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哀歌
〔히〕אֵיכָה · 〔그〕θρῆνοι · 〔라〕Lamentationes · 〔영〕Lamen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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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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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란에서 발견된 애가서 단편.
구약성서 중 하나로 성문서(hagiographa)에 속하며, 축 제 오경 가운데 하나. 〔책 이름과 경전 안에서의 위치〕 유대인들은 책 첫머 리의 낱말을 제목으로 삼는 자신들의 관습에 따라, 애가 의 첫 낱말인 감탄사 '아!' 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에카"(אֵיכָה)를 제목으로 하였다. 그러나 탈무드에 따르면, 이 책의 본래 이름은 '조가(弔歌)들' . '애가들' 이라는 의미 의 "키놋" (קִינֹות)이었다. 칠십인역 성서와 라틴어역 성 서인 불가타에서도 같은 뜻의 "트레노이"(θρῆνοι)와 "라 멘타시오네스" (Lamentationes)를 이 책의 이름으로 하였 다. 그런데 칠십인역 성서에서는 유대인들의 전통에 따 라 애가를 예레미야 예언자의 작품으로 여겼다. 그래서 이 전통을 따르는 경우, 이 책을 "예레미야의 애가" 라고 부른다. 한국의 프로테스탄트에서도 이렇게 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애가를 성문서로 분류한다. 그리고 6세기 부터 자신들의 주요 축제 때에 읽는 룻기 · 아가 전도 서 · 에스델서와 함께 이른바 '축제 오경' 이라고 부른다.반면 칠십인역의 전통을 따르는 경우에는, 예언서는 아 니지만 저자로 여기는 예레미야서 다음에 이 책을 배치 한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통상 칠십인역에서 불가타로 이어지는 분류와 배치 전통을 따르면서도, "예레미야의"라는 수식어는 붙이지 않는다.
〔문학 유형〕 애가는 장(章)의 수와 일치하는 다섯 개 의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서양어에서는 이 책의 제목을 복수로 나타낸다. 그리고 다섯째 노래 외에는 모 두, 각 행이나 구절의 첫 철자가 히브리어 알파벳의 순서 에 따라 이어지는 '알파벳 노래' 유형에 속한다. 그러면 서도 형식은 조금씩 다르다. 첫째와 둘째 노래는 알파벳 순서에 따라 시작되는 단위가 세 행이고(번역본에서는 일 반적으로 한 행을 두 줄로 옮긴다), 넷째 노래에서는 두 행이 다. 그래서 1 · 2 · 4장의 절(節)수는 알파벳의 철자수와 마찬가지로 22개이다. 3장 곧 셋째 노래는 이른바 '삼중 알파벳 노래' 이다. 연이어 세 행이 같은 알파벳 글자로 시작하는 것이다. 또 여기에서는 행과 절이 상응하여 절 수가 66개(22×3)에 이른다. 그런데 첫째 노래는 일반적 인 알파벳 순서를 따르는 데 반해, 나머지 노래들에서는 페(פ)가 아인(ע) 앞에 있다. 이는 저작 당시에 알파벳의 순서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노래들이 서로 다른 전승에 서 유래함을 시사한다. 다섯째 노래는 알파벳 순서를 따 르지 않으면서도 절수는 알파벳처럼 22개이다.
'알파벳 노래' 는 행이나 구절을 정해진 철자로 시작해 야 하므로 내용 전개에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전례 참석 자들이 이 노래를 암기하여 함께 공동 기도문으로 읊거 나 노래하기에는 용이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라 는 표현처럼, 이 노래를 통하여 말하려는 바를 다 털어놓 는다는 의미도 내포될 수 있다.
내용상으로는 이 다섯 노래를 '애가' 의 유형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나라의 멸망과 성전을 포함한 예루살렘 의 파괴를 슬퍼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세부적으로는 같 은 주제를 다른 유형을 가지고 표현하기도 한다. 첫째· 둘째 · 넷째 노래는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가의 형태 를 취한다. 몰락한 나라와 도읍을 죽은 사람에 비겨 노래 하는 것이다. 국가와 그 수도가 정치적 조직체이기 때문 에 이 세 노래를 '정치적 조가 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 나 이 조가의 핵심 대상은 성전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 라는 수식어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셋째 노래는 주로 '개인 탄원 기도' , 다섯째 노래는 '공동 탄원 기도' 의 유 형을 취한다.
기원전 587년 예루살렘의 함락과 더불어 남부 유다 왕국이 몰락하였다. 하느님의 성전마저 적군에게 짓밟히 고 노략질을 당한 끝에 불에 타 허물어졌다. 그리고 상류 층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바빌론으로 끌려갔다(2열왕 25, 1-21). 고국에 남은 이들은 해마다 그날이 오면 폐허가 된 성전 터에 모여 참회와 탄원의 전례를 거행하였다(즈 가 7. 3. 18-19). 이러한 전례는 기원전 538년에 유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었을 것이다. 애가의 노래들은 바로 이 기념일에 불린 노래들 가운데에서 대표적인 것들이라 고 할 수 있다.
〔저자와 저작 연대〕 이미 언급한 대로 오래 전부터 애 가의 저자를 예레미야로 생각해 왔다. 예레미야가 요시 야 임금의 전사를 애통해 하며 애가를 지어 그것이 내려 오고 있다는 이야기(2역대 35, 25), 또 이 예언자가 정신 적 · 육체적으로 민족의 불행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겪었 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러한 전통이 생긴 것 같다. 그러 나 예레미야서와 애가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예레미야 가 애가를 지었다고 할 수 없다. 예컨대 예레미야는 이집 트와의 동맹 관계를 비판하는데(2, 18 ; 37, 5-7), 애가에 서는 자신들이 하느님을 버리고 이 강대국과 동맹을 맺 어 그것에 의지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한다(4, 17 ; 5, 6). 예레미야는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는데(7, 14), 애 가에서는 성전을 중심으로 한 예루살렘이 불가침의 특권 을 누린다고 믿었음을 토로한다(4, 12). 애가는 이런 세 부 사항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어조나 사상을 보더라도 예레미야의 작품일 수 없다.
그렇지만 애가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같은 '알파벳 노래' 이면서도 형식과 내용이 다양한 것으로 보 아 여러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저작 연대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노래들이 전부 예루살렘이 파 괴된 기원전 587년 이후에 저작되었다는 데에는 대부분 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일부 학자들은 구체적인 연도까 지 제시하지만 가설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아무튼 다섯 노래 전부가 불행이 일어나고 오래되지 않은 때에 저술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저술 장소는 유배지인 바빌론이 고려되기도 하지만, 이 노래들이 시사하는 바 대로 예루살렘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2. 9.10 ; 4, 22 ; 5, 4. 8. 18).
〔신 학〕예레미야는 나라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를 강 력히 예고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대인처럼 애가의 저자 또는 저자들은 예언자의 경고와 위협에 귀를 기울 이지 않았다. 오히려 예루살렘은 하느님의 보호를 받는 불가침적인 성도(聖都)라고 믿었다(4, 12). 이집트를 비 롯한 동맹국의 도움으로 바빌로니아 제국의 막강한 군사 력도 대항할 수 있다고 기대하였다(4, 17 ; 5, 6). 그러나 결과는 유다 왕국과 국민에게 고난과 불행으로 나타난 다. 하느님은 마치 원수처럼 당신의 백성을 멸망의 구덩 이 속으로 처박고, 당신의 거처인 성전을 부수어 버렸다 (2장). 이스라엘이 선택된 백성으로 살아온 존재의 바탕 이 뿌리째 뒤집힌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하느님의 처 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외적인 수난만이 아니라 내적으로도 정체성의 위기에 빠진다. 끝없는 슬픔과 아 픔만이 그들을 짓누를 뿐이다(2, 13).
백성은 내팽개쳐진 이 절망의 늪 한가운데에서 마침내 깨닫는다. 이 모든 고난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 이다(5, 16). 하느님이 자신들을 선택하고 예루살렘을 당 신의 거처로 삼은 것은 온전히 그분의 자유로운 은혜이 다. 이스라엘은 이 은혜를 하느님께 강요할 수 없다. 성 전은 그 자체가 무슨 마술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백 성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갈 때에만, 성전은 그 분이 당신의 백성 한가운데에 현존하는 거처가 되기 때 문이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죄악으로 불행을 불러들였다(1, 5 ; 3, 40-42 : 5, 16 등). 당신 백성의 반항과 배반과 배 신을 역사의 주님이신 정의의 하느님(1, 18)이 직접 징벌 한 것이다(1, 12-15 ; 2, 1-3 등). 그러나 하느님의 심판은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전환 과 희망의 근거는 역설적이게도 그들을 징벌하신 하느님 자신이다. 하느님은 의로우시면서 또한 늘 자애로우신 분이다(3, 22-23. 31-32). 그래서 그들은 지난 "길을 성 찰하고 반성하여 주님께 돌아가" (3, 40) 자비하신 그분 앞에 회한의 "마음을 물처럼 쏟아 놓는다" (2, 19).
하느님은 자애로운 분이기에 자신들을 더 이상 벌하지 않으리라고 그들은 믿는다(4, 22). 그러면서도 예전과 달리 이제는 자신들의 무능을 절감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온전하게 회개하여 하느님과 새로운 일치의 관계를 살아 갈 수 있게 해주십사고 청한다(5, 21). 유대인들은 폐허가 된 성전 터에 정기적으로 모여 이러한 애가와 함께 참회 예절을 거행하였던 것이다. (→ 구약성서 ; 성문서 ; 축제 오경)
※ 참고문헌 0. Kaiser, Einleitung in das AT. Eine Einführung in ihre Ergebnise und Probleme, Gütersloher Verlagshaus, 3. Aufl., 1975, pp.321~326(이경숙 역, 《구약성서 개론-그 연구 성과와 문제점들》, 분도출판사, 1995, pp. 397~402)/ H.-J. Kraus, Klagelieder(Threni). Biblischer Kommentar AT XX, Neukirchener Verlag, 4. Aufl., 1983/ D.R. Hillers, 《ABD》4, pp. 137~141. 〔任承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