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가톨릭 문학가. 1903년 5월 13일 독일 바덴바덴(Baden-Baden)에서 프로테스탄트 신자인 아버지와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이러한 증세는 만년에 이르러 더 심해졌다. 사업가로 성공하고자 유럽 전역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순회 여행하며 오랫동안 상업에 종사하던 슈나이더는, 1938년에 가톨릭 신자가 된 뒤 프라이부르크(Freiburg)에 정착하면서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가 수련과정 중 사상적인 면에서 그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은 쇼펜하우어(A. Schopenhauer, 1788~1860), 니체(F. Nietzsche, 1844~1900), 키에르케고르(S.A. Kierkegard, 1813~1855), 스페인의 철학자 우나무노(M. de Unamuno, 1864~1936) 등이었다.
가톨릭 신자가 된 후 그의 삶과 작품에는 시종일관 가톨릭적인 신념이 반영되었다. 그는 이야기 · 연극 · 시(소네트) · 역사 소설 · 전기 에세이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수많은 작품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강연으로도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1953년 독일 재무장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에 정열적으로 참가했다는 이유로 적대적인 중상 모략에 시달렸는데, 당시 재무장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곧 친공산주의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당시의 많은 그리스도교 독자들은 그의 작품에 끌리면서도 혼란을 겪었고, 그리스도교 출판사들은 그의 작품 출판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제 2차 세계대전 중과 후에 출판된 그의 작품들은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특히 그의 소네트 형식의 시들은 전쟁 중에 필사되어 널리 퍼졌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슈나이더는 기회 있을 때마다 독일 국민에게 독일이 지은 죄를 역사 앞에 공개적으로 고백해야만 하느님과 역사의 심판에서 자비로운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뮌스터 대학 명예 박사(1946) · 프라이부르크 대학 명예 박사(1947) · 예술과 학문에 기여한 공로훈장(1953) · 독일 출판 협회의 평화상(1956) 등 많은 사회적인 명예를 얻었던 슈나이더는, 1958년 4월 6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사망하였다.
〔작품 세계〕 슈나이더의 주요 작품들은 세 가지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집필되었다. 첫 번째는 지상의 권력체제로서의 가톨릭 교회가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게 될때까지의 스페인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그의 첫 대작인 《필리프 2세》(Philipp der Zweite, 1931)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종교와 권력'(Religion und Macht)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작품은 제왕으로서의 필립과 수도자의 길을 걷는 인간으로서의 필립, 즉 권력과 겸손이라는 두 가지 상치된 성향들이 한 인간의 내부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그가 평생 동안 작품 속에서 추구하였던 중심 주제이기도 하다. 이후 서유럽의 역사를 소재로 집필한 그의 모든 작품에는 서유럽의 총체적인 역사를 종교와 권력의 갈등으로 보는 그의 독창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이와 비슷한 작품들로는 《권력과 은총》(Macht und Gnade, 1940), 《지상의 나라와 하느님의 나라》(Weltreich und Gottesreich, 1946) 등이 있다.
두 번째는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섬나라, 영국 권력의 체계와 위력》(Das Inselreich, Gesetz und Größe der britischen Macht, 1936)이 있고, 세 번째는 프러시아 왕국의 프로테스탄트 세계를 배경으로 한 《호엔졸레른 가문》(Die Hohenzollern, 1933)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 속에서 그가 늘 추구하였던 것은, 첫째 하느님의 역사(役事)가 역사(歷史) 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가 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교회가 요구하는 사항들과 합법적인 세속적 권력 기관의 권력 행사가 어떻게 동시에 실현 가능한가 하는 문제를 해명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조화로운 방안이 없다는 것이 슈나이더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즉 그에 따르면, 교회와 세속권력은 조화를 이룰 수 없고, 따라서 이 두 영역은 서로 비극적인 대치 상황에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슈나이더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언제나 귀족 출신이거나 고위 관직에 있는 인물들이다. 슈나이더는 하느님 나라의 대표자들로서 유럽 역사상 잘 알려진 성인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내면 세계를 조명하고자 하였고, 그들과 대치되는 입장에 있는 지상의 권력을 대표하는 인물들로는 필리프 2세 · 카알 5세 · 정복자 빌헬름 · 러시아 황제 알렉산데르 ·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 등 제왕과 고관 대작들을 등장시켰다.
한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교황 인노첸시오 3세와의 관계를 주제로 한 소설 《인노첸시오와 프란치스코》(Inozenz und Franziskus, 1952)와 그리스도교 비폭력주의를 지키려는 교황 첼레스티노 5세와 권력 지향적인 교황 보니파시오 8세와의 대치 관계를 주제로 한 소설 《위대한체념》(Der große Verzicht, 1950)은, 하느님 나라와 지상의 나라 사이에 있는 충돌이 교회 자체 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슈나이더는 자연적인 권력과 초자연적인 은총이 서로 극복될 수 없는 이율 배반성을 지닌 것으로 보았다. 활동 초기부터 작품을 통하여 역사적 시간 속의 모든 생명과 존재에 스며 있는 알 수 없는 작은 상처에 괴로워하던 그는, 그것을 점차 십자가로 상징되는 일종의 역사 신학으 로까지 발전시켰다. 이는 "모든 역사적 시간은 그리스도가 겪은 끔찍한 고난의 시간이다"라는 그의 비극적인 역사관으로 요약된다. 피조물이 겪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통, 파악할 수 없는 무한한 우주에 대한 공포, '자전하는 지옥' 인 지구의 세계, 잡아먹음과 잡아먹힘의 순환 과정 등에 관한 그의 지적 통찰은 그로 하여금 의로운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리라는 신념을 확신할 수 없게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솔직하지 못한 마음 상태에서보다는 불타는 마음의 회의에 시달리면서, 마취제를 맞은 상태로보다는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죽는 것이 낫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와 같은 타협 없는 솔직한 고민과 생각들은 《가려진 나날》(Verhüllter Tag, 1954)이나 《빈의 겨울》(Winter in Wien, 1958) 같은 그의 자전적 글들 속에 나타나 있다.
〔평 가〕 슈나이더의 문학과 그의 '암흑의 신학' 은 시대를 초월하는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그의 귀족주의 혹은 귀족적 형이상학 및 전통적인 기법들은 현대의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작품에 근접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자유와 양심에의 용기 · 책임감 · 지적 성실성 등을 강조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역사적인 배경으로 포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박한 현실성을 지니고 있다. (→ 가톨릭 문학, 독일의)
※ 참고문헌 H.U. von Balthasar, R. Schmeider, 1953/ H. Friedmann · O. Mann Hg., Christliche Dichtung der Gegemwart, 1955, pp. 375~390/ J. Rast, Der Widerspuch. Das doppelte Antlitz. des R. Schneider, 1959/ M.Doerne, Theologia tenebrarum. Zu R. Schneiders Spatwerk, 《ThLZ》 86,1961, pp. 401~414/ B. Scherer, Tragik vor dem Kreuz, Leben und Geisteswelt R. Schneiders, 1966/ Franz A. Schmitt Hg., R. Schneiders Leben und Werk in Dokumenten, 1969. 〔崔 레기네〕
슈나이더, 라인홀트 (1903~1958)
Schneider, Reinh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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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라인홀트 슈나이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