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히〕מֶלַח · 〔그〕ἅλας · 〔라〕ἅλας · 〔영〕sa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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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전통적으로 성수의 축복에 사용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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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전통적으로 성수의 축복에 사용되어 왔다.


물건이 썩는 것을 막고, 음식 맛이 나게 하는 결정체.소금은 인간 생활에 있어서 두 가지 필수적인 요소를 갖 고 있는데, 첫째는 음식의 맛을 내는 가장 기본적인 조미 료로서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고, 둘째는 음 식물을 장기간 보존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금은 정화 혹은 부패를 막는 것을 의미하는 종교적인 상징으로 사 용되기도 하였다. 〔성서에서의 소금〕 구약성서 : 고대로부터 많은 국가 들은 소금을 매우 엄중하게 관리하는 것이 보편적이었 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사해의 높은 염도(33%)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소금을 얻을 수 있었고, 성서는 이 사해 의 위치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였다(창세 14, 3 ; 민수 34, 3. 12 ; 신명 3, 17). 구약성서는 소금이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전하고 있지만, 반면에 매우 중요한 상징 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구약성서에 보면 소금이 생필품으로 중요하게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에즈 6, 9 ; 7, 22 ; 집회 39, 26). 특히 집회서에서는 사람이 살아가 는 데 제일 필요한 것이 물과 불과 쇠 그리고 소금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기온이 높은 사막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는 소금이 꼭 필요하였음을 말하는 것이다. 또 음식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욥기 6, 6) 조미료로서 소금이 중요하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구약성서 특유 의 상징적인 의미 즉 하느님과 사람 · 사람과 사람 사이 의 계약의 징표로 소금을 사용하였다(민수 18, 19 ; 2역대 13, 5). 이는 부패하지 않는 소금의 성질을 상징화한 것 으로 보이는데, 셈족의 관습에 의하면 소금은 우정을 상 징하였고 소금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우정 을 나눈다는 의미였다.
또 소금은 제의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하느님께 바치는 봉헌물에는 의무적으로 소금을 뿌려야 하였고(레 위 2, 13 : 에제 43, 24), 하느님의 제단에 분향하기 위한 가루 향을 만들 때도 소금을 사용하였다(출애 30, 35). 정 화의 의미로 소금을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엘리사가 우 물에 소금을 뿌리는 장면(2열왕 2, 20-23)과 아기가 태어 나면 소금으로 닦아 주는 관습에 대해 언급한 이야기(에 제 16, 4)는 소금이 약품으로 사용되던 로마 시대의 관습 과도 비슷하다. 또한 염도 높은 소금 땅은 모든 생물의 생육을 막는 불모지(不毛地)를 뜻하여 '소금의 땅' (예레 17, 6 ; 스바 2, 9)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하였고, '저 주하다' · '초토화시키다' 는 의미로 "아비멜렉이 세겜 성을 공격하여 그 안에 있는 백성들을 죽이고 온 성읍을 헐고 소금을 뿌렸다"(판관 9, 45)는 언급도 있다. 소금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로마인들도 지니고 있어 그들은 정 복한 도시에 반드시 소금을 뿌려 경작이 불가능하게 하 였다. 이와 같이 구약성서는 일상적인 소금의 사용과 함 께 소금의 의미를 보다 상징화하고 제의화시켰다.
신약성서 : 신약성서에는 소금이라는 단어가 단 몇 번 만 사용되고 있지만 소금의 의미를 그리스도론적으로 재 해석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상징을 소금에 부가하였다.마태오 복음의 산상 설교에서 예수는 진복 선언에 이어 서 곧바로 제자들이 세상의 소금임을 선포하였는데(5, 13), 이는 구조상 '너희는 세상의 빛' 이라는 5장 14절의 선언과 병행 구절이다. 여기에서 소금과 빛은 당대의 종 교적 · 사회적 상황의 반영으로, 예수의 제자는 불신의 세대에 참 신앙의 맛을 주는 소금이며 불신의 암흑을 비 추는 빛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러한 선언은 병행하는 공관 복음서에서 더욱 구체화되었 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는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 에 이어 소금에 관해 언급하였는데, 먼저 소금은 좋은 것 이라고 선언하고 세상의 소금인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유 혹에 빠지거나 변질됨이 없이 그리스도의 계명으로 사회 를 변화시킬 것을 명령하였다(9, 50). 루가 복음에서도 예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하 며 그렇지 못하면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하였다 (14, 34).
그러므로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선포한 소금의 새로운 상징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소금은 우선 그 리스도인들의 신원과 연결되어 있다. 마태오 복음에서 드러나듯이 그리스도인들은 어둠을 비추는 빛이 되어야 하며, 세상을 그리스도로 맛들이는 소금이 되어야 한다 는 것이다. 둘째로 소금은 그리스도인들의 항구한 결단 과 관련되어 있다. 마르코와 루가가 전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향한 단호하고 불변한 선택 을 견지하여야 하는데, 마치 소금의 맛이 변화되면 더 이 상 소금이 아닌 것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신앙의 항구성을 필연적으로 견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1452~1519)는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 곁의 소금 그릇을 뒤집혀진 형태로 그림으로써 예수를 배반한 유다의 인물상을 암시하였다.
〔전례에서의 소금〕 고대 로마에서는 태어난 지 8일이 지난 아기의 입술에 소금을 뿌려 주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는 아기를 악신(惡神)의 위험으로부터 구해 내기 위한 행위였다. 그리고 제물에 반드시 소금을 뿌린 후 봉헌하 라는 구약성서의 규정은 그리스도교 전례 안에서 소금을 사용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전례에서의 소금의 사용은 성서가 말하는 소금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 때문 이었다. 우선 "여러분은 땅의 소금입니다"(마태 5, 13)라 는 예수의 선포는 곧바로 초대 교회의 세례성사와 연결 되었다. 3~4세기경 아프리카와 로마에서는 새 입교자 들에게 십자 표시를 해준 뒤 곧 이어서 축복한 소금을 입 에 넣어 주는 예식과 구마 예식을 행하였는데, 이는 그리 스도인이 되었다는 상징인 동시에 악신의 세력으로부터 보호를 청하던 로마 관습과도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소 금으로 악신을 쫓게 해달라는 7세기경 《젤라시오 성무 집전서》(Sacramentarium Gelasianum) 288항의 기도문은 1614년의 예식서에 등장하는 어른 세례 예식과 어린이 세례 예식으로 이어졌으나, 현행 예식서에서는 구마 기 도에서의 소금 사용이 삭제되었다. 하지만 첫 구마 기도 문에 부패를 없애 달라는 내용은 아직도 남아 있다(《어른 입교 예식서》 114항).
소금은 또한 성수의 축복에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 다. 고대 로마에서도 소금을 물에 넣어 종교적인 의미로 사용하였고, 6세기경에 이르러서는 그리스도교 전례에 서도 소금을 넣은 성수를 사용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다.이는 소금이 주는 성서적인 의미와 함께 물의 부패를 방 지하려는 실질적인 이유로 성수를 축복할 때 소금도 함 께 축복하여 성수에 넣었던 것이다. 소금을 사용하면서 성수를 축복하던 기도문은 《젤라시오 성무 집전서》의 1559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1614년의 예식서를 거 쳐 현행 예식서에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기도문의 내용 은 예언자 엘리사가 우물을 축복하여 부패를 막았던 성 서 기록과 유사하다. 《젤라시오 성무 집전서》의 기도문 에 의하면, 소금은 영혼과 육신의 건강과 악신의 세력으 로부터 보호받는 하느님의 상징이라고 하였다. 현행 《미사 경본》의 부록에 수록된 <성수 축복 예절>은 성수를 축 복하는 집전자가 성수 축복시에 전통적인 방법대로 소금 을 사용하든지 소금 사용을 생략하든지 선택하도록 하였 으며, 미사 밖에서 성수를 축복할 때 사용하는 《축복 예식서》 33장에는 소금을 사용하라는 규정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 밖에도 이전의 예식서에는 동물들을 위한 소금의 축복이 부록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개 에 물린 상처에 바를 소금을 성 후베르토(Hubertus Tungrensis, 657~727) 축일(11월 3일)에 축복하기도 하였다. 현 행 예식서에는 소금을 축복하는 예식이나 소금을 사용하 여 축복하는 예식은 없지만, 만일 소금을 축복해야 할 필 요가 있다면 《축복 예식서》 36장에 있는 <신심 때문에 요청되는 음식이나 기타 물건의 축복>으로 행할 수 있다.
〔사회 종교적인 의미〕 로마 시대에는 군인과 관리들에 게 봉급으로 소금을 지급한 시기가 있었다. 이를 라틴어 로 '살라리움' (salarium)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봉급을 의미하는 영어 샐러리(salary)가 유래하였다. 또 고대 그 리스에서는 소금을 주고 노예들을 샀으며, 소금으로 큰 돈을 번 도시도 있었다. 7세기경까지 작은 어촌에 불과 하였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무역이 발달된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가까운 해안에서 얻어진 소금을 지중해 동쪽의 국가들에 팔고, 그것으로 현지의 산물 을 사서 유럽에 팔아 큰 이익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소금은 유교 · 불교 · 도교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 종교들을 믿는 사람들이 종교적 차원에서 소금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민간에 서 소금은 부패를 막는다는 실질적인 기능 외에도 부정 의 방지와 재계(齋戒)를 상징하기도 하였는데, 초상집에 다녀온 사람에게 소금을 뿌리거나 신성한 장소임을 표시하고자 소금을 뿌려 경계를 삼는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성수)
※ 참고문헌  G. Gancho, Enciclopedia della Bibbia, vol. 5, Torino, Leumann, pp. 70~731 J. Gratsch, 《NCE》 12, pp. 989~990/ W. Nauck, Salt as a Metaphor in Instructions for Discpleship, 《StTh》6, pp. 165~178.〔李完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