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마구스 [라 · 영〕Simon Ma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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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베드로와 바오로와 함께 네로 황제 앞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시몬 마구스.
초대 교회에서는 마술사로 규정되었고, 교부들에 의해서는 그노시스주의의 원조로 지목된 인물. 사도 행전 8장 9-24절에 등장하는데, 그는 스스로 '큰 인물' 이라고 주장해서 사마리아에서 많은 추종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필립보에 의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으나 베드로와 요한에게서 성령을 주는 능력을 돈으로 사려고 하다가 거절당하고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의 이름에서 '성직 매매' (聖職賣買)라는 뜻의 라틴어 '시모니아'(simonia)가 유래되었고, '마구스'스' 는 '마술사' 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마고스' (wopopg)에서 유래된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사도 행전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다만 시몬이 "마술을 부려서"(pcopiow) 사마리아 사람들을 매혹시켰고, 많은 사람들을 "마술로써"(pcopins) 매혹했다고 전할 뿐이다.
[전 승] 사도 행전에서 시몬 마구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의도한 초점은 시몬 마구스가 아니라 초대 그리스도교의 선교 활동이다. 그래서 그의 활동이나 가르침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사도 행전에는 시몬 이외에도 마술사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당시 그리스도교와 경쟁하던 다른 제의 종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여겨진다(사도 13, 6-12 : 19, 13-20).
큰 인물' 혹은 '큰 능력자' 라는 호칭은 다양한 시몬 전승들에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역사적인 인물 시몬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이교 비문들과 그리스도교 문헌에서 이 말은 하느님이나 신들을 가리키며, 사마리아 문헌들에서는 하느님이나 하느님의 대천사를 지칭한다. 다양한 그노시스주의 체계 안에서 '큰 능력자' 라는 호칭은 여러 유형의 존재들을 가리키며, 마술과 관련된 문헌들에서는 주문을 통해 불러내는 존재이다. 사마리아의 독립적인 전승에서 시몬은 이단적인 사마리아인으로서 마술을 행한 자로 나타난다.
[교회의 비판] 후기 그리스도교 문헌에서 시몬은 늘 부정적인 의미에서 마술사로 언급되었는데, 교부들이나 시몬에 대한 대중적인 글들에 의하면 그와 그의 계승자들은 마술을 선전에 이용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결국 자신들을 예배하게 하거나 재물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을 미혹하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교부들의 반박 : 2세기의 교부들은 시몬의 주장을 열렬히 반박하였는데, 이는 시몬보다는 2세기경의 시몬주의자들에 대한 것이었다. 순교자 유스티노(100?~165?)는 악마적 세력이 그리스도교를 흉내낼 수 있는 한 예로서 시몬을 들었다(《호교론) 1, 26). 그는 시몬이 사마리아의 기타 출신이며, 황제 클라우디우스(Caudius, 41~54) 때 악마의 힘을 빌려 로마에서 기적을 행하였고, 예전에 창녀였던 헬레나라는 여자가 시몬을 따라다녔다고 하였다. 유스티노는 시몬이 사마리아에 많은 추종자들을 두고 있었고, 로마와 그 외 지역의 시몬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렸다고 하였다.
시몬을 모든 이단의 근원으로 지목한 최초의 인물은 이레네오(130~200)였다.〈〈(이단에 대하여》 1, 23~27). 그는 사도 행전과 유스티노의 작품 속의 내용 대부분을 반복해서 설명하였으나 시몬의 개종은 속임수라고 하였고, 시몬이 거부당한 후 사도들과 경쟁하기 위하여 더 강력한 속임수 마술을 배웠다고 하였다. 이레네오에 의하면, 시몬은 "자신이 유대인들 가운데서는 아들로, 사마리아에서는 아버지로, 다른 민족들 가운데서는 성령으로 나타났다" 고 주장하였다. 이레네오는 헬레나에 관한 보도도 확대시켜 전하였는데, 여기서는 발렌티누스주의자들의 소피아(sophia) 신화 초기 형태와 유사한 신화를 인용하였다. 이레네오는 또 시몬주의자들이 제우스와 아테나상(像)과 유사한 시몬과 헬레나의 상을 예배하였다면서, 그들은 방종주의자들이었으며 세상이 타락한 천사들에 의해 지배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예언자들을 거부했다고 하였다. 이 밖에 히폴리토(170~236)와 에우세비오(260?~340)도 시몬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대체로 유스티노와 이레네오의 글에 의거한 것이었다.
외경에 나타난 비판 : 초기 교회의 외경 작품에서는 시몬이 사기꾼, 사도들의 대적자, 반(反)그리스도로 묘사되었다. 2세기 후반의 《베드로 행전》(ActaPer)에서는 로마에서 있었던 시몬과 베드로의 기적 시합을 전하고 있는데, 그 절정은 서 있던 시몬이 로마 시(市) 상공을 날아다니다가 베드로의 기도로 떨어진 이야기이다. 3세기의 위(僞) 글레멘스 문서에서 시몬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로 묘사되었으며, 후기 작품의 시몬에 대한 묘사는《베드로 행전》과 위 글레멘스 문서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시몬주의적 그노시스주의] 사도 행전에서 그노시스 주의와 관련 없이 시몬을 마술사로 묘사하였기 때문에, 베이슬라그(K. Beyschlag, 1923~ )는 저서 《시몬 마구스와 그리스도교 그노시스》(Simon Magus und die christliche Gnosis, 1974)에서 시몬과 그노시스주의와의 관련은 이차적이라고 하였다. 반면에 그는 시몬주의적 그노시스주의는 후대에 발전된 그리스도교 그노시스주의의 체계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뤼데만(G. Liide-mann, 1946~ )은 《시몬주의적 그노시스에 대한 연구》(Untersuchungen Zur simonianischen Gnosis, 1975)에서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는데, 즉 시몬이 그노시스주의자로서 그리스 사상에 뿌리를 둔 사변을 전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시몬과 그노시스주의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몬은 사도들과 동 시대 인물로서 사마리아에 혼합주의적 소(小) 종파를 세웠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몬주의는 사마리아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던 그리스 사상과 성서 사상의 혼합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은 이 운동은 2세기 초에 그노시스주의적 소 종파로 발전하였다가, 3세기 초 오리제네스(?~254)가 저술 활동을 할 무렵에는 시몬의 추종자 집단은 사라지고 있었다(《헬수스를 반하여》 1,57). (-) 성직 매매)
※ 참고문헌 C.K. Barrett, Light on the Holy Spirit from Simon Magus(Acts 8, 425), Les Actes des Apotres : Traditions, édaction, Théologie, ed.J. Kremer, Grembloux, 1979, pp. 281~295/ K. Beyschlag, Zur Simon Magus Frage, (ZTK) 68, PP, 395~426/ 一, Simon Magus und die christliche Gnosis, 《WUNT) 16/ K. Rudolf, Simon-Maagus oder Gnosticus? Zum Standder Debatte, Theologische Rumdschau 42, pp. 279~359/ J. Fossum, Sects and Movements 王文明 Osimon Magus, The Samaritans, ed. A. Crown, Tiibingen, 1989, pp. 357~389/ R.F. Stoops, (ABD》6, pp. 29~31. [朴炅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