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걸쳐 가슴과 등쪽으로 길게 늘어뜨려 입는 소매 없는 겉옷으로 수도복의 일부. 수도회의 제3회 회원이나 신심 단체에 가입한 평신도들도 신심과 소속 공동체에 영성적으로 일치하기 위하여 이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두 개의 작은 모직물 조각을 끈으로 이어 옷 속에 앞뒤로 간단히 걸치도록 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한국에서 일컫는 '스카풀라'(scapula)는 라틴어로 '어깨'라는 뜻이어서 본래의 의미대로 한다면 '스카풀라레'라고 해야 한다. '스카풀라'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전까지는 이것을 착용하게 된 의미 때문에 '성의'(聖衣)라고 불렸다. 수도자가 착용하는 스카풀라는 발목이나 무릎을 덮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그 형태와 모양이 간편하고 간소화되었다.
〔기원과 발전〕 스카풀라 착의는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이 들에서 일할 때 수도복 위에 일 옷을 덧입는 데에서 유래하였다. 《베네딕도 규칙서》(Regula Sancti Benedicti)에서는 수도자들이 들에서 일할 때 이를 입도록 하였는데(Scapulare propter opera, 15장 ; PL 66, 771), 이때 스카풀라는 노동하는 수도자를 표시하거나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상징 때문에 점차 수도회에서 스카풀라를 착의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초기 스카풀라의 형태는 비교적 짧았으나 후대로 갈수록 점점 길이가 길어졌다. 그리고 가슴과 등쪽으로 늘어뜨린 스카풀라를 팔 아래에서 띠로 동여매었는데, 이것은 십자가 모양을 딴 것이다. 스카풀라를 착의하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멍에나 십자가를 짊어지는(마태 11, 28-30)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또 이것은 공동체 구성원들간의 사랑의 유대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11세기 말 이후 베네딕도회를 비롯하여 시토회, 프레몽트레회, 도미니코회, 가르멜회, 마리아의 종 수도회, 메르체다리오회, 삼위 일체 수도회 등에서 스카풀라를 수도복의 일부로 착의하였다. 또 각 수도회마다 여러 가지 특색 있는 모양과 색깔의 스카풀라가 등장하였다. 스카풀라를 착의하는 것과 이와 관련된 신심은 교회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나, 결국 여러 교황들이 수도회에서 스카풀라를 착의하는 것을 인가하였고, 프랑스의 주교 보쉬에(J.B. Bossuet, 1627~1704)는 스카풀라를 신심의 상징으로서 그 가치를 선언하였다. 스카풀라 착의를 인가받은 것으로는 가르멜회의 갈색 스카풀라, 삼위 일체 수도회의 붉은 색과 흰 색 십자가가 새겨진 흰 아마포스카풀라, 마리아의 종 수도회의 '성모 마리아의 칠고(七苦)'를 새긴 검정 모직 천 스카풀라, 테아티노회의 '복되신 동정 성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를 상징하는 밝은 푸른 색 스카풀라(1691 · 1710),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의 스카풀라(1833), 선교 수도회의 예수 수난을상징하는 붉은 색 스카풀라(1847), 성 요셉 수도회의 보랏빛과 황색 스카풀라(1893), 가밀로회와 예수 고난회의 스카풀라 등 약 17개 정도이다.
13세기에 와서는 세속에 살면서 수도 생활과 같은 삶을 원한 신심 깊은 평신도들이 스카풀라를 착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일정한 어느 한 수도회 수도자들의 지도하에 자신들의 생활을 그 수도회의 삶과 정신에 일치시키고, 기도와 극기의 실천으로써 수도자들의 영성 생활을 본받고자 하였다. 특히 작은 형제회를 비롯하여 아우구스티노회, 마리아의 종 수도회, 도미니코회 등의 제 3회에서는 이런 뜻을 가진 신심 깊은 평신도들에게 그 수도회의 수도복 일부를 착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점차 스카풀라나 수도복을 착의함으로써 영성적인 은총을 얻을 수 있다는 신심이 널리 확산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심각한 논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특히 영국의 신학자 위클리프(J. Wycliffe, 1320~1384)는 자신들이 입는 수도복 덕분에 결코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리라고 주장하는 수도자들을 비난하였다.
제3회의 스카풀라 모양은 16세기부터 작아지기 시작하여 보통 5cm 이하의 천 조각으로 만들어진 스카풀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작은 스카풀라에는 성모 마리아나 스카풀라 신심을 장려한 성인, 혹은 예수 성심이나 예수 수난을 상징하는 문양이 자수되었다. 이후 수도회나 제3회 회원들 외에 신심 단체에 소속된 평신도들도 스카풀라를 많이 착용하게 되었는데, 가슴 넓이만한 것도 있었고 간편히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만큼의 작은 것도 있었다. 교황 비오 10세(1903~1914)는 1910년 12월 16일 스카풀라 대신에 예수 성심과 성모 마리아의 형상을 각각 양면에 새긴 메달을 반드시 축복하여 지니고 다니거나 작은 형태의 스카풀라를 착용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다(《사도좌 관보》 3, 1911, pp. 22~23).
〔가르멜 산의 스카풀라 계시와 특전〕 가르멜회에는 가르멜 산의 계시라고 불리는 갈색 스카풀라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즉 1251년에 가르멜회원장 성 시몬 스톡(Simon Stock, 1165~1265)에게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갈색 스카풀라를 보여 주면서 "이 스카풀라를 죽는 순간까지 착용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지옥에 떨지지 않는 특권을 누릴 것이며, 그가 죽은 후 첫
번째 토요일에 성모 마리아의 도움을 받아 천국에 이르리라" 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계시는 그의 비서 스와인톤(P. Swaynton)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이 두 가지 계시중에서 스카풀라를 지니고 죽은 자는 누구나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첫 번째 약속은, 가르멜회 수도자들뿐만 아니라 스카풀라를 착용하는 모든 가르멜회의 제3회 회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교황 요한 22세(1316~1334)가 교서 <사크라티시모 우티쿨미네>(Sacratissimo uti culmine, 1317. 3. 3)를 통하여 가르멜회에 스카풀라 신심의 첫 토요일 특전을 인가하였다고 한다. 교황의 이 교서를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은 가르멜회의 발두이노(Balduinus Leersius, +1483)였다(BibliothecaCarmelit., tom. Ⅰ , Orléans, 1752, p. 210). 하지만 17세기부터 이 교서의 진정성에 이의가 제기되기 시작하였고, 현대에 와서는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학자들이 많다(B.Zimmerman).
한편 가르멜 산의 계시와 특전에 대한 인가로는 교황글레멘스 7세(1523~1534)의 인가(Ex clementis, 1530. 8. 12), 교황 비오 5세(1566~1572)의 인가(Superna dispositione, 1566.2. 18), 교황 그레고리오 13세(1572~1585)의 인가(Ut laudes,1577. 9. 18)가 있다. 또한 교황 바오로 5세(1605~1621)가 1615년 2월 15일자 교령을 통하여 가르멜 산의 스카풀라 특전을 인가함으로써 이 특전에 대한 논쟁이 사라졌다. 바오로 5세 교황의 교령에서는, 사망 후 첫 토요일에 성모 마리아가 베풀 모성적인 보호에 대한 특전을 다소 이론적이고 신학적으로 해설하면서 인정하였다. 이후 교황 레오 13세(1878~1903)도 성 시몬 스톡이 성모 마리아의 계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카풀라의 계시와 특전을 재가하였으며, 1908년 7월 4일에는 가르멜회 수도자와 제3회 회원들에게 이 특전을 승인해 주는 교황청의 인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의 인가들은 외적으로 스카풀라를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진실되고 내면적인 신심이 전제될 때에만 특전 약속이 유효한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도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전제가 있을 때에 가르멜 산 스카풀라 계시의 약속은 교회가 가르치는 교의에 위배되지 않음을 인정하였다.
〔신학적 의미와 축복〕 스카풀라 신심은 스카풀라를 착용함으로써 소속 공동체의 영성과 활동에 참여하고 공동체 구성원들간에 일치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모든 성인들의 통공 이라는 신학적인 가르침에 기초하고 있다. 스카풀라를 착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특전은 반드시 내적인 신심이 전제되지 않고는 효력이 없다. 외적으로만 스카풀라를 착용함으로써 특전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마술적이고 미신적인 신심 행위에 불과하며, 이는 자칫 교회가 가르치는 구원론에 위배되는 잘못된 구원 예정설의 오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스카풀라의 축복과 착의는 가능한 한 단체로 거행되어야 하며, 착의는 어떤 수도회의 제3회 회원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입회는 해당 수도회의 장상이나 정당한 위임을 받은 사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예식은 현 예식서에 명시된 바를 따라야 한다(《축복 예식서》,1208~1215항 참조). 또 제3회 회원이나 신심 단체의 평신도들은 수도회나 소속 공동체에 영성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 그 공동체에서 규정하는 재료와 모양대로 만든것을 착용하여야 한다. 스카풀라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각 수도회에서 정한 입회규정을 명심해야 하며 그 규정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성의 : → 모든 성인들의 통공 ; 성의회 ; 시몬 스톡)
※ 참고문헌 T.H. Weber, 《NCE》 12, pp. 1114~1116/ G. Mesters, 《LThK》, pp. 815~816/ A. Michel, 《DTC》 27, pp. 1254~1259/ 《ODCC》, pp. 1460, 1503/ 《DL》, p. 576/ Dennis McNally, S.J., The New Dictionary of Sacramental Worship, Peter E. Fink ed., Collegeville, Minnesota, 1990, pp.477~478/ 《축복 예식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6, pp. 406~412. 〔梁蕙貞〕
스카풀라
〔라〕scapulare · 〔영〕scapul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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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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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등쪽으로 길게 늘어뜨린 스카풀라(왼쪽)와 일반 신자들이 착용하는 스카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