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정역서》
崇禎曆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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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숭정역서》.
중국 명(明)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의종(毅宗, 1627~1644) 연간에 편찬된 총 137권의 천문 역법서(天文曆法書). 의종의 연호(年號)가 숭정(崇禎)이므로 "숭정역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역서의 저술과 편찬에는 서광계(徐光啓, 1562~1633) 이지조(李之藻, 1565~1630) 등 명나라 관료 학자들과 롱고바르디(N. Longobardi, 1559~1654) ,테렌츠(J. Terrenz, 1576~1630), 로(G. Roh, 1592~1638), 샬폰 벨(J.A. Schall von Bell, 1592~1666) 등 예수회 중국 선교사들이 참여하였다. 그래서 청나라 때에는 일명 《서양신법 역서》(西洋新法曆書) 또는 《신법 전서》(新法全書)라고 불렸다. 〔천문 역법의 중요성〕 천문 역법은 종교 사상 및 국가통치와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천체의 여러 현상에 대한 관찰 · 관측을 현세와 통치자에게 연결시켜 해석하였던 것이다. 천체의 정상적인 현상은 지상의 조화와 화합으로 이해되어 하늘〔天〕이 통치자에 대해 만족함을, 그리고 이상 현상은 지상의 불화와 부조화로 이해되어 하늘이 통치자에 대해 불만과 경고를 주고 있음으로 풀이되었다. 따라서 천체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 통치자는 근신하며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인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한 왕조나 통치자에게 있어서 천문의 정확한 관측과 해석 및 역법의 제정은 기본 국정의 중요 사항 가운데 하나였다. 또한 천문 역법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중국은 특히 벼농사를 주로 하였기 때문에 기후와 절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조정에서는 해마다 정확한 달력을 반포하여 백성의 생존과 국가 경제의 기본인 농업을 차질 없이 주도해 나가고자 하였다. 이러한 정치적 · 사상적 · 경제적 중요성 때문에 중국의 천문 역법은 이미 고대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으며, 원(元)나라 때에는 아라비아 역법이 도입됨으로써 그 수준은 절정에 달하였다. 〔편 찬〕 명나라 때에는 중국의 정통 대통력(大統曆)을 기본으로 삼고 아라비아의 회회력(回回曆)을 보조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진전된 개선이 없었으므로 일식과 월식조차 틀리게 예측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의종 때에 이르러 예수회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서양 역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역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서양 역법의 도입은 1612년 이래 판토하(D. de Pantoja, 1571~1618)와 우르시스(S. de Ursis, 1575~1620)신부 등이 예부(禮部)의 지시로 서광계 · 이지조와 함께 서양 역서를 번역하면서 부분적으로 시작되었으나 그 성과는 미미하였다. 1629년 5월 1일의 일식을 서양 역법 이외의 다른 역법으로는 모두 틀리게 추산되자 당시 예부좌시랑(禮部左侍郎) 서광계는 서양 역법 도입의 필요성을 상소하였고, 황제의 허락으로 그 해 9월 22일 수선서원(首善書院)에 '역국' (曆局)이 신설되어 서양 역법의 수용이 본격화되었다. 서광계는 역국의 책임자로 이지조와 예수회의 롱고바르디 · 테렌츠 신부를 참여시켰는데, 테렌츠가 1630년에 사망하자 그 후임으로 로 신부와 살폰 벨 신부를 참여시켰다. 역국의 주요 업무는 중국 역의 개정을 비롯하여 천문 기기 제작, 천체 측험, 서양 역서번역 등이었다. 이 작업의 결과를 망라한 성과가 바로 《승정역서》이며, 1631년부터 1634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황제에게 봉정되었다. 〔편 목〕 1631년 1월 28일, 제1차로 봉정된 번역 역서는 《일전역지》(日聘曆指) 1권 · 《측천약설》(測天約說) 2권 · 《대측》(大測) 2권 등 서(書) 5권과 《일전표》(日纏表) 2권 · 《할원팔선표》(割圓八線表) 6권 · 《황도승도표》(黃道升度表) 7권 · 《황적거도표》(黃赤距道表) 1권 · 《통솔표》(通率表) 2권 등 표(表) 18권이었으며, 별도로 《역서 총목》(曆書總目) 1권을 첨부하여 모두 24권을 봉정하였다. 같은 해 8월 1일에 제2차로 봉정된 책은 《측량전의》(測量全義) 10권 · 《항성역지》(恒星曆指) 3권 · 《항성역표》(恒星曆表) 4권 · 《항성총도》(恒星總圖) 1접(摺) · 《항성도상》(恒星圖像) 1권 · 《규일해정와》(揆日解訂訛) 1권 · 《비례규해》(比例規解) 1권이었다. 1632년 4월 4일에는 《월리역지》(月離曆指) 4권 · 《월리역표》(月離曆表) 6권 · 《교식역지》(交食曆指) 4권 · 《교식역표》 (交食曆表) 2권 · 《남북고고표》(南r高孤表) 12권 · 《제방반주분표》(諸方半畫分表) 1권 · 《제분신혼분표》(諸分晨昏分表) 1권 등 모두 30권이 제3차로 봉정되었다. 1633년 10월 5일 서광계는 자신의 후임으로 이천경(李天經)을 추천하였다. 이때 그는 앞서 봉정된 역서 외에 새로 간행될 60권의 책 중 30권은 이미 기록하고 있는 중이며, 나머지 30권은 초고가 이루어진 단계임을 상소하고 나흘 후 사망하였다. 서광계가 기록하는 단계라고 언급한 역서 30권은 《황평상한》(黃平象限) 7권 · 《화목토이백향년표병주에시각표》(火木土二百個年表並周歲 時刻表) 3권 · 《교식표》(交表) 4권 · 《교식역지》(交食曆指) 3권 · 《교식제표용법》(交食諸表用法) 2권 · 《교식간법표》(交食簡法表) 2권 · 《오성도》(五星圖) 1권 · 《목성가감표》(木星加減表) 1권 · 《방근표》(方根表) 2권 · 《토성가감표》(土星加減表) 1권 · 《일전표》(日纏表) 1권 · 《오위총론》(五緯總論) 1권 · 《항성총도》(恒星總圖) 8폭 등이었다. 또한 초고 단계에 있던 나머지 30권은 《화토목경도》(火土木經度) 3권 · 《삼성위도》(三星度) 1권 · 《삼성표용법》(三星表用法) 1권 · 《삼성위표》(三星緯表) 1권 · 《일전고》(日纏考) 2권 · 《교식몽구》(交食求) 1권 · 《야중측시》(夜中測時) 1권 · 《고금교식고》(古今交食考) 1권 · 《일월영표》(日月永表) 1권 · 《금수이성역지》(金水二星曆指) 2권 · (일월오성회망현등표)(日月五星會望弦等表) 1권 · 《화성가감표》(火星加減表) 1권 · 《금수이성표》(金水二星表) 4권 · 《고고표》(高孤表) 5권 · 《갑술을해이년일진세행》(甲戌乙亥二年日 纏細行) 2권 · 《항성출몰》(恒星出沒) 2권 등이었다. 이 60권(실제로는 59권)의 천문 역법서가 1634년 7월 19일과 11월 24일 의종에게 봉정되었다. 이와 같이 만 5년여에 걸쳐 이루어진 《숭정역서》는 · 법수(法數) · 법산(法算) · 법기(法器) · 회통(會通)의 기본 오목(基本五目)과 일전(日纏) · 항성(恒星) · 월리(月離) · 일월교회(日月交會) · 위성(緯星) · 오성교회(五成交會)의 절차 육목(節次六目) 등 11부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책 서두에 역법에 관련된 상소문 ·천문 측정 · 변론(辯論) 등을 기록한 〈수력연기〉(修曆緣起)를 수록하여 당시 수력 업무의 시말을 알 수 있게 하였고, 산학(算學)과 천체 측정 기구에 관한 자세한 해설서도 여러 권 첨부하였다. 《숭정역서》의 권수는 《명사》(明史)와 《서광계집》(徐光啓集)에는 136권, 서광계의전기인 《문정공행실》(文定公行實)에는 132권, 완원(阮元)의 《주인전》(疇人傳) <서광계전>에는 126권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훔멜(A.W. Hummel)의 《청대 명인전》(Eminent Chinese of the Ching Period 1633~1912, vols. 2, Government Printing Office, 1943)에서는 137권이라고 하였다. 〔개명과 의미〕 1644년 청나라가 건국되자 살 폰 벨은 이듬해 청나라를 위해 역서를 만들고, 왕조 교체기에 손상된 천문 기기를 보수하여 일식을 예측하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결국 서양 역법에 의한 '시헌력' (時憲曆)이 청나라의 공식 역법으로 채택되었다. 즉 1644년 11월 25일 역법을 총괄하는 흠천감(欽天監)의 감정(監正)에 임명된 살 폰 벨은, 《숭정역서》를 수정 · 보완하여 《서양 신법 역서》(西洋新法曆書)라 고치고 이듬해 11월 19일 순치제(順治帝)에게 26권을 봉정하였던 것이다. 《숭정역서》는 중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신앙을 전하려 했던 예수회 선교사들의 적응주의적 선교 방법을 보여 주는 상징적 저서이다. 또 동양과 서양의 과학사, 문화 교류사적 견지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 살 폰 벨 ; 서광계 ; 이지조) ※ 참고문헌 《明史》 권31, <志> 7, <僭> 1/ 《徐光啓集》 2권, 北京, 1963/ 王萍, 《西方曆算學之輸入》, 臺北, 中央研究院 近代史研究所, 1966/ 黎正甫, 〈明季修改曆法始末〉, 《大陸雜誌》 권27, pp. 252~266/ 方豪, 《中西交通史》 2권, 臺北, 中國文化大學出版部, 1983/ H. Bernard, L'Encyclopedie Astronomique du Pere Schall : Ch'ung-chen lishu(1629) et Hsi-yang hsin-fa li-shu(1645), Monumenta Serica 3, 1938, pp. 33~77, 441~527 . 〔張貞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