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경배를 위해 지정된 거룩한 건물(교회법 1214조). 즉 신자들이 기도하고 미사에 참례하기 위하여 모이는 장소이며, 성체 안에 현존하는 하느님이 거처하는 장소이다.
I . 의미와 종류
〔용어상의 의미〕 라틴어 '에클레시아' (ecclesia)는 그리스어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 )에서 유래된 단어로 본래 '모임' 또는 '집회' 를 의미하며, 영어의 '처치' (church)와 독일어의 '키르헤' (Kirche)는 '주님의 집' 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기리아콘' (kyriakón)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러한 단어들은 하느님의 백성 또는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인 지역 교회를 뜻하는 동시에 성당 건물 자체를 의미한다. 반면에 한국의 경우 성당은 가톨릭 신자들만 모이는 '천주교의 교회당' 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교회는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이 모이는 건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 '교회' 란 의미는 신학적인 의미에서 하느님 백성들의 모임을 뜻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되며, '성당' 은 건축적인 의미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성당이 하느님 경배를 위해 지정되었다면 어떤 종류의 건물이든지 모두 성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대성전(basilica), 경당(oratorium, cappella), 사설 예배실(sacellum privatum) 등이 모두 성당에 해당한다. 하지만 좁은 의미에서의 성당은 모든 신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특정한 사람들을 위한 성당인 경당이나 사설 예배실은 제외된다. 한국 교회의 경우 '본당' 은 교구 직권자에 의해 설정된 일정 지역 신자들의 공동체로, 그 지역의 중심이 되는 성당을 의미한다. 또 '공소' 는 본당 지역 내의 한 구역으로 사제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며 사목하는 지역을 의미하며, '경당' 은 공소나 수도원, 성지나 기관 등에 있는 하느님 경배 장소를 의미한다.
〔건축적인 의미〕 성당은 그 자체로 가톨릭 교회의 표징이자 가톨릭 전례를 거행하기 위한 장소이다. 즉 하느님 예배를 위해 우선적으로 봉헌된 '하느님의 집' (domus Dei)일 뿐만 아니라 교회 집회를 위한 : '하느님 백성의 집' (domus ecclesiae)이다. 그러나 전례 운동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와 공의회 정신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교회의 위계적이고 희생적인 면을 무시하고, 사회적인 면을 부당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로 인해서 교회를 상징적인 현존의 차원에서 사회 봉사의 차원으로 이해하고 실용적인 기능성을 더욱 추구함에 따라 자연히 상징성은 무시하게 되었고, 성당은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 이 아니라 사회의 봉사 단체 또는 '공동체의 집' 으로 전락될 위험성을 갖게 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헌장>(Sacrosanctum Concilium)과 <교회 헌장>(Lumen Gentium)에도 위계적인 교회의 사고, 즉 '그리스도의 몸' 의 적용성을 버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재확인하며 묘사하고 사용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체, 위계적으로 조직된, 보이는 공동체"로 정의하였는데, 이와 같은 '하느님 백성' 의 개념 때문에 오늘날 성당을 '하느님 집' 과 '하느님 백성의 집' 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미사 경본의 총지침》(Institutio Generalis Missalis)에서는 "성당이나 다른 마땅한 장소는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고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소라야 한다. 거룩한 건물이나 하느님 공경을 위한 사물은 실로 적합하고 아름답고 천상 사물의 표지와 상징이 될 만한 것이어야 한다"(253항)고 하였다. 또 "성당의 구조 자체가 집회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적당한 질서를 유지하며 각자의 직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성당 건축은 "모든 거룩한 백성의 일치가 드러나도록" (257항) 완전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자신의 백성 안에 현존하시며, 교회는 신적인 동시에 인간적이고, 영원한 동시에 한시적이며, 보이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 류] 성당은 품위와 지위와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별된다.
대성전 : 교황에 의해 특전이 부여되어 있는 대성전은 역사적 · 예술적 · 신앙적인 면에서 중요성이 인정되는 성당에만 붙여지는 칭호이다. '상급 대성전' 이라고도 하는 '대 바실리카' (basilica major)에는 교황만이 사용할 수 있는 교황 제대(altare papale)와 성년에만 열리는 성문(聖門, porta sancta)이 있다. 반면에 '하급 대성전' 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는 '소 바실리카' (basilica minor)에는 휘장· 종 · 성가대 특별 복장의 사용 등이 특전으로 부여되어 있는데, 주교좌 성당보다 높은 급수의 성당은 아니다.
주교좌 성당 : 주교의 교좌(敎座, cathedra)를 고정적으로 두고 있는 이 성당은, 그 주교의 직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한다. 총대주교의 교좌가 있는 '총대주교과 성당' (ecclesia patriarchalis), 수석 주교의 교좌가 있는 '수석대주교좌 성당' (ecclesia primatialis) , 관구장 대주교의 대주교좌 성당' (ecclesia metropolitana), 교구장 주교의 '주교좌 성당' (ecclesia cathedralis) 등이다.
준주교좌 성당 : 준주교장 즉 성직 자치구, 자치 수도원구, 대목구, 지목구 등의 교구장좌 성당이 '준주교좌성당' (ecclesia quasi-cathedralis이다. 여기에는 '아빠스좌성당' (ecclesia abbatialis)과 '자치 성직구장좌 성당' (eccle-sia praelatitia)이 포함된다.
본당 : 사목구의 중심이 되는 성당인 본당(ecclesiaparochialis)에서 담당 구역을 분할하여 본당을 신설한다면 분가시켜 주는 성당을 어머니 성당(ecclesia matrix, 母敎會) , 분가되는 성당을 딸 성당(ecclesia filialis, 子敎會)이라고 부른다.
수도회 성당 : 수도회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그 수도회의 수도자들만이 사용하는 전용 성당의 명칭은 세 가지(ecclesia conventualis, ecclesia regularis, ecclesia religiosorum)로 나누어진다.
기타 : 위에 언급된 성당 외에도 '의전 사제단 성당'(ecclesia collegiata)과 순교지나 성인들의 유적지에 건립된 '순례지 성당' (sanctuarium)이 있다.
II . 건축 양식의 변천
〔서양의 건축 양식〕 사도 시대에는 지금처럼 성당이나 제대가 없이 다만 신자들이 하느님 경배를 위해 모이는 장소가 있었을 뿐이다. 이런 경우에는 카타콤바가 모임의 주된 장소였다.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한 집들은 2~3세기의 박해 시대에 마련되었는데,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집들을 개인 집과 구별하였으며(1고린 11, 22), 이 집들은 '신자들이 모이는 집' (ecclesia domus, 私家聖堂)이라고 불렸다. 비로소 교회 건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3세기에 와서였다. 교회사가 에우세비오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284~305)가 여러 성당들을 강탈하거나 파괴하였다(Eusebius, Hist. Eccl., I . Ⅷ ; c. 1-2 MG, 20, pp. 739~747)고 하였는데, 이 증언으로 미루어 보아 그 당시 신자들의 공적 성당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시기의 교회 건축은 당시의 건축 양식인 비잔틴 양식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313년 밀라노 관용령 이후 세워진 최초의 교회 건축의 기본 양식은 바실리카(basilica) 양식이었다. 처음에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를 중심으로 성당이 세워지다가 6~7세기 들어 인구가 산재한 시골에도 세워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때부터 사제석과 회중석을 나누는 목책(木柵) 또는 철책(鐵柵)이 등장하였고, 이것은 15~16세기에 와서 영성체 난간으로 변모하였다. 한편 시골 성당의 출현과 함께 왕 · 제후 · 귀족 등의 사저(私邸)에 부속된 경당(capella)이 등장하였고, 수도원은 주로 경당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사저에서 봉헌하던 미사가 금지되면서 이는 새로운 교회 건축 양식의 출현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 대성전은 유스티누스 황제가 532년부터 건축하기 시작한 웅장한 성당으로 비잔틴 양식(4~15세기)의 대표적인 성당으로 꼽힌다.
8~9세기에는 왕 · 제후 · 귀족 등의 사저에 있던 경당이 점차 본당으로 승격되기 시작하였고, 9~11세기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이 등장하여 성행하였다. 이 양식은 이탈리아와 북유럽에 있던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풍 성당과 비슷하였지만 그보다 견고한 아치형과 궁륭형(vault) 천장을 지닌 형태였다. 12~14세기에는 파리의 노트르담 주교좌 성당, 이탈리아의 밀라노 주교좌 성당 등 고딕 양식의 성당 건축이 절정에 달하였으나, 곧 신고전풍의 르네상스(15~16세기) 양식으로 계승 · 발전되었다.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의 대표적인 성당으로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성당과 성 바오로 성당을 들 수 있다. 바로크 양식은 17~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발달하였는데 과장된 장식이 특징이다. 화려한 건축 양식인 18세기의 로코코 양식은 이 바로크 양식을 확대 과장한 양식으로 신고딕 시대(18~19세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게 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고전주의 · 낭만주의 · 절충주의 양식 등으로 이어졌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당 건축의 양식과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에는 일반 신자들이 언제나 친숙하게 찾아갈 수 있는 성당, 개성과 다원의 시대에 알맞게 그 지역의 전통 문화와 조화되는 다양하고 개성적인 성당들이 구상되고 건축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의 건축 양식〕 한국에서는 박해 시대의 순교지와 사적지를 중심으로 파리 외방전교회 신부들의 주도로 성당이 건축되기 시작했다. 중림동 성당(1892) · 명동 성당(1898) · 대구 계산동 성당(1902)과 같이 서양의 중세 양식을 모방한 양식(洋式) 성당, 화산 성당(1906) · 구포동성당(1922)처럼 한식(韓式) 목구조로 지은 한옥 성당, 신의주 성당(1926) · 청주 내덕2동 성당(1961)과 같은 한양(韓洋) 절충식 성당, 그리고 혜화동 성당(1960) · 왜관 성당(1966)과 같이 양식주의와 절충주의에서 탈피한 근대적인 성당 등 그 시대와 신앙의 자세를 반영하면서 다양하게 변천 · 발전하여 왔다. 최근에는 대도시 지역에 큰 규모의 성당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이 성당들은 건축의 거대화 · 다층화 · 세속화 현상 등의 문제를 안고있다. 또한 한국의 경제 · 사회 · 문화의 발전에 따라 교회 건축의 토착화 문제, 개성 있는 성당, 현대 영성이 깃든 성당 건축을 향한 사람들의 요구 등이 커지고 있다.
Ⅲ. 내부 구조
전례 거행을 위한 성당의 내부 구조는 기본적으로 중앙 제대 공간(sanctuarium), 성체 보존을 위한 장소, 회중석, 성사 집전의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헌장>을 기초로 공의회 이후 교황청에서 발표한 지침과 각종 전례서 및 교회법 등을 종합하여 현대 가톨릭 성당의 건축적인 원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앙 제대 공간〕 성당 내부 공간의 출발점은 "여러분은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시오"(루가 22, 19)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하느님의 뜻은 신자들이 예배를 위해 모여서 그리스도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했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사제와 함께 그리스도의 행동과 말씀과 표징을 반복하여 행할 때 예수 그리스도는 그 신자들 사이에 구원의 선물을 가지고 현존한다. 이와 같이 하느님 백성들의 행위는 교회 내부 공간 구성을 위한 원칙이다. 어디에 어떻게 성당이 세워지든 항상 근본적인 것은, 미사에 참여하는 사제와 신자들로 구성된 공동체는 그 자체로서 본질적인 예배 장소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미사에 적합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성당 내의 배치는 참여하는 사람 각자가 역할을 분담하고, 각각의 역할이 미사 중에 기능적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또 적합한 주례자와 봉사자의 자리가 필요하고, 회중과 성가대의 자리도 능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합목적적이거나 엄숙한 장소이거나 또는 인상적인 공간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체로서 또 부분으로서 거룩하게 정렬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집' , '하느님 백성의 집' 이 되는 것이다.
제대 : 전례의 중심인 제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봉헌이 기념되고 현재화되는 장소이고, 그리스도가 불러주는 주님의 식탁이며, 성체성사로 완성되는 감사의 중심이다. 그러므로 성당 내에서 가장 큰 존경의 대상이 된다. 엄밀히 말해서 성당은 제대가 있는 건물이 아니라 성당이 제대 둘레에 지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는 교회의 시작이며, 교회 건축의 존재 이유이다. 제대 봉헌은 전체 전례의 기초이기 때문에 제대를 봉헌하지 않고 교회를 봉헌하는 것은 관습과 전례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사제가 회중을 등진 상태로 미사를 집전하였지만, 지금은 신자들을 마주보고 또 주(主) 제대 주위를 쉽게 돌 수 있도록 벽과 충분한 공간을 유지하여야 한다. 제대의 위치는 회중의 시선이 자연히 모이는 중심이 되는 곳이 좋다. 다른 목적에 사용되지 않는 주 제대는 고정되고 축성되어야 하며, 미사를 행할 때 제대에는 적어도 한 장의 제대포를 씌워야 하고 모양 · 크기 · 장식 등은 제대 구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제대 위에나 옆에는 적어도 두 개나 네개 또는 여섯 개의 촛불을 켜 놓는다. 교구장 주교가 미사를 집전할 경우는 일곱 개의 촛불을 켜 놓는다. 촛대는 제대의 장식에 속하지만 그리스도의 현존을 강조하고 존경과 축제의 기쁨을 표시하는 것으로 꼭 제대 위에 놓을 필요는 없다. 제대를 중심으로 하는 전례의 장 전체와 제대 위에 놓여지는 것들이 잘 보이도록 배려하여 제대 가까이에 세울 수 있는 촛대가 더 바람직하다.
십자가 : 제대 다음으로 중요한 전례의 성상(聖像)은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부활한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의 한가운데에 같이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중세의 십자가와 같이 수난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고대의 십자가와 같이 그 상흔이 부활의 영광을 가리키는 것 같은 십자가상이 바람직하다. 또 십자가는 원래 지상에 세워졌던 것이므로 제대 위에 놓거나 벽에 걸거나 매다는 것보다는 제대 주위에 세우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사제석 :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앉았을 때 모든 회중을 관장하고 인도할 수 있도록, 또한 같은 한 공동체의 일부로서 느껴질 수 있도록 배치하여야 한다. 옥좌 형태의 사제석을 배치하거나 제일 중요한 정점에 놓는 것은 피해야 하며, 감실 바로 앞이나 성서 봉독대 바로 뒤 또는 제단 한쪽으로 치우치게 놓아서도 안된다.
성서 봉독대 : 성서 봉독대는 제대처럼 보통 고정되고 중앙 제대 공간 내에 놓여져야 한다. 왜냐하면 "영원히 머무르시는"(계시 26항) 말씀 속에 그리스도의 현존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있으므로 제대와 성서 봉독대 사이에는 구조적인 조화와 공간이 필요하다.
해설대 : 말씀 전례가 선포를 위한 분리된 특별한 장소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비전례적인 발표나 안내는 해설대에서 하는 것이 적절하다. 3개의 분리된 장소, 즉 복음과 강론을 위한 성서 봉독대와 다른 독서 · 응답송 · 신자들의 기도를 위한 또 하나의 성서 봉독대, 그리고 기타 비전례적인 용도의 해설대가 모두 필요한가는 전적으로 전례상의 문제이다. 하지만 의문의 여지없이 성서 봉독대와 해설대는 별도로 각각 필요하다. 해설대는 분명히 성서 봉독대보다 작고 탁월하지 않지만 전례 비품과 잘 조화되도록 배열하여야 한다.
제의 및 제구실 : 제의실 또는 제구실은 전례에 필요한 모든 제구 · 기물 · 제의 등을 보관함과 동시에 사제가 제의를 입고 준비하는 장소이다. 제의실의 조건은 무엇보다 기능성의 충족이며 어떤 전례적인 법규정이 있지는 않다. 제의실의 위치는 중앙 제대 공간으로의 접근이 쉽고, 사제관이나 외부와 회중석에서의 접근이 중앙 제대 공간을 통하지 않고 이루어지도록 배치하여야 하며, 충분히 크고 기능적이어야 한다. 제의실과 제구실이 구분될 경우 사제 전용 제의실은 성당의 입구에 두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오늘날 대부분의 성당처럼 사제가 중앙 제대 공간 바로 옆의 제의실로부터 순식간에 입당하는 것보다는 입구로부터 회중석을 거쳐 장엄한 행렬을 이루어 입당하는 것이 더 좋은 전례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성체 보존의 장소〕 성체를 성당 내의 감실에 모셔 두는 것은 노자 성체(viaticum)를 대비하고 미사 없는 영성체를 하는 경우와 빵의 형상 속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조배하기 위해서이다. 규정에 따르면 성당에는 하나의 감실을 둘 수 있다. 감실은 파괴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고정되고 불투명하고 모독될 염려가 전혀 없어야 하며, 그 앞에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알리고 주께 대한 존경의 표시로 항상 성체등을 켜 놓아야 한다. 감실의 위치에 대한 규정은 명확하지 않아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일반 신자들의 적극적인 미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대가 옮겨진 후, 감실은 제대가 아니라 제대 뒤편 선반이나 뒷벽에 설치되었다. 감실이 제대와 근접해 있는 경우 감실이 제대를 압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감실과 제대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반영하였으므로 많이 선호되어 왔다. 감실 위치에 관한 문헌상의 언급 즉 '참으로 탁월한 장소' 또는 '고상하게 장식된 장소' 를 염두에 두면서 다음과 같이 세 곳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제대 위의 감실 : 중세 이후 오랫동안 선호되어 온 제대 위의 감실은 허용될 수 있으나 최적의 장소는 아니며, 상징적인 면에 있어서도 당위성이 약하다. 전례 성사성 훈령인 <성체 신비>(Eucharisticum Mysterium, 1967. 5. 25)에서는 감실의 위치에 대해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현존하시는 여러 가지 중요한 양상이 미사 집전에서 점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 그러므로 외적 표시라는 점에서는 성체성사로서의 그리스도 현존은 축성의 열매이며 자신의 현시일 수밖에 없으므로, 가능하다면 미사 집전 시초부터 이미 그 제대 감실에 성체가 안치되어 있지 않는 편이 오히려 성체 집전의 성질상 더 적합할 것이다"(55항)라고 제안하고 있다. 결국 감실이 제대 위에 놓여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
중앙 제대 공간 내의 감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제대 가까이 중앙 제대 공간 내에 감실을 두는 것에 대해 몇 가지 논란이 있다. 첫째, 미사 중 성체 안에 있는 그리스도에게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면, 미사를 통해 성부께 예배드리는 분은 신자들 안에 진실로 현존하는 그리스도라는 중대한 사실을 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앙 제대 공간 내에서 감실을 옮기는 것이 좋다. 둘째, 성체성사 거행은 공적인 일이지만 성체 조배는 개인적인 것이므로 감실은 중앙 제대 공간의 공적인 성격과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경당에 두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감실 안의 성체께 대한 조배는 개인적인 기도라기보다는 공적인 행위로 보는 것이 옳다. 셋째, 제대는 전례의 중심이고 진정한 성상이며 중앙 제대 공간은 제대를 두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앙 제대 공간 안에 있는 다른 어떤 것도 그것을 방해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논란들은 여러 가지 질문을 유도하는데, 문제는 전례의 중심은 제대이고 제대와 감실은 서로 경쟁하지 않으며, 감실을 반드시 중앙 제대 공간으로부터 옮기지 않더라도 다른 장식물로 감실과 제대의 탁월성과 존경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체 경당 : 감실은 제대나 중앙 제대 공간보다는 분리된 성체 경당(eucharist chapel)에 두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삼위 일체와 미사의 관계에서 볼 때 미사 중 신자들의 시선이 성체로 끌리는 위치에 감실을 두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자들이 미사 중에 바치는 경신례는 성자를 통해 성부께로 향하는 것이지 직접 성자에게 바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감실이 미사 중에 중앙 제대 뒤나 혹은 근처에 있게 되면 신자들의 시선은 미사 거행 자체에 있어서 주 예수를 통해서 성부께로 향하는 대신에 감실 안에 있는 성체께로 향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회중석의 구성〕 회중석 : 회중석은 복합적이고 상반되는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례의 희생적인 측면과 공동체적인 측면, 거룩한 공간과 가깝고 친밀한 공간의 요구,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과 일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균형의 원칙은 《미사 경본의 총지침》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집회는 여러 부분들의 체계적인 조직으로서 '유기적' 이어야 한다. 둘째, 위계적인 구조가 필수적이며, 이는 회중석과 중앙 제대 공간의 배열에서 표현되어야 한다. 셋째, 신자석과 회중석은 시청각적으로 양호한 상태에서-앉을 때뿐만 아니라 서고 끓는 자세에서도- '완전한 참여' 가 가능하도록 배열되어야 한다. 넷째, 교회의 진정한 '통일' 을 용이하게 하고 표현해야 한다. 다섯째, 사제 입당 · 영성체나 봉헌 · 전례 행렬 · 십자가의 길 등 모든 동선(動線)이 원활하도록 배열해야 한다. 또 성지 주일이나 혼인 미사와 장례 미사도 고려해야 한다.
성가대석 : 성가대석은, 성가대도 집회의 일부분이며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성당의 구조를 참작해서 마련되어야 한다. 그들의 전례적인 봉사의 임무 수행이 쉽게 이루어지는 동시에 각 성가대원도 성사적으로 미사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완전한 참여가 보장되도록 그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배랑(拜廊, narthex) : 성당의 문은 단순히 물리적인 문 이상의 것으로, 변환과 전환의 전 과정의 상징이다. 성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속세를 떠나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며 일상의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벗어나 위안과 치료, 그리고 성소를 찾는 것이다. 또한 하늘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미리 맛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상의 전례는 천상 전례를 미리 맛보고 참여하는 것"(전례 8항)이기 때문이다. 배랑은 성당의 전통적인 입구로서 하느님의 집으로 들어옴을 환영하는 장소이며, 안내와 성물 판매 등 세속적인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속(俗)과 성(聖) 사이의 전이(轉移) 공간으로서 도시의 혼잡으로부터 전례 공간을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속에서 성으로 나아가는 위계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나아감(이상적으로는 마당으로부터 시작)은 회중석을 통해 중앙 제대 공간으로 계속되며 제대와 감실에서 절정에 달한다.
전이 공간으로서의 배랑은 개인적인 준비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허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자들이 성당에 들어갈 때 세례의 서약을 회상하도록 성수반이 놓여진다. 역사적으로 배랑은 전례에 참여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이교도 · 예비 신자 · 파문자 · 죄인들은 배랑에 있도록 제한되었는데, 이곳에서 그들은 성찬에 참여하지 못하고 가르침만을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준비의 관점에서 배랑은 세례를 통해 입교하는 것을 준비하는 이들을 환영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전통적 · 논리적 · 전례적으로 세례에 적합한 장소는 배랑 안이거나 바로 그 부근이다. 성당이 매우 조용한 곳에 있다면 고해자가 회중석으로 들어가기 전에 화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배랑은 좋은 고해 장소가 될 것이다. 만약 성체 경당이 근처에 있으면 고해성사와 성체 조배 사이의 행렬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배랑은 또한 행렬을 위해 모이는 집회의 장소이기도 하다. 성당의 주 출입문은 주교관을 쓴 주교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커야 하며, 입구의 행렬이 배랑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제의실과 쉽게 연결되어야 한다.
〔성사 집전의 장소〕 세례소(baptisterium) : 성체성사가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이라면 세례성사는 처음이요 기초적인 성사이다. 따라서 세례소는 성당에서 제대 다음으로 중심이 되는 장소이다. 세례소와 세례대(洗禮臺, fons baptismalis)는 위치 · 장식 · 디자인에 대한 어떠한 통일도 없었지만 항상 성당 내의 중요한 도상적(圖像的)인 요소로 사용되어 왔다. 초기 교회의 세례성사는 풍부하고 복합적인 의미가 많았으며, 이는 신자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세례수(洗禮水, aqua baptismalis)의 씻음을 통해 이교도의 생활을 끊고(죽고), 새로운 그리스도인의 생활로 재탄생한다는(부활) 의미에서 세례소의 형태를 참조하여 '공중 욕탕' 과 '묘당' 을 세웠으며, 성당 출입구 서쪽이나 북쪽에 분리된 건물(세례소)로 두었다. 처음에 세례성사는 주교에 의해서만 집전되었기 때문에 주교좌 성당 안이나 근처에 세워졌고, 유아 세례가 많이 거행됨에 따라 세례대의 바닥은 들어올려졌으며, 중세 시대에는 다리가 있는 성작 형태 · 원 · 8각 · 6각 등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세례소는 20세기 이후 유럽 성당 건축에 있어서 건축적인 표현의 주제가 되어 왔으나, 한국의 성당은 세례의 상징적인 의미와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본당이 세례에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에 모든 본당에는 세례소나 세례대가 있어야 한다. 세례는 교회의 파스카 신비의 일부이므로 부활 시기가 지난 후 부활 초를 세례소에 놓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세례수는 부활 전야에 부활 초를 담그면서 축성되며, 세례식이 있을 때마다 부활 초를 켜서 세례자들의 초를 그로부터 쉽게 점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세례소 혹은 세례대의 위치는 안이든 밖이든 성당의 입구가 가장 적합하다. 이것은 성사의 시작이라는 측면과 세례 때의 약속을 회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고해소 : 오늘날에는 자비와 화해의 개념에서 고해성사가 강조되고 있다. "고해성사를 받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의 용서를 자비로우신 하느님께로부터 받으며,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노력하는 교회와 다시 화해하는 것이다"(교회 11항). 그러므로 고해소의 건축적인 배열은 교회의 치유 기능을 환영하고 회상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고해소의 적합한 장소는 성당이나 경당인데(교회법 964조), 전통적인 고해 방식과 '면담형 고해' 방식 두 가지가 모두 사용될 수 있다. 고해소는 성당 내의 적당한 장소라면 어디에도 설치될 수 있으나 가능하면 배랑이나 입구 특히 세례소나 성체 경당 근처가 좋다. 이는 상징적이고 전통적인 맥락에서 성사를 집행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배랑에 고해소를 설치하는 것은 성숙한 신자 생활을 위해서 성사의 중요성을 신자들에게 재인식시키는 의미가 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언급하였다. "그러므로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여러분은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으심을 전하시오. 그러므로 누구든지 합당하지 않게 이 빵을 먹거나 이 잔을 마시는 이는 주님의 몸과 피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먼저 자신을 살펴보고 그 다음에야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시도록 하시오"(1고린 11, 26-28) 그러므로 배랑의 고해실은 신자들을 성체성사를 준비하는 회개로 초대한다. 감실이 근처에 있으면 그 앞에서 고해자는 통회의 기도를 바칠 수 있다.
Ⅳ. 성당 신축과 명의
〔성당 신축〕 성당 신축은 통상적으로 본당의 설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본당의 설립 · 폐쇄 · 변경은 교구장만의 권한이므로 교구장의 명시적인 서면 동의 없이는 성당을 건축할 수 없다(교회법 1215조 1항). 교구장의 동의를 서면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유효 조건은 아니고, 다만 추후에 증명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교구장의 동의 없이 성당 건축을 한 다음에 교구장의 동의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구장이 성당 신축을 동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우선 사제 평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127조, 166조), 인근 성당 주임 신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새 성당이 영혼들의 선익에 이바지될 수 있다고 판단되어야 하며, 성당 건축과 하느님 경배를 위하여 필요한 수단이 결핍되지 아니하리라고 판단되어야 한다(1215조 2항)
성당을 신축 · 수리 · 보수할 때에는 전례 및 교구 성미술위원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교구장이 새성당 설계를 인준할 때나 이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전례 위원들의 의견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미사 경본의 총지침》 256항). 왜냐하면 성당을 건축할 때나 성당에 허용하는 예술품을 선택할 때 그것이 참 예술성을 지니고 참된 목적과 그 뜻에 맞갖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254항) . 그래서 <전례헌장> 124항에서는 주교들은 "신앙 · 미풍 양속 및 그리스도교적 신심에 위배되는 작품과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치는 미술 작품들, 모양이 흉하거나 미술적으로 불충분하고 범상스러우며 저속한 작품들이 성당에서나 다른 거룩한 장소에서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 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성당의 명의〕 각 성당은 고유한 명의(名義, titulum)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교회법 1218조). 성당의 명의로는 성삼위,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나 성명(聖名)으로서 전례상으로 이미 사용되는 것, 성령, 전례상으로 상용되는 성모 마리아의 칭호, 천사들, 《로마 순교록)(Martylogium Romanum)이나 그 부록에 수록된 성인들의 이름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복자의 이름은 교황청의 허락 없이는 사용될 수 없다. 본래 성당의 명의는 하나뿐이어야 하지만 여러 성인이 축일표에 같이 수록된 경우 여러 성인을 성당의 명의로 할 수 있다. 성당 봉헌(dedicatio ecclesiae)이 거행된 후에는 성당의 명의를 변경할 수 없다(교회법 1218조). 성당의 명의가 어떤 성인인 경우 그 성인을 그 성당의 주보 성인(patronus ecclesiae)이라고 부르며, 한 번 정해진 주보 성인은 변경될 수 없다. (→ 가톨릭 건축 ; 감실 ; 고해소 ; 대성전 ; 성당 봉헌 ; 세례소 ; 세례대)
※ 참고문헌 김정신, 《한국 가톨릭 성당 건축사》, 한국교회사연구소, 1994/ 加藤常昭 外, 《敎會建築》, 日本, 基督教出版局, 1985/ 정진석, 《교회법 해설》 9,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임기석, <성당건축 양식의 어제와 오늘>, 《경향잡지》 1540호(1996. 7), pp. 18~21. [金正新]
성 당
聖堂
〔라〕ecclesia · 〔영〕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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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은 신자들이 기도하고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이며, 성체 안에 현존하는 하느님이 거처하는 장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