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와 유대교에서 기도 끝에 하는 결구(結句) 전례에서의 아멘은 사용되는 부분에 따라 그 의미에 차이가 있다. 중세 때 아멘은 성직자 · 성가대 · 설교자의 자기 응답(self-response)으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20세기 전례 운동으로 인하여 신자 공동체의 환호로 자리잡았다.
〔성서에서의 의미〕 구약성서 : 히브리어 '아멘' 은 "무엇인가 확실하고 유효하다"는 사실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구약성서에서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를 확인할 때 (1열왕 1, 36), 하느님의 심판이나 저주에 대한 개인적인 확신을 표현할 때(민수 5, 22 ; 신명 27, 15 이하 ; 예레 11, 5 ; 느헤 5, 13), 영광송 혹은 찬미가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을 찬양할 때(1역대 16, 36 ; 느헤 8, 6) 아멘을 사용하였다. 특히 시편에서는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찬미가의 끝을 아멘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41, 13 ; 72, 19 ; 89, 52 ; 106, 48 등). 그러나 칠십인역 성서에서는 '아멘' 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번역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하느님의 말씀은 진실하며 영원하리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신약성서 : 신약성서에 나오는 아멘의 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신앙 고백이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사용되었다. 바오로는 "그대가 영으로 찬양의 기도를 드린다면 초심자들의 자리에 있는 이는 그대의 말을 알아들을 턱이 없으니 그대의 감사 기도에 이어 어떻게 '아멘' 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1고린 14, 16)라고 하여 이상한 언어(方言)의 잘못된 사용을 지적하였다. 여기에서 1세기 교회에서 '아멘' 이 기도에 대한 신자들의 응답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묵시 5, 14). 둘째, 신약성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법으로 기도와 찬미의 끝을 아멘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바오로는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그분은 세세에 찬송받으시옵니다. 아멘" (로마 1, 25)이라고 자신의 말을 끝맺었으며, 이 밖에 같은 방식으로 사용된 경우는 매우 많다(로마 9, 5 ; 11, 36 ; 16, 17 ; 갈라 1, 5 ; 에페 3, 21 ; 필립 4, 20 ; 1디모 1, 17 ; 6, 16 ; 2디모 4, 18 ; 히브 13, 21 ; 1베드 4, 11 ; 5, 11 ; 유다 1, 25 등). 그러나 복음서에서는 이 용법이 단 한 번만 나온다(마르 16, 22). 이상의 두 가지 경우는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낯설지 않은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로 기도가 끝나면 신자들이 한 목소리로 '아멘' 이라고 응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셋째 용법은 아주 독특한 것으로, 예수가 사용한 것이다. 네 복음서에 보면 예수는 먼저 '아멘' 이라고 한 후 말씀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마태오 복음서 30번, 마르코 복음서 13번, 루가 복음서 6번, 요한 복음서 25번). 예를 들어 "아멘 . 나는 여러분에게 이릅니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고 신성 모독을 해도, 아무리 심한 신성 모독을 해도 모두 용서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대해서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업을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마르 3, 28-29)에서 '아멘' 으로 시작하는 것은 뒤에 나오는 말씀의 진실성을 확인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이는 구약성서를 비롯한 어떤 유대문헌에도 등장하지 않는 용법이다. 그래서 우리말 번역 성서에서는 이 '아멘' 을 "진실히"라고 번역하였다. 특히 요한 복음에서는 '아멘' 을 중복해서 사용한 경우도 있다. "아멘 아멘 당신에게 이릅니다. 누구든지 물과 영으로부터 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요한 3. 3). 예수가 이렇게 자신의 말에 진실성을 담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하느님과 자신이 맺는 관계와 자신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이 완성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례에서의 의미〕 일반적으로 미사와 전례에서 사용되는 '아멘' 은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는 "그렇습니다"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사에서 사용되는 '아멘' 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본기도 · 예물 기도 · 영성체 후 기도 때 신자들은 '아멘' 이라고 응답한다. 이때의 아멘은 신자들이 사제의 기도 내용에 마음을 결합시키고 동의하며, 그 내용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의미이다(《로마 미사 경본의 총지침》 32항). 둘째, 감사 기도(Prex Eucharistica)의 끝 부분에서 마침 영광송(Doxologia finalis)을 사제가 외우면 신자들은 "아멘" 이라고 대답한다. 이때 응답하는 '아멘' 이라는 환호는 유스티노(100~165)의 《호교론》에도 나오며, 사제가 감사 기도를 마치면 신자들은 '아멘' 하고 응답하였는데 그 소리가 천둥 소리처럼 들렸다고 예로니모(343~420)는 전하고 있다(《갈라디아서 주석》 1, 2 ; PL 26, col. 355). 신자들은 '아멘' 이라고 응답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사제의 영광송에 동의할 뿐만 아니라, 감사 기도 전체에 대해서도 동의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사제와 일치함으로써 감사 기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였음을 표시한다. 따라서 이 '아멘' 은 미사 전례 중 가장 중요한 기도인 감사 기도를 마감하는 가장 중요한 환호이고, 그렇기 때문에 신자들은 이 환호를 그냥 외우지 말고 마음을 다하여 큰소리로 노래불러 성부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것이 옳다(<성체 신비 공경에 대한 훈령> 6항).
셋째, 영성체를 할 때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 이라고 하면 "아멘" 이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형식은 암브로시오(340~397)가 저술한 《성사론》(De Sacramentis)에도 나온다. 이때 "아멘" 이라고 응답하는 것은 빵의 형상 안에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고, 그의 인류 구원을 위한 희생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즉 사제가 들어 보여 주는 것이 진실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임을 믿는다는 의미에서 "아멘"이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 기도 ; 전례)
※ 참고문헌 《TDNT》 1, pp. 335~338/ 《EWNT》 1, pp. 166~167/ B. Chilton, 《ABD》 1, pp. 184~186/ J. Jeremias · G. Krause, 《TRE》 2, pp. 386~391/ 《TWAT》 1, pp. 314~347/ 정양모 역주, 《마르코 복음서》, 200주년 기념 성서, 분도출판사, 1983. 〔朴泰植〕
아멘
〔히〕אָמַן · 〔그〕ἀμήν · 〔라 · 영〕amen
글자 크기
8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