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단

十二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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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 성교 십이단' (天主聖敎十二端)의 준말로, 천주교의 기도문(祈禱文) 가운데 중요한 12가지 기도. 즉 성호경(聖號經) · 삼종경(三鐘經) · 천주경(天主經) · 성모경(聖母經) . 종도 신경(宗徒信經) · 고죄경(告罪經) ·관유하심을 구하는 경 · 소회죄경(小悔罪經) · 천주 십계(天主十戒) · 성교 사규(聖敎四規) · 삼덕송(三德誦) ·봉헌경(奉獻經)을 말한다. 이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한국의 경우 1838년경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L. Imbert, 范世亨) 주교가 《텬주 셩교 공과》에서 이 기도문들을 발췌하여 책자로 엮음으로써 사용된 듯하다.
박해 시대 이래 한국 교회의 선교사와 지도자들은 은총을 얻는 방법으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예비신자에게도 세례를 받기 전에 기도문을 암송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일찍부터 기도문들이 한글로 번역되었는데, 1801년 신유박해 때 압수된 교회 서적 중에는 성호경 · 천주경 · 성모경 · 천주 십계와 같은 한글 기도문의 제목과 《텬주 셩교 일과》(天主聖敎日課) · 《수진일과》(袖珍日課) 등 중국 기도서의 번역본이 기록되어있다.
그러나 당시 번역된 기도문은 완전히 우리말 뜻에 맞게 한글로 번역된 것이 아니라, 한문을 한글 독음으로 옮긴 것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신자들은 한문 기도문을 우리말 독음으로 읽고 암송하며 기도를 바쳤다고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1837년에 입국한 앵베르 주교는 기도문의 번역 작업에 착수하여 이듬해 《텬주 셩교 공과》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특히 12개의 주요 기도문을 발췌하여 《천주 성교 십이단》을 엮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이 12가지 기도문은 박해 시대 이래 한국 교회에서 가장 중시되던 기도였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1887년에 간행된 《한국 교회 지도서》(Coutumier de la Mission de Corée)에서는 모든 예비 신자들이 '십이단' 을 반드시 외워야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한편 《천주 성교 십이단》의 간행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텬주 셩교 공과》가 1864년경 목판본으로 간행된 사실에서 이 책도 비슷한 시기에 간행되지 않았을까 추정할 뿐이다. 이것은 1866년 병인박해로 체포된 신자들이 '십이단' 을 공부하였다는 문초 기록에서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의 《조선 서지》(朝鮮書誌)에는 제7대 조선교구장 블랑(J. Blanc, 白圭三) 주교가 1889년에《천주 성교 십이단》을 새롭게 간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천주 성교 십이단》은 1902년에 중간되는 등 여러 차례 간행되는 가운데, 1972년《가톨릭 기도서》가 발간되기 전까지 신자들에게 중요한 기도서로 사용되었다. (→ 《천주 성교 공과》 ; 《천주 성교 십이단》)
※ 참고문헌  《邪學義》 《가톨릭 사전》 <달레 교회사》 Maurice Courant, Bibliographie Coréenne 3, 1896/ A. Launay, Memorial de la Société des M.E.P, 1912/ 최윤환, <천주 성교 공과의 원본>, 《논문집》 2,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1976/ <약전>, 《앵베르 문서》, 한국교회사연구소, 1998/ 하성래, <한국 천주교회의 한글 번역 활동>, 《한국 천주교회사의 성 찰》, 한국교회사연구소, 2000. 〔方相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