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서약 갱신

洗禮誓約更新

〔라〕renovatio promissionis baptismalis · 〔영〕renewal of the baptismal 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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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은 신자가 세례성사의 의미를 새롭게 기억하 기 위하여 세례성사 때 한 세례 서약을 다시 하는 예식. 〔기원과 역사〕 세례 갱신의 형식과 의미를 띤 일정한 형태의 전례는 전례력 안에서 여러 방식으로 있어 왔으 며, 그것은 주로 세례성사의 의미와 은총을 신자들에게 상기시켜 주기 위한 것이었다. 7세기에 행해진 '주년 파 스카 (Pascha annotinum)라는 예절은 바로 그 전해에 세례 받은 아이들이 대부모와 함께 세례성사를 기념하고 갱신 하는 의미에서 세례 기념일에 세례받은 곳에서 기념 예 식을 거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8세기의 《로마 예식서》 27항에 따르면, 부활 팔일 축제 첫 주일 저녁 기도 때 알 렐루야 · 자비송 · 시편 109~111편을 차례대로 노래한 후, 행렬을 지어 시편 112편과 92편을 노래하면서 세례 소로 가 그곳에서 시편 113편과 '마리아의 노래' (Magnificat)를 부르고, 이어 새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비디 아괌' (Vidi Aquam)을 노래했다. 세례 갱신의 의미와 형식을 띤 이 부활 저녁 기도문은 《그레고리오 성무 집전서》(Sacramentium Gregorianum)에도 수록되었으나, 이 예식은 로마에서는 13세기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의 여러 교회에서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오늘날 세례 서약 갱신 예식은 부활 성야 미사 때 행해 지는데, 이는 1951년에 교황 비오 12세(1939~1958)가 주도한 전례 쇄신의 결과 가운데 하나였다. 교황은 신자 들이 세례성사의 의미와 은총을 매순간 다시 기억하고 새롭게 갱신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는데, 이로써 세례 서 약 갱신이 예식서에 삽입되었다. 전통적으로 부활 대축 일은 세례성사를 거행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주로 세례성 사의 의미를 강조하는 성서 내용이 독서로 낭독되었고, 세례수를 축복하는 예식 때에도 세례자가 성령에 의해 생명력을 갖게 된 물로써 영적인 생명을 입고 새로 태어 난다는 내용이 강조되었다. 그래서 이때 거행되는 세례 성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및 부활과 관련되었으며, 이 관련성은 부활 축제의 절정이었다. 이렇듯 부활 성야 미사 예식은 신자들이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라는 의식을 일깨우는 예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세례 성사 후에 거행되는 세례 서약 갱신 예식은 바로 이러한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 례〕 세례 서약 갱신은 부활 성야 미사 중에 세례수 와 성수 축복에 이어 세례성사가 거행된 후 미사에 참례 한 모든 신자들이 부활 초에서 불을 붙인 초를 들고 거행 된다. 세례성사가 없고 또 성당 안에 세례수를 보관하는 세례대도 없는 경우에는 사제는 신자들에게 뿌릴 성수만 을 축복한 후 세례 서약 갱신을 한다. 세례 서약 갱신 예 식의 형태는 세례성사에서의 세례 서약과 마찬가지로 사 제와 신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로 이루어지며, 마귀 와 죄의 거부와 신앙 고백으로 그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마귀와 죄를 끊어 버림을 다짐하는 사제와 신자 들 사이의 문답(問答)으로 시작되는데, 두 가지 양식이 있으며, 매 질문 끝에는 "끊어 버립니다" 라고 대답한다. 이어서 신자들의 신앙 고백을 유도하는 문답이 이어지는 데, 그 내용은 사도 신경을 요약한 것으로 사제의 세 가지 질문에 신자들은 "믿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한다. 이 러한 문답이 끝난 후 사제는 기도를 바치고 성당 안을 돌 며 새로 축복한 성수를 신자들에게 뿌린다.
한편 부활 성야 미사 외에 다른 성사나 예절을 거행하 면서 세례 서약 갱신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견진성사 예 식 중이나 혹은 첫영성체 예식을 거행할 때 삽입되기도 한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성체를 모실 때마다 입문 성 사가 반복되는 것이므로 결국 세례성사를 갱신하는 것이 라고 할 수 있고, 고해성사 역시 세례성사 때 받은 은총 을 재발견하고 교회 공동체와 일치하는 성사라고 할 수 있다. 장례 미사 때에 행하는, 부활 초를 들고 입당하는 예절과 성수 뿌리는 예식, 그리고 세례복을 상징하는 관 을 덮는 하얀 천 등은 세례성사로 시작된 예수 그리스도 의 파스카 신비로 향하여 성장해 가는 여정의 최종 단계 로서의 죽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다 른 방식의 전례가 세례 서약 갱신의 형식을 갖추기도 하 는데, 대표적인 예가 사순 제3 주일부터 제5 주일까지 세례성사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복음 내용들이 낭독되는 것이다. 〔의 의〕 세례성사의 영성과 의미를 재발견하고 갱신하 는 것은 현대 교회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 중 하 나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생활로 들어서는 세례성사 의 의미를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 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례 헌장> 6항에서도 세례성사의 은총과 의미를 기억할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하였고, 현 교회법에서도 죽을 위험 외에 적법하게 견진성사를 받기 위하여 이성의 사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적절하게 교 육받고 올바르게 준비하며 세례 때의 약속을 갱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889조 2항). 견진성사를 위한 적법한 조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언제 나 세례성사 때에 한 서약을 새로 반복할 기회를 갖기를 교회가 요구하는 것도, 신자들이 세례성사 때 받은 은총 과 세례성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례 때 한 서약을 상기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 부활 시기 ; 세례성사)
※ 참고문헌  I.H. Dalmais · P. Jounel, 김인영 역, 《전례 주년》, 가톨 릭대학교 출판부, 1989, p. 471 《어른 입교 예식서》, 한국천주교중앙 협의회, 1976, pp. 102~103/ 《성주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6, pp. 181~182/ 정진석, 《교회법 해설 -교회의 성사법》 7,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1997, pp. 165~169/Charles W. Gusmer, The New Dictionary ofSacramental Worship, Peter E. Fink ed., Collegeville, Minnesota, 1990, pp. 126~127/ 《DL》, p. 55/ P.F. Mulhern, 《NCE》 17, p. 33/ W.J. O'Shea, Easter Vigil, 《NCE》 5, pp. 12~13/ Balth Fischer, Ostern, 《LThK》 7, pp. 1277~1278/Paschal Vigil Service, 《ODCC》, pp. 1226~1227. [梁蕙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