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신학의 한 분야로서 수덕 생활의 원리와 그 실천 방법을 연구하는 신학.
그리스도인의 영성 생활을 신학적으로 정립한 영성 신학은 일반적으로 수덕 신학과 신비 신학(神秘神學)으로 나누어진다. 그리스도인은 "여러분의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여러분도 완전해야 합니다"(마태 5, 48)라고 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완전하고 거룩한 사람 즉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는 수덕 생활을 하여야 한다. 수덕은 덕을 닦는 것으로서 수련(修鍊)을 전제로 하며, 이는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을 성실히 살아가고 완덕의 모범인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하여 방해되는 온갖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용어 및 개념〕 수덕 혹은 수덕 신학을 가리키는 라틴어는 '수련' 을 뜻하는 '아셰티카' (ascetica)로, 그리스어 '아스케인' (ἀσκεῖν)에서 유래되었다. 이 그리스어는 본래 '꾸미다' , '(특히 정신적으로) 장식하다' , 노동을 하여 준비하다' , '타인으로 하여금 훈련을 통하여 적응시 키게 하다' 또는 기술, 특히 운동 선수가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 신체를 단련시키는 '훈련' 등을 의미하다가 차차 그 뜻이 변하여 그리스와 로마의 철학자들이 철학을 연구하거나 덕을 닦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사도 바오로는 사도 행전 24장 16절에서 이 용어를 단 한 번 사용하였다. "나 자신은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거리낌없는 양심을 간직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ἀσκῶ). " '아세티카' 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사본을 제외한 고대와 중세 라틴어에서는 사용되지 않다가 교회 안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신비 신학이란 용어와 대조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신조어(新造語)이다.
역사적으로 '신비적' 이라는 말이 18세기에 이르러 '예외적인 주입 은총' 에 한정되어 사용되자, 프란치스코회의 폴란드 출신 신부 도브로시엘스키(C. Dobrosielski)는 1655년에 크라코우에서 《수덕 신학의 개요》(Summarium asceticae theologiae)란 책을 출판하면서 수덕 신학이라는 용어를 신비 신학과 구별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수덕 신학이라는 용어가 학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또한 1658년에는 예수회의 쇼레(C. Schorrer) 신부가 로마에서 출판한 《수덕 신학》(Theologia Ascetica)에서 이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렸다. "수덕 신학이란 대체로 습관인 덕행이 의지 안에서 응답하는 자신의 궁극적 목적을 위해 합당하게 작용하는 학문이며, 이에 따라 의지가 항구하고 영구적으로 자기의 목적에 적절히 작용하게 한다" (scientia operandi convenienter SUO fini ultimo, cuirespondet in voluntate virtus, quae universim est habitus, sive constans et perpetua voluntas operandi convenienter SUO fini) . 이 정의는 수덕에 있어서 의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윤리 신학과도 통하며, 그가 다룬 문제들은 현대 영성 신학에서도 그대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전에 예수회의 니그로니오(Nigronius) 신부가 1624년에 '수덕 신학 논고 (tractatus ascetici)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1643년에는 니렘베르크(E. Nieremberg)가 '수덕 교의' (doctrinae asceticae)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 후 정적주의(靜寂主義, quietismus)와의 논쟁이 일어나면서 '신비적' 이란 용어가 주입관상(注入觀想, contemplatio infusa)이라는 의미로 보다 제한적으로 사용되자 예수회의 스카라멜리(G.B. Scaramelli) 신부는 1754~1755년에 걸쳐 두 권으로 된 《수덕 신비 지침서》(Direttorio ascetico e mistico)를 출판하였다. 그리고 1884년에는 도미니코회의 메이나르(A. Meynard) 신부가 내적 생활에 관한 두 권의 저서 《내적 생활 개론》(Traié
de la vie interieure)을 펴내 수덕 신학과 신비 신학의 차이를 명확히 구별하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영성 신학자들 사이에서 수덕 신학과 신비 신학에 대한 정의가 상호 일치되어 있지는 않다. 보통 수덕 신학에서는 정화(淨化, purgativatio) · 조명(照明, illuminatio) · 일치(一致, unitas)의 길을 주로 다루고, 신비 신학에서는 신비적인 현상이나 예외적인 은사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다룬다. 그러나 상호 연관성이 깊고 서로 일치할 때가 많다. 특히 신비 신학은 지속적으로 수덕생활을 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며 수덕 생활에 정진하는 이는 어느 정도 신비 현상을 체험할 때도 있다. 또한 두 분야는 그리스도인의 완덕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어느 길을 가던 그리스도인 모두가 완덕의 부르심을 받고 있으므로 성서와 교도권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범위와 특성〕 수덕 신학의 특징을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성 생활의 입문에서 출발하여 주입 관상에 이르는 영성 생활의 과정을 연구한다. 둘째, 통상적 은총(gratia ordinaria)이 각 단계에서 활동 원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정화 · 조명 · 일치의 길을 탐구한다. 하지만 학자에 따라서는 일치의 길을 신비 신학의 분야로 취급하기도 한다. 셋째, 영혼이 은총과 덕행 상태에서 활동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영혼의 능동성에 치중한다. 그러므로 수덕 신학은 습득 덕행(習得德行, virtusacquisita)과 주입 덕행(注入德行, virtus infusa)의 우세에 의해 결정된다. 넷째, 프로테스탄트 신학에서는 수덕주의를 통상적으로 금욕과 극기의 의미로 사용한다. 하지만 수덕 신학과 신비 신학을 구별하지 않고 신심(信心)이나 신심주의(pietsmus) 또는 '그리스도인의 생활 양식'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수덕 신학은 주로 정화와 조명의 길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관한 대표적인 고전적 작품인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Theresia ab Avila, 1515~1582)가 쓴 《영혼의 성》(Las Moradas 0 Castillo Interior, 1577)에 다음과 같은 기도의 단계가 제시되어 있다. 성녀가 제시한 기도의 아홉 단계는 소리 기도 · 묵상 · 정감(情感)의 기도 · 단순함의 기도· 주부적 관상 · 정적 · 일치 · 순응 일치 · 변형 일치이다. 소리 기도에서 단순함의 기도(prayer of simplicity)까지는 수덕적 단계의 기도이고, 주부적 관상에서 변형 일치까지는 신비적 단계의 기도이다. 아빌라의 데레사에 따르면, 수덕적 단계는 그리스도인이 완덕에 이르기 위하여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도와 수행에 전념함으로써 점진적으로 그리스도교의 덕행을 쌓아 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세속적인 욕망과 온갖 유혹을 하느님의 도움과 인간의 의지로 물리치고 겸손과 자아 인식의 과정을 통하여 은총의 도움과 인간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데 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그 최고봉은 단순함의 기도 단계이다.
첫째 단계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성찰한 후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통하여 죄 사함을 받고 본격적으로 기도와 수덕에 힘쓰기 시작한다. 이 단계는 영적인 무지의 상태 에서 해방되어 세속적인 사고 방식과 영성 생활에 방해되는 온갖 장애물을 극복한 후 아름다운 영혼을 장식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강한 의지로써 지속적인 초탈(超 脫)의 수련을 쌓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묵상' 의 단계이다. 수덕이 한 단계 진보한 상태로서 영적 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된다. 악령은 영혼이 후퇴하도록 유혹하므로 마음을 잡고 수덕에 정진하려는 영혼은 혼란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신앙 안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즉 인내를 다하여 전진하려고 노력하며 기도와 선행, 좋은 설교나 독서로 예수 그리스도와 친숙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기도의 특징은 추리적 묵상이다. 묵상이 비록 성찰적이며 지성을 사용하는 기도이기는 하지만 지성이 제시하는 초자연적인 진리에 대한 사랑의 의지적 행위이다. 의지가 사랑의 행위로 발전될 때 영혼과 하느님 사이에는 친숙한 합일이 이루어지며, 이때 영혼은 비로소 기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영혼은 지성의 추리보다 사랑이 더 우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더 발전되면 묵상은 단순화되며 의지 작용이 지성의 추리 작용보다 우세한 형태의 기도를 하게 되는데, 이를 영성 신학자들은 '정감의 기도' (affective prayer)라고 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추리적 묵상을 하게 되며 보다 발전된 정감의 기도로 넘어가게 된다.
정감의 단계를 거치면 하느님의 현존 의식의 단계로 들어간다. 하느님의 현존 의식이 이 단계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고 이 단계에서 더 깊어진다는 의미이다. 영혼은 수행을 통하여 잠심(潛心, recollection)이나 집중상태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분명히 느낄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그분의 현존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이는 습득(習得) 기도(acquired prayer)의 마지막 단계이며 수덕적 기도에서 신비적 기도로 넘어가는 변이(變異)가 일어나는데, 이는 단순함의 기도로서,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에 의하면 '습득된 잠심의 기도' (prayer of acquired recollecion)이다. 이때 영혼은 규율과 극기로 자신을 단련하고 타인에게 애덕을 실천함으로써 삶의 지혜와 신중성 및 생활의 질서를 얻게 된다.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에 의하면 대개 이 단계에서 영혼은 특별히 하느님의 시험을 받는다. 하느님은 영혼을 강하게 단련시키기 위하여 유혹을 주는데 이를 깨닫지 못할 때 영혼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겸손을 다해서 고통을 감수하며 꾸준히 나아갈 때 영혼은 예수의 자비를 입어 높은 단계를 미리 맛보게 된다. 이는 더 높은 단계에 나아가도록 준비시켜 주는 하느님의 배려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완덕은 맛에 있지 않고 사랑의 강도에 있으므로 보다 큰 덕에 이르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이 수덕 신학은 영혼이 본격적으로 수행을 통하여 완덕에 나아가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영성신학의 한 분야로서 기도 생활과 필수적으로 연관을 맺 고 있다. 수행에 정진함에 따라 기도 생활이 발전한다는 것은 모든 수행자들의 공통된 체험이다. 이는 수행이 순수 인간적인 방법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관상 ; 기도 ; 묵상 ; 소리 기도 ; 수덕 ; 신비 신학 ; 영성 신학)
※ 참고문헌 Jordan Aumann, Spiritual Theology, London, Sheed & Ward, 1982/ J. de Guibert, 《Dsp》 1, pp. 1010~1017/ C.A. Bernard, Traitéde Théologie Spirituelle, Paris, Les Editions du Cerf, 1986. [田達秀]
수덕 신학
修德神學
〔라〕theologia ascetica · 〔영〕ascetical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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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수덕적 단계의 기도와 신비적 단계의 기도를 제시한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