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대표적 가톨릭 소설가. 세례명은 바오로. 아호는 고리앙(狐狸庵) 혹은 고리 앙산징(狐狸庵山人) .
[생 애] 1923년 3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만주의 다렌(大連)으로 이주하여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부모가 이혼하자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돌아왔 다. 가톨릭 신자인 이모와 함께 생활하였는데, 먼저 세례를 받은 어머니와 이모의 설득으로 엔도도 12세 때 세례를 받았다. 1949년 게이오(慶應)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한 엔도는, 이듬해 프랑스의 현대 문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초의 일본 유학생으로 리용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이곳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돌아온 뒤 《현대 평론》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프랑스 가톨릭 작가와 관련된 평론을 발표하여 문단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평론으로는 《가톨릭 작가의 문제》와 《그리스도교와 문학》 등이 있다.
1955년 《백색인》(白色人)과 《황색인》(黃色人)을 발표하고 소설가로 전향한 엔도는, 그 해 《백색인》으로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수상하였다. 이 소설은 제2차 세
계대전을 배경으로 독일의 패망을 앞두고, 리용 시에서 벌어지는 나치군의 만행을 그린 것이다. 이 작품들은 이후 그의 작품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일본과 서양의 경험과 전망을 대비시키고 있다. 사실 그의 작품은 문화와 그리스도교, 인본주의(humanism)에 대한 깊은 회의에서 출발하였다. 특히 하느님과 인간의 죄의 문제가 핵심 주제였다. 그리스도교적 전통을 지니고 있지 못한 일본의 범신론적 풍토에서 그의 이러한 주제들은 충분히 충격적이며 낯선 것이었다.
1957년 그는 《바다와 독약》(海と毒藥)을 발표함으로써 확고한 명성을 얻었으며, 이 작품으로 신조사(新潮社) 문학상과 요미우리(讀賣)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 말기에 규슈(九州)대학 부속 병원에서는 미국인 포로에 대한 생체 실험을 하였었는데, 전쟁 직후 미군은 이 일에 참여한 의사를 체포하여 그 죄상을 밝히려 하였었다. 작가는 이 사건을 통해 인간이 지은 죄를 다루면서 일본인의 도덕 의식을 고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1966년 엔도의 가장 설득력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는 《침묵》(沈默)이 발표되었는데, 그는 이 소설로 다네사키 준이치로상(谷崎潤一郎賞)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1966년도 일본 문단의 이색적인 작품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의 명성을 한층 드높게 하였다. 이 작품이 창작되기까지 최초의 문제작 《백색인》부터
10년 간에 걸친 작가의 긴 고뇌의 시간이 있었다. 《바다와 독약》을 발표한 이후 폐 수술을 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는 가톨릭 작가로서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깊이 통찰하였다. 그중에서도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 하느님 앞에서는 대체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를 집요하게 추구하였다. 이 소설은 세바스티안 로돌리코라는 한 선교사의 보고 서한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이것이 소설이냐, 역사 소설이냐, 선교사의 보고 서한이냐, 아니면 일본 초기 천주교회 박해 이야기냐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일본에 선교하러 온 포르투갈 신부들과 그들이 개종시킨 일본인들의 순교를 다루면서 한 선교 사제의 인간상을 자세히 형상화한 것이다. 이 소설에서 엔도는 그리스도적인 사랑의 실천과 인간 구원을 위한 사랑의 실천을 중심 주제로 두고 있다.
그는 종교를 인생론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침묵》에서와 같이 종교에 대한 회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만의 독특한 그리스도교적 시각으로 동서양 관계를 고찰하려하였다. 그의 작품 가운데 <백색인> · <황색인> · 《바다와 독약》 · 《아테네까지》 · 《화산》(火山) · 《멍청이님》 · 《유학》(留學) · 《애가》(哀歌) 등에서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인간의 비참함을 묘사했고, 《사해(死海) 부근》 · 《예수의 생애》 · 《그리스도의 탄생》 등에서는 그리스도교가 성립했던 원점으로 되돌아가려는 의도에서 작품을 창작하였다. 그는 또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를 묘사한 《철의칼》(鐵の首枷, 1977), 야마다 나가마사(山田長政, ?~1633)를 묘사한 《왕국에의 길》(1981),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 1567~1636)가 게이초(慶長)의 유구 사절(遣歐使節)로 유럽에 파견하였던 하세쿠라 쓰네나가(支倉常長,1571~1622)의 생애를 묘사한 《사무라이》(侍, 1980) 등 일본 천주교 신자들의 삶을 탐구하였다. 그 외에도 《여자의 일생》(1982) · 《스캔들》(1986) 등이 있고, 기행문 《이스라엘》, 수필집 《고리암한화》(狐狸庵庵話), 그리고 11권으로 된 《엔도 슈사쿠 문학 전집》(遠藤周作文學全集)등이 있으며, 희곡 작품도 있다.
그는 앞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일본 학술원상(1978) , 요미우리 문학상(1978), 노마(野間) 문학상(1980), 문화공로자상(1988) 등을 수상하였다.
동양과 서양 문화의 차이, 신앙 문제, 믿음과 가치관에서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의 충돌을 가톨릭 교회의 시각에서 조명하였던 엔도 슈사쿠는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여겨질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 펜클럽의 일본 지부 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던 그는 1996년 9월 29일 도쿄에서 73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 참고문헌 實方淸, 〈遠藤周作の世界〉, 《 日 本現代小說の世界》 清水弘文堂書房, 1969/ 小田切秀雄, 《 日 本文學の百年》, 東京新聞 出版局, 1998/ 一, 《現代文學史》, 東京, 集英社, 1975/ 遠藤周作, 《沈默》, 新潮社, 1988 등 작품 다수. [河聲來]
엔도 슈사쿠 (1923 ~ 1996)
遠藤周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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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

엔도 슈사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