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성인

守護聖人

〔라〕patronus, patrona · 〔영〕patron Sa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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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성인은 신자나 단체 또는 성당을 보호해 주는 수호자로, 재앙으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지켜 주도록 선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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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성인은 신자나 단체 또는 성당을 보호해 주는 수호자로, 재앙으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지켜 주도록 선정되기도 한다.

신자 각 개인을 위해 또는 한 단체나 성당을 위해 하느님 앞에서 중재하고 옹호해 주며 보호해 주는 수호자로 서 공경하는 성인. '주보(主保) 성인' 이라고도 한다.
〔정 의〕 가톨릭 신자들은 성인 성녀 중에 각기 공경하는 이의 이름을 정하여 각자의 주보로 모시고 특별한 보호를 청하거나 그들의 모범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세례를 받을 때 자신이 주보로 공경할 성인 성녀의 이름을 세례명(洗禮名)으로 갖게 된다. 또한 성당이나 제대에 삼위 일체나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나 성명(聖名)으로서 전례상으로 사용되는 것, 성령, 전례상으로 사용되는 성모 마리아의 칭호, 천사, 성인 성녀의 이름 등을 붙여 특별한 보호를 구하며 봉헌 · 축복하는데, 이러한 고유한 이름을 '명의'(名義, titulus)라고 한다. 이 명의가성인 성녀일 경우를 그 성당의 주보 혹은 수호 성인이라고 부른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수호 성인은 특별한 활동이나 인간 생활사의 문제, 교구나 성당, 특정 장소나 지역 및 나라, 수도 공동체나 법인 혹은 신심 단체, 직업등까지도 특별히 보호하는 이로 선정된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러한 여러 유형의 수호 성인들을 선정하여 공경하도록 권하고 있다.
〔유래와 변천〕 수호 성인을 특별히 선정하여 공경하는 신심은 신자들에게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 성인 성녀들이 도움의 손길을 펼치며 활동한다는 믿음에서 기인하였다. 성서에서는 미카엘과 라파엘, 가브리엘 대천사 등이 수호자로 등장하였고, 이후 교회가 성장하는 동안 성인 공경과 더불어 수호 성인에 대한 공경도 함께 확산되고 발전되었다. 교회에서 수호 성인을 선정하여 공경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 초부터였다. 이 당시에는 주로 사도들이나 순교자들을 수호 성인으로 선정하였는데, 특히 순교자인 경우 그의 무덤이나 유해 위에 성당을 지어 봉헌하고 그 순교자의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그 순교자의 특별한 보호를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편 초기에는 천사들은 수호 성인으로 선정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545년에 라벤나 교회가 미카엘 대천사에게 봉헌됨으로써 이후 천사들도 수호 성인이 되었다.
순교자를 도시의 수호 성인으로 지정하여 공경하도록한 최초의 인물은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339?~397)이다. 밀라노에서 순교한 성 제르바시오(Gervasius)와 프로타시오(Protasius)를 386년에 밀라노의 수호 성인으로 지정한 그는, 이를 통하여 400년경에 수호 성인이라는 개념이 교회 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도록 하였다. 이렇듯이 초기에 순교자들에게 성당이나 제대를 봉헌하거나 도시의 수호 성인으로 선정하는 관례는 그곳에그 순교자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 뒤 점차 수호 성인의 선정이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졌는데, 주로 그 나라나 도시 혹은 지역과 관련이 있는 성인들이 수호 성인으로 선정되었다. 예를들어 지역적인 연관성 때문에 밀라노의 수호 성인은 훗날 성 암브로시오로 바뀌었고, 이탈리아의 수호 성인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1~126)와 시에나의 가타리나(1347?~1380)로 선정되었다. 또 프랑스의 수호 성인은성 루도비코 9세(1214-1270)였으나 1922년 이후 아르크의 성녀 요안나(1412~1431)와 리지외의 데레사(1873~1897)로, 아일랜드의 수호 성인은 아일랜드의 사도 성 파트리치오(390~461?)로 선정되었다. 때로는 그 나라 군주가 특별히 공경하는 성인을 수호 성인으로 선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점차 수호 성인의 선정은 역사적인발전, 그 시대의 신학이나 교회의 상황, 국가와 세계, 지역의 변화와 차이 등이 반영됨으로써 그 범위가 확산되었다.
수호 성인 공경이 대중화되어 신자들의 주요 신심으로 자리잡은 것은 중세기에 들어서서였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나 성인들의 이름을 따 세례명을짓는 것이 보편화되어 신자들 개인과 성인과의 개별적인 관계가 장려되었고, 각자 세례명으로 선택한 성인을 자기의 수호 성인으로 공경하며 기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신심이 되었다. 특히 비엔 공의회(131~1312)에서 세례명의 사용이 공식화되었는데, 이 당시 페스트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자 이 재앙으로부터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 주는 수호 성인을 선정하기도 하였다. 중세 때 대중화된 수호 성인에 대한 공경과 신심은 그 수호 성인의 축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거행하는 것으로 확산되면서 성인공경으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때로 신자들의 이러한 신심 행위가 지나쳐 전례 주년이나 주일의 전례가 침해받기도 하였다.
수호 성인 공경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것은 종교 개혁시대에 들어와서였다. 프로테스탄트에서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일대일의 관계이므로 그 가운데에 성인이나 수호 성인의 자리를 놓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나친 수호성인의 공경 신심을 비판하였다. 그래서 종교 개혁 운동이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수호 성인 공경의 열의가 잠시 쇠퇴하였지만,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이후 일어난반종교 개혁 운동으로 수호 성인의 공경 신심은 다시 부 활되었다. 그러나 교회의 엄격한 규제와 통제하에서 신심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트리엔트 공의회가 개회되었을 당시의 수호 성인에 대한 입장은 특별히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24 회기 때 성인의 간청과 호소가 좋고 필요하다' 고 선언되었고, 하느님께 대신 기도해 주는 성인들의 이러한 역할을 '중재인 혹은 조정자'의 역할이라고 하였다. 이후 수호 성인의 선정이나 공경은 주교들의 감독을 받게 되었으며, 새로 설립된 수도회들의 수호 성인은 주교의 허락에 따라 선정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하여 수호 성인 공경은 점차 신자들의 신심속에 뿌리를 둔 관습적인 차원을 넘어 보다 명확하게 신학적으로 입증되고 조명된 신심으로 자리잡아 가게 되었다.
〔교회의 규정〕 1917년의 교회법 1276조에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수호 성인에 관한 입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교회의 규정과 입장은 현행 교회법1186조에도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즉 성인들은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으로 완덕에 도달하였고 이미 구원을 얻어 천상에서 하느님께 완전한 찬미를 노래하며 우리를위하여 전구하고 있음을 믿기 때문에, 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인들의 모범으로 성장되고 그들의 전구로 도움을 받는 그 밖의 성인들에 대한 참되고 올바른 경배도 장려한다." 또 1917년 교회법에서는 성당 · 제대 · 사제관 등에 특별한 '명의'를 붙이고(1168조, 1187조, 1201조), 성당의 수호 성인 축일을 거행하도록 하였다(1247조2항). 그리고 이와 같은 규정은 현행 교회법 1218조와 1237조 2항에 구 교회법과 거의 비슷한 의도로, 그러나 축약되어 수록되었다.
수호 성인을 세례명으로 하는 규정은 트리엔트 공의회의 《로마 교리서》(Catechismus Romanus, 1564)와 1614년의 《로마 예식서》(Rituale Romanum)와 구 교회법 761조에 이미 수록된 대로, 현 교회법 855조에 그대로 수록되었다. 교황 우르바노 8세(1623~1644)가 1630년에 교령을 발표한 이후부터 국가 · 지방 · 교구 등의 수호 성인은 경신성성(현 전례 성사성)의 결정으로 선정되었다. 구 교회법에는 신자들이나 성직자들에 의해 선정된 수호 성인은 반드시 교황청의 인가를 받은 성인만이 선정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나(1278조), 현 교회법은 반드시 이렇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855조 참조). 현재 어떤 지역의 수호 성인은 그 지역에 속한 성직자나 평신도들에 의해 선정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의 주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단 수호 성인이 국제적인 성격을 지닐때는 교황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전례 성사성이 수호성인을 정하고자 하는 그 지역의 주교로부터 공식적으로 청원을 받아서 교황의 인가로 확증한다.
〔신학적인 의미〕 가톨릭 교회에서 수호 성인을 공경하는 가장 커다란 신학적인 의미와 근거는 '모든 성인의통공'(1고린 10, 16 ; 2고린 13, 13)과 하느님 나라의 구성원들은 각자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1고린 1, 9 ;12, 8. 13)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이다. <교회 헌장> 49항에 따르면, "주께서 당신 위엄을 갖추시고 모든 천사들과 함께 오시어(마태 25, 31) 죽음을 소멸하시고 만물을 당신께 굴복시키실 때까지는(1고린 15, 26-27) 주의 제자들 중 어떤 이는 세상 여정에 남아 있고 어떤 이는 죽어서 단련을 받으며 어떤 이는 삼위 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실제로 뵈오며 영광을 누리고 있으나, 우리는 모두 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같은 사랑 안에서 서로 다른 정도와 방법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우리 하느님께 같은 영광의 찬미가를 노래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 속하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한 교회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에페 4, 16)" 라고 하였다. 수호 성인은 사랑의 모범을 보여 주며 공경하는 이들을 위해 전구해 준다는 것이 신자들의 공통된 신심이다.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수호 성인성녀께 드리는 기도'이다. 한국에 천주교회가 설립된 초기부터 신자들의 기도서로 사용되었던 《천주 성교 공과》 (天主聖敎功課)에 수록된 이 기도는, 미사에 참례할 수없는 당시 상황에서 현재의 공소 예절과 같은 기도를 바칠 때 하도록 되어 있다. 기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지상 덕행의 풍후한 갚음을 천상에서 누리시는 성 (아무)여, 나는 비록 죄인이오나, 다행히도 영세 때에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받았나이다. 나는 이제 당신이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닦으신 덕행을 생각하며, 오롯한 마음과 진실한 뜻으로, 힘써 그 덕행을 본받으려 하오니, 나를 위하여 천주께 간구하시어, 나로 하여금 현세에서 생각과 말과 행위로 당신의 착하신 표양을 따르고, 사후에 하늘에서 당신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여기에는 수호 성인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1997년에 개정되어 간행된 현 《가톨릭 기도서》에는 이 기도문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 주보 성인 ; → 모든 성인의 통공 ; 성당 봉헌 ; 성인, 가톨릭의 ; 성인 공경 ; 세례명 ; 신비체, 그리스도의 ; 영명축일)
※ 참고문헌  P. Séjourné, Saints (Culte de), 《DTC》 27, pp. 977~978/ Herbert W. Wurster, 《TRE》 26, pp. 114~117/ C. O'Neil, 《NCE》 10, pp. 1112~1113/ 《ODCC》, p. 1234/ Andreas Heinz, 《LThK》 7, pp. 1478~1481/ Peter & Linda Murray, The Oxford Companion to Christian Art and Architecture, Oxford Univ. Press, 1996, p. 375/ pp. 492~493/ Richard P. McBrien ed., The HarperCollins Encyclopedia of Catholicism, San Francisco, Harper Co., 1995, p. 971/ James A. Coriden · Thomas J. Green · Donald E. Heintschel, A.A., The Code of Canon Law : A Text and Commentary, The Canon Law Society of America, Paulist Press, 1985, pp. 841, 849/ 정진석, 《교회법 해설一교회의 경배법》 9,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pp. 86~89, 177~178/ 《가톨릭 교회 교리서》 3 · 4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6, pp. 748, 750. 〔梁蕙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