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기도

- 祈禱

〔라〕oratio vocalis · 〔영〕vocal pr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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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기도는 공동 또는 개인적으로 기도문의 내용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정성되이 소리를 내어 외우는 기도이다.

소리 기도는 공동 또는 개인적으로 기도문의 내용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정성되이 소리를 내어 외우는 기도이다.


입으로 발설하는 기도만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언어화 한 모든 기도. 소리 기도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내 밀한 개인 기도이며, 주님의 기도나 시편, 찬미가 혹은 여러 호칭 기도나 묵주 기도 등을 암송하는 기도를 말한 다. 과거에는 '염경(念經) 기도' 라고 하였다. 〔종 류〕 소리 기도에는 전례 기도와 비전례 기도가 있 다. '전례 기도' 는 공개적인 신앙 고백의 성격을 띤 교회 의 공식적인 기도이며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공동체 가 함께 드리는 공동 기도이다. 전례 기도에는 최고의 기 도인 미사와 그 밖의 성사 · 준성사 · 시간 전례 · 말씀의 전례 등이 있다. '비전례 기도' 는 전례를 통해 이루어지 지 않는 소리 기도로, 공동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바치는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 묵주 기도 · 십자가의 길 · 여러 호칭 기도 등 기도문의 내용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정 성되이 소리를 내어 외우는 기도이다. 화살 기도나 자유 롭게 바치는 자유 기도도 이러한 비전례 기도에 포함된다.
〔신학적 의의와 교회의 가르침〕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 의 내적인 마음과 외적 표현이 일치되어야 비로소 성립 된다. 즉 무의식적인 기도의 상태가 의식화되어 행동화 되었을 때 기도라고 하는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다. 그리고 기도는 크게 '소리 기도' 와 '관상 기도' 로 나 누어지는데, 글이나 기도문을 외우거나 낭독하는 소리 기도와는 달리 관상 기도는 아무 언어나 기도문을 쓰지 않는 내심의 기도 또는 침묵의 기도를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 기도가 단순히 입으로 하는 기도이고 관상 기 도는 마음으로 하는 기도라고 설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모든 기도는 다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또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슨 말이나 기도문을 사용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심 의 기도는 말이나 행동을 빌려 표현되며, 외적 표현인 말 이나 행동은 기도하는 사람의 내적인 태도에 영향을 미 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자는 하느님 께 대한 흘러 넘치는 마음의 표현으로 소리 기도를 해야 한다.
소리 기도의 합법성과 필요성 : 소리 기도를 관상 기도 보다 수준이 낮고 영적인 생활의 초기에나 하는 기도라 고 보는 것 또한 옳지 않다. 초기 교회 때에는 외우지 않 는 기도가 없었다. 많은 교부들과 그리스도인들은 소리 기도를 하면서 묵상을 하였으며, 소리 기도와 관상 기도 를 구별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 이후부터였다. 수아레스 (F. Suárez, 1548~1617)는 여러 이단들이 소리 기도를 거부 하였다고 하였고, 베르톨드(Berthold de Rohrbach)는 소리 기도가 사람들에게 유용하거나 필요하지도 않고 오직 내 심의 기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였다. 또 스페인의 환시가들은 관상 기도는 신적인 규범에 의해 명해진 것 이라고 가르쳤고, 롬바르디아의 펠라지우스주의자들은 소리 기도는 관상 기도에 비해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관 상 기도가 소리 기도와 섞일 때 물 탄 포도주처럼 가치가 떨어진다고 했다. 또한 가톨릭 교회가 소리 기도나 다른 영성 수련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거부 한 이탈리아 리구리아(Liguria)의 정적주의자들(quietists) 은, 소리 기도뿐만 아니라 영적 독서 · 설교 · 성인 호칭 기도 등을 관상에 방해되는 장애 요소로 여겼다.
한편 성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숨어 계시는 당신 아버지께 기도하시오"(마태 6, 6)라는 말씀에 따라, 기도는 하느님께 비밀스럽게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소리를 내어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토마스 가 이와 같이 언급한 것은 소리 기도의 합법성이나 필요 성을 부인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동 기도와 개인 기도를 구별하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었다. 그에 의하면 공동 기 도는 소리 기도가 되어야 하며, 개인 기도는 소리나 외적 인 표현을 꼭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개인 기도라 하더라 도 소리 기도로 함으로써 더욱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 침잠되어 있는 사고나 의지를 일깨워 내면의 신심을 더욱 고무시킬 수 있다. 둘 째, 사람은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영혼과 육체를 동원하여 하느님을 더욱더 잘 섬길 수 있다. 셋째, 인간 영혼의 상태가 육체를 출구로 해서 표현되는 데 있어서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신학 대전》 2a~2ae, q.83, a.12).그러면서 토마스는 소리 기도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q91,a1) 또 그는 《호교 대전》(護敎大全, Summa Contra Gentiles)에서 외적 인 표현을 등한시하는 이단을 거부하면서, 그들은 자신 들이 인간임을 망각하고 있으며 내적인 의식이나 지각을 위한 감각적인 표현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소홀히 하였 다고 비판하였다.
교회는 정적주의자들을 비롯한 여러 이단들에 반대하 여 모든 영성 생활에 있어서 소리 기도의 유용성을 옹호 하였다(DS 2234).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내적 기도에 감각을 결합하려는 욕구는 인간 본 성이 요구하는 것이고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인간 감정을 외적으로 표현해야 할 필요성 을 느낄 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2702항)
관상 기도와의 관계 : 소리 기도와 관상 기도는 서로 멜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소리 기도는 관상적인 요소를 포함하며 점차 관상화되어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도 생활이 심화되어 가면 갈수록 모든 소리 기도는 관상 기 도가 되고 관상적인 색채를 띠게 되기 때문이다. 기도에 서 언어란 인격적 친교의 실질적인 매듭과 같은 것이고, 또 인간 내심의 가장 완전한 표현이다. 하느님이 당신의 말씀을 통해서 인간에게 말씀하시듯이, 우리의 기도는 마음속으로 하는 말이나 입으로 하는 말을 통하여 구체 화되는 것이다. 기도가 진정한 종교적 행위로서 언어화 된다면, 이 안에서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닌 기도의 본 질에 속하는 것이요 기도를 신앙의 증거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리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스승이 침묵 중에 하는 기도에 마 음이 끌려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에게 예수는 소 리 내어 하는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었다(루가 11, 1). 예수는 회당에서 전례 기도만 드린 것이 아니었 다. 복음서에서는 예수가 환희에 차서 성부를 찬양한 것 을 비롯하여 게쎄마니에서 비탄에 젖기까지 개인 기도를 소리 높여 바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소리 기도가 외적이고 완전히 인간적인 것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의 탁월한 기도이고, 가장 내적인 기도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소리 기도를 무시할 수는 없으며, 소리 기도는 관상 기도의 최초의 형태가 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700~2701항, 2704항).(⇦ 염경 기도 ; → 관상 ; 기도)
※ 참고문헌  《가톨릭 교회 교리서》 3 · 4, 한국천주교중앙협의 회, 1996, pp. 920~921/ 김보록, <기도의 신학 Ⅳ-기도의 원리와 실 천>, 《신학 전망》 56호(1982. 봄), 대건신학대학 전망 편집부, 1982, pp. 141~143/ Josef Sudbrack, 《SM》5, pp. 79~80/ A. Fonck, 《DTC》25, pp.185~187/ K.J. Healy, 11, p. 6771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 vol. 39, ed. by Thomas Gillby O.P., New York, McGraw-Hill Book Co., 1964, pp. 81~83, 245~247. 〔梁蕙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