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폴리, 로렌조 (1530~1610)

Scupoli, Lare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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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티노 수도회 신부. 수덕학자. 저술가. 로렌조는 수도명이고 본래 이름은 프란체스코 스쿠폴리(FrancescoScupol)이다.
〔생 애〕 1530년 이탈리아 오트란토(Oranto)에서 태어나 1569년 40세의 나이로 나폴리에 있는 테아티노 수도회의 대(大) 성 바오로(S. Paolo Maggiore) 수도원에 입회했으며, 훗날 성인이 된 아벨리노(Andreas Avellinus, 1521~1608)의 지도로 수련기를 마치고 서원을 하였다. 스쿠폴리의 유년기와 청장년기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테아티노 수도회의 역사가 실로스(G. Silos)는 그가 입회하기 전에 문학을 공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하였다. 1573년에 부제품을 받고 이듬해 피아첸자(Piacenza)에 있는 테아티노 수도원으로 옮겼으며, 1577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듬해 밀라노의 성 안토니오 수도원에서 생활을 하다가 1581년에는 제노바의 성 시로 수도원으로 옮겨 수도 생활을 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1579년부터 발생한 전염병 환자들을 수도회 형제들과 함께 간호하면서 그들을 위로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도와주었다.
1585년 5월 스쿠폴리는 그가 소속되어 있던 파도바(Padova)의 수도회 총회에서 범죄자로 지목되어 수도자 신분에서 제명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판결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혹자는 스쿠폴리의 영성적인 명성을 질투하여 빚어진 모함의 결과거나 그의 개혁 이론이 16세기에는 이단적인 신앙으로 판단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원인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그는 1년 간 독방에 갇혀 성무 집행 정지를 당한 채 지내야 했다. '평신도 수사' 신분으로 전락한 스쿠폴리는 이 모든 것을 겸손되이 받아들여 자신의 영혼 정화를 위한 기회로 삼았으며, 수도원 안에서 속죄의 생활을 했다. 그리고 1588년 5월 제노바를 떠나 베네치아의 성 니콜라 수도원으로 옮겼고, 같은 해 익명으로 《영적 투쟁》(Ⅱ Combattimento Spirituale)을 출판했다. 1589~1591년에는 베네치아 수도원에 거처하면서 인근에 있던 파도바의 수도원을 여러 번 방문하였는데, 이곳에서 그는 당시 법대생이자 훗날 성인이 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Franciscus Salesius, 1567~1622)와 친분 관계를 맺었다.
영성 생활에 매진하고 있던 프란치스코는 1589년에 파도바의 테아티노 수도원으로부터 《영적 투쟁》을 증정받았는데, 이 책이 그의 영성 생활 완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스쿠폴리는 1598년에 나폴리의 대 성 바오로 수도원으로 다시 돌아가 고행과 수덕 생활로 여생을 보냈다. 1610년 4월 29일 로마의 테아티노 수도회 총원에서 열린 총회에서 수도 사제로 복권되었으나, 스쿠폴 리는 이해 11월 28일 사망하였다.
〔저서 및 영성 사상〕 스쿠폴리의 《영적 투쟁》 초판은 출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진되었고, 같은 해에 9장이 더 첨가되어 33장으로 구성된 수정본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1590년 이후에는 이탈리아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1595) · 영어(1598) · 스페인어(1608)로 번역 · 출판되었다. 또 1599년에는 새로 첨가된 27장을 합쳐 60장으로 구성되어 나폴리에서 재판되었고, 이듬해에는《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적인 고통》(Dei dolori mentali di Cris-to), 《천국의 길》(Sentiero del Paradiso)이 피렌체에서 출판되었다. 표지에 '테아티노 수도원의 한 수도 사제가 정리한 글 이라는 부제를 붙인 《영적 투쟁》이 1610년에 나폴리에서 출판되었는데, 이것은 "보충 장들"(38장)이라고 정식으로 소개된 장들을 합쳐 66장의 재구성된 재판이었다. 그리고 그가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2월
19일에 정식으로 그의 이름을 내건 《영적 투쟁》이 볼로냐(Bologna)에서 출판되었다. 일부 교회사가들은 적어도 이 책의 주된 부분은 스쿠폴리가 저술하였지만,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Girolamo Porcia, Juan de Castanîza, Achille Gagliardi, Nicodimo Aghiorita)의 글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전적으로 스쿠폴리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어 오늘날까지 이 문제는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영적 투쟁》은 영적 · 수덕적인 저서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의 사상은 주로 성서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아우구스티노(354-430)나 토마스 아퀴나스(1224 1225~1274) 같은 교부들의 사상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작품이다. 그의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영성적이고 수덕적인 면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Franciscus Assisii, 1181~1226), 로욜라의 이냐시오(ignatius de Loyola, 1491~1556) ,
시에나의 가타리나(Catharina Senensis, 1347?~1380) 등과 16세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영성 운동 개혁자들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 《영적 투쟁》은 '영적 여정의 길'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주로 영혼을 내적 완성으로 인도하는 금욕적 · 수덕적 방법을 단순하고 실질적인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 또 각 장마다에서는 특정한 교의를 전개하였다. 이 책의 구조는 악과 정욕에 빠질 수 있는 인간이 어떻게 하면 내적 완성을 이루며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가를 묻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악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란 오직 '그리스도 중심주의'를 고수하는 것, 즉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복종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름으로써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적인 자기 부정, 자기 무화(無化)가 필요하다.
스쿠폴리에 의하면, 인간의 성화란 영혼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방해하는 적들을 무찌르려는 인간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인간의 내면에는 상반된 두 가지 의지가 있는데, 하나는 우월적인 것으로 이성에 의해 인도되며 영혼을 상승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등하고 영혼을 하강시키는 것으로 감각과 정욕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적 투쟁에 있어서 중요한 영성적 방법은 지성 · 의지의 결점을 보완하고 거짓과 유혹을 선별하며 영혼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간의 '고차원적인 능력' ,특히 덕(德)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인간 의지를 훈련시키는 일이다(《영적 투쟁》 7~43장). 또 그는 의지만 굳건하다면 도덕이나 인간의 인격은 자연히 완성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성화를 위한 투쟁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심을 다해 강렬히 성화를 원하고 강한 의지로 외적 · 내적 활동을 이끄는 것이다. 의지를 조절하는 것은 신적 삶에 순응하는 것이다(10장). 다시 말하면 의지 훈련의 목적은 곧 자기 무화를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것' 혹은 '하느님과 같은 영이 되는 것' 이다(1장). 인간 의지가 하느님의 의지와 긴밀히 결합되어 하나가 될 때 인간의 영혼은 충만한 존재, 그리고 복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영적 투쟁에서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영혼의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15장). 많은 사람들이 완덕의 길을 원하면서도 그 길의 반에도 다다르지 못하는 이유는, 악습이나 결점을 초극하여 어떤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계속적으로 온 힘을 다해 인간의 정욕과 감각에 대항해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투쟁하기를 원하기만 하면 영적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스쿠폴리는 은총이라는 것도 항상 준비된 의지와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즉 의지는 은총의 도움을 신뢰할 때 새로운 차원의 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은총은 의지를 더욱더 강하고 견고하게 한다. 내적 완
성을 위해서 그는 네 가지의 무기를 제안하였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영적 무기는 기도이다. 묵상, 천사, 성인 성녀들에게 바치는 기도 특히 하느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를 향하는 봉헌은 중요한 기도이다.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는 우리가 삶을 살아 나가는 데 도움과 보호만을 얻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향하는 사랑의 성장을 도모해 준다. 십자가에 대한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묵상도 좋은 기도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기도는 성체를 자주 영하는 일이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우리가 내적 완성을 위해 악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 그리스도자신이 우리와 함께 싸우게 된다(53장). 영적 투쟁의 두번째 무기는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우리의 존재가 하느님께 완전히 의존되어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세번째 무기는 하느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다. 하느님과 친밀감을 느끼고 '그분' 을 완전히 신뢰하는 이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동요되거나 혼란스러워지지 않는다(3장).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무기는 금욕생활이다. 금욕 생활은 인간 영혼을 순수한 사랑의 정상에 이르도록 인도한다.
스쿠폴리는 《영적 투쟁》을 통하여 여러 나라에 지대한 영성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의 영성 사상이 담긴 이 책은 테아티노 수도회의 영성적 노선 안에서 쓰여질 만큼 테아티노 수도회의 영성에 큰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서는 그리스도교 영성사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영성 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이외에 수덕적인 영성서들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 《내적 평화》(Della pace interiore), 《죽음을 잘 맞이하도록 병자를 위로하고 도와 주는 방법》(Del modo di consolare ed auitare gl'in-fermi a ben morire), 《묵주 기도 바치는 방법》(Il modo direcitare la corona della Madonna)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 참고문헌  L. Scupoli, Il Combattimento spirituale ; Della pace inte-riore ; Dei dolori mentali di Cristo Della sua Passione Del modo di con-solare ed aiutare gli infermi a ben morire, Piacenza, 1883/ 一, Combat timento spirituale, con la presentazione del card. M. Giordano e l'introduzione di B. Mas c.r., Cinisello Balsamo MI, 1992/ P. Pourrat, Christian Spirituality, vol. 3, New York, 1927/ H. Bremond, Hist. litt. dusentiment religieux en France Ⅶ, Paris, 1928/ 一, Introduction à la philosophie de la prière, Paris, 1929, p. 46ss/ B. Steiner, Historisch~kritische Untersuchung über den Verfasser des Geistlichen Kampfes, Studien und Mitteilungen aus dem Benediktiner und Cistercienser Orden, tom. 17, 1896, pp. 444~462/ U. D'Alencon, Des influences franciscaines sur I'auteur du 'Combat spirituel', Etudes franciscaines, tom. 27, 1912, pp. 72~83/ A. Portaluppi, Dottrine spirituali, Alba, 1943, pp. 170~171, 174~176/ B. Mas, La spiritualità teatina, Regmum Dei-Collectanea Theatina, tom. 7, Roma, 1951, pp. 64~74/ F. De Ros, Aux sources du 'Combat Spirituel', Alonso de Madrid et Laurent Scupoli, Revue d'ascétique et de mystitque, tom. 35, 1954, pp. 117~139/ L. Cognet, La spiritualité moderne, Paris, 1966, tom. 1, pp. 222~224/ B. Papasogli, Gli spirituali italiani e 'Grand Siècle', Roma, 1983, pp. 28~35. 〔李再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