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神父 〔라〕pater spiritualis 〔프〕père spirit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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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서품을 받은 성직자를 일컫는 말. 사람은 영혼과 육신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며, 이때 육신의 생명은 영혼이고, 영혼의 생명은 하느님의 성총(聖寵)이다. 하느님은 사람에게 영혼 생명을 베풀어 주는 권한을 신부에게 주었고, 신부는 사람들에게 그 영혼 생명을 베풀어 주며 아버지처럼 신자들의 영혼을 지도하고 인도하기 때문에 신부라고 칭해진다.
신부라는 용어는 천주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라틴어 '파테르' (pater)를 한역(漢譯)한 것이다. 이 용어는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사용되어, 1786년 이승훈(李承薰, 베드로)을 중심으로 가성직 제도(假聖職制度)가 만들어지면서 신부를 임명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외에 성직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탁덕(鐸德)이라는 표현도 사용되었는데, 탁덕이란 원래 중국 고전에 나오는 방울[鐸]의 쓰임에서 유래하였다. 《주례》(周禮)에 나오는 금탁(金鐸)은 대장이 군중에게 명령을 전할 때 치는 방울이고, 《상서》(尙書) <윤정>(胤征) 편에 나오는 목탁(木鐸)은 대신이 백성에게 천자의 명령을 반포하며 경계할 때 쓰는 방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화(敎化)를 담당하는 사람 또는 벼슬을 사탁(司鐸)이라고 하였고,이를 본떠 복음을 전파하고 도리를 강론하는 신부를 사탁 또는 탁덕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신부나 탁덕이라는 용어는 황사영(黃嗣永, 알렉시오)의 〈백서〉(帛書), 조선 신자들이 북경이나 로마로 보낸<1811년의 서한>과 <1834~1835년의 서한>, 《기해일기》, 《치명일기》 등 교회측의 기록과 신자들의 문초 기록에 용례가 나타난다. 이것은 1784년 이래 신자들이 사제를 지칭하는 말로 신부와 탁덕을 혼용하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다만 용례상 신부는 성직자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로, 탁덕은 공식적인 직함의 성격으로 사용된 듯하다. 이 밖에 선교사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서사(西士), 신사(神師), 부사(父師), 목(牧) 등의 표현이 쓰여지기도 하였다. (→ 사제)
※ 참고문헌  《가톨릭 사전》/ 《帛書》/ 《邪學懲義》/ 《기해일기》/《치명일기》. 〔方相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