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의 열두 소(小)예언서 중 아홉 번째 책.
〔필 자〕 요시야 왕(기원전 640~609) 때 활약한 유대 예언자 스바니야가 필자로 알려져 있다. 스바니야가 활동하던 시기는 기원전 630년경으로 추정되는데, 시대적으로는 이사야와 예레미야 예언자 사이에 해당된다. 다른 예언서들과는 달리 스바니야서는 저자의 출신을 드러내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아몬의 아들, 유다 임금 요시야 때에 스바니야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 스바니야는 구시의 아들, 구시는 게달리야의 아들, 게달리야는 아마리야의 아들, 아마리야는 히즈키야의 아들이다." 이 족보에 따르면 스바니야의 4대 조상은 히즈키야인데, 그가 이사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시대의 임금인 히즈키야 왕(기원전 716~687)인지는 알 수 없다.
스바니야가 직접 이 책을 썼을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를 품는 의견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이유가 전세계에 퍼져있는 국외 거주 유대인들 즉 디아스포라의 귀환을 약속하는 내용(스바 3, 16-20)이 바빌론 포로기(기원전 587~538) 이후에 쓰여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3장1절 이하에 언급된 예루살렘의 종말 예고라든지 2장 4절 이하에서 이방 민족에 대한 징벌을 예고한 것 등이 요시야 왕 시대의 상황과는 차이가 난다.또 스바니야서 1장 1절과 글자 그대로 일치하는 표현 즉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다" "유다 임금 아몬의 아들 요시야 시대···" 등이 예레미야서 1장 2절에서도 발견된다. 따라서 스바니야서를 예레미야서와 같이 신명기학파의 손길이 닿은 작품, 즉 스바니야 예언자를 요시야 개혁의 선구자로 만들려는 신명기학파의 의도가 배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스바니야서는 스바니야 예언자의 이름을 사용한 일종의 가명 (pseudo-nymity) 작품이 된다. 이상의 학설들을 종합해 보면 스바니야서의 저자는 예언자 스바니야라는 견해와 스바니야를 전면에 내세운 가명 작품이라는 설로 나누어진다. 또 스바니야가 예언서의 일부를 완성하고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후대의 작가들에 의해 가필되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주장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집필 시기〕 스바니야서 2장 13절에 "그분께서는 북녘으로 손을 뻗으시어 아시리아를 없애시고 니느웨를 폐허로···"라는 구절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아시리아가 무너지고 신(新)바빌로니아 왕국(기원전 629~539)이 등장한 시기가 대략 요시야 왕의 재위 초기이다. 따라서 스바니야서의 집필 상한 연대는 요시야 왕 재위 초기로 잡을수 있다. 그러나 스바니야서 1장 13절과 15절 및 17절에 신명기 28장 29-30절이 인용되어 있음을 볼 때, 요시야 왕이 종교 개혁을 진행시킨 재위 후반기로 그 집필시기를 잡을 수도 있다. 기원전 622년에 예루살렘 성전을 보수하다 발견된 신명기를 중심으로 요시야 왕은 종교 개혁을 시작하여 지방 성전과 우상 숭배를 유대 땅에서 금지시켰다. 이렇게 스바니야서에 신명기가 인용되어있다는 점을 들어 집필 시기를 요시야의 개혁 이후로 늦추기도 한다.
〔대상과 구성〕 집필 대상은 유대인들, 특히 '주님의날' 즉 야훼의 심판이 거론된 것으로 보아 이스라엘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절의 유대인들이다. 스바니야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그 내용이 구성되어있다.
1, 1-6 : 서문. 스바니야의 족보와 야훼의 심판 의지.
1, 7-13 : 부패한 이스라엘에 대한 징벌. 특히 예루살렘에 대한 묘사는 요시야 종교 개혁이 일어날 시기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1, 14-2, 3 : '주님의 날'에 대한 묘사.
2, 4-15 : 이방 민족(불레셋, 모압, 암몬, 에티오피아, 아시리아)에 대한 징벌.
3, 1-5 :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
3, 6-8 : 야훼가 이방 민족을 징벌한 이유-유대에 경고를 주기 위한 것.
3, 9-13 : 이방 민족의 정화와 이스라엘을 돌보는 야훼. 여기에 등장하는 '야훼' 모티브는 신명기에서 온 것 임(45, 14-17 : 49, 6 ; 60, 5. 6. 11 등).
3, 14-20 : 야훼가 행한 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쁨과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귀환.
〔배경 및 통일성〕 스바니야서는 시대적으로 요시야 왕의 종교 개혁이 일어나기 전 나라가 종교적 · 사회적으로 어수선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저자는 예루살렘에 대해 상당히 자세한 정보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테면 1장 10절에 나오는 '물고기 대문'은 티로푀온(Tyropoeon) 계곡을 접하고 있던 예루살렘 북쪽 벽에 있었다고 한다. 스바니야서는 먼저 타락한 이스라엘을 향한 경고로 시작되며, 그중에서도 특히 스바니야서의 관심은 예루살렘에 집중되어 있다(1, 4-13 ; 3,1-7). 유대 백성과 예루살렘 주민들은 바알 종교, 가나안 풍요의 신, 태양신, 달신, 그리고 이웃 국가인 암몬의 최고신 밀곰 을 예배하였다(1, 5). 사회적으로도 백성들은 심한 불평등을 겪고 있었는데, 이는 전적으로 지도자들의 책임이었다. 그리고 장사치들 역시 지도자들의 부패와 맥을 같이하여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따라서 예루살렘은 자신의 총체적인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였다.
스바니야서에서는 비단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불레셋의 여러 도시들과 에티오피아와 아시리아의 주요 도시들과 왕국 전체의 파멸을 예고하고 있다.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괴롭힌 대가를 치르리라고 하면서 주변 국가의 파멸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포로들의 귀향을 언급하는 부분(3, 18-20)에서는 예루살렘의 심판(1, 4-13)과 그로 인해 국외에 흩어져 살게 되는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미리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요시야 왕 시대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그처럼 커다란 재난을 예견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선 기원전 7세기에 유대 왕국을 위성 국가로 거느리고 있었던 아시리아는 항상 위협을 주는 존재였다.
그러나 아슈르바니팔의 통치 중엽(기원전 668~627)부터 아시리아는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하여 기원전 627년 이후에는 유대왕국에 더 이상 위협을 주지 못하였다. 또 신바빌로니아도 다른 나라를 침략할 만큼 세력을 정비하지 못한 상태였다. 바빌로니아가 시리아 · 팔레스티나 지방을 침략하기 시작한 것은 요시야 왕 통치 시대가 지난 후 갈그미스 전투(기원전 604) 때였다. 더욱 납득하기 힘든 부분은 포로들의 귀향을 다룬 3장 18-20절이다. 여기에서는 바빌론 유배(기원전 587~538)에서 돌아오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후대의 일이다. 따라서 스바니야서는 여러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목적과 의도〕 스바니야서는 다른 초기의 예언서들처럼 이스라엘 백성에게 '야훼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야훼는 의롭고 거룩하며 유일한 하느님이고, 그분은 이스라엘이 자신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는 분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야훼의 눈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였다. 스바니야 예언자가 활동하였을 때를 전후하여 바알신을 섬기는 성소가 번창하고 있었으며, 일월성신(日月星辰)을 경배하는 등 한편으로는 야훼를 섬기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상을 섬기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1, 4-5).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은 가혹한 징벌을 받아야 마땅하였다. 야훼의 분노가 그대로 지나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판만이 야훼의 긍극적인 의도는 아니다. 심판 중에도 올바르게 야훼를 섬기며 살았던 이들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예루살렘을 비롯한 전 유대 땅에 새로운 질서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스바니야서 3장 14-20절에 담겨 있다. 스바니야서의 저자는 동 시대의 사람들에게 야훼 신앙의 근본적인 진리를 가르치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한편으로는 야훼의 분노가들이닥치리라는 사실에 대해 경고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심판의 상황에서도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될 희망 즉 야훼의 궁극적인 돌봄에 대해 말하였다. 곧 '심판과 희망' 이야말로 스바니야서에서 두 개의 기둥을 이루는 골자이다.
〔신 학〕 주님의 날 : 야훼의 심판과 관련하여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개념은 "주님의 날"이다(1. 14-2, 3). 주님의 날은 유대인들이 저지른 죄를 벌하기 위해 아주 가까이 와 있다. 그날이 되면 세력 있는 자들은 모두 응징을 받을 것이며, 거기에서 살아 남은 자들 즉 "그분의 법규를 실천하는 이 땅의 모든 겸손한 이들"은 심판 후에 구원을 얻게 될 것이다. "주님의 분노의 날에 너희가 화를 피할 수도 있으리라"(2, 3). "주님의 날"이란 바로 야훼가 손을 뻗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심판의 날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비록 표현은 다를지라도 "주님의 날과 같은 개념들이 아모스 예언서와 이사야 예언서에도 등장한다( '심판의 날' 등). 그리고 이 개념은 스바니야를 잇는 예레미야서에도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스바니야서에 등장하는 "주님의 날"은 이사야一스바니야一예레미야를 잇는 고리를 형성하는 개념이다. 실제로 유대 왕국에서 세 예언자들의 활동 시기 역시 시기적으로 연속성을 지녔다. "주님의 날"이 정확히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이를 역사적인 사건으로 보는 학자도 있고, 종말의 날을 일컫는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주님의 날"은 또한 스바니야서 1장 14절에서부터 2장 3절까지의 내용을 근간으로 한 '분노의 날' (dies irae)이란 중세 시대의 가톨릭 성가에 많이 등장하였던 표상과도 관련이 있다.
〔현대적 의미〕 스바니야서는 적어도 2,500여 년 전에 쓰여진 책이다. 여기에는 당시 유대 땅의 상황이 잘 드러나 있고, 그것을 통해 역사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볼 때, 오늘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내용 또한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스바니야서에 등장하는 표상들을 해석학적인 반성 없이 현대의 그리스도교에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스바니야서에 등장하는 심판 예고를 묵시적으로 받아들여 현대 세계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느님의 계시는 그 시대에 걸맞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언제나 명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바니야서는 하느님의 뜻에 모든 것을 걸고 그분을 전하는 위대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스바니야서에서 우리 시대까지 변하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가르침은, 다름아닌 하느님의 궁극적인 돌봄에 대한 확신과희망일 것이다. (→ 구약성서)
※ 참고문헌 O. Kaiser, 이경숙 역, 《구약성서 개론一그 연구 성과와 문제점들》, 분도출판사, 1995/ 정양모 · 이영헌, 《이스라엘 성 지, 어제와 오늘》, 생활성서사, 1988/ E. Cavaignac 외 2인, 서인석 역,《성서의 역사적 배경》, 성바오로출판사, 1981/ 《최신 구약 개론》, 크리스챤다이제스트사, 1997/ 정태현 편역, 《성서 비평 사전》, 성서와함께, 1993/ 《구약서론》, 크리스찬다이제스트사, 1994/ J.S. Kselman,《ABD》 6, pp. 1077~1080/ Deutsche Bibelgesellschaft ed., Stuttgart Erklä-rungsbibel, Stuttgart, 1992/ Altes estament-Einführungen Texte Kommen-tare, München, 1984. 〔朴泰植〕
스바니야서
一書
〔히〕צְפַנְיָהרּ · 〔그〕Σοφονίας · 〔라〕Prophetia Sophoniae · 〔영〕Book of Zephaniah
글자 크기
8권

쿰란에서 발견된 스바니야서 단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