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信經 〔라〕Credo 〔영〕Cr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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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규범에 따라 간략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표현한 신앙 고백문.
신경들의 기본이 되고 중심이 되는 내용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근거하지만, 일정한 형태를 갖추기까지에는 오랜 역사가 필요하였다. 초대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교는 자신의 정통성을 입증해야만 했다. 또 교세가 확장되면서 타문화권이나 사상, 그리고 타종교들에 몸담았던 이들이 그리스도교에 입문하였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과제는 아주 중요하였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통성의 기준을 '사도적 권위' (auctoritas apostolica)에 두었고, 이를 나타내는 방안들(사도적 계승,신약성서 정경, 신앙의 규범) 가운데 하나가 신경이었다. 신경은 '신앙 규범' 에 따라 간략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심볼룸' (symbolum)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본래는 입교자들이 세례를 받을 때에 받아들인 신앙 고백의 표현이었다. 동시에 신경들은 각기 그 시대의 이단으로부터 그리스도교를 보호하고자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단을 반박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참된 내용을 요약해서 담은 것이 특징이었다.
〔세례 신경〕 이 신경은 2~3세기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신앙 고백문이다. 신약성서가 형성되어 가는과정에서 로마 교회는 오늘날 사도 신경의 핵심이 되는 새로운 신앙 요약문을 만들어 세례 때 예비 신자들에게 일련의 문답 형식으로 신앙 고백을 하게 하였다. 이때 사용된 것이 문답 형식의 '세례 신경' 이었다. 그리고 신약성서 시대 이후부터 신앙 고백은 적어도 성인들에게 있어서는 세례의 우선 조건이었다. 3부로 이루어진 고대로마 교회의 세례 형식에 따라 '세례 신경' 또한 그 내용이 3부로 되어 있다.
〔로마 신경〕 문답 형식의 이 세례 신경은 차츰 개작되어 신앙의 확정과 근거로 사용되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믿는다는 것을 1인칭으로 말하는 간략한 고백 형식들이 3세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4세기에는 전 교회에 보편화되었다. 이런 형식들은 세례 문답 형식의 삼위일체적 틀 속에 그리스도교적 근본 가르침을 구성하는데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옛 신경들 가운데 널리 유포되고 동방 교회의 신경들을 형성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로마 신경' (Symbolum Romanum)이었다. 이 신경이 형성된 것은 2세기 말엽인 듯하지만 신앙 고백문 형식으로 확정하여 사용한 것은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으로 여겨진다. 이 신경의 라틴어 본문이 루피노(Tyrannius Rufinus, 345~410)의 주해에서 발견됨으로써 로마 신경은 사도들로부터 기인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옛 신경들과 마찬가지로 로마 신경은 세례 예식때는 물론이고 세례를 위한 준비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신경 전수(traditio symboli)와 신경 반환(redditio symboli) 의식은 예비 신자들의 교육과 관련되어 발전하였다. 즉 사순 시기 마지막 주간에 주교는 예식 중에 지원자들에게 신경을 전수하고 매일 한 구절씩 설명하였다. 예비 신자들은 마음으로 그것을 배우도록 힘써야 했고 세례 전날 저녁에는 신경을 반환하여야 했다. 또 예비 신자들은 자신들이 배우는 교리의 내용을 교리 교육을 시작하지 않은 이들에게 누설되지 않도록 비밀을 지켜야 했는데, 그 이유는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그리스도교의 핵심 신비들이 신경에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사도 신경〕 현재의 사도 신경은 수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공동체의 전례문으로, 그 전신은 문답 형식의 세례 신경과 로마 신경이다. 서방 교회에서는 예비 신자들을위하여, 또 미사 중 말씀 전례에 감사 기도로 로마 신경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였다. 6세기에 들어 사도 신경의 12항목의 내용이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에 로마 신경에서 사도 신경으로 발전하는 몇 가지 뚜렷한 변화와 첨가를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부분에서 "천지의 창조주"란 부분이 첨가되었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성령과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셨고"란 표현이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라는 정확한 표현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분에서 "보편된"과"모든 성인의 통공"과 "영원한 삶" 이라는 내용들이 첨가되었다.
이렇게 변화되고 첨가된 사도 신경은 6세기부터 프랑스 · 스페인 · 아일랜드 등에서 예비 신자 교육을 위한 지침서로 보편화되었다. 그리고 7세기에 들어 현재 사용하는 사도 신경의 표준문(textus receptus)이 나타났는데 로마를 제외한 다른 서방 교회에서 이를 먼저 사용하였다.
카알 대제(768~814)는 로마에서 이 신경을 받아들이도록 애썼고, 차츰 로마 교회에서도 전례에 사용하게 되었다. 10세기 말이나 11세기 초까지 로마에서는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교황 인노첸시오 3세(1198~1216)가 사도 신경을 서방 교회의 공식 신경으로 인정하였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사도 신경은 모든 서방 교회에서 세례 때에 사용되고 있으며, 매 주일 미사때 신자들이 이 신경을 외움으로써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비록 교리 교육과 세례와 관련하여 로마 신경에서 사도 신경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성 암브로시오(340-397)와 성 아우구스티노(354-430)는 신경(symbolum fidei)을 암기하고 자주 낭송하기를 권장하였다. "매일 당신의 신경을 낭송하시오. 당신이 일어날 때나 조용히 잠자리에들 때에도 당신의 신경을 거듭 낭송하고, 그것을 주님께 기도로 올리고,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그것을 낭송하는 것을 결코 지겹게 여기지 마시오"(아우구스티노, <설교>58, 11). 특히 사도 신경의 최종적인 교정 단계 시기부터는 신경의 낭송이 시간 전례의 한 부분을 차지함으로써 처음에는 끝 기도에, 후에는 아침 기도와 새벽 기도에 포함되었다. 이 신경은 동방 교회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 사도 신경은 실제적으로 동방 교회에 알려지지 않았다. 동방 교회에서 사용되는 주된 신경은 제1차 니체아 공의회(325)의 신경을 수정한 제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의 신경인데, 이 신경은 그 공의회에 참석한 교부들의 숫자를 붙여 "150 교부들의 신경"이라고 하기도 하고, "일치 신경"이라고도 한다. 흔히 "니체아 신경"이라고 하면 니체아 공의회 때 발표된 신경을 가리키기보다는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의미한다. 이 신경은 정통 교리를 위한 규범으로 사용되는 기능을 강하게 띠고 있다.
제1차 니체아 공의회에서는 성자의 성부 종속설을 주장하던 아리우스주의(Arianismus) 이단을 단죄하는 여러 단죄문들이 첨가된 신경을 반포하였다. 이때 반포된 니체아 신경에는 아리우스주의의 주장을 반박하는 핵심적인 구절들을 내포하고 있던 시로-팔레스티나 지역의 세례 신경을 토대로, "성부의 본체로부터"와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한 본체로서" 라는 구절들이 첨가되었다. 니체아 신경은 예비 신자들에 의해 사용되도록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정통 교리를 나타내는 니체아 신경의 독특한 구절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적으로 당시 현존하던 다른 세례 신경들 안에 삽입되었다.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은 안티오키아나 예루살렘 지역에서 사용되던 신경들에 속하였던 신경을 토대로 하고, 제1차 니체아 공의회의 정신에 입각하여 "한 본체"(ὁμοούσινο)를 포함시키면서 수정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 신경의 독특한 구절은 성령과 관련된 부분인데, 성령의 신성을 부인하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동일 실체임을 부인하는 이단자들의 교리를 반대하기 위하여 신중하게 성령에 관한 신조를 다루고 있다. 니체아 신경과 마찬가지로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도 정통 신앙을 정식화시키는 기능을 하였다. 그러나 니체아 신경과는 달리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은 세례와 성찬 예식에 도입되었다. 6세기 이후 동방 교회에서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은 일반적으로 세례 신경으로 사용되었으며, 로마 교회에까지 그리고 아리우스주의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교회들 안에서는 사도 신경으로 대치되는 중세 후반까지 중심 신앙 고백문이었다.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이 성찬 전례에 도입될 때 신경의 라틴어 본문에 '필리오궤' (filioque, 성자에게서)가 첨가되었다. 이는 성령의 이중 발출과 관련된 것으로서,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라고 함으로써 아우구스티노의 신학적인 견해를 옹호하였다. 동방 교회에서는 성령은 오로지 성부에게서 발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동방 교회 주교들과 신학자들의 신랄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스페인에서 본문에 '필리오궤' 를 삽입하였고, 그 후에는 프랑스 · 독일 · 북이탈리아 지역에서도 삽입하였으며, 로마 교회에서 이를 삽입한 것은 11세기 초였다.
〔아타나시오 신경〕 교회 전례에서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신경으로는 "귀쿤궤 불트" (Quicunque vult, 구원된 이는 누구나)로 시작되는 아타나시오 신경을 들 수 있다. 수 세기 동안 이 신경은 니체아 신앙의 옹호자인 성아타나시오(297-373)의 것으로 여겨졌는데, 왜냐하면 이 신경이 중세 초기에 알려진 삼위 일체 교리를 가장 완전하고 정식적으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신경은 500년경에 프랑스 남부 아르스의 성 체사리오(470?~542)가 작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아우구스티노의 《삼위 일체론》(DeTinatate, I, IV, 7)을 운율에 맞추어 변경시킨 라틴어 본문은 아리우스주의 이단 말기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성직자를 위해 작성된 것이었다. 아타나시오 신경은 세례식에서 사용된 적은 없지만 시간 전례 새벽 기도에는 공적으로 암송되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성무 일도서에서 빠졌지만 루터교나 성공회 같은 많은 프로테스탄트의 기도서에는 여전히 수록되어 있다.
〔공통 신앙 고백 문제〕 전례에 사용되는 일치 신경과 사도 신경과 아타나시오 신경은 16세기의 교리적인 상이함과 분열에도 불구하고 서방 교회에서는 계속 사용되었다. 프로테스탄트들도 니체아 신앙과 사도 신경에 충실함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비록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분열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니체아 콘스탄티노플의 신경은 일종의 어려운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 일치 운동의 지도자들은 공통 신앙 고백이 절실히 필요함을 인정하였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앙고백에 있어 일치는 교리적 일치를 드러내는 근본 요소" 라고 하였다. 또 세계 교회 협의회(W.C.C.) 산하의 신앙과 직제위원회에서는 "사도들의 신앙을 표현하는 일치신경, 즉 니체아 신경 안에 표현된 것과 같은 사도 신앙을 공통으로 인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계획의 기초가 되는 것은 모든 교회가 일치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앙고백의 정식을 찾기보다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신앙을 표현해 오던 정식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난관도 많다. 즉 무엇보다도 신경의 언어 표현들이 현대의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언어와는 거리가 멀고, 선교 지역에서는 신경의 언어가 문화권이 다른 지역의 언어이므로 이를 수용하는 데 있어 많은 거부감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또 여성주의를 외치는 이들은 신경이 지닌 가부장적인 언어와 표상을 거부하며, 심지어 몇몇 교파들(그리스도의 제자 교회 등)에서는 신경의 위치를 높이는 것은 성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신앙의 규범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가톨릭 교회에 있어서는 신앙의 규범과 세례 정식으로서 신경이 지닌 전통적인 기능들의 중요성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새롭게 부각되었다. 또한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1968년 6월 30일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순교 1,900주년을 맞아 "하느님 백성의 신경"(Sollemis professio fidei이라는 연설을 하였다. 교황은 이때 교회의 불멸의 신경인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의 본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우리 시대의 영적 상황에서 요청되는 신앙 고백문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새로운 교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치 신경에 현대의 문제들을 적응시킬 수 있도록 신학적인 해석을 삽입한 것이었다. 이를 통하여 교황은 신앙을 설교하고 가르치기 위한 지침을 내렸던 것이다. 또한 가톨릭 교회는 성인을 위한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 예식의 개정에서 신경의 수여식과 신경의 수락식을 복구시켰다. 이때 사용되는 신경은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이나 사도 신경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그레도 ;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 ; 사도 신경 ; 아타나시오 신경)
※ 참고문헌  F.X. Murphy, 《NCE》 4, pp. 432~438/ B.L. Marthaler, The New Dictionary of Theology, Gill and Macmillan, 1990/ N. Ayo, Creedas Symbol, Notre Dame, Indiana, 1989. 〔河星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