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부제

女副祭

〔라〕diaconissa · 〔영〕deaco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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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주교 안수를 받고 있는 성공회의 종신 여부제.

주교 안수를 받고 있는 성공회의 종신 여부제.

초대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어떤 특별한 직무를 맡고 있었던 여성들을 지칭하는 용어. 후에 부제의 직분을 수행하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이 제도 의 기원은 사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여부제란 용어는 4세기 이후에 나타난다.
[기 원] 여부제의 직무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기원은 사도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신약성서 시대의 여부제에 대한 논의는 다음의 세 본문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사도 바오로 시대에 '디아코노스' (διάκονος)로 일컬어지던 페베(Φοίβη)에 대한 기록(로마 16, 1-2)이다. 페베는 "겐크레아 교회의 봉사자(διάκονος)로 있는 우리의 자매" 로 지칭되는데, 이는 일반적 의미의 "봉사자"(에페 6, 21)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바오로 시대에 공적으로 인정받던 설교자이며 교사로서 복음 전파의 임무를 담당하던 공적인 직책의 하나이다. 동시에 이들은 바오로 사도의 선교 사업을 돕던 사목 보조자였을 것으로 보인다(1데살 3, 2 ; 골로 4, 7). 페베의 이러한 위상은 그녀가 '프로스타티스' (προστάτις)로 불려지는 데서도 확인된다. "그는 나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의 보호자(προστάτις)가 되어 주었습니다"(로마 16, 2). '프로스타티스 는 "지도자, 우두머리, 지배자, 의장, 법적 후견인, 후원자"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따라서 페베를 '프로스타티스 로 일컬었다는 것은, 그녀가 상당한 재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갖춘 여성으로서 여러 그리스도인들에게 후 견인에 상응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복음 전파를 위해 활약한 원시 그리스도교의 지도적 여성 선교사였다고 말할 수도 있다. 또한 바오로가 여성형(διάκονισσαι)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필립비 교회에 있던 "부제들"(διάκονος) 가운데(필립 1, 1) 여자들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는 없다.
둘째는 '봉사자의 자격' 에 언급된 "여자들" (γυναίκες, 공동 번역에서는 '보조자의 아내' , 1디모 3, 11)이다. 여부제들(διάκονισσαι) 혹은 "부제인 여자들"이라는 표현이 분명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여자들"도 앞서 언급한 "부제들"(1디모 3, 8-10)처럼 "품위가 있고 험담하지 않으며 소박하고 모든 점에서 성실하여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1세기 말경, 즉 교회의 직제들이 이미 점점 더 단일화되고 있던 시기에 선교를 위한 확고한 제도로서 여부제들이 남성 부제들과 함께 존재하였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셋째는 사도로 일컬어지던 '여성 사도 유니아' (로마 16, 7)에 대한 명칭인데 부제직에 직접 속하지는 않지만, 한 특정한 여성이 "사도" 로 지칭될 수 있었다는 것은 여자도 부제직을 담당하였음을 뒷받침해 준다.
[발 전] 로마서(16, 1-2)에서 고증된 여성 부제직이 초기부터 있었을 가능성은 소아시아의 비티니아와 본도의 집정관인 플리니우스(Plinius, 61/62~113)가 트라야누스 황제(98~117)에게 111년경 보낸 서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그가 다스리던 지역 내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어떤 조처를 내려야 할지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문헌에서 "미니스트래' (ministrae)라고 불리던 두 여종으로부터" (ancillae quan ministrae dicebantur)라는 표현이 있다(10, 96-97). 여기서의 '미니스트래' 는 여성 부제(διάκονισσαι)에 대한 정확한 라틴어 표현이다. 그러므로 2세기 초에 하나의 확고한 공식적 교회 직무로 여성 부제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고증된 셈이다. 또한 플리니우스의 서간과 신약성서의 사목 서한들이 시간적으로 큰 간격이 없고, 둘 다 소아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디모테오서(1디모 3, 11)에 언급된 여자들이 여성 부제들을 가리켰을 가능성이 높다.
여부제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들은 《디다스칼리아》 (Didascalia, 3세기)와 《사도 헌장》(Constitutiones Apostolicae, 4세기)에 나타난다. 여부제의 주 임무는 여자들에게 사목적 배려를 하는 것으로 여성 환자를 간호하고 가난한 여자와 나이 든 '과부들' 을 돌보며, 여자들이 주교나 신부, 부제들과 면담할 때 임석하는 일이다. 여부제들은 월경을 하는 생리적 조건 때문에 차층 제대로부터 배제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초기에는 완전히 배제되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미사 때 성체 분배를 하거나 병자들에게 봉성체를 시켜 주었고, 남자 부제가 없을 때 제대에서 돕거나 병자에게 성체를 영해 주었다. 결국 남자 부제들과 똑같은 임무를 수행하였다. 여성 예비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교회 내 여교우들의 질서 유지를 담당하였으며, 전례 모임에서 여성들을 돌보고 세례 준비자들을 돌보았다. 세례성사 때 주로 알몸에 기름을 바르고 전신을 물에 잠그는 예절이 있었던 점으로 보아 여부제의 필요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성인 세례자들의 감소와 함께 여부제들의 기능도 적어졌다.
《디다스칼리아》에서는 "현명한 감독은 부제와 여성 부제 없이는 자기 직분을 결코 완수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신자들 중에서 적당한 남자와 여자를 각각 선택하여 이들을 부제로서 임명해야 한다"(16장)고 하였다. 이때 남자 부제와 여성 부제의 직무 임명 사이에는 용어상 아무런 차이도 없다. 여성 부제직이 공식적인, 심지어 교회 내의 '성직 위계' 에 속하는 직위였다는 사실은 "감독은 하느님 아버지와, 남자 부제는 그리스도와, 여성 부제는 성령과 각각 비교되고 있다. 장로들은 사도들에 견주어지고 있을 뿐이다"(9장)라는 말에서 알 수 있다. 시리아 교훈이 형성된 교회들 내에서는 교회 하나에 단 한 명의 감독과 단 한 명의 남자 부제 그리고 단 한명의 여성 부제가 있었으며, 여러 사람으로 이루어진 장로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서기 첫 몇 세기 동안의 교회는 매우 주목할 만한 발전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직제들을 제정하였고 오래된 직제들을 폐지하였다.
《사도 헌장》에는 교회 구조 안에 여성의 위치를 정립하고(8, 28), 교회의 전달자로 봉사하는(3, 19) 의무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여부제가 동정녀이거나 한 번 결혼하였던 과부(6, 17)로, 주교와 사제에 의해 안수받기를 (8, 19f) 요구하였다. 그리고 여부제에 대해 '디아코니사' (diakonissa)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테오도시우스 법전에서는 과부가 60세가 되면 주위의 요청에 의해 여부제가 될 수 있다고 하였으나(16. 2. 27), 칼케돈 공의회(451)에서는 그 시기를 최소 40세로 정하고 여부제가 된 후에는 결혼을 금지시켰다(15항) 많은 봉사직에서 처녀들과 과부들이 사도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 테르툴리아노(160~223)의 <순결에 대한 권고>(On Exhortation to Chastity, 13)에서는 남녀의 순결에 대해 말하면서 여부제에 대해 언급하였다. 순결로 지위를 얻는 교회 내의 남녀를 언급하였는데, 이는 과부들이나 처녀들의 수도회를 언급할 수도 있다. 한편 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150?~215?)는 《양탄자》(Sromata 3. 6. 53. 3-4) 에서 좀더 분명하게 "여성 부제" (feminis diaconis)를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는 바오로와 디모테오(1디모 3, 11) 사 이의 토론에서 언급된 것이다. 또한 글레멘스의 제자 오리제네스(?~254)는 《로마서 주해》에서 "교회의 봉사직규정에서의 여성에 관해" (feminas in ministeris Ecclesiae constitu, 16. 1, 2)라고 언급하고 있고, 히폴리토(170~236)는 《사도 전승》(Traditio Apostolica)에서 남자 부제를 위한 의식에서처럼 여부제를 위해서도 손을 얹는다고 하였다.
4세기 이후 활동적인 교회의 여성 활동가들이 위축되었고, 여부제들이 성직자로서의 직책을 남용하면서 여부제직은 급속히 쇠퇴되었다. 폐단의 예로 그리스도 단성설을 따르던 이들과 네스토리우스주의자들을 들 수 있다. 그들의 경우 여부제들은 여인들을 위해서 성만찬을 집전하도록 하였고, 공적 예배에서 성서를 읽도록 하였다. 그런데 서방 교회의 오랑주(Orange, 441), 프랑스의 에파온(Epaon, 517)과 오를레앙(Orlens, 533) 교회 회의에서는 여부제의 직책을 폐지시켰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여부제가 11세기까지 존속되었음이 발견되고 있다. 여부제들이 영대도 착용하고 성체 분배권을 포함하여 여러 특권을 지녔던 동방 교회에서는 쇠퇴 과정이 다소 길었다. 카르투지오회의 수녀들이 행렬할 때 영대를 착용하는 것은 그 고대의 직책이 잔존해 있음을 보여 준다.
시리아 교회의 기록에 따르면, 주교의 허락으로 여부제가 제대에서 남자 부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주교의 허락하에 여부제는 성작에 물과 술을 넣어도 된다" (John Telo, Canonical Resolutions, 38항). 이 규칙은 9세기의 것이지만 초기 전승을 반영하는 것이 명백하다. 여부제는 제대포를 빨거나 돌보는 일, 지성소를 쓸거나 지성소의 불을 켜는 일 등을 사제나 남자 부제가 없더라도 수행할 권리가 있었다. 또한 박해 시기 때 전례 모임에서 정부로부터 파견된 정탐꾼, 비세례자나 이단자 등 이방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남자 부제와 함께 문을 지키는 일을 맡았다. 19세기에 와서 이러한 직책은 수정된 형태로 부활하였는데, 프로테스탄트의 여성 집사 제도는 이때 비롯되었으며, 성공회에서는 주교의 안수를 받은 종신 여부제를 두고 있다.
여성 부제직의 발전과 그것이 후에 다시 퇴보된 것은 교회 직위들의 지극히 생동적인 발전 과정과 지속적인 변화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세기에 시작된 여성 부제직의 발달은 이 시기에는 성찬식이 직제 관념과 직제 신학의 중심에 아직 서 있지 않았음을 알려 준다. 여성 부제직의 발달은 교회의 직제가 첫 몇 세기 동안은 성찬식을 기준으로 근거 지어지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즉 1세기에는 공식적인 교회의 직위들과 교회 내의 비공식적인 직무들이 세밀하게 구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 교회와 여성 ; 여성, 성서에서의 ; 여성 신학)
※ 참고문헌  김경희, <원시 기독교의 여성 선교자들>, 《신학과 현장》 9집(1999), pp. 32~56/ 이민경, <초대 교회 안에서의 여성의 직무와 역할>, 감리교 신학대학 석사 학위 논문, 1998/ E.S. Fiorenza, 김애영 역, 《크리스찬 기원의 여성 신학적 재건》, 종로서적, 1986/ G. 로핑크, <신 약성서 내의 여성 부제>, <원시 그리스도교의 여성》, 다우천 베 르크 · 메르클라인 · 뮐러 엮음, 분도출판사, 1992, pp. 335~3571 바버라 J. 맥해피, 손승희 역, 《기독교 전통 속의 여성》, 이화여자대 학 교 출판부, 1995/ Ben Witherington Ⅲ, Women in the Earliest Churches, Cambridge Univ. Press, 1988/ C.H. Turner · W. Collins,The Ministry of Women, 1919/ Karen Jo Torjesen, When Women were Priests, Harper San Francisco, 1993/ Kiriaki Karidoyanes Fitz Gerald, Women Deacons in the Orthodox Church, Brookline, Holy Cross Orthodox Press, 1998/ Jean Danielou, The Ministry of Women in the Early Church, Leighton Buzzard, Faith Press, 1974/ John Wijngaards, When Women were Deacons, The Tablet, 1999, 5, 8, pp. 623~624/ G.H. Tavard, Woman in Chris-tian Tradition, South Band, Univ. of Notre Dame, 1973/ E.S. Fiorenza, The 'Quiting' of Women' s History Phoebe of Cenchreae, Embodied Love : Sensuality and Relationship as Feminist Values, Paula M. Cooey · Sharon A. Farmer · Mary Ellen Ross eds., San Francisco, Harper & Row, 1987, pp. 35~491 Bernadette Brooten, Women Leaders in the Ancient Synaggue : In-scriptional Evidence and Background Issues, BJSt 36, Chico, Scholars, 1982/ Ute E. Eisen, Women Offieholders in Early Christicmity : Epigraphical and Literary Studies, trans. by Linda M. Maloney, Collegeville, Minnesota, The Liturgical Press, 2000. [崔惠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