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상적 체험 수준을 넘어서 발생하는 초과학적이고 불가사의한 심령 현상(paraphenomena)을 어떻게 과학적인 틀 안에 위치시킬 수 있을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 및 과학의 한 분야. 심령술(心靈術) 또는 의사 심리학(擬似心理學)이라고도 한다. 한국에서 이 용어의 일차적인 뜻은 심령과 교감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일으키는 여러 가지 술수(術數)를 가리킨다. 그러나 본래 의미에서는 '술수' 보다는 그에 관한 '학문' 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구 분〕 일반적으로 심령 현상은 초자연적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감지할 수 있는 '정신적 심령 현상' 과 누구나 보고 들을 수 있어서 객관적 대상이 되는 '물리적 심령 현상' 으로 구분되는데, 흔히 보고되는 현상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정신적 심리 현상 : ① 죽은 사람의 영혼과 산 사람이 교신하는 영의 교환, 즉 수호령이나 천사의 목소리를 듣는 영청(靈聽, clairaudience)이나 다른 영혼이 들어와 발언하는 영언(靈言, spirit speaking), ②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생각을 서로 전달하는 정신 감응(精神感應, telepathy), ③ 몸 안 환부(患部)의 상태를 감지하거나 장애물을 뚫고 내부의 일을 알아맞히는 투시(透視) 혹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먼 곳의 사물을 마치 그곳에 있는 사람처럼 선명하게 보는 천리안(千里眼) 등의 영시 현상(靈視現象, clairvoyance), ④ 영매의 혼이 손을 움직여서 글씨나 문장을 쓰게 하는 자동 기술(自動記述, automatic writing)이나 그림을 그리게 하는 자동 화술(自動畫述) ⑤ 미래의 사건을 미리 알아맞히는 예언 혹은 예지(豫知).
물리적 심령 현상 : ① 영매의 몸에서 직접 빠져 나와 물질화했다는 엑토플라즘(ectoplasm, 心靈體) , ② 정신의 힘으로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염력(念力), ③ 무언가 두드리는 소리나 사람의 말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들(raps, 叩音), ④ 물품 이동 또는 부양 현상(levitation, 物品浮揚), ⑤ 특정 장소에 있던 동 · 식물이나 물건이 사라진 뒤 다른 장소에 나타나는 현상, ⑥ 사진 속에 그 사진의 배경이나 인물과 관계된 어떠한 모습이 함께 찍히는 현상, ⑦ 마음속에서 희망하는 인물 · 경치 · 글자 등이 나타나게 하는 염사(念寫), ⑧ 죽은 이의 얼굴이나 그림 혹은 글이 필름에 찍혀지는 영사진(靈寫眞) .
심령 치료 : 영계(靈界)의 육신인 유체(幽體)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것도 주요한 심령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영시 · 영청 · 영감에 의해 환자의 병을 진단한 결과, 현대 의학으로 도저히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유체의 병인 경우에는 영능력자(靈能力者)가 환자에게 붙은 영을 제거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역 사〕 심령 현상에 대한 보고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주로 민간에서 관습의 형태로 계승되어 왔다. 그리고 초과학적인 현상들은 유령이나 어떤 초자연적인 힘의 작용이라고 단순하게 생각되어 왔다. 처음에는 이러한 것들이 강신술(降神術, spiritism)의 한 형태로 연구되었지만,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인간 안에 그 기원이 있을 것으로 믿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심령 과학자들이 심령 과학의 전거로 내세우는 사람들로는 18세기 스웨덴의 과학자이자 신비가였던 스베덴보리(E. Swedenborg, 1688~1772), 독일 의사였던 메스머(F.A.Mesmer, 1734~1815), 최면 상태에서 놀라운 내용의 글을 써 내려가는 미국의 데이비스(A.Davis) 등이 있다.
젊은 시절부터 초자연 현상을 연구한 스베덴보리는 특히 예수를 세 차례 만나고 나서부터 천리안의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영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한다. 그가 유체 이탈(幽體離脫)을 통해 영계를 직접 보고 기록하였다는 방대한 양의 문헌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 스베덴보리 연구회가 결성되어 있다. 그리고 최면 상태에서 사람들을 치료한 메스머도 주목할 만한 인물로, 그는 최면 치료를 통하여 자기가 시키는 대로 환자가 여러 가지 행동을 취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천리안 · 환부 투시 · 병의 치료법 · 예언 · 눈을 가리고 시내를 활보하는 등 초자연 현상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환자는 최면에서 깨면 아무 일도 기억하지 못했다. 메스머의 치료법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실험되었고, 그의 이름을 따 '메스머리즘' (mesmerism)이라는 최면 요법으로 발전했다. 그 후 영국인 의사 브레이드(J. Braid)가 '최면술' (hypnotism, hypnosis)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고, 영국 및 미국 의학 협회에서 정식으로 승인되면서 최면 요법은 의술적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메스머가 심령 과학계에 크게 기여한 것은 인간에게는 잠재 의식이 있다는 것과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등을 분명하게 증명한 것이었다.
한편 데이비스는 최면 상태에서 쓴 《자연의 원리》에서 "인간은 영계에 사는 영혼과 통할 수 있다. 지금 영계로부터의 외침이 쇄도하고 있어 머지않아 누구나 영계와의 통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라고 적고 있다. 그는 책 한 권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가 최면 상태에서 남긴 문장 속에는 언어학 · 고고학 · 사학 · 지질학 · 의학 등과 관련된 정확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그가 남긴 《자연의 신적 계시》(1847)에는 강신술의 근본 원리가 제시되어 있는데, 여기서 그는 예수를 위대한 영매로 보면서 삼위 일체나 예수의 신성과 같은 교리는 부정하였다. 그리고 물리적이고 심령적인 것을 모두 포함하는 무한지(無限智)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진정한 종교적 삶이란 이 무한지를 분명히 알고 그것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아가 그는 사람이 죽은 뒤에도 그 개인적인 생명은 계속 유지되며, 따라서 죽은 사람과의 의사 교통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하나의 종파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에서는 심령적 사건에 대한 실험적 증거들이 발견되었고, 더 많은 의사들이 최면에 걸린 환자에게서 투시나 텔레파시와 같은 능력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870년 영국의 과학자 크룩스(W. Crookes, 1832~1919)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 통신하는 영매 연구를 통하여 당시까지의 물리학적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그는 심령 현상의 오류를 확증하기 위하여 연구에 임했다가 곧 그 심령 현상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될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물리학적 법칙으로 설명하기 곤란한 현상의 원인을 '심령의 힘' (psychic force)이라고 명명한 뒤 <새로운 힘의 실험적 연구ㅡ심령의 힘에 관한 실험>, <심령의 힘과 근대 심령학설> 등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현상의 근본적인 성격까지 밝혀 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연구는 당시 서유럽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강신술에 대한 대중적 호응도와 최면술에 대한 학문적 연구로 영국에서는 1882년에 '심령 연구회' (The Society for Psychical Research)가 발족하였고, 철학자인 시지윅(H.Sidgwick, 1838~1900)을 비롯하여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들이 여기에 동참하였다.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아 미국에서도 1884년에 '미국 심령 연구회' (American Society for Psychical Research)가 창립되었는데, 이들 연구회는 지금까지도 심령 과학 연구의 분위기를 진작시키는 데 공헌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심령 과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방법론이 정착되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그러한 현상 자체를 긍정하고서 기초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었으나, 점차 방법론도 세련되어 갔고 이름도 정착되었다. 프랑스의 리셰(C. Richet, 1850~1935)는 여러가지 자료를 모아 통계적 방법을 적용하면서 이러한 연구를 심령 연구(metapsychics)라고 명명하였다. 그렇지만 리세는 구체적인 이론까지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심령 현상의 기원이 인간에게 있든 초자연계에 있든, 과학자라면 그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학계에 심령 현상 연구 분위기를 진작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이러한 그의 영향으로 네덜란드에서는 1919년에 '국제 초심령 연구소' (International Metapsychical Institute)가 발족되어 텔레파시를 중심으로 심령 현상을 연구하였고, 2~3년 뒤 독일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심령 과학' 이라고 불렀다. 1941년에 '프랑스 심령 과학 연구 협회' (French Association for Parapsychological Studies) , 1948년에는 '벨기에 심령 과학위원회' 가 설치되었고, 1953년에는 네덜란드에서 국제 심령 과학 연구 협회 회의가 개최되면서 '심령 과학' 이라는 용어가 보편성을 띠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심령 과학에 과학적 엄밀성을 제공해 준 사람 중 하나가 라인(J.B. Rhine, 1895~1980)과 그 동료들이었다. 라인은 20세기 초 소장 심리학자들 사이에 심령 과학 연구를 고취시켰던 맥두걸(W. McDougall, 1871~1938)의 초청으로 1927년에 듀크 대학교 심리학과로 옮긴 이래,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1934년에는 듀크 대학교의 심령 과학 실험실장을 맡아 <초감각적 인식>(Extrasensory Perception)이라는 연구 논문을 책으로 펴냈다. 그는 별 · 원 · 곡선 · 사각형 · 십자가 모양이 하나씩 그려진 초감각적 인식(Extrasensory Perception, 약칭 ESP) 카드 각각 다섯 장씩, 도합 25장짜리 카드로 초감각적 인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증하였다. 이 실험은 어떤 모양이 그려져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피검사자가 그 카드에 그려져 있는 기호를 알아맞히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가령 카드 가운데 하나가 별 모양일 확률은 보통 5/25(=1/5)이지만, 어떤 피검사자들은 그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듀크 대학교 실험실을 거쳐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통하여 투시 · 천리안 같은 심령적 능력의 실존이 입증된 것이다. 또 이러한 심령적 현상은 약물이나 감정 상태 등과 같은 것에 영향을 받으며, 피검사자들의 성격과도 상관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초감각적 인식 카드 실험이 정신적인 심령 현상을 주로 탐구한다면, 물리적인 심령 현상에 가까운 영력(靈力, psychokinesis, 약칭 PK)을 검사하는 도구도 있다. 특히 데일(L.A. Dale)이나 맥코넬(R.A. McConnell)과 같은 이들의 실험을 통하여 의지를 써서 특정한 물리적인 행동이나 사건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가령 피검사자는 검사자가 돌리는 기계 회전 장치 위에 주사위를 던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주사위의 표면이나 회전장치의 특정 부분이 나오도록 강한 암시를 하는 실험을 하면, 초감각적 인식 검사만큼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영력 효력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초감각적 인식과 영력은 상호 관련된 현상이며, 둘 다 어느 정도 공유되는 심령적 능력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특정한 현상들이 실험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고, 여러가지 심령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인간 마음에 심령적 기능을 하는 부분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심령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즉 인간이 마음먹기에 따라 심령적 현상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령 과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은 때로 자기의 영역을 벗어나 감각이나 이성이 포착할 수 없는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심령 현상은 물리적인 기원을 가진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건이라는 것이다.
〔과학자의 입장〕 일반적으로는 심령 현상을 신뢰하지 못하고, 보도 자료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는 과학자들이나 종교 심리학자들은 보통 초감각적 인식이나 심령 현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이러한 현상들이 무엇보다 기존의 물리적 법칙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선택적 지각이나 기억과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심리학자들은 이 심령 현상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종교 심리학자에 의하면 심령 현상은 빙의(憑依) 현상이나 영혼의 실재에 대한 믿음, 방언(方言) 혹은 그 밖의 자동 현상(automatism)과 매우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한다. 가령 부르기뇽(E. Bourguignon)은 빙의 현상도 "영혼에 대한 믿음이나 그러한 존재가 그러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빙의' 라는 개념조차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구마 의식에 반응하는 빙의 현상의 경우 그것은 대체로 피험자가 귀신을 쫓아낼 수 있다고 하는 강한 암시나 피험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빙의 현상도 어느 정도는 학습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본다. 또 융(C. Jung, 1875~1961)의 이론에 따르면, 빙의 현상은 의식적으로 표현될 수 없도록 무의식 속에 억눌려 있던 감정을 비난받지 않고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빙의 현상의 일종으로 해석되는 방언의 경우도 어느 정도 '프로그램된' 형태로 발생된다. 방언자들이 방언 그 자체를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언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있으면 어느 순간에 방언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언이 다양한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환경에서 독특하게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 안에 그 잠재력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함축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마린(WJ. Samarin)은 인간들이 심리적인 억제력을 기꺼이 버린다면 누구나 방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현상들처럼 '심령적' 현상들도 '심령' 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결국 인간의 뇌나 마음에서 비롯된, 어느 정도는 심리적인 것 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뇌 혹은 마음의 구조 안에는 인간의 언어 기능에 대한 통제를 이완시키고, 적절한 동기와 사회적 영향이나 심리적 상태가 주어지면 준언어적(quasi-linguistic) 소리를 자발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일종의 스위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심령 과학을 일컬어 '의사(擬似) 심리학' 이라고도한다. 이처럼 대다수의 심리학자들은 심령 현상을 그 자체로 중시하기보다는 심리적 현상으로 환원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 가운데서도 제임스(W. James, 1842~1910)나 플러노이(T. Flournoy) 같은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중시하였다. 특히 플러노이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인간의 본성과 능력에 대해 의외의 시각을 던져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강신술과 같은 것은 오류라고 보면서도, 텔레파시 · 투시 · 천리안 · 염력과 같은 초과학적 현상의 가능성을 받아들였는데, 그러한 현상은 언젠가 그에 맞는 실험적 결과들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렌스테드(L. Grensted)도 심령 과학은 종교 심리학에 가치 있는 결과를 줄 것이라고 보았다. 동물학자인 하디(A. Hardy)는 텔레파시와 같은 것이 종교 심리학에 던지는 물음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의 마음이 물리적인 수단을 쓰지 않고 다른 마음과 소통한다고 하는 것, 사실상 우리 정신 생활의 요소들이 뇌의 물리적 · 화학적 구조를 넘어서까지 확장된다고 하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면, 잠재 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우리 마음이 좀더 넓은 정신의 영역이나 그보다 더 큰 무의식적인 것과 접촉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에 개연성을 줄 수 있을것이며 ··· 비물질적 정신 세계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향해 중요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될 것이다." 텔레파시의 증거를 과학적 사실로까지 받아들이게 되면 종교 체험에 대한 인간의 견해도 깊은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것이다.
〔교회의 입장〕 심령적 혹은 초과학적 현상에 대한 언급들은 성서에도 나온다. 그러나 심령 과학자들이 심령 현상의 기원을 인간 안에서 찾는 반면에, 성서에 나오는 심령 현상은 하느님의 예언을 확증시켜 주는 기적적인 행위이거나 아니면 저주받을 이방의 미신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도 이러한 심령현상을 미신적이고 악마적인 행위라며 비판하였다.
그러나 정보 통신의 발달에 따라 더욱 빈번히 이러한 현상을 접할 수 있게 된 현대에 이르러 심령 현상에 대한 교회의 태도는 다소 유보적인 편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초자연적 현상이라면 피조물에 대한 인간의 지식을 더욱 넓혀 주는 것일 수 있겠지만, 만일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면 과학적 탐구를 통하여 그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화란 교리서》(De Nieuwe Katechismus)의 입장이 그렇다. 이 교리서에서는 초감각적 지식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심령 현상을 치부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되며,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일종의 피난처로 삼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심령적 사건만을 하느님이라는 가장 깊은 실재에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건전한 것이라고 하였다. 심령적 현상들의 존재를 연구해 보지도 않고 부인해서도 안되지만, 무분별하게 이것을 인생의 궁극 신비를 풀어 주는 수단으로 삼아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심령 현상은 인류에 봉사하는 가운데 진리를 밝혀 줄 때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한편 1992년에 발표된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심령 현상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확실하게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단지 심령 현상 중 죽은 자를 불러내는 것, 미래를 '꿰뚫어 본다' 고 하는 그릇된 추측, 환시 현상, 영매에 의뢰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십계명의 첫째 계명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2116항). 왜냐하면 이것들에는 시간과 역사 나아가서는 인간까지 지배하는 능력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감추어져 있으며, 동시에 신비로운 능력들을 장악하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하느님 한 분께만 드려야 하는, 사랑의 경외심이 포함된 영예와 존경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 심리학)
※ 참고문헌 宮澤虎雄 · 板谷樹, 安東民 역, 《心靈科學》, 太宗出版社, 1987/ 메리 조 메도우 · R.D. 카호, 최준식 역, 《종교 심리학》 上, 민족사, 1992/ J. Beloff ed., New Directions in Parapsychology, N.J., Scarecrow Press, 1974/ E. Bourguignon, Possession, San Francisco, Chandler & Sharp, 1976/ N. Bowls · F. Hynds, Psy Search, New York, Harper & Row, 1978/ M. Christoper, ESP, seers, and psychics, New York, Crowell, 1970/C.E.M. Hansel, ESP : A Scientific Evaluation, New York, Scribner, 1966/D.M. Wulff, Psychology ofReligion : Classic & Contemporary, New York, John Wiley & Sons, 2nd ed., 1997/ C.P. Svoboda, 《NCE》 10, pp. 994~996. 〔李贊洙〕
심령 과학
心靈科學
〔라〕parapsychologia · 〔영〕para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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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라인은 '초감각적 인식' 카드로 심령적 능력의 실존을 입증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