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선서 信仰宣誓 〔라〕professio fidei 〔영〕profession of faith

글자 크기
8
어떤 특정한 직무나 품위 및 책임을 맡게 되는 사람들이 교회의 가르침과 정신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으로 하는 선서.
현행 《교회법전》 제3권 '교회의 교도 임무' 의 맨 마지막 조문인 833조에는 어떤 경우에 누가 신앙 선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 신앙 선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하는 의무, 예를 들어 신앙인들이 함축적으로나마 신앙을 부인하는 어떠한 행동, 즉 침묵 · 머뭇거림 · 종교에 대한 경멸 · 하느님께 대한 모욕 · 이웃에 대한 악표양을 보이지 않는 것 등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특정한 직무나 품위 및 책임을 맡게 되는 사람들이 교회의 가르침과 정신에 충실하겠다고 선서하는 이 신앙 선서는 직책을 맡는 사람을 어떤 규정에 묶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음을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께 순종하고 신앙의 기본 진리에 동의하 며 공식적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음을 약속하게 하는 것이다.
〔역사와 변천〕 초기 교회부터 신앙 선서는 세례받을 사람들이 신앙 고백과 같은 형태로 해왔다. 또 이단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는 신자나 이단에 빠졌다가 다시 돌아온 경우에도 신앙 고백과 함께 행해졌으며, 성직자의 경우에는 성품성사를 받을 때 신앙 선서를 하였다. 특히 새로 서품받는 주교와 서임되는 교황은 신앙 선서를 하여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신앙 선서는 관습적으로 행해졌던 것이지 모든 교회에 적용된 것은 아니었다. 신앙 선서에 관한 자세한 규정이 정해진 것은 종교 개혁 이후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 가톨릭 신앙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또 교황 비오 4세(1559~1565)는 교황령 <인 사크로상타>(In Sacrosancta, 1564. 11. 13)를 통하여 신앙 선서에 관한 규정을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인융툼 노비스>(Iniunctum nobis, 1564. 12. 13)를 통해 신앙 선서문을 확정 · 발표하였다.
19세기 말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철학 · 역사학 · 사회 과학 등을 이용하여 근대적인 관점에서 접목하고자 시도하였던 근대주의(modernismus)가 발생하자, 교황 비오 10세(1903~1914)는 자의 교서 <사크로룸 안티스티툼>(Sacrorum antistitum, 1910. 9. 1)을 통해 모든 성직자들에게 '반근대주의 선서' (luramentum Antimodernisticum)를 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선서문은 근대주의의 여러 가지 형태를 반대하는 하나의 신앙 고백문 형태로 되어 있었고, 비오 4세 교황이 확정하여 발표한 '트리엔트 신앙 선서문' (profesio fidei Tridentina)을 보충한 것이었다. 이러한 반근대주의 선서는 성직자들에게는 사제 서품과 주교 서품전에, 신학 교수는 교직을 받기 전에, 주임 신부와 고위 성직자 및 수도원장은 교회법적인 직책을 임명받기 전에 하도록 확대되었다.
한편 구 《교회법전》에 수록된 신앙 선서(1406~1408조)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령들을 법제화한 것으로, 법전 첫머리에는 교황 비오 4세가 제정한 신앙 선서문을 계승한 '가톨릭 신앙 선서' (professio catholicae fidei)가 인쇄되어 있었다. 신앙 교리성에서는 1967년에 반근대주의 선서를 폐지하고 '가톨릭 신앙 선서' 보다 축약된 신앙 선서문과 충성 서약문을 제정하였는데, 이때의 신앙 선서문은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근거로 작성되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형식은 1989년 3월 1일부터 사용하도록 신앙 교리성에서 작성하여 규정한 것이다. 신앙 선서는 개인적인 의무를 수반하므로 대리인을 통하거나 평신도 앞에서 행할 수는 없다. 신앙 선서는 교황청으로부터 인준된 형식을 본인이 직접 읽어야 한다. 여러 명이 함께 선서하는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한 사람씩 선서문을 읽거나 모두가 다 함께 선서문을 낭독할 수도 있고, 한 명이 대표로 낭독한 후 나머지 사람들이 끝 부분을 함께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
〔신앙 선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 사도좌에 의하여 승인된 형식에 따라 본인이 직접 신앙 선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은 다음과 같다. ① 의결 투표권이나 건의 투표권을 가지고 보편(세계) 공의회나 개별(지역) 공의회, 주교 대의원 회의나 교구 대의원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은 의장이나 그의 대리자 앞에서, 그리고 의장은 공의회나 대의원 회의 앞에서, ② 추기경 품위에 승격된 이들은 추기경단의 정관에 따라서, ③ 주교품에 승격된 이들과, 교구장과 동등시되는 모든 이들은 사도좌의 대리자 앞에서, ④ 교구장 직무 대행은 참사회 앞에서, ⑤ 총대리들과 교구장 대리들과 사법 대리들은 교구장이나 그의 대리자 앞에서, ⑥ 본당 사목구 주임들과 신학교의 학장 및 신학과 철학 교수들은 임무를 받는 시초에, 부제품에 승격될 이들도 교구 직권자나 그의 대리자 앞에서, ⑦ 교회 대학교나 가톨릭 대학교의 총학장은 임무를 받는 시초에 이사장 앞에서 혹은 이사장이 없으면 교구 직권자나 그들의 대리자들 앞에서, 그리고 어느 대학교에서든지 신앙과 도덕에 관한 과목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임무를 받는 시초에 총학장이 사제이면 그 앞에서 또는 교구 직권자나 그의 대리자들 앞에서, ⑧ 성직자 수도회와 성직자 사도 생활단의 장상들은 회헌의 규범에 따라서(교회법 833조)
〔선서 양식〕 신앙 교리성에서 1989년 3월 1일부터 사용하도록 규정한 '신앙 선서' (833조)와 '충성 서약' (833조 5~7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앙 선서
본인 ____ ____ 은 신경에 포함된 교리를 굳게 믿고 고백합니다. 나는 믿나이다. 한 분이신 전능 천주 성부, 하늘과 땅과 유형 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오직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모든 세대에 앞서 성부께 나신 천주의 외아들이시며, 천주로부터 나신 천주시요, 빛으로부터 나신 빛이시요, 참 천주로부터 나신 참 천주로서,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일체이시며, 만물이 다 이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음을 믿으며,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심을 믿으며, 본시오 빌라도치하에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묻히심을 믿으며, 성서 말씀대로 사흘날에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시라 믿나니, 그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니,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좇아 나시며,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흠숭과 같은 영광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하나이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
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와 죄를 사하는 하나의 성세를 믿으며,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기다리나이다. 아멘.
또한 성서와 성전으로 전해 오는 하느님의 말씀에 포함된 모든 것들과, 교회가 성대한 판정이나 통상적 보편 교도권으로써 하느님께로부터 계시된 믿을 교리로 가르치는 모든 진리를 굳게 믿습니다. 신앙과 도덕에 관하여 교회가 결정적으로 가르치는 모든 교리도 예외 없이 받아들이고 고백합니다. 또 교황이나 주교단이 가르치는 교리는 비록 결정적 판정으로 선포할 뜻이 없다 하더라도 진정한 교도권의 행사이므로 의지와 지성의 양심적 순종으로 승복합니다.
년 월 일
선서자 ○ ○ ○
충성 서약
본인 ____ ____ 은 ____ 품을 받으면서(직책을 맡으면서), 나의 말과 행동에 있어서 언제나 가톨릭 교회와 일치할 것을 서약합니다.
나는 교회법 규정에 따라 맡겨진 봉사를 다하기 위하여 부름을 받았으므로, 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에 대하여 나에게 부과된 모든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로 노력하겠습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맡겨진 나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신앙의 유산을 온전히 보존하고 충실히 전달하며 설명하겠습니다. 따라서 교리에 반대되는 온갖 이론을 피하겠습니다.
온 교회에 공통된 규율을 따르고 보호할 것이며, 교회의 모든 법, 특히 교회법전에 포함된 모든 법규의 준수를 약속합니다.
신앙의 유권적 학자요 스승으로서 주교들이 가르치거나 교회의 책임자로서 규정하는 것을 그리스도교적 순명으로 따를 것이며, 교구장을 충실히 도와드림으로써 교회의 이름과 명으로 수행하여야 할 사도직 활동이 개별 교회의 일치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 주시고 또 본인이 손을 얹은 이 거룩한 복음이 나를 도와 주시기를 법니다.
년 월 일
선서자 ○ ○ ○
(⇦ 선서 : → 근대주의)
※ 참고문헌  《교회법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9/ L. Chiap-petta, Prontuario di Diritto Canonico e Concordatario, ed. Dehoniane,Roma, 1994, pp. 1002~1004/ R. Paralieu, Guide Pratique du Code de Droit Camonique, ed. Tardy, 1985, pp. 272~273. 〔李讚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