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서 말과 행동으로 금기(禁忌)나 권장(勸 奬)을 하고, 길조(吉兆)와 흉조(凶兆)를 판단하는 민간 신앙의 한 형태. 속신은 '민간 속신' (民間俗信, folk belief) 또는 이를 언어로 표현한 '민간 속신어' (民間俗信語, folk belief sentence) 모두를 의미한다. 금기어(禁忌語) · 길조 어(吉兆語) · 징크스(jinx) · 사인(sign) · 금기(abooo)라고 도 하는데, 이는 속신의 부분적인 용어일 뿐이다.
[정 의] 속신은 교주 · 교리 · 교단 · 교인이 있는 신앙 형태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활용되는 과학이며 교육이 고, 도덕이며 종교라는 소박한 믿음이다. 따라서 속신 하 나하나는 독자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일반인 전체가 교 인에 해당된다. 속신은 일반인들이 그렇게 믿는다는 근 거가 있어야 한다. 어느 한 개인이 사적으로 믿는 것, 예 를 들어 운동 선수가 승리하려고 시합 전에 목욕을 한다 든지, 손톱과 머리를 깎지 않는 것은 개인의 징크스이지 속신은 아니다. 이러한 속신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존재 해 왔으므로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 형태이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발생과 전승과 영향은 시간과 공간과 인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어떤 속신은 외국과 같기도 하고 다르 기도 하다. 그러므로 민속학 · 인류학 · 종교학 · 언어학 등 모든 학문 영역에서 속신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속신과 비슷한 언어적 진술체로는 속담이 있다. 그러 나 속담이 비유적 함축을 지닌 교훈적인 성격을 띠는 반 면에 속신은 직접 행동의 지침이 되어 해석하고 받아들 이는 사람의 행동을 유발한다. 또 속담이 평서문이나 권 유문으로 이루어진 은유적 · 풍자적 표현인 데 비해, 속 신은 믿음을 함축한 가언명제(假言命題)로 이루어진 직 설적인 언어적 진술체이다.
[전 승] 속신은 과거에 경험한 모든 것을 전승하여 실 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축약한 신앙, 곧 '믿음' 이다. 이 믿음은 후손이 "미신(迷信)이다, 우상(偶像)이다, 불 합리(不合理)하다, 무논리(無論理)다, 비과학적(非科學 的)이다"라고 하여 수용을 거부하면 전승되고 적용하는 힘을 잃어 소멸되고 만다. 예를 들어 "아이가 생쌀을 먹 으면 어머니가 죽는다"는 속신은 과거에는 어린아이가 이를 믿고 생쌀을 먹지 않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이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쌀이 아니더라도 먹을 음식이 많 기 때문에 아예 쌀을 먹지 않는다. 본래 이 속신은 식량 이 부족한 시대에, 어머니는 자식이 쌀을 먹으면 양식이 축나서 괴롭고 또 쌀을 먹겠다는 자식을 못 먹게 하여도 괴로우니, 자식이 어머니의 마음을 알아서 먹지 말라는 진리와 같은 위력이 있었던 것인데, 지금은 여건상 효력 이 없다.
[특 징] 전국적으로 약 3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
는 속신은 모두 이유가 있어서 발생하였고, 또 사람들에 게 영향을 미치면서 전승되어 왔다. 따라서 속신을 하나 하나 해석해 보면 바로 한국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즉 속신에는 지덕체육(智德體育), 진선미(眞善美) , 부귀 색(富貴色) 등 민간의 모든 생활이 담겨 있는데, 이러한 속신의 특징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과학적 합리성 : 인간의 원초적인 심성에는 길흉화복 을 예측하고 자연의 신비를 해석하고 개인과 단체의 생 활을 이롭게 하려는 욕망이 있다. 이러한 것이 반복 시행 되는 가운데 지식이 누적되고 경험이 뒷받침되어 특수한 문형(文型)으로 축약되는데, 여기에는 합리와 논리와 과 학이 있다. 예를 들어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속신에서, 비가 오려면 저기압이 되어 대기에 습기가 많 아지는데 이때 작은 곤충들은 날개가 젖어 높이 날지 못 하므로 이들을 먹이로 하는 제비도 자연히 낮게 날게 마 련인 것이다.
교육적 윤리성 : 사람은 학교 교육이나 제도 교육에 앞서 어려서부터 사람답게 사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속신에는 이러한 교육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이웃에 초상이 나면" 모든 일을 제쳐놓고 가서 위로하 고 도와 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이것은 당위(當爲) 요 상식인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에 대해 속신에서는 "이웃에 초상이 났는데 국수를 먹으면 줄초 상난다" , "새 옷을 사 입으면 저승에 같이 가자고 한다" , "머리 감으면 불길하다" , "머리를 빗으면 불길하다", "만 든 옷을 입으면 출세 길이 막힌다" 고 하여, 이웃이 슬퍼 하면 같이 슬퍼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바로 해를 입는다 며 직설적으로 윤리 교육을 하고 있다.
주술적 심리성 : 속신 중에는 현대의 과학 지식과 교 육 수준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것이 있다. "일식이 생기 면 그 나라에 난리가 날 징조이다" , "혜성이 보이면 전쟁 이 일어난다", "사명대사 비석(表忠祀碑)에 땀이 나면 국가에 큰일이 생긴다", "호박씨를 까먹으면 엄마가 죽 는다" 등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것이 논리적으로 해결되면 속신은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가치 가 있지만, 해결되기 전까지는 주술적이고 심리적인 현
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비유 · 상징 . 언어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하다. 즉 설화 에 의하면, 일식(日蝕, 日食)은 오랑캐라는 무서운 개가 임금으로 비유되는 해를 먹는 것이다. 따라서 일식은 임 금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요, 내우외환 · 한발 · 홍수 · 질 병 창궐과 같은 국가적인 위기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월 식(月蝕, 月食)과 혜성의 출현도 이와 마찬가지인데, 신 라 향가 중 혜성이 나타났을 때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은 <혜성가>(彗歌)는 바로 이러한 속신과 같은 의미 이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고 왜군과 싸 웠으며, 전쟁 후에는 일본에 가서 전후 처리를 하고 포로 를 쇄환(刷還)한 사람이다. 그런데 사명대사비는 바로 사명대사 자체요 그 영령이며 그 사람의 애국심이다. 따 라서 대사의 비에서 땀이 난다는 것은 장차 일어날 국가 의 일에 대해 사명대사가 매우 걱정한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호박씨 깐다"는 '이중 성격을 쓴다' 또는 '의뭉스럽 다' 는 비난이며, "호박씨 까서 한입에 털어 넣는다"는 속 담처럼 조금씩 여투었다가(貯蓄) 한꺼번에 털어 없앤다 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호박씨를 까먹으면 엄마가 죽 는다"는 속신은 자식이 비난을 받고, 또 자식이 미련하 게 돈을 쓰기 때문에 부모가 죽을 지경이라는 의미로 해 석할 수 있다.
[표현과 구조] 속신의 대부분은 말이 있는 유언 속신 (有言俗信)이지만, 말이 없는 무언 속신(無言俗信)도 있 다. "눈을 흘기면 죽어서 구렁이가 된다" 또는 "죽어서 가자미가 된다" , "법새눈이 된다"와 같이 말로 표현하면 유언 속신이지만, 그냥 흘기는 사람이나 흘기는 것을 본 사람이 말없이 수용하면 무언 속신이 된다. 또 엄지손가 락를 치켜세우면 상대를 칭찬하는 것이므로 권장하는 속 신이 되고, 검지와 중지를 꾸부리고 그 사이에 엄지를 끼 워 상대에게 보이면 성기나 성행위를 의미하므로 금기하 는 속신이 된다. 그리고 "산에 가서 호랑이 얘기를 하면 호랑이가 나온다"는 속신은 산에 가서 '호랑이' 라는 말 을 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언어 금기요, "산에 갈 때 백반 을 몸에 바르면 뱀이 도망간다" 는 것은 행동 속신이다. 결국 어느 속신이나 표현하고 전승할 때는 전부 유언 속 신이고, 언어 속신이다.
속신을 언어로 표현하는 속신어는 속담이나 수수께끼 와 더불어 구비(口碑, 口傳)하는 단문(短文)으로, "만 약············하면 · ···· 나(假言命題)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아기를 배었을 때 닭고기를 먹으면"은 조건 절이 되고, "아기 손발이 닭을 닮는다" 는 결과절이 된다. "아이 옷을 밤에 널지 말라" 는 속신어도 형태는 명령 지 시문으로 되어 있으나, "아이 옷을 밤에 널면(조건절) 해 롭다, 또는 벌레가 팬다(결과절)"는 구조이다. 따라서 조 건절을 X, 결과절을 Y라 하고 "물을 잘 먹으면 부자로 산다"처럼 좋은 결과를 't' , "되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 면 가난해진다"처럼 나쁜 결과를 " 라고 하면, 민간 속 신어(folk belief, 약칭 FB)의 구조 공식은 조건절+결과절, 조건절-결과절, 곧 'FB 이다.
그런데 속신어에는 고정적으로 "꿈에", "관상에" "병 이 나서" , "죽어서" 등 그 속신이 속하는 분야를 지시하 는 단어 부분이 있다. 이것을 기능어(機能語, 이것을 a라 하자)라 하면 속신어의 구체적인 구조 공식은 'FB=a(X ±Y)"가 된다.
[유 형] 기능어는 전체를 지배하므로 해석할 때 조심 하여야 한다. 이 기능어는 앞에 오는 것과 조건절과 결과 절 사이에 오는 것이 있는데, 그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 다.
① "일상 생활에서 밥그릇을 뒤쪽에서부터 먹으면 도 둑놈이 된다" : 이것은 일반 속신어라고 할 수 있는데, 대개 앞의 '일상 생활에서' 는 생략된다.
② "구경 못하고 일만 하다가 죽으면 죽어서 소가 된 다" : 미래 속신(來世(俗信)이다.
③ "이사 가면 마땅히 이웃에게 팥죽을 주어라" "손 님이 왔을 때 방을 치우지 말아라" : 이것은 일반 속신어 와 비슷하지만 결과절이 대개 생략된다. 또 '마땅히' 가 중간에 있는데 실제로 사용될 때에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당위 속신(當爲俗信)이다.
④ "병이 나서, 곧 두드러기가 났을 때 변소 짚을 빼서 불에 쓸어 주면 낫는다" : 이것은 병이 난 경우에 행하는 민간 치료법에 해당되지만, 병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 이 다르다. 요법 속신(療法俗信)이다.
⑤ "못자리 땅이 나비혈일 때 비석을 세우면 자손에게 해롭다" : 이것은 풍수지리설에 해당하는 것으로 풍수 속신((風水俗信)이다.
⑥ "꿈에 수레바퀴가 부서지면 부부 금슬이 깨진다" : 반드시 앞에 '꿈에' 라는 말이 나오는 몽유 속신(夢遊俗 信, 解夢俗信)이다.
⑦ "여자 손발이 크면 고생한다" : 이것은 "몸이 어떠 하면"이라고 바꿀 수 있으므로 관상 속신(觀相俗信)이 다. 실제로는 신체 일부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⑧ "개가 땅을 파면 주인이 죽는다", "개미가 자기 집 구멍을 막으면 비가 온다" : 이것은 자연 현상이 어떠하 면 장차 어떤 일이 생긴다는 전조 속신(前兆俗信)이다.
⑨ "도둑맞았을 때 미꾸라지 눈알을 찌르면 도둑놈 눈 이 썩는다" : 이것은 '손해를 보아서' , '소원이 있을 때' 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주술 속신(呪術)틈)이 다.
⑩ "정월 상사일(上巳日, 첫 뱀날)에 머리를 빗으면 그 해 뱀이 집에 든다" : 이것에는 세시 풍속상 '어느 때에 어떤 일을 하면' 이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이는 일 년 중 어느 때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세시 속신(歲時俗信)이다.
현재 한국에 알려진 3만여 개의 속신은 모두 위의 열 가지 유형에 해당된다. 여기서 고정적으로 들어간 기능 어는 '죽어서' , '꿈에' 등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든 것은 "병이 나서" , "땅이", "몸이", "손해보거나 소원이 있어 서" , "일 년 중 어느 때", "자연 현상" 등이며, 생략된 것 은 "일상 생활에서" "마땅히 하라" 등이다.
[전 망] 시대가 바뀌면서 일부 속신은 소멸되고 변질 되며 때로는 새로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왜 속신이 생
기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모르면서, 가치가 없다고 무시할 수도 있고 국적이 불분명하거나 외국의 나쁜 사 례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 온 점 성술(占星術)은 본래 한국의 속신과 무관한 것이고, 신 문이나 잡지에 실리는 '오늘의 운세' 라는 십이지(十二 支) 풀이도 신빙성이 없다. 또 "말띠 여자는 팔자가 세 다"는 것은 일제 시대에 들어온 일본 속신이고, '호랑이 띠가 어떻다 는 속신은 무가치한 신종 속신이며, "벼락 맞는 대추나무(雷棗木)가 귀신을 쫓는다" 고 하여 이를 장식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은 속신을 이용한 상술이다.
사람이 사는 한 속신은 어느 민족에게나 고유한 민간 신앙으로 존재한다. 왼손을 쓰는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보는 유럽과 미국이 있고, 나쁘게 보는 한국도 있으며, 한국보다 더 나쁘게 보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있다. 13 일과 금요일을 싫어하는 유럽과 미국, 4라는 숫자를 싫 어하는 한국 · 중국 · 일본, 거북을 장수로 보는 한국과 음탕한 남자로 보는 중국, 용꿈 · 돼지꿈 · 똥 꿈 · 송장 꿈을 길몽으로 보는 한국인과 후지산(富士山) 꿈 · 날아 다니는 새 꿈 · 먹는 길쭉한 가지 꿈을 길몽으로 보는 일 본인 등 속신은 나라와 민족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속 신은 오늘날 각국, 각 민족의 고유한 문화 전통으로 인정 된다. 한국의 경우도 속신은 현실적인 민간 신앙이며 원 초적인 한국인의 종교 심리의 표출이므로, 사라지고 변 질되기 전에 속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 금기 ; 무교 ; 민간 신앙)
※ 참고문헌 조선 총독부, 《조사 자료》 37집, 1933/ 문화 공보 부 문화재 관리국, 《전국 종합 민속 조사 보고서》, 1969/ 김성배, 《한국의 금기어, 길조어》, 정음사, 1975/ 문효근, <한국의 금기 어〉, 《인문 과학》 8 · 9집, 연세대학교 인문 과학 연구소, 1962· 1963/ 김열규, <속신과 신화의 서정주론>, 《서강 어문》 2집, 서강 어문학회, 1982/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 12, 한국 정신 문화 연 구원, 1990/ 최래옥, 《한국 민간 속신어 사전》, 집문당, 1995/ 정 일형, 〈産育俗信語〉, <비교 민속》 16집, 비교 민속학회, 1999. [崔來沃]
속신 俗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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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

땀이 나면 국가에 큰일이 생긴다는 속신을 간직한 표충사 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