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이 함께 살다가 하나가 혼인을 하고서도 아들이 없이 죽을 경우, 시숙(媤叔)이 죽은 형제의 아내와 혼인 해야 하는 법. '시형제 결혼' 또는 '형사 취수제'(兄死取嫂制), '수숙혼'(嫂叔婚)이라고도 한다. '남편의 형제' 혹은 '시동생'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레비르"(levi)는 히브리어로 같은 의미인 "야밤"(יָבָּם)을 번역한 것이다.
〔율법의 규정〕 수혼법은 신명기 25장 5-10절에 정의되어 있는 혼인 형태이다. 신명기의 이 율법 규정에 의하 면, 여러 형제 중 하나가 아들 없이 죽었을 경우, 그의 아내는 일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고 생존한 형제들 중의 맏이가 과부가 된 형수를 아내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첫아들은 법적으로 죽은 자의 아들이 되며, 죽은 형의 이름을 이어받게 된다. 그러나 시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지 않으려 할 경우에는 그 성의 장로들 앞에서 시형제 결혼을 포기하는 선언을 함으로써 이 의무를 면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그는 위신을 잃고 모욕을 당하였다. 왜냐하면 과부가 된 형수가 장로들 앞에서 시동생의 신발을 벗기고 얼굴에 침을 뱉으며 욕을 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시동생이 제 형제의 가문을 잇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시동생이 없을 때에는 가족 외의 사람과 재혼할 수가 있었는데, 다른 집안의 남자와 결혼하기 전까지는 친정으로 돌아가 있어야 했다(창세 38, 11 : 비교 : 레위 22, 13).
〔성서에서의 언급〕 수혼법의 목적은 이스라엘 여인이 씨족 밖의 사람과 결혼함으로써 가족의 재산을 잃게 되 는 것을 방지하고, 죽은 형제의 후사를 잇게 함으로써 죽은 남편의 이름을 이스라엘에서 지키려는 데 있었다. 이 는 동족혼과 아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예문을 구약성서에서는 다말의 설화와 룻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말의 설화(창세 38, 6-11)에서 유다의 맏아들 에르(Er)가 아내 다말과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지 못하고 죽자, 에르의 맏동생인 오난(Onan)은 형수와 결혼할 의무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법률적으로 형의 자식이 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 땅에 사정을 하였
는데, 야훼는 이 일 때문에 오난을 죽인다(38, 8-10). 시아버지 유다는 막내 아들 셀라를 다말에게 주었어야 하는데, 그가 이 의무를 기피하자 다말은 속임수를 써서 시아버지와 동침하여 아들을 낳는다(38, 15-30). 이 이야기에서는 수혼법이 율법보다 더 강한 구속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난다. 즉 시동생은 이 의무를 회피할 수 없으며, 모든 형제들은 서열에 따라 과부가 된 형수와 결혼해야될 운명이라는 것이다(마르 12, 19-23 병행구들). 비록 이것이 수혼의 전형적인 예는 아니지만 다말이 죽은 남편을 위해 후손을 가지려고 한 것은 수혼 권리에 대한 강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룻기 4장은 수혼의 예를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예이다. 신명기 25장에 나타나 있는 형태와 몇 가지 점에서 서로 다르지만, 한 히브리 여인이 과부가 된 며느리를 위해 두 번째 남편을 구해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룻의 설화에서는 수혼법의 관습이 "고엘"(בָּאַל, 속량자)에게 부과된 상환(償還)의 의무와 결부되어있다. 룻에게는 시동생이 없어 신명기 25장의 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룻기 1, 12-13). 그리고 룻이 어느 가까운친척과 일정한 규정에 의하여 결혼을 해야 되었다는 사실(룻기 2, 20 ; 3, 12)은 어느 특수한 시대나 환경을 보여준다. 즉 여기서는 수혼법의 준수가 좁은 의미의 가정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씨족의 문제였다. 룻기에서 보아즈(Boaz)의 행동은 죽은 자의 살아 있는 형제가 없을 경우수혼의 대상이 그의 다른 남자 친척에게로 확장되었음을 보여 준다.따라서 이러한 결혼의 의도와 효과는 어디까지나 수혼법의 범위를 넘는 것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죽은 자의 이름을 소생시키는 것"(룻기 4, 5. 10; 비교 : 2, 20)이며, 수혼법으로 태어난 아이는 죽은 시형제의 아들이 된다(룻기 4, 6 : 비교 : 4, 17)는 것이다. 동시에 룻의 이야기에서는 남편의 후손만이 아니라 재산도 문제가 되었는데, 수혼으로 두 문제가 해결된다. 대부분의 현대 신학자들은 룻기 4장이 비록 창세기와 신명기와는 분명하게 다르지만 수혼법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Ahroni,p. 68). 그러나 룻기의 경우 수혼법의 발전에서 이른 시기의 단계인지 늦은 시기의 단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Niditch, pp. 452~453).
신약성서에도 수혼법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부활을 부정하는 사두가이파가 예수를 찾아와 수혼법의 적용 관례를 예로 들어 부활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마태22, 23-33 : 마르 12, 18-27 : 루가 20, 27-40)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가 수혼법에 관한 것이라고 추론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레위인들은 실제적이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법 해석을 놓고 자주 토론하였기 때문이다.
〔적용과 범위〕 수혼이 널리 퍼졌는지, 신명기의 수혼을 율법이 허락한 것인지, 수혼시 과부와 그 남편의 재산 이 시동생의 재산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생활이 점차 도시화되고 상업화됨에 따라 생겨난 사회 형태의 변화로 수혼을 룻기에서처럼 촉진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후기의 사제계 문서에서는 수혼의 개념에 대하여 강렬하게 반대하거나 또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형의 아내와의 성 관계(혼인)는 금지된다(레위 18, 16 : 20, 21). 물론 이런 금지조항은 형이 살아 있을 경우에만 효력을 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어법은 강조적이고 제한을 두지 않고있다. 신명기와 레위기 사이의 상충을 중재하는 랍비들의 견해는 레위기는 일반적인 원칙을 말하고, 신명기의법은 단지 결혼한 남자가 소생 없이 죽었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
유대인의 혼인관으로 보아 아들이 없는 형이 형수를 남기고 죽었을 경우 단순히 상속의 문제 때문에 수혼을 허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구약에서 결의론적인 율법과 절대적인 율법을 구분할 수 있다면, 신명기 25장의 수혼 조항은 가나안에서 유래하였으며 가나안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결의론 적인 율법은 가나안에서 받아들인 반면에, 절대적인 율법은 이스라엘에서 기원하였다는 가설에 기초한 것이다. 신명기의 수혼법 기원이 가나안이라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것은 분명히 이스라엘의 생활과 사상에 맞게 고쳐진 것이다. 율법에서 수혼은 재산 상속법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추론을 할 경우 룻기의 형의 재산 회복에 대한 강조는 유대인의 관습보다는 가나안 관습에 더 가깝다. 본래 수혼법이 상속법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를 그들의 관습에 맞게 고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혼법의 목적은 가족 집단의 동질성을 유지하고 이스라엘의 생활에서 남자의 이름을 보존하려는 데 있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수혼의 목적을 다음 세 가지로 적고있다. 즉 가족의 이름과 가족의 재산을 보존하고, 과부의 복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족의 이름을 보존하는 것이 단연 중요하였는데, 수혼이 특히 중요한 것은 다른 민족의 양자 제도에 해당되었기 때문이다. 몇몇 학자들은 수혼의 기원을 형제 형태의 일처다부제 혼인에서 찾기도 하나, 다른 사람들은 조상 숭배에서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조상 숭배에서는 이 의식을 수행할 아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수혼은 양자 제도에 비해 더욱 적극적인 면을 지닌 종족 보존의 한 방식이었던 것이다.
수혼법은 다른 민족들, 특히 이스라엘의 이웃 민족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이와 상응한 것 이 없지만, 아시리아의 법률에는 이 예절에 대해 여러 조항들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히타이트족의 수많은 법률들 도 수혼법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세부 사항은 나타나지 않는다. 누주(Nuzu)와 후르족, 에돔과 암몬족, 엘람과 우 가리트에서도 확인되었다.
〔의 미〕 수혼법은 미쉬나, 토세프타, 그리고 팔레스티나 탈무드와 바빌로니아 탈무드의 중요 주제들 중 하나이다. 랍비 율법은 수혼법과 다른 혼인법 사이의 구별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랍비는 다른 약혼 의식과 비슷한 약혼 의식인 마 아마르(ma amar)를 요구한다(t. Ye-bam 7, 2 ; b. Yebam 52a). 시동생은 과부에게 증인이 있는데서 가치 있는 물건을 주거나 약혼 형식(betrothal for-mula)을 가진 문서를 적게 하는데, 이는 보통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와 약혼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수혼법과 다른 결혼들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약혼 전 시동생과 과부 사이의 동거 전(ziqa) 상태는 다른 결혼과 다르다(m.Yebam. 3, 9;b. Yebam. 26a). 동거 전 상태에 있는 과부는 외부인과의 성적 관계가 금지되어 있었다.
어떤 학자들은 수혼법을 랍비의 법 안에서 수용하도록 제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신명기 25장 5절의 토 대 위에서("형제들이 함께 살고 있을 때") 랍비들은 남편이 죽은 후 수혼법의 의무로 태어난 형제들과 모계 형제들을 제외시켰다(m. Yebam. 2, 1-2 ; b. Yebam. 17b). 랍비는 "그리고 아들이 없을 때"라는 문장을 아들보다는 소생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만일 자식이 사생아이거나 여자이거나 손자라면 그 결혼은 완전할 수가 없다(m. Yebam. 2, 5 ; b. Yebam. 22b ; b. Nid. 5, 3). 수혼법을 통해 이스라엘 사회는 젊고 자녀가 없는 과부를 보호하여 사회적인 부적응을 피하였고, 후손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남편의 가족 안에서 젊은 과부의 자리를 긍정하는 역할을 하였다.
※ 참고문헌 R. de Vaux, 이양구 역, 《구약 시대의 생활 풍습》, 대한기독교출판사, 1983, pp. 77~79/ <혼인>, 《성서 대백과 사전》 12, 성서교재간행사, PP. 486-487/ 《성서 대백과 사전》 6, 성서교재간행사,p. 630/ R. Ahroni, The Levirate and Human Rights(N. Rakover ed., Jewish Law and Current Legal Problems, Jerusalem, 1984, pp. 67~76)/ S. Belkin, Levirate and Agnate Marriage in Rabbinic and Cognate Literature, 《JQR》 60, 1970, pp. 275~3291 M. Burrows, Levirate Marriage in Israel, 《JBL》 59, 1940, pp. 23~33/ L.M. Epstein, Marriage Laws in the Bible and the Talmud, Cambridge, 1942/ D.W. Manor, A Brief History of Levirate Marriage as it Relates to the Bible, Near East Archaeological Society Bulletin 20, 1982, pp. 33~521 R.H. McGrath, Levirate Marriage (in the Bible), 《NCE》 8, p. 683/ E. Neufeld, Ancient Hebrew Marriage Laws, London, 1944/ J. Neusner, A History of the Mishnaic Law of Women, Pts. 1, 5, Leiden, 1980/一, The Evidence of the Mishna, Chicago, 1981/ S. Niditch, Legends ofWise Heroes and Heroines(D.A. Knight · G.M. Tucker ed., The Hebrew Bible and its Modem Literary Interpreters, Chico, CA. 1985, pp. 451~463)/ R. Kalmin, Levirate Law, 《ABD》 4, p. 296/ J.R. Wegner, Chattel or Person? The Status of Women in the System of the Mishnah, Doctoral Diss. Brown Univ., 1986. 〔崔惠榮〕
수혼법 嫂婚法 〔라〕leviratus 〔영〕levirate law, levirate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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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