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므온의 노래 [라]Nunc Dimittis [영]The Nunc Dimittis(The Canticle of Sim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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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노래를 부르는 시므온.

예루살렘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노래를 부르는 시므온.


정결례(주의 봉헌) 때 예루살렘 성전에서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두 팔에 안고 부른 노래.
우리말로는 '시므온의 노래' 라고 하지만, 이 찬미가가 언급된 루가 복음 2장 29-32절의 라틴어 첫마디인 눈크 디미티스 (Nunc Dimittis, 이제 보내 주시나이다)를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노래는 초기 교회부터 여러 전례에서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나, 그레고리오 1세 교황(590~604) 때에 시간 전례, 특히 끝 기도에 도입되었다.
[배 경] 레위기에 의하면 아들을 낳은 여인은 산후 40일 간, 딸을 낳은 여인은 80일 간 불결하다고 하였다. 이 기간이 지난 다음 산모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서 일년 생 어린 양 한 마리와 비둘기 한 마리를 봉헌하는 속죄 제사를 통하여 정결하게 될 수 있었다. 만일 가난한 집안 사람이라면 비둘기 한 쌍으로 대신할 수도 있었다(레위12, 1-8). 이 규정에 따른다면 출산한 여인만 불결하므로 남편인 요셉은 정결례에 참여할 의무가 없었다. 그럼에도 루가 복음사가는 이 예식에 요셉도 참여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루가 2, 22. 27). 그들은 율법 규정에 따라 아기 예수를 봉헌하려고 성전으로 갔는데, 성령에 이끌려 미리 성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두 팔로 받아 안고 부른 노래가 이 찬미가이다.
[기 원] 이 찬미가 역시 루가가 전하는 다른 세 편의 찬미가와 더불어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마리아의 노래(루가 1, 46-55), 즈가리야의 노래(1, 68-79), 그리고 천사들의 찬가(2, 14) 등 세 노래는 예수와 마리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 위업을 담은 구세사적인 찬가로서 이미 초대 교회(예루살렘 교회)에서 불리던 노래로 여겨진다. 그런데 루가 복음사가가 이 찬미가들을 받아들여 마리아의 노래는 예수 잉태를, 즈가리야의 노래는 세례자 요한의 출생을, 그리고 천사들의 찬가는 예수 탄생을 그들의 입으로 직접 찬미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반면에 루가 복음서에 네 번째로 등장하는 시므온의 노래는 무엇보다도 제2 이사야서에 자주 등장하는 보편 구원 사상에 가깝다(이사 40, 5 : 42, 6 ; 46, 13 : 49, 6 : 52, 10 ; 나아가 뭇뭇민족들의 빛' 과 관련하여 60, 3).
앞의 세 편의 찬미가와 더불어 시므온의 노래 역시 루가 복음서에만 언급되어 있다. 루가의 특수 사료에 속하는 이 노래가 어디서 유래되었는지를 명백히 밝히기란 어려우나, 이방인들에게 구원의 복음이 이미 전파되었음을 전제로 하고 노래하는 것으로 보아 팔레스티나 지방이 아닌 해외 거주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부르던 찬미가였던 것 같다. 하지만 루가 복음사가는 이 찬미가를 예루살렘에서 예수 봉헌 때 시므온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부른 것처럼 전하고 있다.
[문체 · 신학 사상] 이 찬미가에 등장하는 용어와 그 안에 내포된 보편적 구원 사상은 제2 이사야 신학에 근접하여 있다. 하느님 구원의 손길은 이제 이스라엘 민족에게뿐만 아니라 세상 뭇 민족들에게 계시되었다는 것이 이 찬미가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이다(루가 2, 31-32). 이 노래 안에는 이미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었음이 전제되어 있다. 문학 양식과 내용을 볼 때 죽음을 앞둔 유대인들의 마지막 말처럼 들린다(H. Schuemaman,p.125[구 성] 이 찬미가는 세 음절로 구성되어 있으며(29절, 30-31절, 32절), 각 음절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닌다(29a절+29b절, 30절+31절, 32a절+32b절). 양식 면에서 볼 때 시므온의 노래는 예수 탄생 및 요한 출생 이야기에 나오는 찬미가와 비슷한 형식을 지니고 있고, 내용 면에 서도 마리아의 노래 및 즈가리야의 노래와 가깝다.
첫 음절(29절) : 구약의 율법을 충실히 따랐기에 의롭고 경건하다' (루가 2, 25)는 시므온은 하느님을 자신의 '주재자' (8eomomg)라고 부르며 자신은 그분의 종이라고 말한다(29절). 신약성서에서 '주재자' 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데스포테스' 는 흔히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는 절대자를 의미하는데, 하느님을 일컫는 경우(루가 2. 29 ; 사도4, 24 : 묵시 6, 10), 예수를 일컫는 경우(2베드 2. 1 ; 유다 1. 4), 그리고 그 밖에 사람을 뜻하는 경우(1디모 6, 1.2 : 2디모 2. 21 : 디도 2, 9 ; 1베드 2, 18)에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데스포테스' 는 '주님' 혹은 '주인' 을 뜻하는 '기리오스' (kop10g)보다는 훨씬 드물게 사용된 단어였다. 자신을 그분의 '종' 80000g)이라고 부르는 시므온의 표현에서 주님께 대한 그의 충성스런 관계가 잘 드러나있다.
'이제' (viv)는 새로운 시대, 곧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더불어 움튼 구원의 때를 지칭한다. 즉 구세주의 오심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이 성취되었음을 시사한다. '풀어 주다' (orroxio)o)라는 단어에는 '쉬게 하다' 와 '죽게 하다' 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느님 구원 약속의 성취를 손꼽아 기다리던 유대인들 특히 해외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 이제 쉴 수 있게 되었다고 노래한 데서 나온 듯하다. 이 노래에서 시므온은 임무 수행을 마친 종으로서 주님께 '죽게' 해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표현은 그리스도의 오심을 통하여 죽음은 이제 전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을 전제로 한 표현이다. '평안하게('ev eiprivn) 풀어 주다' 는 말은 "평화의 길로 인도하다"(루가 1, 79) 또는 땅에서는 사랑받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가 2, 14)라는 표현을 연상하게 한다.
둘째 음절(30-31절) : 시므온은 "과연 제 눈으로 당신의 구원을 보았습니다"(30절)라고 노래한다. 더불어 바로 그 구원은 "모든 백성 앞에 마련하신 것"(31절)이라고 덧붙인다. 루가가 여기서 이사야서 52장 10절을 인용하면서도 본래 '이방인' 을 지칭하는 '에트노스' ('("OV_) 대신 의도적으로 '백성' 을 뜻하는 '라오스'스'스' (xaos)를 사용하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H. Schuermann, p. 125). 이로써 루가는 이방인들 가운데서 새로운 백성을 마련하시는 하느님 구원 위업을 말하고자 하였다(루가 1, 17 : 사도15, 14) .
여기서 시므온이 본 '당신의 구원' (ocrripioviov 000)은 예언자들과 왕들이 보려고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지만 볼 수 없었던 것이다(루가 10, 23-24). 이제 시므온은 그 '구원' 곧 메시아를 본다. 시므온이 본 메시아는 궁극적인 메시아 곧 그리스도이며, 시므온의 눈이 본 '하느님의 구원' 은 모든 사람이 보게 될 구원이기도 하다(루가 3, 6). 해외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사건을 당신의 구원' 으로 노래하였다. 그러나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가리켜 '당신의 구원' 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직 완성된 구원은 아니지만, 즉 구원의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미 하느님께서 준비해 오신 구원 위업에 대하여 찬미를 드리는 것이다. 종말론적 '이미' (already)와 '아직아니' (not yet) 사이의 긴장 관계는 시므온의 노래 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셋째 음절(32절) : 선민인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이방 민족 모두가 하느님 구원 영역에 포함된다는 내용이 31-32절의 골자이다. 하느님의 보편 구원 의지는 루가 복음서의 이곳에서 처음이자 명시적으로 등장한다. 이 같은 의미에서 32절은 31절 내용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렇지만 32b절은 이스라엘이 인류 구원 역사에서 차지하는 우선적인 위치를 명백하게 해준다. 메시아를 통한 구원은 이스라엘 안에서 또 이스라엘을 위하여 준비되어 왔으나, 이 구원은 이스라엘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백성에게 보편적으로 실현된다. 즉 이방 민족들은 구원이 이스라엘에게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지켜보는 관망자로 머물지 않고, 오히려 그들처럼 구원의 수혜자가 된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 구원을 보리라"(루가 3, 6). 30절의 '구원' (oompipia)은 이곳에서 빛(Ф005)으로 대치되고 있는데, 이는 예수 자신을 가리킨다. 그리스도의 광채가 이방 민족들을 비출 것이며, 이제 그들은 이 계시를 받아들여 이스라엘의 영광(865a)에서 한몫을 차지하게 된다(뭇 민족의 종말론적 시온 산 순례 여행에 대한 표상으로 참조 : 이사 2. 2-5 ; 45, 14-25 ; 60, 1-9).
시므온의 노래(31-32절)에 따르면 이방 민족의 구원은 오로지 이스라엘의 중개를 통해서 구현되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방식이기 때문이다. (-) 시간 전례)

※ 참고문헌  정양모 역주, 《루가 복음서》,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신약성서, 분도출판사, 1983/ I.H. Marshall, 강요섭 역, 《루가 李文 복 음》 1 , 한국신학연구소, 1983/ F. Danker, (ABD) 5, pp. 1155~1156/ J.A. Fitzmyer, The Gospel According to Luke I~Ⅸ, KAB) 28, 1981/ H. Schuerman, Das Lukasevangelim I Freiburg-Basl-Wien, 1969. 〔辛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