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운동가. 안중근(安重根, 토마스)의 동생. 세례명은 치릴로.
1885년 11월 15일 황해도 해주(海州)에서 진사(進士) 안태훈(安泰勳)과 조(趙) 마리아 사이의 차남으로 태어나 황해도 신천군 두라면 청계동(信川郡 斗羅面 淸溪洞)에서 성장하였으며, 1898년 부활 시기에 빌렘(J.Wilhelm, 洪錫九)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서울의 양정의숙(養正義塾)에 입학하여 1909년 봄까지 공부를 하였고, 같은 해 10월 26일 그의 형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포살하자, 진남포에 거주하고 있던 동생 공근(恭根)과 함께 진남포 경찰서로 연행되어 취조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형의 의거를 사전에 알지 못하였고 관련이 없어 한 달여 만에 석방되었으며, 그 뒤 공근과 함께 여순(旅順)으로 가서 형을 면회하고 옥바라지를 하였다.
안정근 형제는 1910년 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하였다가 이듬해 4월 무링(穆棱)에 정착하였는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러시아는 일본과 동맹국이 되어 한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하였고, 러시아 당국은 이들에게 추방령을 내렸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근과 함께 러시아로 귀화한 안정근은 1915년 8월에 러시아 군대에 입대하였다. 제대한 후 니콜리스크에 있던 가족과 합류한 안정근은 벼농사를 지어 1919년 가을에 250석을 생산할 정도로 크게 성공하였다. 한편 그는 1919년 2월 길림(吉林)에서 발표된 '대한 독립 선언서' (大韓獨立宣言書)에 서명하였고, 그 해 가을에는 형의 자녀와 자신 및 공근의 장남 교육을 위하여 상해로 이사하였다. 그리고 임시 정부의 외곽 단체인 대한 적십자회(大韓赤十字會) 부회장에 선출되었다.
1920년 4월 안창호(安昌浩)가 주도하던 흥사단(興士團)에 입단하고 신한 청년당(新韓靑年黨)에도 참여하였던 그는, 같은 해 5월 왕삼덕(王三德)과 함께 북간도(北間島)의 무장 독립 운동 단체들을 모아 임시 정부의 통제 아래 효율적인 대일 항쟁을 추진하라는 임무를 받고 특파 위원으로 파견되었다. 따라서 안정근은 독립 운동 단체의 통합에 진력하면서 임시 정부의 군자금 모집과 독립군 모병 · 군사 교육 기관 설립 등에도 관여하였으며, 특히 천주교 신자로 조직된 의민단(義民團)의 고문으로 선임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의민단을 청산리(靑山里) 전투에 참전하게 하였고, 전투에 관한 보고서를 왕삼덕을 통하여 임시 정부에 제출하였으며, 청산리 전투 이후에는 독립군의 러시아령 이동을 위한 지원 책임을 맡았다.
1921년에 상해로 돌아온 안정근은 대한 적십자회 회장 대리를 맡으면서 임시 의정원(臨時議政院)의 의원으로도 활약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상해 중한 호조사(上海中韓互助社)와 시사 책진회(時事策進會)에도 참여하였다. 그러나 1925년경 뇌병으로 상해를 떠나 가족과 함께 산동반도(山東半島)의 웨이하이웨이(威海衛)로 이주하여 열심한 신앙 생활을 하였는데, 이때 그는 조선(造船)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즉 선박을 건조하여 평시에는 어선으로 사용하다가, 기회가 닿으면 그 선박들을 본국 상륙 작전용 선박으로 전용하고자 하였다는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일제의 사주로 중국측에 발각되어 실패하였다.
1937년 중일전쟁(中日戰爭)이 발발하자 안정근은 가족을 이끌고 당시 영국령이던 홍콩으로 이주하여 공근과 함께 한국 광복 운동 단체 연합회(韓國光復運動團體聯合會)에 참여하였으나, 크게 활동하지는 못하였다. 그는 가족과 함께 1940년경 베트남을 거쳐 충칭(重慶)으로 옮긴 것으로 여겨지며, 1941년경에는 그의 딸 미생(美生)이 김구(金九)의 장남 인(仁)과 결혼하였다. 1945년 3월 중경에서 조직된 한국 구제 총회(韓國救濟總會) 회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중경 한교 보건회(重慶韓僑保健會)의 회장을 맡았던 안정근은, 이후 1949년 상해에서 사망할 때까지 한국 적십자회 등 구제 기관의 책임자로 동포의 귀환에 진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건국 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 안중근 ; 안태훈)
※ 참고문헌 宋友惠, 〈獨立運動家 安定根의 生涯〉, 《水邨朴永錫教授華甲紀念 韓民族獨立運動史論叢》, 探求堂, 1992/ 〈獨立新聞〉/<島山日記>, 《島山安昌浩全集》 4,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 사업회, 2000. [崔起榮]
안정근 (1885~ 1949)
安定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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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빌렘 신부와 함께 형 안중근을 마지막으로 면회하고 있는 정근과 공근 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