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니아 Apollonia(?~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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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니아 성녀.

아폴로니아 성녀.

성녀. 동정 순교자. 축일은 2월 9일. 초대 교회 때 여부제(diaconissa)로 활동한 것으로 여겨진다.
〔생애 및 순교 기록〕 3세기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았던 아폴로니아는 위험을 무릅쓰고 감옥에 갇힌 동료 신자들을 위로하러 다녔으며, 데치우스 황제의 전임자인 필립푸스(244~249) 황제의 통치 말년인 249년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립푸스 황제 때 그리스도교에 반대하여 지방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로마 제국의 건립을 기념하는 축제에서한 이교도 시인이 재난을 예언하였을 때 민중들의 동요는 최고조에 달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로마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마구 폭력을 휘둘렀는데, 아폴로니아가 순교한 것도 이때였다.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디오니시오(190-265?)가 당시 신자들이 당한 수난을 설명하기 위하여 안티오키아의 주교 파비오(Fabius, 249~252/253?)에게 보냈던 편지가 에우세비오(Eusebius Caesariensis, 260?~339)의 《교회사》에 발췌되어 있다( I , 6, 41). 여기에는 또 메트라스(Metras)와 컨타(Quinta)라는 남녀 신자가 군중에게 붙잡혀 얼마나 가혹한 고문을 당하고 어떻게 죽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신자들의 집이 완전히 약탈당하였는지에 대한 내용도 서술되어 있다.
한편 디오니시오 주교가 아폴로니아가 당한 수난과 순교에 대해 언급한 내용 가운데 "그 당시 아폴로니아는 장로 동정녀(virgo presbytera)였으며 존경을 받고 있었다"는 표현은 아폴로니아가 단지 나이가 많은 처녀가 아니라 여부제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디오니시오 주교는 그녀의 순교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아폴로니아를 붙잡은 이교도 선동가들은 그녀의 얼굴을 때려 이를 모두 부러뜨렸다. 그리고 도시 성문 바깥에 화장용 장작 기둥을 세워 놓고는 자기네들을 따라 그리스도에 대한 신성 모독의 말이나 이교 신을 부르는 말을 하지 않으면 산 채로 불태우겠다고 위협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한 뒤 갑자기 불로 뛰어들어 타 죽었다." 이렇게 아폴로니아는 자신의 순결함을 지키기 위해, 혹은 신앙을 버리느냐 아니면 죽음을 당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자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하였다.
〔순교의 윤리성 및 공경〕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는 《신국론》(De civitate Dei) 제1부 26장에서 '자발적 죽음에 대하여' 라는 주제의 글을 통해 아폴로니아의 행위에 대한 윤리성을 거론하였다. 그는 "박해 기간 동안에 거룩한 여성들이 파도에 휩쓸리고 물에 빠져 죽으려는 의도로 스스로 물에 뛰어들었다. 그렇게함으로써 이들 여성들은 자신들의 순결을 지켜 내었다. 그들은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교회는 그들을 순교자로 공경하며 그들의 축일을 성대하게 기린다. 이 문제에 대해 나는 감히 가볍게 판단할 수 없다. 나는 이 그리스도인들을 기념하는 믿을 수 있는 계시를 통하여 교회가 신적으로 권위를 갖게 된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우리가 삼손의 경우를 믿어야만 하는 것처럼, 이들 순교자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이 인간의 변덕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명령에 의해서, 그들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복종하기 위해서였던 것이 아닐까? 하느님께서 명하시고 그것을 분명히 알 수 있을 때 누가 그런 신앙심 깊은 헌신이나 언제든지 기꺼이 하고자 하는 봉사를 죄악이라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면서, 이들 여성 순교자들의 행위를 옹호 하였다.
디오니시오도 아폴로니아는 다른 순교자들과 똑같이 공경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서방 교회에서는 아폴로니아의 축일이 대중 신심을 통해 기념되었으며 후기에는 아폴로니아에 관련된 전설이 로마의 다른 신자 동정녀와 혼동되기도 하였다. 또 중세 후기와 르네상스 시기에는 아폴로니아를 어린 소녀로 보기도 하였다. 아폴로니아는 그녀가 당한 고문으로 인하여 치아 질환자들이나 치과 의사들의 수호 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다. 고대화가들은 목걸이 끝에 황금 치아를 매달고 있는 모습으로 성녀를 그리곤 하였으며, 이를 뽑는 집게를 함께 그리기도 하였다. 로마에는 현재 남아 있지 않지만 아폴로니아 성녀에게 봉헌된 성당이 있었고, 성당이 서 있던 작은 광장은 지금도 '성녀 아폴로니아 광장' (Piazza sant'Apollo-mia)이라고 불리고 있다.
※ 참고문헌  M.J. Costelloe, 《NCE》 1, pp. 668~669/ J.C.B. Mohr, (RGG) 3, Aufl., Tübingen, 1986/ G. Bardy, 《Cath》 1, p. 710/ J.P. Kirsch, The Catholic Encyclopedia, vol. I , trans. by W.G. Kofron, Robert Appleton Co., 1907. 〔崔爛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