 관련된 생명력과 기쁨을 결여하지도 않으 며, 더구나 이로 인해 정신적인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하였다. 사실 사랑에 대한 욕구가 억제되어 서는 안된다. 하지만 합리적인 목적들을 위해서 이를 자 제하고 육체적인 차원에서 이를 풀어 놓지 않을 수 있다 면, 이를 유익하게 승화시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으 로 사랑을 성장시키고 이들이 이러한 사랑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억누를 수 없는 성적 욕구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당한 표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인간에게 있는 동물적 부분의 지나친 발달은 영의 퇴화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 것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과 하느님으로부터 멀 어짐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육체적 접촉 없이도 영적인 사랑이 발달되고 감정과 신체의 기 쁨을 발생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성에 대한 종합적인 견해 : 인간의 성은 동물의 세계에 서처럼 생리적인 본능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즉 다른 동 물과는 달리 여성에게는 발정기라는 시기가 없어 항상 성교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인간의 성이 생식 기능 이상 의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려 준다. 특히 인간의 성 관계는 육체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사랑의 감정과 서 로의 인격이 교류하고 결합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성 은 동물들의 경우처럼 본능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아 니라 사회 제도나 관습 또는 윤리 규범에 따라 표출되고 통제되며, 사회적 제도라는 문화를 통해 어느 정도 학습 되어 표출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성은 두 인격체의 만남 으로서, 생물학적 · 심리적 요소와 사회 제도 및 문화 구 조가 복합적으로 함축된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삶의 감정과 인간 실존의 해석이 완전하게 일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 이 유는 서로 상이한 전통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관점의 다 양성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성을 전적으로 범속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되며 성에 대한 가치 평가에 있어서도 상이한 요소들이 적용될 수밖에 없지만, 앞에서 설명한 해석을 하나의 추세로 부정해서 도 안될 것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성에 대한 정확 한 인식일 것이다. 건전한 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의 전체적인 실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어야 하며, 사랑을 풍요롭게 하는 성의 창조적인 능력과 동시에 비 인간화하는 힘에 대해서도 논해야 할 것이다.
〔성서에서의 의미〕 구약성서 : 일반적으로 구약성서에 서는 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성서에 따르면 두 성의 최초의 관계는 어떤 부끄러움조차 없는 순진한 것 이었다(창세 2, 25). 그러나 사람이 죄에 떨어짐으로써 원 초의 완전한 상태가 상실되었고, 이것은 전체의 창조 질 서와 두 성의 관계까지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창세 3, 7). 그래서 그들의 상호 관계에 있어서 걱정 없는 자연스 러움은 상실되었고 성은 공격받기 쉬운 점유물이 되었으 며,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나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그것의 남용을 막아야만 하였다.
구약은 성을 우선적으로 출산의 관점에서 보았다. 자 녀 복은 하느님의 선물이고 기쁨의 원천이었으며(시편 127, 3-5 : 128, 3-6), 반대로 자녀가 없는 것은 불행이고 하느님의 벌이었다(레위 20, 20 : 1사무 1, 1-20 ; 이사 47, 9). 이러한 배경 이면에는 여자에 대한 가치 평가 절하 사상이 자리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여자는 오로지 자녀 를 생산하는 도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격적 관계 를 자녀의 생산보다 높이 평가하지 않았으며, 여자를 남
자의 소유물로 취급하려는 경향은 여전히 존속하고 있었 다. 한편으로는 이성(異性)을 향하는 성의 외향성이 결 혼 생활과 가정 생활 안에서 인간을 고립으로부터 구출 해 주었는데(창세 2, 18 : 2. 24), 이것은 단순히 인간 개 체들의 증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적 요소가 포함된 우정과 전인적 사랑으로 결속된 가족의 증가를 위한 것 이었다.
구약성서를 보면 모든 것을 종교 의식과 결부시켜 생 각하였는데, 청결법과 풍습의 영향에서 특히 그러하였 다. 예컨대 남녀 관계나 생리적인 현상을 불결하게 생각 하여 의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거나 의식을 거행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금기나 청결례를 거쳐서 정상임을 인정 받아야 하였다(레위 15장). 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 윤리 가 금하였던 것을 법으로 규정하였는데, 예컨대 간음(姦 淫) · 상피(相避) · 매음(賣淫) · 비역(sodomia) 등을 금하 고 벌칙을 가하였으며 기타 남녀간의 구별성을 혼동하는 행동이나 단정한 행위가 못 되는 것을 금하였다(창세 38, 9 : 출애 20, 17. 26 : 22, 18 : 28, 42 : 레위 18, 6-18 ; 신 명 22, 5 이하 : 23, 2 등). 그리고 성에 대한 이러한 평가 를 토대로 육신을 하나의 악으로 여겼다.
신약성서 : 신약으로 넘어오면서 성에 대한 평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즉 성을 자연스럽게 보았을 뿐만 아니라 이원론적이나 마니교적인 경멸을 부추기지도 않 았다. 그 대신 자손과 결혼에 대해 부활 신앙과 종말론에 따른 새로운 가치 평가를 내렸다. 구약에서처럼 의식상 정결과 불결을 구분하던 것은 철폐되었고, 외적 행위는 물론 내적 자세 즉 마음의 태도에 역점을 둔 윤리성을 강 조하였다. 따라서 건전하고 성스러운 결혼 생활을 장려 하였고 결혼의 특성과 신비 등을 가르쳤으며, 특히 독신 생활의 위대함과 성스러움에 대하여 새로운 가르침을 주 었다(1디모 5, 14 : 에페 5, 21 이하 ; 로마 6, 6 이하 ; 1고린 7, 1 이하 : 갈라 5, 23 등).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이 요구 하는 성화가 결혼 생활의 정결에 있다고 하였고(1데살 4, 4-8),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성전이므로 자신들의 몸과 성을 정화시켜야 한다고 보았다(1고린 6, 13-20).
또 자녀는 더 이상 하느님 축복의 직접적인 표지와 동 일시되지 않았으며, 여자가 출산하지 못하는 것이 이혼 의 사유가 되지 못하였다(마르 10, 1-2 ; 마태 19, 1-2 : 5, 27-32). 성은 육체를 통해서 표현되는데, 이 육체가 하느 님께로부터 오는 진정한 사랑과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는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될 때 비로소 하느님의 모상임이 드러난다. 따라서 성서의 가르침은 결혼에 있어서 사랑 의 불가 해소한 계약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육체 적 결합은 전인적 대화나 생명의 공동체를 위해서 있는 것이므로 모든 영역에서 양자 사이에 완전한 대화가 성 립하고 풍부할수록 이 육체적 결합에서 얻는 것이 온전 하고 뚜렷해진다고 하였다.
결혼의 불가 해소성이라는 근본 원리에는, 구원은 이 제 더 이상 개별적이고 내재적인 사물 안에서 성취되지 않음이 암시되어 있는데, 이는 성의 인격적인 차원을 강 조한 것이다. 또 결혼의 불가 해소성은 교회에 대한 하느
님 사랑의 전형으로 여겨졌으며, 인간은 하느님의 신뢰 를 필요로 하고 그분의 신뢰를 믿어야 하듯이 결혼에 있 어서도 불가 해소적인 신뢰를 보내야 한다(에페 5, 21- 30). 신약에 있어서 여자는 분명히 높이 평가되고 있는 데 이는 형이상학적 본질에 대한 고찰에서가 아니라, 오 히려 하느님의 자녀됨 그리고 그 결과 영원한 구원(갈라 3, 26-29)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 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한 성의 본질은 육체적 차원에서나 정신적 차원 에서나 반드시 창조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부부의 진정 한 결합은 영적 가치를 조성하며, 자신들의 사랑을 타인 들에게까지 넓힐 수 있도록 그들을 풍요하게 만든다.
신약성서에 나타난 성 윤리의 특징은 동정 생활의 권 고이며, 이러한 권고는 종말론을 향하여 정립되었다. 이 점과 관련하여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독신(마태 19, 2)에 대 한 언급과 사도 바오로가 요구하는 성적 체험에 대한 내 적인 포기(1고린 7. 1. 29. 32-34)가 매우 특징적으로 나 타나고 있는데, 바로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남자와 여자 의 동등성이 발생하며 특히 예수의 여자에 대한 편견 없 는 태도가 나타난다.
〔계시에 따른 성의 이해〕 인간과 성 : 계시는 성에 대 한 세 가지 근본 진리를 명백히 하고 있다. 첫째, 인간의 육체와 성은 조물주의 업적이며 조물주께서 이를 좋게 보신다. 둘째, 죄로 말미암아 인간 전체가 교란되었으며 따라서 성과 남녀 관계도 그 피해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성을 죄의 근원으로 보는 것은 계시에도 위배되며 타락 후에도 성은 그 자체로 선한 것이다. 셋째, 성은 죄와 연 관시킬 것이 아니라 구원과 연관시켜야 한다. 전체로서 의 인간이 구원되었으므로 인간이 신앙과 은총을 받아들 일 때 인간의 성도 구원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성이 구원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을 필요가 있 다는 뜻이다. 인간이 타인을 지배하려는 원욕(願慾)을 벗어날 때 비로소 성도 구원된 자기 실존에 참여할 수 있 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성의 노예가 아니며, 인간이 영신적 인 존재라고 해서 성을 억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창조 주께서 지으시고 예수가 구원한 성의 본질적인 선성(善 性)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고 인격적 사랑 안에 흡입됨 으로써 전인적 사랑을 촉진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그리 고 인간은 이러한 사랑 안에서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다가가게 되고 하느님을 더욱더 잘 이해하게 되어 그분 에 의해 사랑받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결국 인간의 성 본능은 육체와 영혼의 일치 안에서 인간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특히 정서 · 사랑 · 자녀 출산 능력, 그리고 좀더 일반적으로는 타인과 친교하는 능력에 영향 을 미친다.
성의 구별성 : 창세기에는 인류 최초의 성의 차이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 인간의 이성(異性)은 창조주의 작 품으로서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고 성서는 가르치고 있다(창세 1, 26-30). 이 구절은 남녀가 하느님 앞에 그분의 모습을 닮은 자로서 각기 자기의 품위를 갖춘 위격적 존재를 의미하지 성적
실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위격은 상호 존 경과 사랑, 그리고 육체성 특히 성적 요소로 좌우되는 애 정을 통해서 구현됨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의 모상인 것은 그들이 남성 또는 여성이 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전 인격을 통해서, 또 정애(情 愛)와 성애(性愛)를 통해서 하느님을 닮게 만드는 사랑 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세기 2장은 인간 은 동반자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창조되었고 남자와 여 자는 서로 떨어져 살 수 없는 공동체적인 존재라고 설명 하고 있다(창세 2, 7 이하). 그러므로 남자와 여자는 서로 결합함으로써 완전하게 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서로 자 기 증여(自己贈與, Selbstgeben)를 통하여 그들 자신의 공 동체를 이름으로써 한 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깊은 결합 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창세기 1-2장에서는 인 간 성 윤리의 기초가 되는 교리를 가르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성은 하느님의 뜻으로 창조되었다. 이는 서로 다르게 창조되었을 뿐 남자나 여자나 다 같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과 부부 일체 를 이루는 결혼으로 합일(合一)과 공동 생활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불러일으켜 인류를 존속시키는 신 비가 들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선 물인 성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것이며, 사랑 으로 결합하는 남녀의 관계는 자유롭게 서로를 내어 줌 으로써 하느님의 사랑과 삼위 일체를 반영한다. 실제로 그리스도의 계시에 의하면 하느님 또한 지극히 순수한 영적 사랑, 하나의 존재 · 하나의 지성 · 하나의 의지 안 에서 세 위격을 일치시키는 사랑이신 것이다. 따라서 성 에 있어서의 양극성은 더할 수 없이 참으로 절대적으로 독창적인 하느님의 섭리이며, 맹목적인 우연성을 배제하 고 인간 존재를 물리적 · 화학적 기계와 동일시하는 견해 를 배격한다. 그리고 생물학적 · 정서적 · 영적인 다양한
차원에서 즐거움과 기쁨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다. 성과 사랑은 물리적 · 화학적 작용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지닌 실재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성적인 구별성과 생명 그 자체는 신적 개입에 대한 분명한 징표 들로서, 이것들은 곧 생명의 주재자가 생물체의 조직과 감정에 자신의 생산물임을 드러내는 표지를 해놓은 사인 과 같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는 성과 사랑을 통하여 자신 들의 모든 삶과 자신들의 전 존재를 선물로 내어 놓고 오 로지 하나의 마음과 영혼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새 인간 생명은 시작부터 양친의 애정과 적절한 사랑 을 받아야 한다. 부부의 사랑과 사랑의 결실인 자녀는 남 녀라는 두 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두 성이 있다 는 것은 새 생명의 창조에만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린델(J. Griindel)은 "성이란 인간을 본질적으로 결정지 어 주는 요인이다. 그것은 남자나 여자의 전체적 구조를 이루며 개인의 정신적 자세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 하였다. 또한 성의 구별성의 실재적인 의미는 "인류 를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실 때에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에게 인격적 품위를 동등하게 주셨다"(〈가정 공동체> 22항)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남녀의 성적 차이는 인간 본 성에 나타난 하나의 구성 요소이다. 두 성은 성 기관(性 器官)과 선 조직(腺組織), 즉 해부학적인 구조로서만 구 별되는 것이 아니다. 남녀의 성 차이는 외적이고 생리적 인 구별만이 아니고 인간 존재 전체에서 서로 다르다. 즉 취미와 특성만이 아니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서로 구별된다. 물론 이와 같은 구별은 사회성 · 전통 · 풍습에서 나올 수도 있으나 서로 구별되는 특성을 인정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 같은 구별은 서로 대조적이며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는데, 예컨대 남성이 더 행동적이 고 개방적이고 외향성을 가진다면, 여성은 수용적이고 폐쇄적이고 내향성을 지닌다든지, 남성이 객관적이고 사 실적인 데 비하여 여성은 정적이고 직관적이라는 것 등
을 들 수 있다. 또 남성이 일반적이고 논리적이며 추상적인 반면에 여성은 구체적이고 감정적이고 실제적이라든 지, 남자는 원칙에 의하여 움직이고 여자는 사랑에 의하여 움직이며, 남자 는 머리가 지배하고 여자는 마음이 지 배한다는 것도 이에 속한다. 이러한 구별은 두 성이 모두 장점과 약점을 가지며 서로 보완되어야 함을 의미한 다. 그러므로 다른 성을 멸시하는 것 은 자만이며 남자와 여자는 서로 존경 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 의 조화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남자와 여 자 각자가 해야 할 일이며, 육체적 · 정신적 · 영적 차이와 상호 보완성은 행복한 혼인 생활과 풍요로운 가정 생 활을 지향하는 것이다. 결국 부부의 화합과 사회의 화합은 부분적으로 두
성의 상호 보완성과 필요와 상호 보조가 어떻게 실천되 느냐에 달려 있다.
성서의 가르침이나 실재의 관찰에서 남녀의 구별성이 인정된다면, 이 구별성은 신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 첫 째, 남녀는 다 같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 어떤 차등에 서가 아니고 서로 다른 위격과 특성으로 하느님을 이 세 상에 반영시키고 또 반영시켜야 하는 존재이다. 특히 사 랑의 공동체와 창조적 신비에 협력하는 위대한 존재이 다. 둘째, 아담과 하와가 하나를 이루고 서로가 동등하게 현세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받아들였듯이 남녀는 '서로의 공존' 을 위해 힘써야 하고 그래야 비로소 하느님을 올바 로 반영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다시 말하면 남녀의 구별 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서로를 위해 존재함을 깊이 깨닫 게 해준다. 셋째, 아담은 하와를 알고 자기와 비슷하게 자기 모상대로 카인과 아벨을 낳았다(창세 4장). 이는 인 간은 새로운 인간의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데 창조주와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남녀가 결합하여 공 동체가 성숙하면 그 자체는 풍요함과 지속을 약속받는다 는 신비를 내포하고 있다.
성의 질서 : 성을 주어진 자연적 소여(所與)로 이해하 거나 경험 과학의 수단과 방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성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 의 성은 동물의 경우처럼 본능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아 니라 문화적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공 동 생활이 인간화되기 위해서는 성의 질서화가 요구된 다. 이 성의 질서는 자연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이 성의 질서를 자신의 세계관에 의해 설계하고 자신의 행위를 통해 실현시켜야 한다. 이렇게 해서 모든 문화는 각기 고유의 윤리와 성 윤리를 발전시켜 왔던 것 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동물의 성과 다른 특성을 가진 존재이다. 즉 본능에 예속되어 있지 않고 본능을 조정하 며 그 존속과 품위를 지니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의 성은 '본능적 사랑(Sexus)→자기 중심적 사랑(Eros)→ 자기 증여의 사랑(Agape)' 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성숙하 게 되며, 또 동시에 그 과제를 안고 있다. 즉 인간적 욕 망에 노예가 되지 않고 그 능력을 승화시킬 때 본연의 의 미를 지닐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에는 부부 생활 안에서도 고독과 조울증을 유발하게 된 다.
또 인간의 성은 전체 인간에 속하는 것이므로 영육을 분리시켜서도 안된다. 인간은 천사도 아니고 동물도 아 니다. 인간의 실존은 영육을 갖춘 존재이고 조화와 완성 으로 불린 존재이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그날 까지 계속 노력하고 발전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으며 구원론적 지향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신약성서에서도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그리스도와 그 정배(淨配) 의 관계로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은 부부에게만 허용된 고유하고 배 타적인 것이며, 서로에게 내어 주는 성은 결코 순전히 생 물학적인 것만은 아니고 인간의 가장 깊은 존재와 관련
되어 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그 사랑의 일부일 경우에만 진정 으로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성을 더럽히거 나 경시하는 것은 반자연적이고 인간의 성적 본성에 대 하여 불의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은 인간의 전체성 안에 통합될 때 선하고 사랑스럽고 건설적인 것이 된다.
〔교회의 가르침에 나타난 성의 의미〕 교회는 인간의 성을 죄악시하거나 불결함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지 않 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축복의 하나로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성서의 계시에 의하면 성은 하느님의 모 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존재론적으로 규정하는 것이기 때 문에 그 자체로 선한 것이다. 그리고 원조의 타락 이후에 도 이 선함은 그대로 유지되어 인간 전 존재의 구원에 있 어서 성도 구원될 실존적 인간 존재에 참여하게 된다. 더 나아가 교회는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자기 증여라는 의 미에서 인간의 성의 인격적 결합에 의해서 인간 존재는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성이 본능적 욕망의 충족 수단이나 억압과 통제의 수단 등으로 인간에 의하 여 마음대로 사용될 때에는 인간의 완성을 방해하고 하 느님의 창조 계획과 의도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 한 의미에서 교회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성의 목적과 가 치를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성의 목적과 가치 : 첫째,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의 목 적을 자손의 번식과 종족 보존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 목 헌장>(Gaudium et Spes, 1965. 12.7)에서는 "혼인 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 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 을 받아 쓰는 셈이 된다" (48항, 50항)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교회는 부부 행위의 목적은 자녀 출산이며 이 자 녀 출산은 성의 자연 질서에 의한 목적이라고 하였다. 한 편 교회는 같은 문헌에서 "약혼기의 순결한 사랑으로 성 숙시키고 결혼 생활을 분열 없는 사랑으로 수호하라" 고 권고하고 "사랑은 감정을 동반하는 의지의 작용으로 인 격에서 인격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이 사랑은 "몸과 마음의 여러 가지 표현에 특수한 품위 를 부여하고 또한 이 표현들은 부부다운 우정의 특수한 요소와 표지로 삼아 값지게 만든다" 라고 가르침으로써, 남녀의 성의 합일을 "혼인의 고유한 행위로써만 독특하 게 표현되고 완성되는 행위"(49항)라고 하였다. 즉 하느 님께서는 혼인과 가정을 위해 성을 마련하셨으며 성행위 는 혼인에 의하여 결합된 부부 사이에만 정당하다는 것 이다. 특히 혼인 전의 성 관계는 "부부애가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자녀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자녀가 태어난다 해도 정상적이지 못 한 환경으로 인하여 새롭게 성의 목적에 첨가된 자녀 교 육 문제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 불가하다 고 밝혔다.
둘째, 교회는 성에 대한 전통적인 목적인 자녀 출산과 교육에 덧붙여 상호애와 존경을 표현하고 부부간의 일치 를 심화시킨다고 하였다. 즉 <사목 헌장>에서는 "부부가 친밀하게 깨끗이 결합되는 행위"가 "진정 인간답게 행해
진다면 자신을 서로 주고받는 것을 뜻하며 그것을 도와 줌으로써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를 풍요하게 만든 다"라고 밝히고 이어서 "서로의 신의로 보장되고 특히 그리스도의 성사로 성스럽게 된 이 사랑은 역경과 순경 에 몸과 마음이 갈릴 수 없도록 충실"(49항)하라고 가르 침으로써, 부부간의 상호 신뢰와 인격의 존엄성의 의미 에서 성은 두 인격간의 상호 증여에 의한 전인적인 일치 를 이루게 된다고 하였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창조의 신비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가 상호 선물의 차원 에서 결합되었으며 서로에게 자신을 내어 주는 성은 인 간의 가장 깊은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고 함으로써 성에 있어서 상호 증여에 의한 전인적인 일치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교회는 전통적인 개념인 혼인 제도 안에서의 부부애를 통한 자녀의 출산과 종족의 보존을 고수하지 만, 이것만을 성의 유일한 목적으로 보지 않고 인격의 존 엄성에 바탕을 둔 상호 신뢰와 증여에 의한 자기 포기로 써 완전한 친교와 일치를 이루어 하느님의 창조력을 모 방하고 구원의 완성을 지향하게 된다고 하였다.
성의 의미 : 프라이(G. Frei)는 성의 의미를 다음과 같 이 세 가지로 지적하였다. 첫째는 '피창조성' 이다. 인간 의 성은 하느님의 뜻에 의해서 창조된 것이므로 인간은 성숙의 과제를 타고났으며 영육의 존재로 나이와 신분과 환경에 따라 바른 정신과 질서 안에서 이성간의 상봉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성에 대하여 긍정적이고 계몽 적인 태도로 임해야지 부정적이나 거부적인 태도는 옳지 않다. 둘째는 '타락성' 이다. 원죄로 말미암아 인간은 창 조주의 뜻대로 순응하는 존재가 못 되었다. 질서가 깨어 지고 반항하는 상태로 인간의 육욕은 무절제하게 활동한 다. 인간의 능력과 특성은 상처 입은 존재로 통제와 조정 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자멸할 수 있다. 셋째는 '구원된
실존 안에 있다' 는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로 인 류는 구원되었고 세례로 인간은 주님의 자녀가 되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결혼은 축성된 삶이며 거룩한 생활 이어야 한다(에페 5, 32 히브 12, 22 이하 ; 묵시 22, 1-5 ; 21, 9-27). 성 윤리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다루고 규범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또한 로터(H. Rotter)는 자신의 저서 《그리스도교적 행 위》(Christiches Handeln)에서 종말론적 구원의 차원으로 방향지워진 성의 의미를 전개하였다. 성의 체험은 단순 히 성의 자연적 체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성적 쾌감 이 직접적으로 인간 삶의 마지막임을 암시하는 것이 아 니기 때문에 인간은 성의 만남을 구원에 대한 기대와 일 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유와 책임을 가꾸어야 한다. 인 간은 단지 성의 쾌락이나 후손의 생산만을 추구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이 성의 만남은 실제로 삶의 마지막 의미 즉 하느님께로의 헌신, 그리고 구원의 수용을 위한 상징 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성의 결합에 대한 체험은 전 궁극적인 것이므로 지상의 내재적인 가치는 그리스도인 이 희망하는 것에 대한 암시에 불과하고 최종적인 실재 에 대한 상징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성적 체험을 절대화시키는 대신 상대적인 차원에서 추구하고 성적인 체험에 대해 내재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 다. 즉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행복과 희망에 대한 성취를 지상적인 개별적인 가치 안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그보 다 초월적인 구원 안에서 희망의 성취를 추구하여야 한 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내재적인 모든 지상의 가치를 너무 지나치게 평가하거나 절대화시켜서는 안되며 내재 적인 가치를 올바르게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최종적인 구 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성적 가치는 최종적 ·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성적 체험을 상대화시 키고 그 체험의 일시성을 인정함으로써 더 많은 행복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면에서 성적인 체험 은 인간의 깊은 갈구의 상징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전 망〕 오늘날 무신론자와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성 의 거룩한 차원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성의 문란 과 범람을 야기시키고, 이를 조작할 수 있는 것들로 환원 시켜 버리는 결과를 낳게 하였다. 그래서 윤리 신학자 콕 스(H. Cox)와 바클리(W. Barclay)는 성의 우상화를 고발 하는 일이야말로 오늘의 그리스도교가 해야 할 시급한 사명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을 경시 하고 허비하는 문명의 흐름을 거슬러 이 시대에 진정한 성의 가치와 의미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 성교육 ; 성 윤리 ; 혼인 ; 사생아)
※ 참고문헌  Rotter Hans, Sexualität und Christliche Moral, 1st ed., Tyrolia, 1991/ 안명옥, <性에 대한 歷史 理解〉, <사목> 110호(1987. 3), pp. 19~26/ Johannes Griindel, Sexualmoral, Herders Theologisches Tas- chenlexikon, Bd. 457, Verlag Herder, 1973, pp. 38~51/ D. von Hildebrand, 《NCE》 13, pp. 147~150/ R.H. McGrath, 《NCE》 13, p. 150/J. Griindel, 鄭 漢敎 역, <성과 사랑의 신학>, <사목> 40호(1975. 7), pp. 36~571 교황청 가정 평의회, <인간의 성 그 참모습과 참 뜻〉, 《가톨릭 교회의 가르 침》 3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7, pp. 193~273. [金政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