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성가 詩篇聖歌 [라]Psalmodia [영]Psalm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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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시편을 가사로 하여 부르는 낭송 노래.
'시편 성가 는 "시편"을 의미하는 라틴어 '프살무스'(Psalmus)와 "노래 또는 노래부를 수 있는 시"라는 뜻의 '오데' (ode)를 합성한 '프살모디아' (Psalmodia)를 번역한 말이다. 이 용어는 1987년에 대구대교구의 손상오(孫尙五, 루가) 신부가 《시편 성가》를 출판한 뒤부터 한국 가톨릭 교회 안에서 통용되기 시작하였다. 이전까지는 '시편창' (詩篇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교회 출판물에서는 '시편' 이라고 줄여 사용하거나 "시편을 노래한다"고 표현하였다. 노래 일반을 뜻하는 '시편창' 이라는 용어보다 교회적인 성격을 함축하고 있는 '시편 성가 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시편은 초대 교회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음악 가사로,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그리고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례와 성직자 · 수도자의 기도 그리고 장례식과 가정 등에서 폭 넓게 사용되었다. 시편은 음절수가 서로 다른 시행(詩行)들로 이루어지고, 각 시행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나닌 전반부와 후반부는 내용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시편 성가는 이러한 가사의 내용 병행(paralellisimus membrorum)적 구조에 상응하는 '시편 선율 과 '시편 형식' 에 맞추어 낭송하는 억양이 가미 된 낭송 노래이다. 전통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노래한다.
[역 사] 초대 교회의 전례 음악은 유대교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히브리인들의 음악 발전사는 기원전 약1700년 아브라함 · 이삭 · 야곱의 이동부터 팔레스티나 거주, 이집트에서의 탈출, 판관들까지의 유목 시기를 지나 사울 · 다윗 · 솔로몬의 왕조 시대(기원전 1010~926)에 절정에 달하였다. 시편 성가는 이들의 핵심 장르였다. 레위인들을 중심으로 한 조합 형식의 직업 음악인 제도, 성전 학교에서의 음악 교육, 전례를 위한 대규모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도 모두 이 시대의 업적이었다(2역대 5, 12-14). 언어 낭송적 성악 형식은 이어지는 왕국 분할 시대(기원전 926~587)에 크게 발전하였다. 시편 성가가 전형으로 생성된 다양한 전례적 낭송 노래들은 형식과 선율이 시편 성가처럼 민요적이어서 현재는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북아프리카 · 예멘 · 페르시아 · 바빌론 · 시리아 등지에서 교회 선율을 수집한 이델손(A.Idelson, 1882~1938)은, 유대교의 전례 음악이 시편 성가·낭독창(lectio) · 찬가창(hymmodia) 등 세 가지 형태였다고 주장하였다. 기원전 500년경의 성서 산문이나 기도문의 낭독이 '낭송적 노래' 로 발전한 낭독창은 시편 성가처럼 시작과 끝 그리고 중요한 부분들에 장식적이고 표현적인 멜리스마(melisma)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훗날
그레고리오 성가에 수용되어 새로운 모습(복음과 서간의 낭독, 사제들의 노래, 시간 전례의 기도와 성서 낭독 등)으로 변화되었다. 선율적 장식은 내용에 따라 더 많아지고 화려해졌다(감사송, 수난곡 등). 한편 찬가창은 새로 작시된 가사의 절수에 따라 반복하던 대중적인 교회 노래인데, 시편 성가의 '낭송적' 성격에 '노래' 의 성격을 가미한 것으로 오늘의 유절적(有節的) 모국어 대중 성가의 전신이다.
시편 성가는 가톨릭 교회 음악의 모태로 하느님 백성의 교회관 · 전례관 · 음악관 · 음악 실제의 변화와 맞물리며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무반주, 교회 선법적 단성부 선율 구조라는 시편 성가의 특성은 오늘날 크게 확대되었으며, 반주가 딸린 다양한 형태의 교회 음악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는 지방 교회의 모국어 시편 성가들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였다.
[구 조] 시편 성가는 시행의 구조에 상응하는 고유한 선율을 갖고 있다. 즉 시작 선율(initum) · 낭송음(tenor,tuba, schofar) · 중간 종지(mediatio) · 마침 선율(terminatio,finalis)로 이루어진다. 시작 선율은 2~4개의 멜리스마를 사용하여 낭송음까지 상승한다. 시편 가사는 1개의 낭송음 위에서 빠르게 낭송되는데, 이때 낭송음은 가사 곧 말씀의 효과적 전달을 위하여 언어적 리듬을 더 강조한다. 중간 종지는 각 시행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멜리스마로 충분한 휴식(쉼)을 준비하며, 마침 선율은 평온한 기본음으로 하강한다. 이 밖에 가사가 긴 시행에서만 사용되는 짧은 쉼(flexa)은 낭송음을 2도 혹은 3도 아래로 내려서 잠시 숨을 돌리도록 한다. 이러한 성격적인 멜리스마들은 시편 성가에 독특한 선율적 의미를 부여하고 시편 가사를 엄숙하게 변화시킨다.
이러한 선율 형태를 시편조(詩篇調, psalm tone)라고 한다. 이는 8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어 10세기에 현재의 8개 교회 선법적 시편조로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순례자의 조 (tonus peregrius)라는 또 하나의 시편조가 있었다. 이 명칭은 후대에 붙여진 것이지만, 이미 초대 교회에서 시편 113편과 114~115편을 부를 때 등 제한적으로 드물게 사용되었었다. 이 9번째의 시편조는 8개의 시편조와 구조적으로 동일하나 예외적으로 2개의 낭송음을 갖는다.
시편 성가는 일반적으로 "대립되는 선율" , 즉 교송(交誦, antiphona)과 함께 교송→시편 성가→교송의 순서로 불린다. 이때에 시편 성가는 한 시편의 하나 혹은 두서너개의 시행을 발췌하여 노래하며, 동반되는 교송의 선법 안에서 끝 부분의 선율은 교송 시작 부분과 무리 없는 연결을 위해 2~3가지의 형태로 변화한다. 그리고 이 변하는 부분은 서로 다른 시행의 길이 때문에, 시편이 아닌 다른 가사, 주로 "새쿨로룸 아멘" (saeculorum amen, 영원히 아멘)이나 이들의 모음만인 'euouae' 로 줄여 표기된다.
[노래 방식] 초대 교회에서는 시편을 모든 신자들이, 375년부터는 남자들만이, 그리고 처음에는 하루나 이틀 안에 시편 전체를 기도에 사용하였다. 그 후 베네딕도회의 시간 전례 규정을 따라 주간(週間)과 일 년 단위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3년 단위의 미사 전례에 분산시켜 부를 수 있게 하였다. 시편 성가의 연주 방식은 왕조 시대부터 현재까지 줄곧 '주고받는' 교창식(交唱式)이다. 교창은 초대 교회 음악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대창송적(ariphonalale, 미사의 입당송, 봉헌송, 영성체송) 방식과 응답송적(responsonale, 화답송, 알렐루야) 방식으로 압축된다. 역사적으로 시편 성가는 본래 대창송적이었고, 응답송적 방식은 후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두 개의 합창단(혹은 신자 공동체)이 둘로 나뉘어 부르다가, 뛰어난 기교를 갖춘 성악가가 출현하면서 독창자와 합창단 (혹은 신자 공동체)이 교대로 노래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후자는 흔히 독창자의 노래에 '아멘' · '알렐루야' 등 동일한 구절을 반복하는 합창단(혹은 신자 공동체)의 응답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독창자(혹은 합창단)가 시편 가사를 교대 없이 부르는 독창적(directus) 방식은 드물게 사용되고 있다. 시편 성가는 초대 교회에서 악기의 도움 없이 불려졌는데, 이는 악기가 사치스럽고 전통적
으로 이교도의 제사 행위와 초대 신자들의 박해에 사용되었으며, 말씀의 효과적인 선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한글 시편 성가] 한글 시편 성가는 임남훈 수녀와 최병철 등 소수 가톨릭 작곡가의 관심 속에서 창작되다가 1987년에 손상오 신부의 3년 주기 주일과 축일(고유) 미사의 《시편 성가》로 이어졌다. 《시편 성가》는 미사 전례용 첫 한글 시편 성가집으로, 미사에 사용되는 교송 · 알렐루야 · 복음 전 노래를 모두 수록하고 있다. 이첫 한글시편 성가들은 5음 음계의 사용, 시작 선율 · 중간 종지 · 마침 선율의 선법적 변화 포기 내지 단순화, 3~5개의 낭송음 확대, 2~3부의 합창 편성 등의 변화를 통하여 음악적으로도 토착화를 모색하였다. 이는 한국적 시편 성가의 구조와 형식에 대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그리고 보다 한국적인 새로운 시편 성가의 창조를 위한 귀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다 한국적인 시편 성가의 창조는 한국인 신자들의 신앙과 삶과 음악적 정서를 고려하는 작곡가의 주체적 예술관에 의존한다. 이 작업은 한국 교회의 천주 가사 성가에서 가장 확실하고 힘있게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레고리오 성가 ; 성가 ; 시편)
※ 참고문헌  손상오, 《시편 성가》, 분도출판사, 1987/ 조선우 외,<한국 가톨릭 교회 음악 사료집》 1, 부산가톨릭음악원, 1994, p. 96/U. Michels, 조선우 . 홍정수 편저, 《음악은이》 1 · 2, 세광음악출판사, 1992~1993, pp. 162f, 180f/ G. Kronberg, Deutsche Antiphonen mitPsalmen, A. Coppenrath/ E. Werner, B. Stablin, Psalm, (MGG) 10, pp. 1668~1690/ D. Randel ed., Psalmody, Psalm tone, The New Harvard Dictionary ofMusic, Pp. 663~6671 W. Gurlitt ed., Psalmodie, Psalmtine, tonus peregrinus, Riemann Musik Lexikon, Sachteil, Schott's Shne, 1967, pp.756~757, 971~972. 〔趙善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