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觀相
〔라〕physiognomia · 〔영〕physiog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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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相)을 보고 사람의 심정과 성격을 헤아리거나 부 귀 · 영고(榮枯) · 화복 · 요수(夭壽) · 현우(賢愚) 등의 운명 재수를 판단하여 미래에 닥쳐 올 흉사(凶事)를 예 방하고 복(福)을 부르고자 하는 점법(占法)의 한 가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 상에 따라 평생의 운명 재수를 결정받게 된다고 보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숙명론의 성격 을 갖는다. 그러나 관상에서는 인생의 여러 단계를 지나 는 동안 사람의 상이 변한다고 보며, 속 마음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 상이라고 하여 심상(心相)의 중요성을 강조 한다. 그러므로 관상은 사람을 판단하는 동양 나름의 과 학 체계라 할 수 있다. 〔기원과 종류〕 상법(相法)은 원래 중국에서 유래하였 는데, 그 기원이 고대 중국의 황제(皇帝)나 주(周)나라 에 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상 법은 당 · 송(唐宋) 시대에 와서 완성된 것으로, 당시에 쓰여진 《마의상법》(麻衣相法), 《수경집》(水鏡集), <신상 전편》(神相全篇) , 《풍감원리》(風鑑原理), 《면상비급》(面 上秘笈) 등에 근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의상법》은 송(宋)대의 저술로 한국의 상술(相術)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다만 그 저자에 대해서는 삼베옷을 즐겨 입은 까닭에 마의도자(麻衣道者) 또는 마의도사(麻衣道士)라 불리던 사람이라고 전해올 뿐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이 책이 언제 한국에 유입되었는지도 분명치 않으나, 송나 라와의 교섭이 왕성하던 고려 때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은 현재 널리 유포되어 상법의 교과서로 대접받고 있는데, 그중 <신인교정증석합병마의선생신상편>(新印 校正增釋合併麻衣先生神相編)이 가장 주요한 내용을 담 고 있다. 관상에서는 얼굴의 골격, 색택(色澤), 주름살, 점(點) 표정 등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관상의 대상은 안면에만 제한되지 않으며, 그 외에도 손발의 형상, 신체 거동의 특징, 음성 등을 따진다. 그래서 사람의 상은 얼굴, 뼈, 손, 눈썹, 코, 입, 귀, 가슴, 발의 생김새에 따라 각각 면 상(面相), 골상(骨相), , 수상(手相), 미상(眉相), 비상(鼻 相), 구상(口相), 이상(耳相), 흉상(胸相) 족상(足相) 등으로 나뉜다. 또 동작에 있어서도 걸음새, 앉음새, 누 음새, 먹새 등에 따라 행(行), 좌(坐), 와(臥), 식(食) 등 으로 구분하여 각각 그 특징을 보고 점친다. 〔상법의 내용〕 면상은 관상의 중심이 되는 것으로, '관상' 이라는 말을 좁은 의미로 쓸 때에는 이 면상을 가 리킨다. 면상에서는 얼굴에 오관(五官), 육부(六府), 삼 재(三才), 삼정(三停), 오성(五星), 육요(六曜), 오악(五 嶽), 사독(四瀆), 십이궁(十二宮), 사학당(四學堂) 팔학 당(八學堂) 등을 배정하고, 그것을 관찰함으로써 상을 본다. 이중에서 우선 오관은 귀, 눈썹, 눈, 코, 입을 가리 키며, 육부는 얼굴을 죄우로 양분하고 각기 상 · 중 · 하 의 부(府)로 나눈 것을 말한다. 그리고 삼재는 이마, 코, 턱을 천 · 지 · 인(天地人)으로 상정한 것이며, 삼정은 삼 재와 같은 위치를 상 · 중 · 하의 세 정(停)으로 나눈 것 이다. 한편 오성은 금성(金星), 토성(土星), 화성(火星), 수성(水星), 목성(木星)을 각각 왼귀, 코, 이마, 입, 오 른귀에 배정한 것이다. 육요에서는 눈, 콧마루, 눈썹 등 을 가지고 태음성(太陰星), 태양성(太陽星), 월패성(月 悖星), 나후성(羅喉星), 자기성(紫氣星), 계도성(計都 星)으로 나누어 본다. 오악은 오른광대뼈, 왼광대뼈, 이 마, 턱, 코를 동 · 서 · 남 · 북 · 중(東西南北中)으로 잡은 뒤 거기에 각각 태산(泰山), 화산(華山), 형산(衡山), 항 산(恒山), 숭산(嵩山)을 배치한 것이고, 사독은 귀, 눈, 입, 코를 강(江), 하(河), 회(淮), 제(濟)로 배정한 것이 다. 한편 십이궁에서는 얼굴의 각 부위를 명궁(命宮) 재 백(財帛), 형제(兄弟), 전택(田宅), 남녀(男女), 노복(奴 僕), 처첩(妻妾), 질액(疾厄), 천이(遷移) 관록(官祿), 복덕(福德), 상모(相貌)로 나누어 관상한다. 그리고 사 학당에서는 눈을 관학당(官學堂) 귀를 외학당(外學堂), 이마 가운데의 인상(印上)을 녹학당(祿學堂), 입을 내학 당(內學堂)으로 규정하며, 팔학당에서는 눈썹을 반순학 당(班筍學堂), 눈을 명수학당(明秀學堂), 이마를 고광학 당(高廣學堂) , 입술을 충신학당(忠信學堂), 귀를 총명학 당(聰明學堂), 윗이마를 고명학당(高明學堂), 인당(印 堂)을 광대학당(光大學堂), 혀를 광덕학당(廣德學堂)으 로 나누어 놓고, 이를 통해 부귀, 복덕, 관록, 수명 등을 점친다. 얼굴을 이렇게 여러 부위로 나누어 상을 보는 한두 예 를 오악과 팔학당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오악 에서는 두 눈 사이에서 콧등까지를 중악이라 하는데, 중 악은 두둑하고 높아야 좋다. 중악인 코가 세력이 없으면 네 곳(四嶽)의 주인이 없는 것과 같아서 다른 곳이 아무 리 좋더라도 크게 귀하지 못하고 권세가 없으며 오래 살 지 못한다. 또 코가 짧으면 명이 길지 못하며, 뾰죽하고 살이 없으면 말년에 패(敗)하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다. 만일 남악인 이마가 평평하지 못하고 뒤로 누운 것 같이 넘어져 있으면 패하는 수가 많고 가세(家勢)가 길 지 않으며 북악인 턱이 뾰족하고 쪼그라져 있으면 말년 에 벼슬을 못하고 되는 일이 없다. 동 · 서악인 두 광대 뼈가 틀어지고 세력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악독 하고 인정이 없다. 오악은 바라보듯 서로 향하고 있어야 좋다. 팔학당의 경우, 고명학당인 윗이마는 둥글고 뼈가 두 둑하게 솟아야 좋다. 고광학당인 이마는 빛이 윤택하고 뼈가 모나게 일어나 있어야 좋다. 광대학당인 인당은 평 평하고 윤기가 있으며 흉터가 없어야 한다. 명수학당인 눈은 검은자위가 많고 흰자위가 적어야 좋다. 총명학당 인 귀는 분명하고 귓바퀴가 희거나 붉거나 누런 빛을 띠 는 것이 좋다. 충신학당인 이는 그 배열이 가지런하고 잇사이가 총총해야 한다. 이의 빛깔은 은빛 같은 흰색이 좋다. 광덕학당인 혀는 길이가 코 끝까지 닿고 빛깔은 붉어야 한다. 반순학당인 눈썹은 모양은 굽은 듯하고 두 께는 일정하며 길이는 긴 것이 좋다. 면상 이외에 관상법으로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수상 (手相)이다. 수상에서는 손의 모양과 손금의 두 가지를 나누어 본다. 손 모양에서는 그 크기, 길이, 두께, 피부 등을 보아 성격과 운명 재수를 따진다. 손금에는 천문 (天紋), 인문(人紋), 지문(地紋), 고부문(高夫紋), 천창 문(天倉紋), 횡재문(橫財紋), 외예문(外藝紋), 처첩문 (妻妾紋), 자녀문(子女紋), 상속문(相續紋) 천안문(天 眼紋), 수경문(水經紋)의 열두 가지가 있어서, 각각 그 부모 및 조부, 형제와 친구, 수명과 고향과 건강, 명예와 출세, 사회 활동, 재수, 기술, 결혼과 부부 애정, 자손의 유무와 그 성패, 재산 상속, 사고 능력, 몸가짐 및 수명 에 대응된다. 족상의 경우도 수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생김새와 발 금을 본다. 한편 신체의 뼈와 살을 각각 집의 기둥과 벽 에 비유하여 그것의 상생(相生) · 상극(相剋)을 따지면 서 호상(好相)을 논하기도 한다. 팔 · 다리의 생김새, 살 결, 털 등도 사람의 성격과 장래를 점치는 데 고려된다. 머리의 형상을 놓고 부귀 빈천, 수명의 장단, 흥망 성쇠 를 관상하기도 한다. 〔한국의 관상과 전망〕 상법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에 전 래된 이후 한국인의 성격과 운명의 판단에 많은 영향을 끼쳐 왔다. 이러한 사실은 고대 소설이나 속담 등에서 두루 확인된다. 고대 소설 가운데 《구운몽》(九雲夢)을 보면, 양소유(楊少游)의 인물을 묘사하면서 관상을 논한 것이 있다. 즉 "두 눈썹은 다른 사람과 달리 봉의 눈이 살쩍을 향했으니 벼슬이 삼정승에 이를 것"이라고도 하 고, 또 "얼굴빛이 분을 바른 듯하고 둥근 구슬 같으니 이 름이 장차 천하에 들릴 것"이라고도 하였다. 또 속담 중 에도 얼굴의 각 부위를 두고 상의 길흉을 말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컨대 "이마가 벗어지면 공 것을 즐긴다"거 나 "사주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어진다"거니 "귀가 보배", "귀가 작으면 앙큼하고 담대하다" 등이 그것이 다. "밥이 얼굴에 덕적덕적 붙었다"는 말도 얼굴 전체의 유복한 상을 두고 하는 속담이다. 한국의 관상은 대개 두 방향으로 전해져 왔다. 하나는 무당에 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술(易術)에 관심을 두었던 이들의 호사적 취향에 의한 것이다. 무당은 단골 집안의 혼사와 관련하여 미리 상대자의 행, 좌, 와, 식을 포함한 종합적 관상을 며칠에 걸쳐 보기도 했는데, 해방 후 사회의 분위기가 서양의 합리성을 강조하게 되면서 이 전통은 소멸되었다. 한편 역술적 측면에 관상은 일제 시대를 지나는 동안 전문업으로 발전하였다. 해방 이후 관상에 대한 관심과 상식이 사회에 보편화 되면서 사람들은 책이나 전문가의 지도, 나아가 공개 강 의를 통하여 관상을 논하는 형편이 되었다. 이것은 사람 의 성격과 운명을 알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의 발로 로 풀이된다. 관상이 오랜 세월 적용되어 오는 동안 사 람을 판단하는 하나의 경험적 지혜로 자리잡아 활용되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 몇몇 대기업에서 입사 면접 시험 중에 은밀히 관상을 보는 것도 그런 사정을 잘 반영한다. 그러나 정형외과학의 발달과 식문화(食文 化)의 변화, 그리고 화장 기술의 발전 등으로 전통적 관 상법은 이제 점차 퇴조하고 있다. ※ 참고문헌 金赫濟 校閱, 《麻衣相法》, 明文堂, 1978/ 曹誠佑 《觀 相大全》, 明文堂 1985. 〔趙興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