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어머니 마리아와 양부인 요셉으로 구성된 나자 렛의 가정을 일컫는 용어. 이 성가정은 모든 가톨릭 신자 들 가정(家庭)의 모범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오래 전부 터 신자들의 신심 대상이었다. 전례적으로도 '예수, 마 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이 기념되고 있으며, 많은 신 심 단체와 수도회들이 정식 명칭으로 성가정을 사용하고 있다.
〔의 미〕 성자(聖子)인 예수는 요셉과 마리아의 가정에 서 태어나 성장하기를 원하였다. "예수는 부모와 함께 내려가 나자렛으로 돌아가서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루가 2, 51)라는 복음의 내용에 근거할 때, 예수는 친히 가정에서 부모에게 순종하며 살면서 이상적인 그리스도 교 가정의 모범이 되는 탁월한 가정 생활을 하였던 것이 다. 그러나 소년 예수가 홀로 성전에 간 사건(루가 2, 41- 50)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철저한 봉헌의 삶은 현실의 가정을 초월한 새로운 양식의 삶임을 보여 준다. 즉 그리 스도를 따르는 구원의 삶, 부활의 삶, 영생의 삶은 부 모 · 형제 . 친척 · 가정까지 버려야 하는 결단도 요구한 다(마태 10, 34-39 : 루가 14, 26-27). 따라서 나자렛의 성 가정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개방성과 이웃을 위한 연대 적인 삶 안에서만 참 가치가 확인되는 가정이며, 하느님 을 체험하는 친교의 현장으로서 거룩한 가정이다. 또한 이 성가정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 가정의 원형이요 모범이기도 하다.
초대 교회 때 신자들은 흔히 "자기 온 집안과 함께" (사 도 18, 8) 믿게 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개종할 때 '온 가족이' 구원되기를 바랐다(사도 11, 14 : 16, 31). 신앙 인이 된 이 가정들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세상에서 그 리스도교 신자로서의 삶을 살아갔다. 신앙에 대해 무관 심하며 적의까지도 품는 현 상황에서도 신앙인들의 가정 은 활력이 넘치고 빛을 발하는 신앙의 요람으로서 중요 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정 을 오래된 교회의 표현에 따라 '가정 교회' (교회 11항 :
<가정 공동체> 21항)라고 부른다. 그리고 세례로 받은 신 자들의 일반 사제직은 "성사를 받으며, 기도하고 감사드 리며, 거룩한 생활의 증거와 극기와 행동적 사랑으로써" (교회 10항), 특히 가정 안에서 수행된다고 했다. 그리고 가정은 그리스도교 삶의 첫 번째 학교, : "풍요한 인간성 을 길러 내는 학교" (사목 52항)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성가정의 모범을 본받는 모든 그리스도교 가정은 인내와 노동의 기쁨, 형제애, 거듭되는 너그러운 용서, 그리고 특히 기도와 삶의 봉헌을 통해서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 을 배우는 곳이 되어야 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655~ 1657항).
〔공경과 신심 단체 및 수도회〕 성가정에 대한 신심이 교회 내에서 확산된 것은 17세기부터였다. 벨기에와 프 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이 된 성가정 공경은 퀘 벡(Quebec)의 초대 주교 라발(Francois de Montmorency Laval, 1623~1708)에 의해 캐나다로 확산되면서 특별 미사 가 봉헌되었고 기도문이 제정되었다. 또 성가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도 공동체들이 설립되기 시작하였으며, 많은 지역에서 3월을 성가정을 공경하는 달로 지냈다. 1893년에는 교황 레오 13세(1878~1903)가 모든 가정을 성가정에 봉헌하였고, 1921년 10월 26일에는 교황 베 네덕도 15세(1914~1922)가 이 축일을 공식적으로 선포 하고 모든 교회에서 이 축일을 기념하도록 하였다. 주님 공현 대축일 다음 첫 번째 주일에 거행되던 이 축일은 1969년부터 예수 성탄 대축일 다음 첫째 주일에 지내거 나 주일이 없으면 12월 30일에 기념하고 있다.
성가정을 공식 명칭으로 하여 설립된 단체들도 많다. 대표적인 평신도 신심 단체로는 1861년에 프랑스 리용 에서 설립되어 1892년에 교황 레오 13세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이듬해 한국 교회에 도입되어 신자 가정의 성화 와 신앙 생활에 기여를 한 '성가회' (Consociatio Sacrtae Familiae)가 있다. 남자 수도 단체로는 1732년에 교황으 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나 1806년 이후 폐쇄된 재속 사제 단체인 '예수 그리스도의 성가정회' (Collegio della S. Famiglia di Gesù Cristo)를 비롯하여 '성가정 선교 수도회' (Congregatio MissionaionumaS. Familia, M.S.F., 1895) , '벨리 의 성가정 형제회' (Institut des Frères de la Sainte-Famille de Belley, F.S.F., 1835), 성가정 신심을 확산시키고 청소년 교 육에 힘쓴 '성가정의 아들회' (Hijos de la Sagrada Familia, S.F., 1864) , '성가정의 사제와 형제회' (Preti e Fratelli della S. Famiglia, 1856) , '나자렛 성가정 수도회' (Congregatio Sacrae Familiae a Nazareth, F.N., 1886) 등이 있다.
여자 수도 단체로는 가정 성화 활동 단체인 '성가정 자매회' (Vereinigung der Schwestern v. der Heilige Familie, 1914) , '성가정의 프란치스코회' (Franziskanerinnen v. der Heilige Familie, 1857) , '베르가모의 성가정 수녀회' (Con- gregazione della S. Famiglia di Bergamo, C.S.F., 1856) '스폴레 토의 성가정 자매회' (Suore della Sacra Famiglia in Spoleto, 1888) , '베로나의 성가정 자매회' (Suore della Sacra Famiglia in Verona, 1816), 로마에 있는 '나자렛의 성가정 자매회' (Suore della Sacra Famiglia di Nazaret, 1875), '성가정
의 작은 자매회' (Piccole Suore della Santa Famiglia, 1892) , '성 프란치스코 삼회의 성가정 자매회' (Suore della Sacra Famiglia del Terz' Ordine di San Francesco, 1871), '보르도의 성가정 자매회' (Soeurs de la Sainte Famille de Bordeaux, 1820), '성가정 자매회' (Soeurs de la Sainte Famille, 1816) , '성심의 성가정 자매회' (Soeurs de la Sainte Famille du Sacré Coeur, 1889), '델리브랑드의 성가정 자매회' (Soeurs de la Sainte Famille de la Délivrande, 1850), '엘메의 성가정 자매 회' (Soeurs de la Sainte Famille d'Helmet, 1856), 캐나다의 '성가정의 작은 자매회' (Little Sisters of the Holy Family, 1880), 미국의 '성가정 자매회' (Sisters of the Holy Family, 1872), '성가회' (Society of the Holy Family, 1842) 등이 있 다. 현재 한국의 수녀회로는 '서울 성가 소비녀회' (1943)와 '성가정의 카푸친 삼회 수녀회' (1885)가 있다.
〔성 화〕 성가정 성화(聖畵)는 초기 비잔틴 양식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많은 성화가 성가정을 주제로 그려졌 는데, 일반적인 형태는 예수와 마리아와 요셉이 한 가족 으로 그려지거나 성녀 안나가 마리아와 아기 예수와 함 께 등장한다. 그러므로 예수 성탄이나 삼왕의 경배, 이집 트로의 피난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성가정 성화에 포 함되지 않는다. 또 다른 성가정 성화의 주제는 12세기에 제작된 프랑스 샤르트르 주교좌 성당의 유리화 <이새의 그루터기>(L'arbre de Jessé)들 수 있는데, 이는 다윗의 아 버지 이새로부터 시작하여 마리아와 요셉을 부모로 한 그리스도의 현세 가정을 묘사한 작품이다. 초대 교회 때 에는 성가정 성화가 흔하지 않았으나, 14세기 말부터 회 화 등 예술 작품의 주제로 널리 사용되면서 일반 대중들 의 신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요셉
이 등장하는 성가정은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주제를 당 시대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14~17세기에 서유럽 전역 에서 유행하였으며, 16~17세기에는 종종 어린 세례자 요한과 그의 어머니인 성녀 엘리사벳이 함께 그려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여러 명의 인물들이 첨가되면서 점차 예 수의 어린 시절 성화로 발전해 갔다.
중세기의 화가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대한 묵상 을 통해 그림을 그렸는데, 즉 이집트에서 돌아온 성가정 이 엘리사벳의 집에 머물렀을 때 어린 예수와 세례자 요 한이 함께 노는 모습을 표현하기도 하였고, 마리아가 그 녀의 어머니 성녀 안나의 무릎에 앉아서 자신의 무릎 위 에 아기 예수를 받치고 있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였다. 중 세 시대의 성화 중 일반적인 형태를 띤 대표적인 작품으 로는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 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그림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전통적인 성가정 성화의 기법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다 빈치의 <성모 마리아, 아기 예수와 성녀 안나> (La Vierge, L'Enfant Jésus et sainte Anne, 1510)는 성녀 안나 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마리아가 아직 희생의 시간이 다 가오지 않았음을 의미하듯 어린 양과 놀고 있는 아기 예 수를 품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브론치 노(Bronzino, 1503~1572)의 <세례자 성 요한과 성녀 안나 와 함께 있는 성가정>(La Sainte Famille avec saint Jean et sainte Anne, 1540, 루브르 박물관 소장) 역시 유명한 작품인 데, 여기에는 세례자 요한과 함께 놀고 있는 아기 예수를 중심으로 마리아와 그녀의 어머니 성녀 안나와 성 요셉 이 나란히 밀착하여 배치되어 있다. 성녀 안나가 함께 등 장하는 성가정 성화는 독일에서 가장 널리 전파되었으
며, 15~16세기에는 이탈리아와 스 페인에서도 자주 등장하였다. 성녀 안나가 등장하는 성가정은 정감적인 의의를 지닐 뿐만 아니라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극화한 것 이다.
성가정 성화는 르네상스 시대와 초기 바로크 시대에 제단화(祭壇畫) 의 주제로 이용되는 등 전성기를 맞 았다. 16세기 이후 여러 등장 인물 중 성 요셉만 등장하는 성가정 성화 가 가톨릭 국가들의 예술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는데, 이는 요셉과 예수와 마리아가 성부 성자 성령의 지상적인 반영이라고 보는 반종교 개 혁(Contrareformatio)의 '지상의 삼위 일체' 개념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또 17세기의 프랑스 · 스페인 · 플랑 드르에서는 '두 가지 삼위 일체' 를 주제로 하여 '현세와 천상의 삼위 일 체' 를 한 작품속에 결합해 놓은 그림 들이 제단화로 자주 등장하였다. 즉 예수와 마리아와 요셉으로 구성된 지
상의 삼위 일체와 성부 성자 성령으로 구성된 천상의 삼 위 일체가 대조를 이루며 그려졌던 것이다. 이 같은 성화 를 그린 대표적인 화가가 스페인의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 1617~1682)이다. (→ 가정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 참고문헌 J.P. Lang, O.F.M., (DL》, pp. 249~250/ 《CE》 5, pp. 217~218/ Richard P. McBrien ed., The HarperCollins Encyclopedia of Catholicism, San Francisco, Harper Co., 1995, p. 619/ 《ODCC》, p. 781/ K. Hofmann, 《LThK》 4, pp. 93~95/ Peter & Linda Murray, The Oxford Compamion to Christian Art and Architectre, Oxford Univ. Press, p. 231/ Manuel Jover, Le Christ dans L'Art, Éditions Sauret, Monaco, 1994, pp. 34~35, 221, 2231 Nancy Grubb, The Life of Christ in Art, Artabras, New York · London · Paris, 1996, pp. 37~381 가톨릭대학교 교리사목연구 소 · 주교 회의 교리 교육위원회 역, 《가톨릭 교회 교리서》 2,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pp. 598~5991 오경환 역, 《가정 공동체》, 한 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6, pp. 38~39. [梁蕙貞]
성가정
聖家庭
〔라〕Sancta Familia · 〔영〕Holy Family
글자 크기
7권

1 / 2
<이새의 그루터기>(왼쪽)와 <세례자 성 요한과 성녀 안나와 함께 있는 성가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