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레벡스, 에두아르트 (1914~ )

Schillebeeckx, Ed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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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가톨릭 신학자. 도미니코 수도회 신부. 1914년 11월 12일 벨기에 안트웨르펜(Antwerpen)의 보수적인 가톨릭 집안에서 14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나 1934년에 도미니코회에 입회하여 헨리코(Henricus)라는 수도명을 받았으며, 이후 헨트(Gent)와 루뱅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뒤 1941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 후 박사학위를 준비하기 위하여 파리의 소르본 대학과 도미니코회 신학교인 르 솔슈아(Le Saulchoir)에서 신학 공부를 하던 중(1946~1947) 사제품을 준비하는 수도자들의 영적 지도 신부로 임명되었고, 1947년부터는 루뱅의 도미니코회 신학교에서 수도자들에게 교의 신학을 가르치면서 교도소 지도 신부로도 활동했다. 1951년 성사의 상징적 특징을 밝힌 논문 <성사적 구원 섭리>(De Sacramentele Heil-seconomie)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스킬레벡스는, 1957년 네덜란드 네이메헨(Nijmegen)의 가톨릭대학교 교의 신학 교수로 임명되어 교의 신학과 신학사를 담당한 뒤 1982년에 은퇴하였다. 이 기간 중 그는 1966년과 1967년에 미국의 40여 개 대학들을 순회하며 초청 강연을 하였고, 1970년에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과 맨체스터 대학에 초청되어 강의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신학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에라스무스 연구소' 소장으로 초빙되어 하버드 대학 신학과에서 네덜란드의 종교적 상황에 대해 강의하였다.
1961년에 네덜란드어권 신학자들을 위한 《신학 잡지》(Tijdschrift voor Theologie)의 창간 및 편집에 관여하기도 했던 스킬레벡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준비하던 네덜란드 주교들의 신학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교회 쇄신에도 적극 참여하였고, 1965년에는 공의회의 정신을 따르는 신학 논문들을 게재하는 국제적인 잡지 《콘칠리움》(Concilium)을 공동 창간하였다. 또 1966년에 발행된 네덜란드의 《새 교리서》(De Nieuwe Katechismus)의 편찬 작업에도 참여하였다. 한편 그는 공의회의 정신을 실현하려는 네덜란드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과 직접 의사 소통할 수 없는 것에 맞서 1985년 5월 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때 이루어진 '5월 8일 운동' (Acht Mei Beweging)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도 하였다.
〔저 서〕 인간 세계와 관련된 교회의 역할을 해명하려고 노력한 스킬레벡스는 세속화되고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신앙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런 시도들이 드러나는 그의 신학 저술 활동 시기는 크게 두 시기로 나누어지는데, 전기(1946~1967)에는 현상학 · 실존주의 ·인격주의 · 토미즘과 관련하여 스콜라 신학에 바탕을 둔 성사 신학에 전념하였다. 그러나 후기(1967~ )에 와서는 성서 주석학을 교의 신학에 수용하고 사회 비판 이론·언어 철학 · 인간학적 해석학 등 현대의 철학적 동향을 종합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치적 차원을 새롭게 조명하고, 서유럽적인 해방 신학을 발전시킨 그리스도론과 해석학 및 사도직에 관한 저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초기에 계시와 신앙의 해석에 대한 교회의 전승을 신학의 재료이자 출발점으로 삼았던 스킬레벡스의 주요 저서로는, 교회의 성사 안에서 인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이를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는 《그리스도, 하느님 만남의 성사》(Christus sacrament van de odsontmoeting, 1957)와 《성체 안의 그리스도 현존》(Chistus'tegenwoordigheid in de Eucharistie, 1967)이 있다. 또 성모 마리아가구원의 협조자로서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따르면서 성사적 만남 안에서 인간의 응답을 제시한 《마리아, 그리스도의 가장 아름다운 창조》(Maria, Christus'mooiste wonderscheping, 1954)와 《마리아, 구원의 어머니》(Mara, Moeder van de verlossing, 1955)도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생활하는 관계를 통해서만 인간 사이의 참된 관계로서 결혼 및 사제의 독신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주장하고, 결혼과 독신에 대한 종교적 신비화를 반대하면서 그 인간적 · 현세적 성향을 강조한 《지상의 실현이며 구원의 신비인 결혼》(Het huwelijk : aardse werkelijkheid en heilsmysterie, 1963)과 《사제의 독신생활》(Het ambts-celibaat in de branding, 1966) 등이 있다.
초기의 저서들에서 마리아를 찬양하고 교회 및 성사와관련하여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고찰한 스킬레벡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미국으로의 강연 여행 이후,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설명하는 학술 용어 ·방법론 · 철학적 증명 방법 및 내용 등에서 전기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전환을 보여 주었다. 특히 당시의 다양한 철학적 동향들을 받아들여 성서와 신학적 전통(신앙 고백, 사도적 전승, 교부들과 신학자들의 가르침) 및 교회의 가르침(교도권을 통한 교황과 공의회의 가르침 및 교회 생활) 등을 고찰한 해석학적 3단계 그리스도론이라고 할 수 있는《예수, 한 생존자의 역사》(Jezus, het verhaal van een levende,1974), 《정의와 사랑 : 은총과 해방》(Gerechtigheid en Liefde : Genade en bevrijding, 1977), 《하느님의 역사로서의 인간》(Mensen als verhaal van God, 1989)은 그의 신학 전체를 대표하는 저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하느님의 공동체인 교회의 민주적인 직무와 관련된 저서로는, 서열적인 위계 질서는 성서적인 것이 아니고 모든 신자들이 교회를 이끌어 나갈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 《교회 내에서 인간들을 위한 변론 : 그리스도교적 정체성과 교회 직무》(Pleidooi voor mensen in de kerk : Christelijke identiteit en ambten in de kerk, 1985)와 《교회 직무 :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에서의 관리자》(Kerkelijk ambt : Voorgangers in de gemeente van Jezus Christus, 1980)가 있다. 이외에도 전례 및 강론에 관한 《복음 이야기》(Evangelie Verhalen, 1982)와 《복음을 위하여, 복음의 이야기 2》(Om het behoud van het Evangelie : Evangelie Verhalen, deel Ⅱ , 1988) 등이 있다.
〔사 상〕 현대 성서 주석학의 결과와 다양한 철학적 ·해석학적 방법론으로 그리스도교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의 체험을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한 스킬레벡스의 기본 신학 사상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체험에 대한 이해로서의 신학 : 스킬레벡스에 의하면, 인간의 체험은 인식과 행위 전부를 망라하는 것으로 하느님의 계시를 축소시키거나 그에 반대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모든 계시는 인간의 체험을 통하여 전달된다고 한다. 하느님의 주도로 이루어진 계시는 '구원 체험'으로 인간에게 체험되고, 그 체험은 그때그때마다 문화와 언어로 해석되어 전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석되어 전달된 인간의 체험인 신앙 고백과 신학적인 모든 진술은 새로운 시대나 사회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새롭게 체험되고 해석되도록 계속 전달되어야 하고, 그것도 그 시대의 언어와 사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주도권에 의한 계시의 체험을 강조한 스킬레벡스의 체험의 해석학은, 계시를 신앙인들의 단순한 종교 체험으로 보려는 사상을 반대하며, 성서를 순수한 하느님의 말씀으로 보는 근본주의적인 사고도 거부한다. 스킬레벡스는 신학의 과제를 성서의 전승을 통한 신앙의 진술과 인간의 현실적인 경험을 서로 소통시키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는 또 현대처럼 세속화된 사회에서는 종교적 체험이 보편적인 체험이 아니라 인간의 영원성과 한계성을 동시에 인식하는 체험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체험의 교리 교육'(Erfahrungskatechese)을 통하여 복음을 각 사람의 일상적인 현실에 제시함으로써 구원과 해방을 찾는 인간의 최종적 의미 물음에 답변하고, 일상의 체험들이 개인적인 확신을 가진 신앙 체험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로써 그는 체험과 신앙의 관계에 관한 신학의 새로운 장을 제시하였다.
대비 체험과 실천의 해석학 : 다양한 철학적 개념과 이론을 응용하여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구원의 체험을 해석하고 설명하고자 하였던 스킬레벡스는, 모든 학문은 실천적인 관심에 의하여 주도된다고 주장하였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 이론을 신학적 해석학에 연결시켜 '신앙 실천의 해석학' (Hermeneutik der gliaubigen Praxis)을 주장하였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은 해석을 위한 이론적인 체계가 아니라 구원의 약속이며, 이 구원은 역사상의 예수에게서 이미 실현되었으므로 이론적으로만 해석되어서는 안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분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의해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서가 증언하는 하느님이 인간의 구원을 원하고 인간의 역사에 동참한 하느님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역사에서 인간들은 불의 · 죄 · 고통 등 구원에 반대되는 대비 체험을 하게 되고, 하느님이 창조하고 약속한 인간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적 시선을 갖게 된다. 이러한 '비판적 부정성'(die kritische Negativität)은 잘못된 질서에 대한 분노를 통해 대비 체험에 대항하여 불의와 싸우고자 하는 긍정적인 차원의 동기를 제공하며, 동시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 즉 하느님에 의해 완성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향하게 한다. 이처럼 스킬레벡스는 인간애에 대한 하느님 인식을 전제로 대비 체험을 통해 불의한 상황에 대항하여 하느님이 원하는인간적인 사회 건설을 지향하게 하는 윤리적 실천을 제시하였다. 그는 또 대비 체험의 극단적인 형태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으로 설명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완전한 헌신을 요구하였다. 동시에 인간성의 완성을 위하여 노력하는 모든 사상과 종교가 하느님 나라의 건설에 기여한다고 여김으로써 타종교 및 사상들(공산주의, 사회주의)과의 대화 가능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는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하느님에 의한 종말론적 완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함으로써 전통적인 그리스도교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느님의 우위성 : 스킬레벡스는 인간의 행복과 구원을 원하며 인간의 문제를 하느님의 문제로 여기는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삶을 통하여 인간의 역사에 구체적으로 동참한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강조하였다. 반면에 그는 하느님의 우위성에 대별되는 인간의 한계성을 강조하고, 인간이 이 세상에서 정의와 사랑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행위는 하느님에 의해 종말에 완성된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적인 관점과 행위를 절대화하려는 시도를 경계하였다. 그에 의하면, 하느님은 인간의 개념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인간 행위의 모든 가능성의 원천이며,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종말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새롭게 활동하며 인간과 만나고자 하는 '인간의 미래' 이자 희망이라고 하였다. 또한 하느님은 인간에게 가까이 현존하기 위하여 세상의 창조와 인간의 역사를 통하여, 또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인간에게 자신을 드러내셨다고 하였다. 이러한 하느님의 자기 전달은 인간들에게 자신들의 체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하느님과의 공동체가 세상의 정치적 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게한다. 스킬레벡스는 그리스도인이 기도를 통한 내적인 삶과 더 나은 인간 세상의 건설을 위하여 실천하는 정치적인 성스러운 존재' (politische Heiligkeit)로 불려졌다고 주장하였다.
〔영향 및 평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위의 세 가지 사상을 통하여 스킬레벡스는, 교회와 세상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였다. 공식적인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처럼보이는 그의 사상적 기조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세상에 제시하여 비신앙인들의 개종을 유도하고, 교회의 가르침에 회의적인 신앙인들에게 자신의 신앙 체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용기를 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을 고백하도록 이끌려는 현대적인 호교론적 시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500여 건에 달하는 논문 및 저서, 주요 저서의 14개국 언어로의 번역 등과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통하여 가톨릭 교회 및 신학에 지대한 공헌을 한 스킬레벡스는, 미국 · 영국 · 벨기에 등의 유명 대학으로부터 일곱 개의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에 벨기에의 그리스도교 문학 협회상'(Prijs Scriptores Christiani)을 받았고, 유럽문화 발전에 끼친 공로로 신학자로는 처음으로 '유럽 에라스무스 상'도 받았다. 특히 네덜란드의 교회 발전과 학문 발전에 끼친 지대한 공로로 1983년에 '네덜란드 국가 최고 훈장'(Komtur De Order van Orange Nassau)을 받은 데 이어, 1989년에는 '네덜란드 문학 협회' (Koninklijke Nederlandse Uitgeversbond)의 최고상인 '금펜'(Gouden Ganzeveer) 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75세 생일을 기념하는 1989년 11월 12일에는 그의 저술을 연구하기 위한 장학 기관이 네이메헨 대학교에 설립되었다.
1983년 로마에서 개최된 도미니코회 총회에서 스킬레벡스의 저서와 신학이 수도원 학생들에게 모범으로 제시됨으로써 그의 신학적 입장이 수도회에서 공식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성사론과 그리스도론, 사제의 동정성과 결혼 및 가족 등에 관해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저서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부인한다는 의심을 받아 교황청 신앙 교리성으로부터 여러 차례 심사를 받았다. 이단적인 사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신학에 있어서 전위적이라고 할 만큼 가톨릭 교계 제도나 교황청에 대해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큉(Hans Küng, 1928~ )과 보프(Leonardo Boff, 1938~ ) 등과 함께 논쟁적인 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 신학사)

※ 참고문헌  E. Schillebeecks, Gott ist jeden Tag neu, Ein Gespräch, Mattias-Grünewald Verl., Mainz, 1984/ K. Philip, Edward Schillebeeckx, Die Geschichte von der Menschlichkeit Gottes, Mattias-Grünewald Verl., Mainz, 1994/ 一, Deus Humanissimus, The Knowability of God in the Theology of Edward Schillebeeckx, Univ. Press Fribourg Switzerland, Fribourg, 1993/ T. Iwashima, Menschheitsgeschichte und Heilserfahrung, Die Theologie von Edward Schillebeeckx als methodisch reflektierte Soteriologie, Patmos, Düsseldorf, 1982/ R.J. Schreiter · C. Hilkert, The Praxis of Christian Experience : An Introduction to the Theology of Edward Schillebeeckx, Harper & Row, San Francisco, New York, 1989/ T. Schoof · J.V. de Westelaken, Bibliography 1936~1996 of Edward Schillebeecx, O.P., H. Nelissen Baarn, Nijmegen, 1997/ G. Rosino, Handbuch der Theologie im 20. Jahrhundert, Pustet, Regensburg, 1995, pp. 312~335/ R.J. Schreiter, Theologen der Gegenwart, Eine Einführung in die christliche Theologie des 20. Jahrhundert, Hrsg. v. D.F. Ford, Suchöningh, Paderborn, 1993, pp. 143~153/ B. Willems, Tendenzen der Theologie im 20. Jahrhundert, Eine Geschichte in Porträts, Kreuz, Hrsg. v. H.J. Schultz, Stuttgart, 1966, pp. 602~607/ H. Häring, (LThK》9, 2000, pp. 142~143/F. Kerr, 《NCE》 19, pp. 351 ~353. 〔吳善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