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聖水

[라]aqua benedicta · [영]holy w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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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에 놓인 성수반.

성당 입구에 놓인 성수반.

하느님의 축복을 청하며 종교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사제가 축성한 물. 영적인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나 육체적으로 위험할 때 사용된다. 물은 생태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물질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하여 거의 모든 종교에서 물은 독특한 상징과 의미를 지닌다. 유대교에서도 종교적으로 정화의 힘을 발휘하는 대단히 중요한 상징성을 지녔음이 민수기 19장에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은 그리스도교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교회에서의 의미] 인간은 세례 예식을 통하여 물로 죄를 씻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므로, 세례 예식 때의 물은 새로 남의 결정적인 표징이다. 전례 안에서 축복의 도구로 사용되는 성수는 물이 지닌 신학적 · 성서적인 의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성서 안에서 물은 다양하게 그 의미를 드러내지만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물은 모든 생명의 기원이다. 천지 창조 때 처음으로 창조되었던 물은 모든 생물의 다산(多産)과 풍요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둘째, 물은 죽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인간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육상 동물에게 물의 범람은 치명적인데, 노아의 홍수는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셋째, 물은 정화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더럽혀진 몸과 의복이나 도구 등을 물로 닦아내는 정화의 의미가 종교적으로 죄를 씻어내는 영혼의 정화라는 의미로 심화되었다. 이러한 생명수로서의 물(시편 104, 10 : 집회 24, 25-27 : 에제 47, 1-12 : 마르 9, 41), 죽음과 단죄로서의 물(창세 7장 : 시편 124편), 그리고 정화수로서의 물(시편 51편 ; 에제 36, 25-27 : 마르 7, 2-4 : 요한 13, 1-15)이 전례 안에서 사용되는 성수 안에 그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을 얻게 되었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할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죄를 씻게 된다는 그리스도교의 신앙 고백이 모두물을 통한 세례성사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의미가 성수를 통해 확장되어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것이다.
[기원과 용도] 성수는 세례수와는 다르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와 같은 형태의 그리스도교 세례는 이미 《디다케》(Διδαχή)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교부 치프리아노(Cypianus Carthaginiensis, ?~258)도 '세례수 축복 기도문' 이 있었음을 증언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성수의 사용은 2세기경의 《베드로 행전》(Acta Petr)이라는 외경을 통해 확인되었는데, 세라피온(Serapion Tomis, ?~ 362?)의 기도서 《에우콜로지움》(Euchologium)에는 병자들을 위해 기름과 함께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처음으로 세례수와 구별된 성수를 사용하게 된 것은 로마의 이교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로마에서는 거주지를 축복할 때 통상 물을 사용하였다고하며, 초대 그리스도교에서는 처음에는 거주지 축복을 위해 성수를 사용하였다가 그 후 성수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538년에 교황 비질리오(537~55)가 새로운 성당을 축복하는 데 성수를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성토요일에 집과 들판에 성수를 뿌렸다는 내용이 7세기경의 《로마 규범서》(Ordo Romanus) 7항에 수록되어있고, 그 후 서방에서는 성수의 사용이 모든 사물과 사람의 축복뿐만 아니라 구마(exorcismus)를 위한 예식에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전례에서의 사용] 세례수는 통상 세례성사 전이나 부활 성야 예식 중에 축복되어 새 입교자들을 위한 세례용으로 쓰이는 반면에, 성수는 미사 때 또는 미사 밖에서 축복되어 전례의 여러 부분에서 사용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세례수는 1614년의 《로마 예식서》(Ri-tuale Romanum)에 따라 소금을 넣어 축복하였는데, 이러한 축복 예식이 《젤라시오 성무 집전서)(Sacramentarium Gelasianum)와 《그레고리오 성무 집전서》(Sacramentarium Gregorianum)에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된 교회의 전통인 것 같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는 성수를 축복할수 있는 전통적인 양식이 《미사 경본》의 부록인 <성수 축복과 성수 예절>에 실려 있고, 《축복예식서》 33장의 <미사 밖에서의 성수 축복 예식>에서는 미사 밖에서 행하는 새로운 예식을 소개하고 있다. 현행 예식서에서는 물이 부패되지 않는다면 소금을 사용하지않아도 무방하다고 하였는데, 이는 소금의 의미보다는 물의 성사적인 의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밖에 특별한 성수로 '그레고리오의 성수 (aqua Gregoriana)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물에 포도주 · 재 · 소금을 섞어 만든 것으로 성당 축성시에 사용하였다고 한다.
서방 교회에서는 교황 레오 4세(847~855)의 지시로 주일 미사 때마다 거행하기 시작한 성수를 뿌리는 예식인 '성수 예식' (ordo aspersionis aquae benedictae)이었는데 이 예식은 세례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그 의미가 있었다. 현재 《미사 경본》 부록에 이 예식이 실려 있긴 하지만 주일
에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예식이 되었다. 오늘날 성수는 전례 안에서 물건(《축복 예식서》 참조)과 사람의 축복(병자성사 · 장례식 · 부활 성야의 세례 서약 갱신 예식 등)에 사용되고 있다. 또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 성당 입구의 성수반에서 성수를 찍어 십자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도록하고 있는데,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아멘" 또는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이라고 기도한다. 그러나 성당에서 나갈 때는 성수를 찍어 기도하지 않는다. 가정 방문 때에도 성수를 사용할 수 있다. (→ 성수 예식 ; 세례수 ; 준성사)
※ 참고문헌  F. Cabrol, Eau. Usage de I'eau dans la Liturgie : Eaubénite, 《DACL》 IV-2, pp. 1680~1690/ D. Masson, L'eau, lefeu, la lumière, Paris, Desclée de Brouwer, 1985/ J. Aldazabal, Simboli e gesti, Significato antrpologico, biblico e liturgico, Torino, Edittrice Elle Di Ci, 1988/ C. Vagag-gini, Il senso teologico della liturgia, Roma, Edizione Paoline, 1965/ B.Neunheuser, De benedictione aquae baptismalis, Ephemerides Liturgicae 44, 1940. [李完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