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예식

聖水禮式

〔라〕ritus aspersionis aquae benedictae, aspersio · 〔영〕rite of sprinkling holy water, aspe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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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예식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세례(왼쪽)이며, 장례 예식 거행에서도 성수 예식으로써 세례를 기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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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예식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세례(왼쪽)이며, 장례 예식 거행에서도 성수 예식으로써 세례를 기억하게 한다.

주일 미사의 시작 예식에서 사제 자신은 물론 신자들과 봉사자들에게 성수를 뿌리는 예식. 때로는 정화와 하느님의 축복을 청할 목적으로 한 사람이나 많은 사람들, 혹은 물건과 건물 등에 성수를 뿌리는 예식을 뜻하기도한다. 준성사인 이 예식은 축성이나 강복을 하는 예식 속에 포함되어 거행되고 있다.
[의 미] 성수 예식을 뜻하는 라틴어 '아스페르시오'(aspersio)는 동사 '앗 스파르제레' (ad-spargere, ~위에 뿌리다, 혹은 ~을 향하여 뿌리다)에서 유래되었다. 어원적으로 사물이나 사람에게 액체를 뿌리는 동작을 의미하는 이 말은, 전례에서는 통상 사람이나 물건에 정화와 축복의 표지로 성수를 뿌리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므로 모든 성수 예식은 기본적으로 정화와 축복이라는 이중적인 효과를 지닌다.
성수 예식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세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침례가 더 오래된 형태이지만 세례 지원자의 이마에 세 번에 걸쳐 물을 붓는 동작-이 동작은 죄가 씻겨졌음과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음을 상징한다-역시 매우 흔한 세례 방식이다. 세례 때의 성수 예식은 다른 방식으로 세례 갱신 예식에서 반복되는데, 즉 부활 성야 때 세례 약속 갱신 후 집전자는 세례를 상기시키며 장엄하게 회중에게 성수를 뿌리고, 병자성사나 장례 예식 거행에서도 성수 예식으로써 세례를 기억하게 한다. 그러므로 성수 예식은 세례의 기억, 그리스도가 구원을 위하여 흘린 피에 대한 기억, 모든 허물과 죄로부터의 정화 등의 의미를 갖는다.
한편 성수 예식은 준성사 거행에서 많이 행하여지는데 이때에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즉 축복을 하려는 사물에서 모든 악의 흔적을 제거하고 선업(善業)에 봉사하게 하려는 것이다. 십자 성호를 그을 때도 성수를 사용하여 악에서의 해방과 은총의 내림을 기원한다. 경우에 따라 성수 예식은 분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원과 발전] 주일 미사를 시작하면서 시행되는 성수 예식은 오래된 전례 관습이다. 물과 소금을 혼합한 성수의 기원은 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주일 미사의 성수 예식은 8세기부터 액막음을 하기 위하여 주일에 행렬을 하면서 성수를 뿌렸던 수도원의 관습에서 비롯되었다가 9세기부터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주일 관습으로 정착하였다. 교황 레오 4세(847~855)는 매주일 미사 전에 축복한 물을 신자들에게 뿌렸다고 한다(PL 115, 679). 그러나 이 당시만 해도 고정된 양식은 없었으며, 예식에 대한 해석도 학자에 따라 다양하였다. 이 예식은 트리엔트 공의회 이후 교황 비오 5세(1566~1572)의 미사 경본에 수록되었는데(Ordo ad faciendi et aspergendam aquam benedictam, Ordo aspersionis aquae benedictae), , 이때 주일 낮 미사 전 예식으로 고정되었다.
성수 예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미사 전례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한때 사라졌다가 1970년의 《미사 경본》 부록에 수록되면서 다시 제 위치를 찾게 되었다. 현재 성수 예식의 기본 양식은 두 가지인데, 《미사 경본》에 수록된 <성수 축복과 성수 예식>에는 미사 중에 성수를 축복할 수 있는 전통 양식을 소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예식인 <미사 밖에서의 성수 축복 예식>은 《축복 예식서》에 소개되어 있다. 현재의 성수 예식은 모든 성당과 경당에서 시행될 수 있으며, 미사 전 행사가 아니라 참회를 대신하는 시작 예식의 한 부분이므로 참회 때 성수 예식을 거행하면 참회는 자동적으로 생략된다. 성수 예식은 부활 시기의 주일 미사 중에 거행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만 토요일 저녁에 거행되는 주일 특전 미사를 포함한 다른 모든 주일 미사 중에 시행할 수도 있다. 성수 예식의 내용은 신자들이 주일 미사 동안 이 예식에 참여할 가능성을 감안하여 작성된 것이다. 미사 중의 성수 예식은 집 전자가 인사한 직후에 거행되며 물의 축복으로 시작되는데, 이러한 배치는 성수 예식이 미사 거행의 한 부분으로서 명백한 전례 행위임을 드러내 준다. 교황 비오 5세의 미사 경본과는 달리 미사 때 입는 제의를 입고 예식을 집전하며 미사 중에 거행되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예식 거행〕 성수 예식은 물 축복과 성수 뿌림 그리고 마침 기도로 구성된다. 사제는 우선 <성수 축복과 성수예식>에 제시된 양식이나 비슷한 말로 신자들을 기도에 초대한 뒤 짧은 침묵에 이어 기도를 바친다. 부활 시기를 위한 한 개의 기도문과 그 외의 시기를 위한 두 개의 기도문 중에서 적절하게 선택한 기도를 바치는 동안 사제는 십자 표시로 물을 축복한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제시된 기도문을 사용하여 소금을 축복할 수도 있으며, 축복된 소금은 침묵 가운데 성수에 혼합된다.
그 뒤 사제는 자신과 봉사자들 그리고 성직자들과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리는데, 필요하다면 성당을 돌아다니며 성수를 뿌릴 수도 있다. 사제가 성수를 뿌릴 때 신자들은 고개를 숙여 십자 성호를 긋고, 예식에 맞는 성가나 다른 적당한 성가를 부른다. 부활 시기가 아닌 때에는 전통적인 '아스페르제스 메' (Asperges me, 시편 51, 7)를 포함하여 에제키엘서 36장 25-26절에서 취한 노래, 그리고 베드로 전서 1장 3-5절을 기초로 구성한 찬미가를 부르며, 부활 시기에는 전통적인 '비디 아람' (Vidi aquam, 에제 47, 1-2. 9) 외에 베드로 전서 2장 9절에서 취한 노래 그리고 세례의 기원과 효과를 암시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사제가 자기 자리로 돌아와 마침 기도를 바침으로써 성수 예식은 끝나고, 이어서 대영광송 혹은 본기도로 미사는 계속된다.
[의 의] 성수 예식은 무엇보다도 신자들의 최초의 파스카인 세례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세례의 기억과 이미 받은 성령에 대한 충실성을 상기시키는 성수 예식의 의미는 초대의 말에 이미 표현되어 있다. 또 한물 축복 기도문들에서 다시 '재생의 세례' 를 통해 '인간의 본성이 새롭게 되었음' 을 기억하면서 이미 받은 은총의 생명을 주는 세례를 새롭게' 해주기를 청원한다.
한편 매주일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며 미사는 그리스도가 자신을 내어 주는 파스카 신비의 거행이기 때문에, 세례에 대한 기억인 성수 예식은 주일 미사에 배치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수 예식이 제시하는 세례의 파스카적인 특징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성수 예식에는 또 회개와 정화의 의미가 있는데, 성수 예식이 참회 행위 때 이루어진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성수 예식 때의 성가로 제시되는 시편 51편 7절과 에제키엘서 36장 25절은 물의 상징적인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소금을 넣을 때 사용되는 기도문은 예언자 엘리사 이야기를 상기시키고(2열왕 2, 19-22) 소금이 갖는 정화적인 상징성을 탁월하게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이 예식이 기억하는 세례 자체가 회개와 정화의 특징을 갖는다. 실제로 성수 예식의 내용은 세례에 대한 기억과 아울러 신자들의 지속적인 정화와 회개의 필요성을 상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세례에 대한 특별한 기억 안에서 주간 파스카 날인 주일에 그리스도인에 의하여 거행되는, 미사서두에 배치된 참회 예식으로서의 성수 예식은 '세례-파스카-참회' 차원을 탁월하게 드러내 준다고 하겠다.(→ 성수 ; 준성사)
※ 참고문헌  E. Cattaneo, Ⅱ nuovo rito della aspersione, Ambrosius 46, 1970, pp. 382~388/ Pl. Lefèvre, La bénediction dominicale de I'eau, I'aspersion des fidèles et des lieux, Questions Liturgiques 51, 1970, pp. 29~361 J. Hermans, La celebrazione dell'Eucaristia, Leumann, 1985. [沈圭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