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복

修道服

〔라〕habitus religionis · 〔영〕religious ha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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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복은 축성의 표지이자 청빈의 증거이며, 각 수도회의 고유법으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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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복은 축성의 표지이자 청빈의 증거이며, 각 수도회의 고유법으로 규정된다.

교회의 수도자들이 종교적인 수도 상태에 있음을 드러내는 표시로 입는 복장. 수도복은 축성의 표지이며 청빈의 증거이다.
〔의미와 관행〕 교회법에 "수도자들은 자기의 축성의 표지와 청빈의 증거로서 고유법의 규범에 따라 정해진 수도복을 입어야 한다" (669조 1항)라고 규정되어 있듯 이, 수도복은 일차적으로 수도자라는 신분을 나타내고, 이차적으로는 어느 수도회에 속해 있는지를 드러내는 표지이다. 예수회나 살레시오 수도회처럼 고유한 복장이 없는 수도회의 성직 수도자들은 일반 성직자들의 복장인 수단을 입어야 한다(669조 2항). 18세기에 주로 설립된 활동 수도회의 경우 성직자는 교구 사제의 복장을 입었으며, 수사와 수녀들은 설립 당시 일반인들의 평상복이나 농민들의 복장 또는 과부들의 상복을 입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반인들의 복장은 많이 바뀌었지만 수도자들의 복장은 수도회 설립 당시 그대로 보존되어 현재는 독특한 복장처럼 되었다.
남자 수도복의 경우 수도회마다 차이가 있지만, 그 기본적인 형태는 수단처럼 긴 치마 형태로 되어 있는 투니카(tunica) 천이나 가죽으로 된 띠, 투니카 위에 앞뒤로소매 없이 걸쳐 입는 스카풀라(scapula, 聖衣), 그리고 머리에 쓸 수 있는 두건 등으로 되어 있다. 스카풀라와 두건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수녀들의 수도복은 투니카 · 띠 · 스카풀라 · 머리 수건(veil)으로 되어 있는데, 관상 수녀회의 경우 길고 복잡한 반면에 활동 수녀회의 경우에는 수도복이 점차 간편화되어 가는 경향이다. 색깔은 검은 색 · 흰 색 · 회색 · 갈색 · 감청색 등이며, 같은 수도회 안에서도 동복과 하복, 정복과 일복이 다른 경우도 있다. 수도복을 착용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각 수도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련기부터이다.
〔역 사〕 초기 사막의 은수자들은 정해진 옷이 없이 동물의 가죽 옷이나 거친 옷을 입었다. 이집트에서 최초로 회(會) 수도원을 설립한 성 파코미오(290~36)의 규칙서에 의하면, 수도원에 입회한 사람은 세속의 옷을 벗고 투니카 · 목과 어깨를 덮는 긴 가죽 옷 · 신발 · 쿠쿨라(cuculla) · 띠로 된 수도자의 복장을 입어야 했다. 그래서 아마포로 만든 소매가 없고 발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입고 허리에 띠를 두른 다음, 무두질한 양 가죽이나 염소가죽으로 만든 소매 없는 겉옷 즉 망토를 몸에 두르고, 두건이 달린 조그만 망토를 어깨에 둘렀다(《파코미오 규칙서》, <계명집> 49 ; 81). 이러한 옷들은 청빈의 차원에서 수도자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며, 당시의 농부나 서민들이 입던 옷들이다. 따라서 수도자들의 복장이 일반 사람들의 옷과 특별히 구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수도원 안에서 복장의 통일을 기하려고 했다고는 볼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은 후대 수도 규칙서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4세기의 수도승부터 13세기에 설립된 탁발 수도회의 회원들에게까지 전통적으로 이어졌다. 이집트의 수도 전통을 서방 교회에 소개한 가시아노(3602~432/435)는 《제도집》(Institutiones) 제1권에서 수도자의 복장에 대해 서술하면서, 이집트 수도자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고 다만 각 옷에 영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또한 수도복이 수도승들에게 자신들의 신분을 깨닫게 하고 그 신분에 합당하지 않은 행동을 피하도록 하는 유용한 도구라고 여긴 성 바실리오(329~379)는, 이집트 수도승들의 복장을 동방 교회의 수도승들도 입게 하였다.
서방 교회의 수도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성 베네딕도(480~547?)는 《수도 규칙서)(Regula Monachorum) 55장에서 투니카 · 쿠쿨라 · 스카풀라 · 허리띠 · 샌들 등 수도자의 기본 복장에 대해 언급한 뒤, 옷감이나 색깔은 아빠스가 거주하는 지방의 여건과 기후에 따라 결정하라고 하였다. 이것은 12세기까지 교회 내 수도자들의 기본 복장으로 사용되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새로이 생겨난 수도회들은 다른 수도회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수도복의 고전적인 기본 요소의 틀 안에서 모양이나 색깔을 달리하거나 부착물을 덧붙이기도 하였다.
한편 동정녀들은 남자 수도회가 생기기 전부터 교회 안에서 공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를 받았지만(히폴리토, 《사도 전승》 12), 수녀회로서의 성격을 띠기 시작한 것은 남자 수도회가 생긴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수녀들의 수도복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머리 수건' 이다. 성 암브로시오(340~397)는 자기 누이 마르첼리나가 리베리오 교황(352~366)으로부터 '동정녀의 옷' 을 받았으며, 많은 젊은 동정녀들이 밀라노로 와서 '머리 수건' 과 여성 수도복을 받았다고 하였다. 수도복 착용에 관해 언급된 최초의 교황 문헌은 철레스티노 1세 교황(422~432)이 쓴 428년의 편지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남자 수도회를 세우고 규칙서를 쓴 성인들, 예를 들어 파코미오 · 바실리오 · 아우구스티노 · 체사리오 · 베네딕도 · 프란치스코 등이 수녀회를 세우거나 지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녀복은 남자 수도복의 기본 요소에다 '머리 수건' 을 첨가시키는 형태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여자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특히 활동 수녀회의 수도복이 점차 간소화되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수도복을 없애는 수녀회들도 생겨나고 있다.
〔교회의 규정〕 수도자들에게 수도복을 입도록 한 첫 번째 법규는 제4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869~870)에서 결정되었고(27조), 이 결정은 인노첸시오 3세 교황(1198~1216)에 의해 제4차 라테란 공의회(1215)에서 재확인되었다. 보니파시오 8세 교황(1294~1303)은 수도자들이 수도복을 벗으면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도록 규정하였는데, 이 법규는 《제6 법령집》에 수록됨으로써 보편 교회법의 구속력을 갖게 되었다. 반면에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는 수도복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지 않았다.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교령 <콘디태 아 그리스토>(Conditae a Christo, 1897)를 통하여 주교들에게 새로운 수도회를 설립할 권한을 주었다. 이에 교황청의 '주교 및 수도자성성' (Congreratio pro Consultationibus Episcoporum et Aliorum Praelatomm)에서는 <단순 서원 수도회의 설립 지침서>를 발표하였는데, 이 지침서에서는 새 수도회의 회헌 안에 수도복에 관한 명백한 규정을 넣도록 하였으며, 수도회의 회헌이 교황청의 승인을 받은 후에 수도복을 바꾸려면 주교 및 수도자성성의 인가를 다시 받도록 하였다. 그리고 비오 10세 교황(1903~1914)은 자의 교서 <데이 프로비덴티스>(Dei Providentis)를 통하여 주교들이 새 수도회를 설립하기 전에 먼저 수도회의 명칭 · 창설자 · 목적 · 수도복 등을 명기한 수도회 회헌을 교황청에 제출하도록 규정하였다.
1917년 교회법전에서는 "모든 수도자는 소속 수도회의 수도복을 수도원 안에서나 밖에서나 입어야 한다. 다만 중대한 이유 때문에 상급 장상 또는 긴급한 경우에는 지역 장상이 이를 면제하도록 판단하는 때에는 예외이다"(596조)라고 규정하였다. 즉 교회 박해 때와 비신자나 이단자들의 지방을 여행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비오 12세 교황(1939~1958)은 수도복을 현대화하도록 권고하였으나 당시 대다수의 수녀회들은 이 권고를 따르기를 망설였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수도복은 축성의 표지이니 만큼 단순하고 정숙하며 검소하고 단정해야 하며 또한 건강의 요건에 맞고 시대와 장소의 사정과 직무의 필요에 적응한 것이어야 한다. 남자 수도복이든지 여자 수도복이든지 이러한 규범에 맞지 아니하는 것은 변경되어야 한다"(수도 17항)라고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으로 공의회 이후에는 수도복을 현대화하거나 수도복을 입지 않기로 결정하는 수녀회가 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교황 권고 <에반젤리카 테스티피카시오>(Evangelica testificatio, 1971. 6. 29)를 통하여 "수도복이 수도자의 정상적 활동에 지장이 되는 때에는 관할 장상의 허가를 받아 명백히 세속적인 복장과 구별되는 일반 옷을 입어도 무방하다" (22항)고 발표하였다. 또한 '수도회 및 재속회성성'(Sacrae Congregatio pro Religiosis et Institutis Saeculanibus)에서는 1972년 7월 10일자 회람을 통하여 "수도복은 특수한 복색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입는 수도자가 일반인들과 구별되는 옷이면 된다" 고 발표하였다. 현 교회법전에 따르면 수도복은 각 수도회의 고유법으로 규정되며, 수도자들이 전례에 참석할 때에 입는 옷과 사도직 활동이나 노동할 때에 입는 옷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 수도생활 ; 수도회)
※ 참고문헌  <파코미오 규칙서>, 《코이노니아》 17집, 한국 베네딕도 수도자 모임, 1994, pp. 162~192/ R.M. Sermak, Religious habit, 《NCE》 12, pp. 286~2871 황경순, <가톨릭 수도복의 변천과 상징적 의미>,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1988/ 이형우 역주, 《성 베네딕도 수도 규칙》, 교부 문헌 총서 5, 분도출판사, 1991/ 정진석,《교회법 해설》5,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李瀅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