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

〔히〕אַהֲרֹן · 〔라 · 영〕A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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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두라-에우로포스 회당의 프레스코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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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두라-에우로포스 회당의 프레스코화) .

성인.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결정적으로 하느님을 체험했던 출애급 사건과 이어지는 광야 여정 중 모세와 함께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 레위 지파의 첫 번째 사제. 축일은 7월 1일. 성서에서는 아론을 모세의 형제이며 공동 지도자이자, 이스라엘의 합법적인 사제 계급의 시조(始祖)라고 하였다.
〔문헌적 분석〕 구약성서에서 아론이라는 이름은 361번 언급되어 있는데, 구약성서 46권 중 16권에 편중되어 있다. 특히 모세 오경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출애굽기 · 레위기 · 민수기에 전체의 6분의 5에 해당하는 296번 언급되고 있다. 이를 세분해 보면 사제계 또는 사제계의 영향 안에 있는 문헌에 259번, 야훼계와 엘로힘계 문헌과 같은 옛 전승들에 27번, 이차적인 자료로서 사제계 문헌을 전제하고 있는 구절들에 11번 나온다. 신명기에는 불과 4번만 언급되어 있다. 따라서 아론에 대한 자료는 사제계 문헌에 절대 다수가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세 오경 외에는 12권의 책에 분산되어 61번만 나타난다. 주목할 점은 신명기계 역사서(9번)보다 역대기계 역사서(27번)에 상대적으로 더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으며, 예언서들 중에는 미가서(6, 4)에만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밖에 시편 · 집회서 · 토비트서 · 마카베오 상권에서도 발견된다.
〔생 애〕 아론은 레위 지파의 후손으로 아므람과 요게벳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모세가 그의 동생이고(출애 6, 20), 미리암은 그들의 누이였다(민수 26, 59). 암미나답의 딸이며 나흐손의 누이인 엘리세바와 결혼한 뒤 나답 · 아비후 · 엘르아잘 · 이다말을 자녀로 둔(출애 6, 23)아론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구하려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모세와 함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그의 나이 83세 때였다(출애 7. 7). 그러나 그전에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성서 어디에도 없다.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을 위해 벌인 파라오와의 담판에서 그는 모세의 대변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7, 8-13. 19-22 ; 8, 1-3. 12-15 ; 9, 8-12). 또 출애급 이후 광야 여정에서도 모세와 함께 공동 지도자로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으며, 갈증과 배고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탄원을 듣고(출애 16, 2) 그들에게 메추라기와 만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보여 주실 자비의 구원을 선포하였다(출애 16, 6). 시나이 산에 이르러 그는 야훼가 명한 대로(출애 29, 4-9) 성대한 임직식을 통해 사제로 축성되는데(레위 8장), 그의 사제직은 여러 징표들을 통해 확인된다(민수 16장 ; 17, 16-28). 또 바란 광야에서는 모세와 더불어 가나안 땅을 정찰하고 돌아온 정찰대를 맞았으며(민수 13, 25-29),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징벌을 선포하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실행하기도 하였다(민수 14, 26-38). 이처럼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을 대부분 함께하였던 아론은 에돔 땅 경계 부근의 호르 산(신명기 10장 6절에 의하면 '모세라' )에서 모세와 자신의 아들 엘르아잘이 지켜보는 가운데 므리바에서의 물 사건(민수 20, 12) 때 하느님이 선언하였던 것처럼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선조들 곁으로 갔다(민수 20, 22-29). 아론의 죽음에 관해서는 민수기 33장에서 보충되는데, 그가 죽은 날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한 지 40년 되던 해 다섯째 달 초하룻날이었고, 그의 나이는 123세였다(민수 33, 38-39). 이스라엘의 온 집안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30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민수 21, 29).
〔성서에서의 언급〕 성서에는 뚜렷이 구별되는 상이한 아론상(Aaronbild)들이 발견된다. 사제계 문헌을 중심으로 역대기계 역사서와 집회서 등에서는 아론을 이스라엘 사제직의 원형으로 제시하였다. 반면에 다른 문헌들은 그를 사제직과는 관련 없이 모세와 함께 이스라엘의 공동 지도자로 소개하며, 때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오래된 문헌들 : 오경의 옛 전승(J · E문헌)들은 아론에 대해 일관된 상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특히 야훼 전승 문헌은 2차적인 자료의 성격을 띠고 있다. 먼저 아론은 이스라엘의 공동 지도자로서 제시된다. 아론은 입과 혀가 무딘 모세의 대변인으로서(출애 4, 10-17) 하느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나 그로부터 하느님의 말씀과 징표를 전해 받았으며, 이집트로 함께 돌아와 이스라엘에게 이를 전하였다(출애 4, 27-31). 그리고 광야 여정 중에는 후르와 함께 이스라엘이 아말렉족으로부터 승리를 거두는데 관여하였고(출애 17, 8-16), 모세를 대신하여 백성들의 문제를 판단하는 재판관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출애 24, 14). 또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원로들과 함께 모세의 장인인 이드로와 하느님 앞에서 음식을 나누었으며(출애 18, 12), 시나이 산에서는 모세와 자신의 두 아들인 나답과 아비후, 그리고 이스라엘의 원로 70명과 함께 하느님을 뵙고 친교의 제의적 식사를 하였다(출애 24, 1-2. 9-11) .
다른 성서 본문에서 아론은 예언자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즉 그는 파라오와 담판을 벌일 때 모세와 동행하였는데, 여기에서 야훼께 대신 빌어 달라는 파라오의 청과 관련된(출애 8, 4. 24 : 9, 27 이하 : 10, 16 이하)역할은 왕조 시대에 예언자적인 모습으로 여겨졌다(2열 왕 19, 2-4). 한편 출애굽기 15장 20절에서는 여예언자로 불린 미리암이 아론의 여동생으로만 소개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모세에 대한 아론의 전승사적인 독립성의 증거로 제시할 때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다.
아론의 역할은 부정적인 문맥에서 모호하게 묘사되기도 하였다. 문학적 · 전승사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금송아지 사건(출애 32장)과 관련하여 아론은 이스라엘의 혼합 종교적인 시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였다. 또 그는 미리암과 함께 모세가 에티오피아 여인과 혼인한 것을 비방하면서 그의 예언적 카리스마를 문제 삼기도 하였다(민수 12, 1-2). 그러나 이후 미리암만이 하느님의 벌을 받았다는 상황 설명은 본래 미리암과 관련되었던 전승에 아론 자료가 첨가된 것이다. 여기에서 아론은 이차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이 암시되어 있다.
사제계 문헌 : 사제계 문헌에서 아론은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한 지도자이며, 이스라엘의 첫 번째 대사제로 제시되고 있다.
① 이스라엘의 지도자인 아론 : 이스라엘 백성의 공동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아론을 제시하는 사제계 문헌은 그가 모세보다 세 살이나 나이가 많은 형임을 의도적으로 밝히고 있다(출애 7, 7). 아론은 파라오에게 직접 야훼의 뜻을 전달한 예언자이며, 자신의 지팡이를 사용하여 이적을 행하는 자로서 이스라엘의 해방을 위한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출애 7, 8-13. 19 ; 8, 1-3. 12-15). 이때 모세는 아론의 활동에 가려 있었다. 이러한 사제계 문헌의 의도는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 중에도 계속 이어진다. 씬 광야에서 배고픔으로 인한 이스라엘 백성의 불평을 아론은 모세와 함께 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야훼 앞' 에 모이도록 소집하였다(출애 16, 10). 또한 시나이 광야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에 대한 첫 번째 인구 조사가 이루어질 때에도 그는 모세와 함께 전쟁에 나갈 수 있는 20세 이상 된 남자들을 사열하였으며(민수 1, 3. 17 ; 2. 1), 므리바에서는 목마름으로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실 물을 주기 위하여 그들을 불러모았다(민수 20, 10).
② 이스라엘 사제직의 시조인 아론 : 사제계 문헌의 아론에 대한 서술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특징적인 관점은 아론이 이스라엘의 합법적인 첫 번째 대사제라는 것이다.
사제계 문헌에 의하면 야훼는 모세에게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사제로 임명하도록 지시하였다(출애 28장). 그리고 사제 임직식의 주요 요소로서 정결례와 사제복을 입힘, 그리고 도유 의식이 제시되었다(출애 29, 4-9). 이러한 규정에 따라 사제 임직식이 거행되고(레위 8장), 도유받은 사제" (레위 4, 3. 5. 16 ; 6, 15 ; 8, 12)인 아론은 첫 번째 제사를 야훼 하느님께 봉헌하였다(레위 9장). 아론의 사제직이 하느님께 근원을 두고 있음은 레위인 코라의 사건을 통해서 다시 한번 입증되었으며(민수 16장), 하느님은 이스라엘 각 집안 수장의 지팡이들 가운데 아론의 것에만 싹이 트게 함으로써 그의 사제직을 보증해 주었다(민수 17, 16-28). 그 후 아론의 사제직은 그의 아들인 엘르아잘에게 이어지고(민수 20, 22-29), 손자인 비느하스에게는 계약의 형태를 통해 영원한 사제직이 약속됨으로써 아론 가문의 후손들이 진정한 아론의 후계자임을 합법화하고 있다(출애 29, 29 이하 ; 레위 21, 10-15 ; 민수 20, 25-28). 사제계 문헌에 의하면 "사제"와 "아론의 아들들"이라는 표현은 서로 바꾸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출애 25, 9 ; 26, 1. 6).
아론은 이스라엘 최초의 대사제로서 특정한 직무를 수행하였다. 먼저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정결과 부정을 분별하며, 야훼가 모세를 통해 지시한 모든 규정을 이스라엘의 자손들에게 가르치는 직무가 위임되었다(레위 10, 10-11). 그리고 야훼의 이름으로 공동체를 축복하고(민수 6, 22-27), 분향 제단 위에 향을 사르며(출애 30, 7), 해거름에 휘장 밖에 등불을 밝히고(출애 28, 21 ; 레위 30, 8), 성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위임된 특별한 권리였다. 사제계 문헌이 가장 중요한 사제의 직무로 제시한 것은 제사에 관계된 것이다. 특히 대사제로서 아론의 탁월한 지위는 속죄일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에서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날 아론만이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그는 자신과 이스라엘 온 회중의 속죄를 빌었다(레위 16장).
사제계 문헌은 시기적으로 바빌론 유배라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느님 백성에게 있어 가시적인 구원의 보증이며, 하느님 현존의 표징이었던 성전이 파괴되고 다윗 왕조가 멸망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심각한 신앙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제계 문헌은 이스라엘이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종교 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갈 유일한 지도 계급은 사제들이며, 이들 사제직의 시조로 옛 전승으로부터 전해 오던 인물인 아론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사제계 문헌은 이스라엘 최초의 합법적인 대사제로서의 아론상을 통해 당시 사제들에게 사제직의 정통성과 그 권위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사제들을 중심으로한 제의적 공동체 삶의 미래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다른 문헌들 : 신명기에서 아론에 대한 언급은 4번에 불과하다. 먼저 금송아지 사건과 관련하여 아론이 하느님의 진노를 사게 되었으며, 모세가 그를 위해 중재에 나섰다고 회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신명 9, 20) 다른 두곳은 아론의 죽음에 대한 언급이다(신명 10, 6 ; 32, 50). 신명기계 역사서에는 모세 오경이 전하는 아론의 두 가지 상이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9번).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아론이 언급되는(6번) 여호수아기에는 레위인들이 부여받은 성읍들과 관련하여 크핫의 후손에 속하는 "아론 사제의 자손들"이란 표현이 나타나며(여호 21, 4. 10. 13. 19), 사제 엘르아잘의 아버지(여호 24, 33 ; 판관 20, 28)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아론은 모세와 함께 이스라엘의 공동 지도자로 제시되기도 하였다(여호 24, 5 ; 1 사무 12, 6 ; 12, 8). 예언서들 중에는 아론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지만, 미가서에서 유일하게 아론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모세와 미리암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6, 4).
한편 사제계 문헌의 중요한 신학적 주제였던 대사제로서의 아론과 사제 계급의 합법적 주체로서 등장한 '아론의 후손' 에 대한 사상은 구약성서 후반에 성립된 역대기계 역사서와 집회서 안에서 계승되고 있다. 특히 성전과 전례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역대기 편집자는 왕조 시대 역사를 재조명함에 있어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 사제 제도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에 의하면 사제 제도의 주체는 '아론의 자손들' 이며, 이들은 "조상 아론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명령을 받고 세운 법규에 따라 봉직"1역대 24, 19)하였다는 것이다. 또 사제직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집회 35, 1-10 ; 50, 1-2) 벤시라는 조상들을 칭송하는 가운데 아론을 모세보다 훨씬 더 영광스러운 인물로 제시하였다(집회 45, 6-22). 여기에서 아론은 영원한 계약을 통하여 하느님께로부터 사제직을 부여받았으며(45, 7a), 대사제의 화려한 예복을 입고(45, 7b-13a) 제사를 봉헌하며(45, 14. 16), 주님의 이름으로 백성들을 축복하고(45, 15c), 그들에게 계명과 율법을 가르치는(45, 17) 직무를 수행하는 이로 묘사되었다. 이러한 아론상은 신약의 히브리서에서도 발견된다.
아론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대사제의 영예로운 직무를 맡게 되었는데, 이것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로부터 대사제의 자리를 부여받았음을 예시하는 것이다(히브 5, 2-5). 그렇지만 그리스도는 구약의 대사제직을 능가하는 완전한 사제직을 가지신 분이다(히브 7-8장 ; 9,11-12). (→ 출애굽기)

※ 참고문헌  A. Cody, 《TRE》 1, pp. 1~5/ K. Koch, Die Priesterschrift von Ex 25 bis Lev 16, 《FRLANT》 71, 1959/J. Schmidt, Aaron und Mose, Diss. Hamburg, 1963/ A.H.J. Gunneweg, Leviten und Priester, 《FRLANT》 89, 1965/ H. Valentin, 《OBO》 18, 1978/ O.H. Steck, Moses und Aron, 《VTS》 10, 1981/ P. Maiberger, Das Alte Testament in seinem grossen Ges-talten, 1990/ 송재준, <사제계 전승에 나타나는 아론상(Aaronbild)에 대한 연구>, 《현대 가톨릭 사상》 21호(1999. 가을),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 pp. 275~300. 〔宋載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