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지원기
洗禮支援期
〔라〕catechumenatus · 〔영〕catechume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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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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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지원기인 예비 신자 교육 기간은 하느님의 자녀로 변모되어 가는 시기(왼쪽)이며, 이를 거쳐 입교 성사로 인도된다.
세례받기를 원하는 성인(成人) 예비 신자들을 단계적으로 준비시켜 세례를 받게 하는 제도. 성인의 경우 신중한 준비 없이는 세례를 받을 수 없는 데, 이러한 준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하여 초대 교회에서 는 세례 예비 기간을 설정하여 이 기간 동안 성인들을 준 비시켜 세례를 주었다. 초대 교회는 설교에서 복음의 핵 심을 선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례를 받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시 작 단계에서 잘 짜여지고 정리된 케리그마를 전해 줌은 물론, 오랜 동안의 양성 기간을 거치면서 그리스도의 신비들에 완전히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세례 지원기 동안 그리스도교 신앙의 내용과 그 신앙에 따른 삶의 차이를 밝혀 주었던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믿고, 사랑하고, 이해하며, 인생에서 삶의 길을 바꾸기 위해서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자는 처음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자로 변모되 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대 교회〕 세례 지원 과정의 간소화 : 초대 교회는 회심자들의 최초 열정이 미지근한 것이어서 쉽게 식어 버린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회는 새 회심 자들을 가르치고, 시험하고, 성숙에 이르도록 해주어야 했다. 확실하고 분명한 최후의 시험은 언제나 윤리적인 회심이었으나, 교회가 일단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용인 받고 나자 그 밖의 다른 이유들로 그리스도교에 입교하 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들 중에는 사회적인 지위 · 직업상의 이점 · 정치적인 선호도, 그리고 더욱 흔 하게는 사회적이며 문화적인 관습 등에서 비롯된 것들도 있었다. 4세기 말에 이르러 정치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실 재하는 그리스도교 교계가 태동하였고, 따라서 이제는 별다른 준비 없이도 세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죄로부 터 등을 돌리고 신앙을 받아들였으며, 그래서 완전한 회 심에 이르렀다는 징표 대신에 너무나도 흔하게 제국 내 에 몸담고 살아가는 시민이 된다는 징표로서 세례가 주 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양성 기간에 대한 생각이나 그 실행이 교회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수도원이나 신학 교에서는 세례 기간이 지켜지고 있었다.
세례 준비의 필요성 : 사도 행전 8장 36-38절을 보면 세례 준비의 단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그들이 길 을 가다가 물 있는 곳에 이르자 내시가 '자, 물이 있습니 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 무엇이 방해가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마차를 세우게 하였다. 필립 보와 내시 두 사람은 물로 내려갔고 (거기서) 필립보는 내시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즉 "오순절의 성령 강림 이 후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과 에티오피아의 내시처럼 단시 일 내에 세례를 받은 경우가 있는데, 오늘날이라고 해서 단시일 내에 세례를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은 새롭게 제기된 문제도 아니고, 빨리 세례를 주어 공동체로 받아들였다는 사도 행전의 보도를 읽고서 그 정당성을 찾으려는 이들에 의 해서도 제기되어 온 질문이다.
교부들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입장과는 판이한 반 론을 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 항들은 '개종한 첫 사람들' 에 관한 이야기(사도 2, 3741)에서 밝혀 낼 수 있는데, 이 이야기를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이들에게 세례가 집전되었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올바른 해석이 아니다. 교회에는 이미 그 리스도교 입문을 위한 발전된 형태의 어떤 절차가 있었 던 것이다. 특별히 확고한 회심을 위한 여정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단계를 밟아서 회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였었 다. 세례를 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이 교회의 훈 련을 통해서 점점 더 확고하게 제도화되었음을 사도 행 전에서 밝혀 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 히브리인들 에게 보낸 편지 5장 12절부터 6장 3절까지에도 제시되 어 있다.
세례를 받기 위한 요건들 : 성령 강림 사건 이후부터 신앙은 의심의 여지없이 회심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 다. 신앙 때문에 사람들은 서서히 '그리스도인' 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신앙은 마치 이교도처럼 창조주 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아니며, 유대인들처럼 구약성 서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도 아닌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 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다. 신약성서 중에서 마지막으 로 쓰여진 편지는 이 점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으며 회 심의 길을 밝혀 주고 있다(1데살 1, 9-10). 성령 강림절의 세례 이야기는 신앙으로 나가는 데 있어서 두 시기, 즉 두 개의 관문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단계가 있었음을 시 사해 준다.
첫 단계는 복음을 선포하는 시기이다(사도 2, 14-36). 부활한 그리스도의 신비를 선포하는 이 시기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 제기되는 첫 번째 관문에 이르면 끝난다. "사람들이 듣고는 마음이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을 향하여 형제들이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하 고 물었다"(사도 2, 37). 예식에 관해서 묻는 것처럼 들리 는 이 질문은 복음을 선포하는 시기 동안에는 계속해서 듣게 되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첫 단계의 회심을 드러내 주며, 그래서 묻는 이가 한걸음 한걸음씩 세례를 받기 위 한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말해 준다. 사실, 이 질문은 확 고한 회심이 실제로 있었고 그가 행동으로 옮길 준비가 되어 있는 신앙을 가졌음을 말해 준다.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면 교리 교육이 행해지는 일정한 시기가 이어진다 (사도 2, 38-40). 가르치고 양성하는 이 시기는 두 번째 관문에 이르러 끝나는데, 이 단계는 후보자가 전해 들은 메시지를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기로 결심하였는지, 사도 의 말을 받아들이기로(사도 2, 41) 결심하였는지, 즉 실생 활에서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기로 결심하였는지, 세례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자신의 행실을 고치기로 결심하였 는지를 묻는 단계이다. 그러므로 세례에 이르는 데는 확 실한 두 단계와 두 관문이 이미 설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두 관문이란 신앙의 행위가 초점이 되는 전전(前) 복음화 및 복음화의 단계' -그 사람의 실존 문 제가 걸려 있는 포괄적이면서도 실제적인 복음화-와 구체적인 행위로 드러나야 하는 보다 상세한 '교리 교육 의 단계' 였다.
예비 기간 :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예비 기간'이라는 용 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0년경을 전후해서였다. 실제로는 예비 기간이 하나의 제도였다기보다는 일종의 관행으로 지켜져 왔으며, 그러한 관행이 급속하게 퍼진 결과 세례를 받도록 회심자들을 준비시키기 위한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교회가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디다 케》에 의하면 1세기 말 시리아의 경우 그리스도교로의 입문은 일정 기간 동안 교리 교육적인 가르침을 받고서 야 이루어졌다(7, 1). 140년경 로마의 경우에는 '세례 준비자' 라는 전문적인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헤르 마스(Hermas)의 《목자》(ὁΠοιμήν)에서 보는 것처럼 세례 성사를 받고자 준비하는 이들이 진실된 여정의 길을 걷 고 있었음을 증언하고 있다(Sc 53, Vis. Ⅲ). 한편으로 예비 기간은 사목적인 노력의 결실로 설정된 것으로서 2세기 이후에 확정되었다.
전(前) 복음화의 단계 : 복음 선포는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지 못 한 사람일지라도 그들 각자가 받은 은총과 기회가 닿는 대로 완수해야 하는 임무였다. "우리들 중에는 문자를 모르는 이들이나 무학자(無學者)들이나 연설에 있어서 는 눌변가들일지라도 지혜롭고 마음으로 믿기만 하면 복 음을 전하고 가르칠 수 있으니, 실제로 어떤 이들은 불구 이거나 실명을 하였으면서도 복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유스티노, 《호교론》 I, 60). 이와 같이 복음화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고, 그러면서도 여전 히 복음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복음화를 통 해서 사람들을 가르쳤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례 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특별한 요구 사항들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자 중에서 어떤 이들은 신앙을 일 깨우고 가르치는 일에 더욱 헌신적으로 투신하였으며, 그 당시의 철학자들이 하던 것처럼 '학교' 를 열기도 하 였다. 물론 이러한 학교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되 었을 뿐 제도적으로 개설된 교육 기관은 아니었다. 제도 교회는 그들에게 가르치는 책임을 직접적으로 지우지는 않았다. 그렇더라도 평신도들이 스스로 나서서 아주 조 심스럽게 복음화에 투신하였으며 개종자들을 가르쳤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세례 합당성의 평가 기준 : 세례를 받으려면 오랫동안 준비를 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이것은 이미 대 단히 명확해진 문제였으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요구 하는 것이었다. 첫째로, 세례는 "죄를 용서받기 위한" 성 사이므로 죄를 뉘우쳐야 하였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스티노(Justinus, +165)의 언급뿐 아니라 이사야서 1장 1620절에도 "악한 행실을 버려라. 깨끗이 악에서 손을 떼 어라. 착한 길을 익히고 바른 삶을 찾아라"라는 구절이 있다. 때때로 교부들도 그들이 행했던 세례를 위한 교리 교육 과정에서 이사야서의 이 대목에 대해 언급했었다. 둘째로는, 교회가 간직하고 있는 신앙을 진리의 사표(師 表)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교회가 가르치는 모 든 것, 교회가 설파하는 모든 것을 진리의 가르침으로 기 꺼이 받아들여야 하였다. 셋째로는 생활의 변화인데, 사 람은 모름지기 "합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스티노, 《호 교론》 I, 61, 2) 자세를 갖추어야 하였다. 그런데 충분한 기간 동안에 준비를 하지 않고 가르침대로 행하지 않으 며 진정한 윤리적인 회심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활 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성체나 세례 등의 성사 는 그리스도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허락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양성을 받는 기간은, 물론 그 기 간이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교회의 입장 에서는 세례를 주어도 좋을지를 식별해 내는 시기였으 며, 교회는 이와 같은 기본적인 기준에 기초해서 후보자 의 원의를 판단하였던 것이다. 또 양성의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곧바로 세례를 주지는 않았다. 성사 집전은 '세례 준비기' 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일정한 시간 동안 절 차를 밟아서 진행되었다.
세례 준비의 단계 : 세례를 받기 전 며칠 동안 전례적 인 준비를 하게 하였다. 《디다케》에 언급되어 있는 내용 에 따르면, "세례 전에 부세자와 수세자는 미리 단식하 시오. 그리고 다른 이들도 할 수 있으면 (미리 단식하시 오) 당신은 수세자에게 하루나 이틀 전에 단식하라고 명 하시오"(7, 4)라고 하였다. 유스티노 시대에는 많은 신자 들이 장차 세례를 받게 될 새 입교자들과 자신들을 동일 시하여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단식하였으며, 공동체가 바치는 예배에 그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켰다. 그리하여 세례 장소에서부터 그들을 인도하여 '형제들의' 큰 공동 체에 그들을 입회시켰으며, 그들과 함께 미사를 거행하 였다(유스티노, 《호교론》 I, 65~66). 유스티노의 이와 같 은 증언은 세례 단계의 필수적인 내용들과 세례 지원기 에 요구되는 사항들을 제시해 준 것이다.
세례 지원기의 허가 : 세례 지원기로 들어가는 허락은 이미 그가 선발되었음을 뜻하였지만, 이때 어떤 후보자 들은 그들의 동기가 불순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였다. 현재 '후견인' 이라고 부르는 이들, 이를테면 청원자들에 게 복음을 전하였고, 그래서 그들을 대동하고 교회에 나 온 그리스도인들은 예비 신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원 의를 증거하여야만 했다. 교리 교육을 받는 동안 "말씀 을 들을 만한" 충분한 신앙을 저들이 가졌는가? 심지어 는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신자 고용주들에게 그들에 대 한 의견을 묻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해서 받아들인 예비 신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인 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 구 사항들을 들려주었고, 예비 신자들이 그리스도교 윤 리와 상반되는 직업을 가졌다면 그 직업을 포기할 것도 요구되었다. 예를 들어 우상 숭배 · 살인 · 음행의 세 가 지 중대한 죄들 중 어느 하나라도 범하게 될 소지가 있는 직업은 포기하게 했던 것이다.
교리 교육 : 교리 교육은 교사들과 성직자와 평신도들 이 맡았으며, 원칙적으로는 3년 동안 계속되었다. "예비 신자들을 3년 동안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 람이 매사에 있어 진지하고 줄기차게 노력한다면 그를 받아들일 것이니, 왜냐하면 판단하는 시기가 아니라 행 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육을 끝마칠 때마 다 예비 신자들로 하여금 신자들과는 떨어져서 자기네들 끼리 기도하게 할 것이다. ··· 예비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나면 교사는 그들 위에 손을 얹어 기도를 해주고 그들을 내보낼 것이다. 교사가 성직자나 평신도인 경우에도 예 비 신자들에게 그와 같이 해줄 것이다"(히폴리토). 한편 으로 이때의 교리 교육은 일터에 나가기 전 아침에 갖는 공동체의 미사 동안에 실시되었다. 따라서 예비 신자들 은 특별하게 모임을 만들어서 모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들이 비록 아직은 교회의 완전한 성원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은 이미 교회에 발을 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자들과 함께 말씀 전례에 참 여하였으나, 전례 모임에서 특별하게 지정된 자리에 앉 았으며 평화의 입맞춤은 하지 않았다. 다만 공동체의 전 례 끝에 이르러 교리 교사가 예비 신자들을 위해 특별한 기도를 바쳤다. 기도 전에 행했던 안수는 아마도 구마를 위한 안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세례의 마지막 준비 : 세례의 단계로 들어가기 위해서 는 또 하나의 시험을 치러야 했는데, 이때 후견인들은 다 시 한번 예비 신자들을 위해 증언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때에는 교육이 시행되는 기간 동안의 예비 신자들의 행실이 시험대에 올랐다.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 이들을 '선발' 하고 나면 그때부터 그들은 복음을 들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을 세례를 준비하는 전례에 참 여시켰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이 시작되었으며, 이 기간은 아마도 한 주간 동안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날마다 선발된 이들에게는 구마를 위한 안수가 베풀어졌고, 그리고 나서 더 장엄한 구 마 예식은 주교에 의해서 베풀어졌다.
세례를 받기 위한 여정에 있어서 세례 지원기가 그 첫 단계는 아니었다. 그와 같은 여정에는 우리가 너무나 자 주 간과하고 있는, 탐구와 발견의 단계를 우선적으로 거 쳐야 했다. 그러한 시기가 바로 복음화의 단계로서, 구도 자가 일단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교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 고 난 후 그는 이 시기 동안 그리스도인과 개별적으로 직 접적인 접촉을 하게 되었는데, 복음이 선포되고 그리스 도교의 교의에 따른 전반적인 신앙 행위에 눈을 뜨게 해 주는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즉 이 시기는 자신의 생활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함으로써 그리스도에게로 최초로 귀 의하는 때였으므로 그러한 결심과 회심이 없이는 세례 지원기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첫 번째 선포, 즉 케리그마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 내 용은 아마도 살아 있는 하느님과 우상 숭배에 관한 문제 에 초점이 맞추어졌을 것이다. 다시 말해 창조주인 하느 님, 인간의 삶과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을 사랑하는 하느님에 대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이 교도들의 지도자들과는 반대로, 그들은 하느님이 이 세 상에 파견한 분으로서 인간의 조건을 취하였으며, 죽기 까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 준 예수 를 소개하였다. 그러므로 신앙이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면서 그리스도를 기꺼이 맞아들인 이들 에게로 눈길을 돌리도록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것이었 다. 이와 같은 일관된 공통 주제를 데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1장 9-10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우 상에 대한 배척, 한 분인 창조주를 깨닫는 일, 그리스도 에 대한 신앙이 근본적이고 일관된 주제였던 것이다. 이 러한 가르침 때문에 그리스도교는 우월하고 참신한 신앙 공동체로 비쳐졌으며, 결국에 가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확고한 열망에 사로잡 히게 하였다.
〔중 세〕 중세에는 여기저기서 세례 지원기를 지켜 온 흔적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줄곧 실제적인 목적으로 세 례 지원기가 지켜진 것은 아니었다. 세례 지원기를 지켜 온 흔적도 성인 예비 신자들을 단계별로 준비시켜 세례 를 주던 관습이 교회 안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 는 것을 말해 줄 정도일 뿐이고, 신학적인 성찰이나 교회 의 전례에서도 미미하게 그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12세기에 생 빅톨의 후고(Hugo de St-Victor, +1141)는 《그 리스도인의 신앙의 성사들》(De Sacramantis Fidei Christianae)에서 세례 지원기에 대해 언급하였고, 토마스 아퀴 나스(Thomas Aquinas, 1225~1274)는 《신학 대전》(Summa Theologiae)의 세례에 대한 '질문' 68항(m q. 68) 이하의 몇몇 군데에서 '예비 신자들' 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러나 선교 지역에서는 불과 며칠 동안 준비를 시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교회가 제도 화되고 나서부터 지켜졌던 단계별 세례 준비는 예식서에 서 언급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그러한 요소들이 단일한 세례 예식 속에 통합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세례 지원기가 있기는 하였지만 그 의미를 잃어버렸으 며, 그대로 지켜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현 재〕 현재의 세례 지원기에 대해서 언급할 때, 먼저 예비 신자들이 어떤 단계를 밟아서 세례받을 준비를 하 는가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비록 중세에 세례 준비 기가 분명하게 지켜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교회 내에서 예비 신자들의 교육 기간이 완전히 폐지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리스도교화된 지방 에서도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이 쇄신되는 중이며, 선교 지역에서는 이 제도가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다(<현대의 교리 교육> 23항). 1974년 6월에 전례 성사성에서는 《어 른 입교 예식서》(Ordo Initiationis christianae adultorum)를 발 표하면서 교회 초창기의 좋은 전통을 다시 받아들여 예 비 신자 교육 기간을 '전(前) 예비기-예비기-정화와 조 명의 시기-신비 교육기' 로 나누고, 예비 신자들을 단계 별로 준비시켜 세례를 주도록 권고하였다. 이러한 가르 침에 따라서 한국 교회에서도 비록 그 기간은 교구마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동안 예비 신자들을 단계 적으로 준비시켜 세례를 주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예비 신자 교육 기간은 최소한 1년 정도는 되어야 한 다. 그리고 이 기간은 문자 그대로 '최소한의 교육 기간' 이며, 이는 신앙의 식견을 쌓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오히 려 하느님께 돌아서고 그리스도인의 신앙 실천들을 몸에 익힘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로 변모되어 가는 시기이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사목 회의 의안-교리 교육》 31 항). 한편 그리스도교 신앙 전통과 문화에 대해서 낯선 한국인의 실정에서는 "후보자 편에서 탐구가 필요하고 교회의 편에서는 복음을 전해야 하는 시기"(《어른 입교 예식서》 7항)인 '전 예비기' 의 교육을 보다 충실하게 시행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회법에서는 "주교 회의는 예 비 신자들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여 예비 신자가 해야 할 일과 그들에게 특은으로 인정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규정할 소임이 있다" (788조 3항)고 하면서 "세례받기를 원하는 어른은 예비 신자로 받아들여지고 주교 회의에 의하여 적응된 입교 순서와 주교 회의에 의하여 제정된 특별 규범에 따라, 가능한 한 여러 단계를 거쳐서 입교 성사로 인도되어야 한다" (851조 1호)고 하였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는 "예비 신자들은 신자 생 활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적어도 6개월 간 매주일 미사 에 참여하고, 필요한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통신 교 리 이수자도 이에 준한다"(54조 1항)고 하면서 "어른에게 세례를 집전할 때, 가능하다면 단계적 입교 예식을 거행 한다. 단계적 입교 예식을 모두 할 수 없는 경우, 간략한 입교 예식으로도 세례를 집전할 수 있다" (63조 2항)고 언 급되어 있다. 결국 한국 교회는 예비 신자들에 대한 교회 의 지침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지 않으며, 주교 회의가 수 행해야 할 책임도 충분히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새 영세자들이 파스카 신비에 대해 깊이 이해하도록 교육시키고 그들에게 교회 공동체에 대한 산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해 주지 못함으 로써, 새 영세자만을 양산할 뿐 더 이상의 배려를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 생활 에 어려움과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쉽게 발생할 수 있 고, 처음에 지녔던 열정이 더 이상 성숙되지 못하고 쉽게 식는 경우도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 영세 자들이 다른 신자들과 깊은 유대를 맺으며 신앙과 교회와 세상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해주기 위해서는 '신비 교육' 을 강화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마땅할 것이 다. (⇦ 예비 신자 기간 ; 예비 신자 ; → 세례성사
※ 참고문헌 J.A. Jungmann, 《NCE》3, pp. 238~240/ Emilio Alberich, Dizionario di Pastorale Giovanile, Torino, 1989, pp. 121~129/ Michel Dujarier, A History ofthe Catechumenate, Sadlier, 1979/ C. Bastid, <제2 차 바티칸 공의회의 관점에서 본 성세 예비기(聖洗豫備期)〉, 《사 목》 3호( 1967. 11),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pp. 72~82. 〔李相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