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철학
科學哲學
〔라〕philosophia scientiae · 〔영〕philosophy of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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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1993년에 개최된 대전 엑스포 바티칸관.
과학적 개념 · 법칙 · 이론의 의미나 해석, 과학의 논리 적 구조, 과학이 그 결과를 얻는 방법 등 현대 과학과 관 련된 철학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야 또는 운동. 과학 과 철학은 그리스에서 함께 태어났으며, 소크라테스 이 전까지는 서로 완전히 일치했다. 즉 과학의 지적 작업은 철학의 핵심이었고, 따라서 두 탐구 분야는 결코 분리된 일이 없었다. 백년 전까지도 물리적 자연의 근본 논의에 관심을 두는 이론 물리학은 자연 철학이라 불렸으며, 도 덕 철학이나 형이상학적 철학과는 구별되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와 과학 자체의 전문 직업화, 세분화가 있 은 다음에야 과학 철학은 별도의 분야로 정착하게 되었다. 〔영 역〕 과학 철학의 영역은 매우 넓다. 첫째, 과학의 개념적 · 방법론적 분석이 있는데, 여기에는 과학적 설명 의 본질이나 과학적 개념의 논리적 구조, 여러 과학들이 제기하는 지식의 평가 등이 포함된다. 둘째, 과학을 철 학적인 문제 해결에 사용하는 것으로 정신과 물질, 시간 과 공간, 의지의 자유 등 전통 철학이 관심을 가져온 인 간 · 우주에 관한 의문들에 과학적 연구의 성과를 응용하 려는 시도이다. 이 중 첫째 유형의 과학 철학은 과학 일반의 철학과 특정 과학의 철학으로 나뉘어진다. 개별 과학의 철학은 주제에 따라 물리 철학, 생물 철학, 심리 철학 등으로 쪼 개지는데, 이것은 과학 철학이 세분화될 만큼 성장했음 을 말해 준다. 이런 철학에서는, 예를 들면 양자 역학에 서의 불확정성, 객관적 실재의 문제, 생물학에서의 목적 론적 설명과 기계론적 환원, 심리학에서의 매개 변수, 교육학에서의 학습 이론의 문제 등 개별 과학의 난점들 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현 대 과학, 특히 물리학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오던 과학 철학은 근래에 와서는 생물학, 심리학, 사회 과학으로 횡적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과학 사상의 분석을 위한 자 료를 낡은 과학에서도 구하여 현재의 그것과 비교하기 시작하였다. 〔근대 이전의 과학 철학〕 과학 철학의 근본 문제와 관 련된 싹은 플라톤(Platon)의 《공화국》, 《소피스테스》, 《티마이오스》, 《테아이테토스》에서 볼 수 있다. 그는 감 관 지각, 존재와 생성, 세계의 궁극 물질, 시간과 공간, 수학 등에 관해 중요한 사색을 하였다. 한편 아리스토텔 레스(Aristoteles)는 분류와 정의의 원리를 분석하였으며, , 《분석론 후서》를 통해 과학적 설명, 인과 관계, 공리론, 귀납법을 논하였다. 중세에 들어와 우선 베이컨(Roger Bacon)과 대 알베르토(Albertus Magnus)는 관찰과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오캄(William of Ockham) 은 극단적인 경험론, 유명론(nominalism)을 주장 했다. 이러한 과학 철학은 근대로 이어져 베이 컨(Francis Bacon)은 《새 기관》에서 '귀납적 방 법' 을 정식화했으며,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가설을 세우고 수학적인 연역에 의해 결론을 얻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리고 흄(David Hume)은 귀납 추리의 정당화 문제를 제기하고, 연상 심리학과 인과율 연구로 기여했다. 칸트(lmmanuel Kant)의 비판 철학은 뉴튼의 물리학을 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 선험적 방법은 지식이 마음의 범주적 구조를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19세기의 허셀(John F.W. Herschel) 은 베이컨적인 귀납주의자였으며, 가설의 기원 문제를 그 수용 가능성에서 분리함으로써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을 구분했다. 이어 밀(John Stuart Mill)은 귀납주의를 수학적 진술에까지 확장 했다. 반면에 휴월(William Whewell)은 《귀납적 과학의 철학》에서 귀납주의를 격렬하게 공격했다. 흄과 칸트의 영향을 받은 그는 법칙과 이론의 보편성, 필연성은 경험 에 의해 이해될 수 없다고 보았다. 제본즈(William Jevons)도 《과학의 원리》에서 휴월과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마흐(Errnst Mach)는 아베나리우스(Richand Avenarius)와 함께 '감각주의적인 경험주의' 를 주장했다. 그 에 따르면 모든 관념은 인상 또는 감각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으며, 과학은 경험을 일반화한 것에 지나지 않 는다. 그리고 뒤엠(Pierre Duhem)은 환원주의적인 경향을 보여, 세기 말의 회의주의를 반영하면서 모든 모형은 발 견적인 방법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과학에서 참으로 필 요한 것은 현상들 사이에서 관찰되는 관계를 나타내는 형식적 체계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 푸앵카레(Henri Poincaré)는 수학 공리의 지위를 문제삼다가 이론이 언어 의 규약이라는 '규약주의' (conventionalism)를 주장하게 되었다. 그는 과학 법칙이 선험적 진리라는 휴월의 주장 에 반대해 과학 법칙을 필연적으로 낳는 불변의 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현대의 과학 철학〕 현대의 조직적인 과학 철학 운동 은 1923년 슐릭(Moritz Schlick)이 주도한 세미나에서 결 성된 '빈 학단' (Wiener Kreis)에서 시작되었다. 이어 1928년에는 베를린에서 라이헨바흐(Hans Reichenbach) 등이 '경험 철학회' (Gesellschaft für empirische Philosophie) 를 조직했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과 대륙 여러 곳에서 일어난 학파들이 과학 철학의 전성 시대를 이루었다. 슐릭과 카르납(Rudolph Carnap)이 이끈 '논리 실증주 의' (logical positivism)는 바흐가 대표하는 근본적 경험론 과 프레게(Gottlob Frege), 러셀(Bertand Russel) 등이 발전 시킨 형식 논리학의 결합이었다. 이것은 과학 방법의 전 통적 문제들을 떠나 과학 용어의 의미, 과학적 설명의 구조, 과학 법칙의 논리적 지위를 분석한 것이었다. 학 과로서의 논리 실증주의는 1930년대 말 해체되었으나 나치의 등장과 함께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논리 경험주 의' 라는 이름으로 20년 동안 과학 철학을 지배했다. 그 러나 논리 경험주의는 형이상학의 배격을 완화한 정도의 변화가 있었을 뿐 논리 실증주의와 맥을 함께했다. 논리 경험주의자들은 이론의 논리적 구조, 그리고 관찰을 서 술하는 진술들과 그것들이 확증 또는 반박하는 법칙 및 이론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과학적 발견의 본질처럼 형식적 분석이 따르지 않는 문 제들은 비철학적이라 하여 물리쳤고, 과학적 진보의 본 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이 논리 경험주의의 핵심 을 이루는 검증성의 원리는 감관 경험에 의해 검증될 수 있거나 분석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명제만이 의미가 있 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명제들로 이루어지지 않은 형이 상학은 무의미한 것으로 배격된다. 1950년대부터 논리 경험주의의 방법과 결론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러 철 학자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그 당시 새로운 접근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핸슨(Norwood Russel Hanson)의 《발견의 유형》(1958), 폴라니 (Michael Polanyi)의 《개인적 지식》(1958), 툴민(Stephen Toulmin)의 《예견과 이해》(1961), 쿤(Thoman S. Kuhn)의 《과학 혁명들의 구조》(1962) 같은 책들과 파이어아벤트 (Paul K. Feyerabend)의 논문 <설명, 환원 및 경험주의> (1962) 등을 들 수 있다. 이 접근의 두드러진 특징은 과 학 분석의 일차적인 도구로서의 형식 논리를 거부하고 과학사 연구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것은 카르납, 네이글 (Earnest Nagel), 헴펠(Carl Hempel) 등이 이끈 과학 철학 의 논리적 접근에 대한 역사적 접근의 도전이었다. 19세 기에 휴월 · 마흐 · 뒤엠은 인식론, 방법론의 원리들을 해 명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즐겨 썼었다. 그런데 20 세기에 들어와서는 형식주의가 추구된 결과 역사가 배제 되었다. 차층 반역사(反歷史)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 고, 개념적 변화의 문제가 논리적 구조라는 낡은 문제를 밀어내게 된 것이다. 툴민과 핸슨은 논리 경험주의자들 이 제기한 이론과 관찰의 명확한 구분을 깨뜨렸다. 관찰 보고의 이론 독립성은 논리 경험주의의 기본적인 주장이 었으며, 관찰 보고의 진위는 이론적 수준의 문장에 호소 하지 않고 직접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에 대해서는 일찍이 뒤엠이 과학자들의 관찰 보고는 과 학 이론의 상당한 이해를 전제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적 이 있었다. 콰인(Willard van Orman Quine)도 관찰 용어와 이론 용어를 구분하는 것에 난점이 있음을 제기했다. 그 진위가 경험적 증거에 의존하는 종합적 진술과 경험적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 분석적 진술 사이에는 명확한 경 계가 없다는 것이다. 뒤엠과 콰인의 명제가 옳다면, 이 구분은 종류보다는 정도의 문제이므로 자의적이며 편의 를 위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툴민과 핸슨은 과학자의 관찰 언어는 이론 의존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자연 현상을 보고 질서를 형성하는 방법으로서 이론이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날카롭게 분석함으로써 이론과 관찰의 밀 접한 관계를 밝혔다. 또 핸슨은 논리 경험주의가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을 구분하는 것을 공격했다. 이전 에는 과학 이론의 발견을 논리적으로 재건하는 것이 불 가능하다고 생각되었었는데, 이에 반해 발견의 논리가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새 과학 철학의 가장 중요한 주 제는 받아들여진 결과가 아닌 계속되는 연구를 과학의 핵심으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포퍼(Karl Popper)는 논리 경험주의와 새 접 근 사이의 과도기적 견해를 대표한다. 그의 '반증주의' (falsificationism)는 논리 실증주의의 검증 이론을 수정하 는 유력한 대안이었다. 포퍼는 한동안 '빈학단' 단원들 과 접촉했지만, 그들의 형이상학 거부와 귀납주의에 대 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전개했다. 그는 과학 이론이 형 이상학적 개념에서 나오며 모든 관찰은 이론에 의존한다 고 주장한다. 또 반증 가능성에 의해 과학을 사이비 과 학으로부터 구분하면서 과학적 방법과 진보의 본질에 관 련된 많은 문제들을 검토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입장 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에 호소하려 하지는 않았다. 이 것은 파이어아벤트, 애거시(Joseph Agassi) , 라카토슈 (Imre Lakatos) 같은 그의 제자들이 역사로 달려간 것과는 좋은 대조가 된다. 새 접근 방법을 주장한 인물들 중 논리 경험주의에 가 장 강력히 도전한 것은 쿤이었다. 패러다임(pardigm)을 중심으로 한 쿤의 독특한 과학관은 철학자들의 민감한 반응을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쿤은 귀납적 과학관을 맹 렬히 공격했다. 과학은 자료를 수집해서 일반화한 것이 아니며, 과학자가 갖고 있는 선입관에 의해 크게 좌우된 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쿤과 다른 역사학파 과학 철학 자들, 그리고 그의 논적(論敵) 포퍼가 모두 견해를 같이 한다. 쿤은 또 실증주의적 과학 철학에도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그는 고전적인 검증 이론, 포퍼의 반증 이론, 네 이글의 확률적 견해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었다. 쿤에 따 르면 중립적 관찰 언어는 존재하지 않으며, 과학 이론의 검증을 위한 절대 기준도 없고, 패러다임의 붕괴 또한 반증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코페르니쿠스 혁명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많은 경우에 패러다임은 반증되기 전 에 대치되는 것이다. 한편 쿤은 상대주의, 주관주의, 비 합리주의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는 서로 다른 이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 옳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문화의 경우에는 그것이 상대주의지만 과학에 적용하면 그렇지 않다고 변명한다. 쿤은 과학이 억측과 논박을 통해 오류 를 고쳐 가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객관적 진리에 도달한 다는 포퍼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은 주관주의자, 비합리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유명한 '포퍼 · 쿤 논쟁' 에서 라카토슈는 쿤이 과학 발 전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을 합리적으로 재건할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비판하였다. 뿐만 아니라 라카토슈 는, 포퍼가 과학의 진보가 억측과 반박의 계기라는 합리 적 재건을 제안함에 비해 이를 개선하려 하였다. 그는 과학인가, 사이비 과학인가에 대한 평가의 기본 단위는 '개별 이론' 이 아니라 '연구 계획' 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다. 하나의 부정적 검증 결과가 연구 계획 전체를 반박 하는 것이 아니며, 보조 가설들을 수정함으로써 살려 나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찍이 관찰 언어의 이론 독립성과 안정성을 거 부했던 파이어아벤트는 논리적 재건주의 과학 철학에 미 래가 없다고 보았다. 과학 철학이 하는 일은 과학에서 일어나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으므로 현역 과학자가 그것을 참고할 이유가 없으며, 과학사가들에게도 과학 철학은 쓸모가 없다고 한다. 그는 공중에 있는 아름답지 만 쓸데없는 형식적인 성이 과학사의 세밀한 원전 연구 라고 단언한다. 자칭 인식론적 무정부주의자인 그는 합 리성 비판에서 쿤보다 훨씬 과격하였다. 쿤에게는 과학 자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믿는 규칙이 있으나, 파 이어아벤트는 과학에서 실제 내용이나 힘을 가진 규칙을 추상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도대체 과학의 방 법이란 것이 없다고 한다. 과학은 여러 이데올로기 가운 데 하나에 불과하며, 따라서 방법이나 결과에서 아무 특 권이 없고, 우리는 과학을 높은 데서 끌어내려야 하며, 모든 전통이 평등한 권력과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 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에서 파이어아벤트 가 염두에 두고 있는 전통들에는 점성술, 마술, 전통 의 학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라우던(Larry Laudan)은 과학 철학과 과학사 를 상호 의존하는 분야로 보았다. 과학사는 과학의 발전 에 관한 직관의 근원이고, 과학 철학은 이 직관에 들어 있는 합리적 이상을 설명하는 이차원적 논평이다. 그는 이 두 분야의 상호 의존에 관한 자신의 입장이 논리주의 와 상대주의 사이의 중간 지반을 제공한다고 믿었다. 그 의 모형은 과학을 문제 해결 활동으로 제시하고, 논리주 의적 견해는 과학의 진보가 합리성의 기준에 호소됨으로 써 판단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라우던의 입장은 실제로 진보적 발적, 곧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증대시키 는 발전이 합리적이라는 것이었다. 이와 달리 라베츠 (J.R. Ravetz)와 파이어아벤트는 각각 《과학 지식과 그 사 회 문제들》, 《자유 사회의 과학》에서 과학 활동의 윤리 적 · 사회적 차원을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기리 (Ronald Giere)는 응용 과학 철학을 제안하여 과학 기술에 크게 의존하는 사회의 본질적 문제에 과학 철학을 응용 하자고 하였다. '지식을 얻는 과정의 연구' (과학 방법론) 는 이미 포퍼주의자들과 쿤이 했으므로 더 나아가 '지식 을 응용하는 과정의 연구' (기술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 이다. 여기에는 기술 평가의 일반 이론과 우주 계획, 원 자력 발전의 평가가 포함된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의 과학이 물리 과학에서 생명 과학으로 옮겨지면서 임신 중절, 안락사, 생명 공학, 동물의 권리 등이 다루어지게 된다면, 과학과 철학의 관련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 것이 현재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현대의 스콜라 철학자〕 가톨릭 과학 철학자들과는 달 리 스콜라 사상가들은 근대 과학에 선행하며, 그 자체로 자율적인 철학 이론과 관련하여 과학 철학을 자리매김하 려 하였다. 현대의 스콜라 철학자들은 전통 철학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다시 세 학파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첫째로 '루뱅(Louvin) 학파' 는 과학 비판 운동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 학파는 모든 철 학을 형이상학과 동일시하며, 과학 철학은 과학자가 그 의 과학 활동에서 부당한 형이상학적 추론을 하지 못하 게 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런 견해를 가진 대표적인 철학자 르느와르트(F. Renoirte)는 자연 철학 곧 우주론을 현대 과학과 다른 것으로 보고, 물리 이론과 독립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과학 이론의 공정한 검토와 그 가치의 결정은 형이상학자 아닌, 과학 비판을 하는 물리학자의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과학 철학이 과학자의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반 멜슨(A.G. van Melsen)과 반 래어(P.H. van Laer)는 과학 철학을 자연 철 학의 전문화된 발전으로 보았다. 그리고 루뱅 학파에 가 까운 셀바지(F. Selvaggi)는 과학 철학이 지식에 관심을 가지며, 따라서 인식론과 관련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물 질적으로 과학 철학은 자연에 관심을 가지므로 자연 철 학에 관련된다고 하였으며, 자연 철학은 응용 형이상학 이므로 과학 철학은 인식론적인 동시에 형이상학적이라 고 하였다. 둘째로, 마리탱(J. Maritain)은 자연 철학이 형이상학의 일부라고 하는 볼프(Wolf)의 과학 분류를 거부하고, 자 연 철학이 자율적 분야로 간주되던 토마스주의 분류로 돌아감으로써 루뱅학파와 구별된다. 그는 성 토마스 아 퀴나스(St.. Thomas Aquinas)가 본 자연 철학과 17세기 이 래 행해진 과학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각 분야들 사 이의 특별한 구분을 제안하였다. 자연 철학과 근대 과학 은 다같이 변화하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지만, 자연 철학 은 변화하는 존재를 존재의 측면에서 보고 근대 과학은 변화의 측면에서 본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연 철학의 특징인 자연에 관한 존재론적 지식과 근대 과학의 속성 인 경험론적 지식을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해결 은 근대 과학에 관한 실증주의적 견해와 일치하지만, 독 립 학문으로서의 과학 철학에 일정한 자리를 주지는 않 는다. 시몽(Y. Simon)에 따르면 과학 철학은 철학과 실증 과학 사이에 모호한 위치를 차지한다. 존재론적 개념을 향해 올라가는 분석이 있으면 철학적이고, 내려가는 분 석이 있으면 과학적이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과학 철학 은 어느 분야에도 제한될 수 없는 자연 철학과 근대 과 학에서 나온 요소들의 혼합물이 된다. 셋째로, 루뱅 학파나 마리탱 학파와 구별되면서도 후 자와 공통점이 더 많은 것이 라발(Laval) 대학의 드 코닝 크(C. de Koninck)와 리버 포리스트(River Forest)에 있는 대 알베르토 대학(Albertus Magnus Lyceum) 교수들의 과 학 철학관이다. 이것은 근대 과학과 자연 철학이 첫번째 추상의 분야라는 마리탱의 견해와는 일치하나, 첫번째 추상의 분야들 사이에는 토마스적 의미의 특별한 구분이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마리탱과 다르다. 이 학파에 서는 과학 철학을 공식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그것 이 첫번째 추상 안에서 특별한 분야라는 점에서 자연 과 학의 일부로 간주되고 있다. 이들은 과학 철학의 연구 논리와 인식론의 지식을 전제로 하지만, 둘째 의도 곧 지식의 타당성 일반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따라서 과 학 철학은 과학적 철학적인 모든 수단을 마음대로 쓰며,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시도에 관심을 갖는 과학이나 자연 철학 영역 안에서의 전문화라고 한다. 이런 이해는 비스콜라적 전통의 과학 철학 연구와 가장 잘 일치하는 동시에 전통의 스콜라적 종합에 내재하는 가치를 보전하 고 있다. ※ 참고문헌 Robert Ackermann, The Philosophy of Science, New York, 1970/ Harold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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