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의 편지

便紙

〔그〕Ἰακώβου · 〔라〕Epistola B. Iacobi Apostoli · 〔영〕Epistle of Blessed 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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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에서 야고보의 이름으로 쓰여진 편지. '가톨릭 서간' 에 속한다. 〔문학적 성격〕 야고보의 편지는 외관상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가 흩어져 사는 열두 지파에 게 인사를 드립니다" 1)는 인사말로 시작되어 일반적 으로 편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발신인만 명기되어 있고 특정 수신인이 밝혀지지 않아 가톨릭 서간으로 분류된 다. 그런데 서두의 인사말 외에는 서간문의 특징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발신인이나 수신인에 관한 구체 적인 정보도 본문 안에서 일체 발견되지 않고, 편지 글이 면 있을 수 있는 마무리 인사말도 없다.
이 편지의 본문은 논리적인 연계성이 없다. 믿음과 지 혜(1, 2-8)를 다루다가 빈부 문제(1, 9-11)가 언급되고, 시련과 유혹 이야기(1, 12-15)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 로 산만하다. 사도 행전처럼 그리스도교의 선교 행적에 대한 언급도 없고, 바오로 서간처럼 예리한 신학적 통찰 이 담겨 있지도 않다. 그런데 신자들이 신앙 생활을 충실 히 하는 데 필요한 가르침을 훈계조로 담고 있다는 것만 은 분명하다. 결국 야고보의 편지는 교훈서 또는 지혜 문 학에 가깝다. 지혜 문학만이 아니라 자서전이나 논문도 서두를 편지 형식으로 시작한 그리스 문헌이 많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저 자〕서두의 인사말로 볼 때, 야고보의 편지의 저자 는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야고보"이다. 그런 데 이 야고보가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 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수식된 것으로 보아 서는, 그리스도교를 믿는 신자이거나 나아가 여러 교회 에 올바른 신자 생활에 대해서 편지를 띄울 만한 자격을 인정받은 지도자였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신약성서에는 '야고보' 라는 이름이 42번 언급된다.이 가운데 절반은 열두 사도의 일원으로 제베대오의 아 들인 야고보를 가리키고, 4분의 1쯤은 초기 예루살렘 교 회의 지도자로 활약한 주님의 형제 야고보를 가리킨다.이외에도 열두 사도의 일원으로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예수의 십자가 밑에 서 있던 마리아의 아들 야고보(마르 15, 40), 열두 사도의 일원인 유다의 아버지(루가 6, 16) 등이 있다. 이들 중에 신자 생활에 올바른 가르침을 주기 위해 훈계 편지를 띄울 만한 교회의 지도급 인물로는 제 베대오의 아들 야고보, 예수의 형제 야고보, 알패오의 아 들 야고보가 손꼽힌다.
이 세 명의 야고보 중에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44년경에 헤로데 아그리빠 1세에 의해 순교하였기 때문 에 야고보의 편지의 저자가 될 수 없다(사도 12, 1-2). 교 회사가 에우세비오(260?~339)와 성서학자 예로니모(343~ 420)는 주님의 형제 야고보가 이 편지를 썼으리라고 추 정한다. 그런데 학자들은 갈릴래아에서 자라난 유대인으 로서 이 편지와 같은 세련된 그리스어를 구사할 수 없다 고 주장한다. 또한 모세의 율법에 충실하려 애썼던 야고 보(갈라 2. 11-13)와는 달리 율법 문제를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점 등으로 보아, 그리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어떤 유대계 그리스도인이 야고보의 이 름을 빌려 집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집필 연대와 동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F.Josephus, 37/38~100?)에 의하면, 예수의 형제인 야고보는 62년에 당시 대제관의 명령으로 처형되었다. 따라서 이 편지는 62년보다 후대의 작품이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와 율 법에 대해서 논쟁적인 어조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도, 바오로 사도가 열정적으로 선교 활동하던 시 기와도 겹치지 않는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으므 로 참고 기다리라고 권고하는 내용(5, 8)이나 믿음을 저 버리는 배교자들을 바른길로 돌아서게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5, 19-20) 등으로 비추어 바오로 사도 이 후에 집필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믿음의 시련이나 고 난이 여러 번 언급되는 것(1, 2-4. 12 ; 2, 6 ; 4, 7 ; 5, 10-11)으로 보아, 도미티아누스 황제(81~96) 치세 말 로 마 제국 전역에 몰아쳤던 박해 때인 90년경에 쓰여졌을 것이다.
야고보의 편지의 수신인은 서두의 인사말로 볼 때 "흩 어져 사는 열두 지파" 이다. '열두 지파' 는 본래 야곱의 열두 아들을 선조로 둔 이스라엘 민족을 가리킨다. 따라 서 야고보의 편지는 팔레스티나를 떠나 도처에 흩어져 사는 이스라엘인 교포에게 보내진 편지인 셈이다. 그런 데 초기 그리스도교가 새 이스라엘로 자처하였으므로(갈 라 3, 7-9 : 6, 16), 야고보의 편지의 독자는 예수를 믿고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킨다고 여겨진다.
이 시대는 선교의 주역이었던 사도들의 시대가 끝나 고, 복음의 생명력은 떨어지고 세속 생활의 타성에 젖어 들 무렵이었다. 따라서 종말론적인 희망으로 이루어야 할 평등 공동체의 이상도 퇴색하여 교회 안에서도 빈부 차별이 나타나던 시기였다. 그래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하느님의 뜻에 맞는 신앙 생활을 이상으 로만 간직하지 말고 직접 실천에 옮길 것을 촉구하기 위 해, 신앙 생활 전반에 걸친 폭 넓은 주제를 일정한 순서 없이 훈계조로 집필하였을 것이다.
〔경전화 과정〕 야고보의 편지는 비교적 늦게 신약성서 의 정경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야고보의 편지가 비록 '야고보' 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문서이지만, 초대 교회에 서도 사도 야고보나 예수의 형제 야고보의 작품으로 보 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95년경 글레멘스 1세 교황(90/ 92~101?)이 쓴 《제1 고린토 서간》에 야고보서와 유사한 구절이 발견되지만, 2세기 말에 작성된 무라토리 단편 (Fragmentum Muratoriamm)의 경전 목록에 야고보의 편지 는 포함되지 않았다. 3세기에 와서 알렉산드리아의 성서 학자 오리제네스(?~254)가 야고보의 편지 2장 26절을 성서로 처음 인용해서 언급하지만, 알렉산드리아의 모든 교회가 야고보의 편지를 정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야고보의 편지는 교회사가 에우세비오에 의해서, 모든 교회에서 읽혀지지 않아 경전성이 논란 중에 있다는 설 명을 단 채 비로소 경전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어 알렉산 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오(297-373)가 367년경에 공포 한 성서 목록에 야고보의 편지를 포함시켰다. 서방 지역 에서는 푸아티에의 힐라리오(315?~367?)가 야고보의 편 지를 영감받은 책으로 간주한 이래, 아우구스티노(339~ 397)와 예로니모에 의해 자주 사용되어 경전으로서의 위 치를 굳히다가 393년의 히포 회의와 397년 카르타고 회 의에서 정경으로 공인받았다.
〔내 용〕 야고보의 편지는 루터(M. Luther, 1483~1546)가 신자들을 가르치는 데 큰 도움이 안되는 "짚으로 된 편 지"라고 평가할 만큼, 예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 해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복음의 산상 설교에 나오는 예수의 윤리적인 가르침에 바탕을 두어 신자들을 훈계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세 번이나 가난한 사람들 편 에 서서 부자들의 처신을 꾸짖고 있다(1, 9-11 ; 2, 5-12 ; 5, 1-6). 그리고 예수의 복음을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법"(2, 12)으로 평가하면서, 이 복음을 이상으로만 생각 하지 말고 직접 실천에 옮길 것을 촉구하고 있다(2, 1426). 이 모든 훈계의 밑바탕에는 예수가 곧 오리라는 종말론 사상이 깔려 있다. (→ 가톨릭 서간 ; 신약성서)

※ 참고문헌  Bo Reicke, The Epistle ofJames, Peter and Jude, Doubleday, New York, 1985/ Franz Mußner, Der Jakobusbrief, Herder, Freiburg, 1980/ Martin Dibelius, James, Helmut Koester ed., Fortress Press, Philadel
phia, 1981/ Ralph P. Martin, James, WBC, Word Books, Texas, 1988/ Richard Kugelman, James & Jude, Michael Glazier, Wilmington, 1980/ Sophia Laws, 《ABD》 3, pp. 621~628/ Sophia Laws, The Epistle ofJames, Hendrickson, 1980/ 진 토마스 · 장 엘마로 역주, 《야고보서 · 베드로 전후서 · 유다서》, 분도출판사, 1984. 〔李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