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

僧伽

[산]sami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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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란 석가모니와 그 교법을 믿고 따르는 수행자들의 신행 공동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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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란 석가모니와 그 교법을 믿고 따르는 수행자들의 신행 공동체를 말한다.

불교의 교단(敎團)을 뜻하는 용어로, 줄여서 '승' (僧)이라고 한다. 모든 불교 신자들의 종교적 귀의처인 삼보(三寶) 즉 불(佛) · 법(法) · 승 가운데 하나로, 석가모니와 그 교법을 믿고 따르는 수행자들의 신행 공동체를 의미한다.
[개 념] 《증지부》(增支部) 제2권 <중회품>(衆會品)에서는 승가를 가리켜, "세상의 일들을 함께하고 서로 위로하고 다툼이 없으며 우유와 물이 화합하듯이 자비스런 눈을 갖고 사는 비구들의 모임 즉 화합된 무리"라고 하였다. 이러한 설명은 승가를 화합의 무리[和合衆]라고 부르는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데, 말하자면 깨달음의 길을 향해 먼 길을 함께 가는 벗들의 아름다운 생활 공동체가 곧 승가라는 것이다. 산스크리트어 '삼가' (sarngha)는 '구성' 이란 뜻이지만 실제로는 '다수' · '집단' . '집회' · '회의'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후에는 '경제상의 조합' 혹은 '정치상의 공화정체' 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본래 '승가' 는 인도 사회의 일반적인 단체조직을 의미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말이 불교적 술어로 사용될 때 통상 '화합된 무리들의 공동체' 라는 의미가 된다. 왜냐하면 공동의 규율을 갖고 함께 살며, 함께 석가모니의 뜻을 실천하는 수행자들로서 그들 상호간의 화합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승가를 흔히 사부 대중(四部大衆) 또는 칠중(七衆)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부 대중"은 출가한 남자 수행승을 의미하는 '비구'(比丘, bhiksu)와 출가한 여자 수행승인 '비구니' (比丘尼, bhiksuni), 재가 남자 신자인 '우바새' (優婆塞, upasa-ka)와 재가 여자 신자인 '우바이' (優婆夷, upasika)를 가리킨다. 여기에 20세 미만의 남자 출가승인 '사미' (沙彌, Sramanera)와 20세 미만의 여자 출가승인 사미니(沙彌尼, Sramaneri, 비구니의 구족계를 받기 직전의 여자 출가승인 '식차마나' (式叉摩那, Siksamana)를 포함하여"칠중"이라고 한다.
[구 성] 율장의 《수계건도부)(受戒犍度部)에 따르면 4인 이상의 귀의자가 있어야 승가가 구성된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라자야타나(Rajayana) 나무 아래에서 법열에 잠겨 있던 석가모니에게 떡과 벌꿀을 공양하고 귀의를 맹세함으로써 최초의 신자가 된 타파슈(Tapasu)와 발루카(Bhalluka)라는 상인이 있었지만 그것으로 승가가 성립되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경우 그들은 부처와 법에만 이귀의(二歸依)한 셈이지 승가를 포함한 완전한 삼귀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승가는 교진여(橋陳如)등 석가모니의 옛 수행 동료였던 다섯 비구가 귀의함으로써 비로소 성립되었으며, 승가 성립 후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삼귀의를 한 사람은 야사(Yasa)였다.
베나레스의 부유한 상인 조합장 아들이었던 야사는 자신이 누려 왔던 사치와 환락에 싫증을 느끼고 진정한 삶의 자세와 목적에 대해 석가모니에게 설법을 부탁하였고, 석가모니는 그에게 세속적 욕망들에 따르는 악과 허망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때 아들을 찾아 나선 야사의 아버지와 가족들도 석가모니에게 법을 듣고 야사와 함께 삼귀의를 행하고, 부처의 제자가 되었다. 그 후 야사는 출가하여 교단의 중심 인물이 되었다. 또 출가하지 않은 그의 가족들 중 아버지는 최초의 삼귀의 우바새가 되었고, 그의 아내와 어머니는 최초의 삼귀의 우바이가 됨으로써 사부 대중 가운데 비구니만 남겨 놓고 나머지 3부중은 모두 성립되었다. 비구니가 승가의 일원이 된 것은 훨씬 뒷날의 일이었는데, 석가모니를 양육해 준 그의 이모 마하파자파티(Nahapajiao)의 출가가 허용됨으로써 비로소 이루어졌다. 그러나 석가모니는 자신을 길러 준 이모의 출가를 허용하면서도 비구보다 훨씬 더 엄격한 계율을 지키도록 하였다. 훗날 이른바 348종의 비구니계가 제정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당시 출가 수행자들의 일상 생활 모습은 '삼의 일발(三依一鉢)이라는 말 그대로였다. 상의 한 벌과 하의 두벌 그리고 식기인 발우(鉢盂) 하나가 그들에게 허용된 전부였다. 이것은 탁발로 생명을 유지하되 혹 일어날지도 모를 소유욕을 철저히 배격하기 위한 조치였으며, 사실 일생 동안 석가모니 자신이 몸소 실천한 불문율이기도 하였다. 이런 출가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문' (沙門,Sramana)이 있다. '부지런히 노력하는 자' 라는 뜻으로, 바라문(Brahman)에 비해서 비정통파 종교의 모든 수행자들을 가리키던 말이었다. 따라서 비구와 비구니도 넓은 의미의 사문에 해당된다. 특히 당시 불교 교단의 중심이었던 비구는 본래 '걸식하는 자' 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 말은 '걸인' 이란 의미의 단어에서 파생된 말로 불교에서 사용될 경우 출가 고행자 또는 탁발승(托鉢僧)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수행승들에게는 일상 생활에서 지켜야 할 계율이 있다. 모든 불교 신자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계목(戒目)은 이른바 '칠불 통계' (七佛通戒)이다. 이 말은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하여 그 마음을 스스로 깨끗이 하라. 이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教)를 두고 한 말이다. 과거 비파시(Vipasi) 부처로부터 현재의 석가모니 부처에 이르기까지 일곱 부처가 공통으로 전한 불교 계율의 기본 원리가 바로 이것이다. '계' 란 모든 나쁜 짓은 하지 않고 온갖 착한 일을 하도록 하여 종교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 원리하에 '5계' 와 '250비구계' 및 '348비구니계' 가 제정되었던 것이다.
[오 계] 오계란 불교 신자가 되기로 한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계율로, 불살생(不殺生) · 불투도(不偷盜) · 불사음(不邪淫) · 불망어(不妄語) · 불음주(不飮酒)를 말한다.
첫째, 불살생계는 모든 계율 가운데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조항이다. 이 세상에서 생명만큼 귀중한 것은 없다. 불살생계는 이 같은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모든 존재의 생명도 함부로 해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둘째, 자기에게 속하지 않은 물건을 상대방이 주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취하려고 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이것은 내 마음속의 도벽성이 발동한 것이다. 불투도계는 이 같은 중생의 마음을 정화하고 깨우치기 위한 계목이다. 셋째, 불사음계는 출가 비구와 비구니에게는 일체의 음행을 금지하고 재가 신자들에게는 부부 이외의 사람과는 음행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이는 음행이 애욕의 산물로 온갖 번뇌와 망상의 원인이 되며, 따라서 열반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행자들에게는 가장 큰 방해물이기 때문이다. 넷째, 불망어계란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계목이다. 자기가 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본 것을 못 보았다고 하거나 못 본 일을 보았다고 하는 것은 사회의 안녕을 어지럽히고 인간 관계에서 불신을 조장한다. 이러한 거짓말을 불교에서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네 가지 계는 자기의 심성 속에서 일어나는 죄의 본성[罪性]에 뿌리를 둔 것이므로, 이를 성계(性戒)라고 하여 모든 죄성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항들을 어겼을 때에는 교단 추방이라는 가장 엄한 벌을 내리는데, 이것을 바라이(parajika)라고 한다. 다섯째, 불음주계는 일반 재가 신자들까지 지킬 필요는 없지만 출가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계목이다. 왜냐하면 술은 백 가지 실수의 근본이 되며, 수행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외의 각종 계율은 이 오계를 근본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출가 비구와 비구니는 오계의 정신을 확대한 250계와 348계를 지켜야 한다.
(의 식] 승가에서 정기적으로 거행하는 주요 의식으로는 안거(安居), 자자(自恣), 포살(布薩) 등이 있다. 안거는 바르샤(vara) 즉 비(雨)에서 유래된 말로, 인도의 우기인 4월 16일부터 7월 15일 사이에 일체의 탁발 행위를 중지하고 동굴이나 사원에 들어가 좌선과 교학 공부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 이유는 우기 동안 바깥출입을 하게 되면 초목이나 작은 벌레들을 밟아 죽일 수 있어 불살생계를 하게 되고, 또한 탁발에도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거의 시작을 결제(結制)라 하고 안거의 끝을 해제(解制)라고 한다. 중국과 우리 나라에서는 이 하안거(夏安居) 외에도 10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동안거(冬安居)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전통 역시 중국과 우리 나라의 기후적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자는 하안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같이 안거하였던 수행승들이 견(見) · 문(問) · 의(疑) 세 가지 일에 관해 자기 반성을 하고 그 허물을 고백하며, 다른 사람에게 끼친 무례를 사과하고 심신을 모두 결백하게 하는 행사이다. 석가모니도 생전에는 이 자자 행사에 직접 참석하여 다른 수행승들과 똑같이 자신의 허물을 여러 대중에게 되물어, 평등과 화합의 교단임을 스스로 증명하였다.
포살은 산스크리트어 '우파바사타' (upavasatha) · '우포사타' (uposatha) · '포사다' (posatha) 등의 음사로서 '정주' (淨住) · '장양' (長養) · '재' (齋) · '설계' (說戒) 등으로 번역된다. 이는 한 달에 두 번(15일, 30일) 같은 지역 내의 승려가 모여 계경(戒經)을 암송하고 자기 반성을 한 뒤 죄과를 참회 · 고백하는 의식을 가리킨다. 즉 계(戒)에 정주하여 선법(禪法)을 장양하기 위한 모임을 말한다. 이 포살 의식은 그 후 재가에서 6재일(8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만이라도 8종의 계를 지키며 출가생활의 정신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신행 의식을 유행하게 하였다.
이외에도 불교에서는 불탄일 · 성탄절 · 열반절 · 우란분절(盂蘭盆節) 등의 4대 행사가 있어 불심을 돈독하게하고 교단의 조직을 유지 ·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도 불교의 의식 행사는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변형되어 발전되기도 하였는데, 우리 나라의 팔관회 · 연등법회 · 백고좌 도량 등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운영 방식] 승가의 운영은 원시 공동체 사회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철저한 무소유 정신과 공정한 분배그리고 민주적 회의 전통 등은 승가의 그 원칙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승가를 유지하고 움직인 기본 원리였을 뿐만 아니라 교단 내의 평등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힘의 원천이었다. 한 예로 승가의 회의 방식에 갈마(羯磨)라는 것이 있는데, 이때 결계(結界)를 통해 정해진 지역 내의 모든 출가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석하도록 되어 있었다. 병이 들었거나 특별한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할 때는 사전에 그날의 회의 결과에 대해 무조건 승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여야 했다. 이를 여욕(與欲)이라고 한다. 회의 도중에도 중요 안건에 대해서는 백사 갈마(白四羯磨)를 한다. 일백삼 갈마(-白三羯磨)라고도 하는 백사 갈마는 참석 대중의 찬성 여부를 세 번씩 확인하는 회의 진행 방법으로,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수계나 자자 의식 때 시행되고 있다.(- 불교 ; 승려)
※ 참고문헌  정병조, 《인도 철학 사상사》, 경서원, 19771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편찬부 편,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 13, 한국정신 문화 연구원, 1990/ 中村 元 외, The World of Buddha, Tokyo, 1980(김지견 역,《불타의 세계》, 김영사, 1990). 〔鄭柄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