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매체
映像媒體
〔라〕imago media · 〔영〕image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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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은 인류의 가치 질서와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영화 · 비디오 · 텔레비전 · 사진 · 컴퓨터 그래픽 등 영상을 이용하여 의사를 소통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 [용어 및 의미] 영상은 감각 기관 중 시각에 의존하는, 구체화된 물리적 언어이다. 국문학적 의미로는 "실제의 정경(情景)이 광학 또는 전기를 이용하여 닮은 꼴로 재현되고 영화 또는 텔레비전의 화상으로 표현된 것" 혹은 "광선의 굴절이나 반사에 의하여 물체의 상이 비추어진 것"으로 정의한다. 방송 용어로는 "어떤 기술 수단을 이용하여 2차원 또는 3차원의 화면으로 재생, 표시된 시각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영어에서는 어떠한 용어와 결합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단어들(image, picture, film, video, printing 등)이 사용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미지' (image)의 어원인 라틴어 '이마고' (imago)는 '이미토르' (imitor)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떤 대상의 외적 형태를 인위적으로 모방하거나 표현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상 매체의 범위는 기술의 발전으로 영상을 전달하는 매체 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계속 확대되고 있다. 본래 영상이라는 표현 안에는 시각적인 요소만이 내포되어 있지만, 사진을 제외한 영상 매체들은 발전 초기부터 음성과 음향이라는 '음의 요소' 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종합 유선 방송법 제2조 제1호에서도 "영상의 개념에 문자 및 정지 화상을 포함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어 영상에 대한 설정 폭이 상당히 넓다. 〔기원과 발전〕 근본적으로 시각적 표상과 연결되어 있는 영상(image) 개념은 종교, 문자, 예술, 죽은 이에 대한 숭배 등에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영원에 대한 갈망과 아름다움의 추구, 자신에 대한 표현과 정보를 나누려는 인간적 갈망이 영상를 통해 형상화되었고 움직임에 대한 욕구가 기술적인 면과 결합하여 영상 매체를 창출하였다. 이미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83~3221321) 시대부터 바늘 구멍을 통해 들어온 광선이 영상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이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가 오늘날 카메라의 효시인데 10세기경에 아라비아 학자인 알하젠(Ibn Alhazen, 965~1039)이 그 효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글을 남겼고, 16세기의 델라포르타(G. della Porta, 1535?~1615)도 저서에서 카메라 옵스큐라의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 1642년 예수회 신부이며 수학자인 키르허(A. Kircher, 1601~1680)는 상자 안에서 촛불을 이용하는 방법과 빛을 모으는 렌즈를 사용하여 환등기를 발명하였고, 이를 이용해 교리 교육을 실시하였다. 1826년에 프랑스의 니에프스(J.N. Niépce, 1765~1833)는 카메라 옵스큐라를 이용해헬리오그래피(heliopgraphy, 태양으로 그리는 그림), 즉 자연을 직접 복사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져 1939년 프랑스인 다게르(L.J.-M. Daguerre, 1787~ 1851)가 사진기를 발명하였다. 이 사진기는 영상 매체 현실에 구체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켜, 영상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영상이 비로소 시민들 안에 자리잡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1895년에는 프랑스 리옹에서 사진 건판 제조 공장을 경영하던 뤼미에르(lumière) 형제가 1초당 16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는 영사기를 발명하였다. 인간의 눈이 1초에 14개의 프레임을 인지하는 데 착안하여 1초에 16개의 프레임을 돌림으로써 눈의 잔상 현상으로 인해 정지된 사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것은 시네마토그래프(cinémato-graphe)라고 불렸는데, 그리스어 키네마 (κίνημα, 움직임)와 '그라페인' (γράφειν, 그리다)에서 파생된 말로써, '시네마' 라고 약칭하여 불렸다. 최초로 공연된 프랑스 영화 <그랑 카페〉는 몽타주 형식의 무성 활동 사진으로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시오타 역에 도착하는 기차>라는 영화는, 기차가 역으로 돌진하는 장면이 나오자 영화를 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자리를 피하였다는 재미있는 일화를 갖고 있기도 하다. 1928년에 최초의 유성 영화 <재즈 가수>(The Jazz Singer)가 발표되면서 영화는 사람들에게 화려하게 다가서기 시작하였으며, 그 발명 초기부터 많은 사람들의 호감의 대상이 되었다. 유성 영화는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어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비슷한 시기인 1925년 10월 2일에 영국의 베어드(J.L. Baird, 1888~1946)에 의해 텔레비전이 발명되었고, 1935년에 독일을 선두로 하여, 1936년에 영국, 1952년에 미국, 1956년에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텔레비전 방송국을 개설하였다. 텔레비전은 즉시 가정과 공공 장소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고, 곧 이어 흑백 텔레비전에서 컬러 텔레비전으로 변신하자 그 화려함과 재미로 더욱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은 물론 인류의 가치 질서 및 삶의 방식에까지 세세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1956년에 비디오 테이프의 발명은 방송이 가진 시간적 한계를 초월하여 영상 환경이 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 한번의 문명 전환은 1946년에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 ENIAC)이 발명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1975년에 마이크로 컴퓨터인 알테어 8800이 시판되었고, 1980년대 초부터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되면서 디지털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텔레비전 · 통신 · 영화 · 신문 · 비디오 등 서로 다른 매체의 울타리를 사실상 사라지게 했다. 문자 · 음성 · 소리 · 그래픽 · 사진 · 영상 등의 다양한 정보가 '무게도 색깔도 냄새도 없이 광속으로 움직이는 비트(binary digit)'라는 공동 단위로 바꾸어 처리되는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로써 모든 정보는 가능한 쉽게 느끼고 이해하도록 영상을 동반하게 되어 영상 매체 환경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영상 매체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드브레(R. Debray, 1940~ )는 《영상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쇄술의 발달이 이미지를 우상의 차원에서 예술의 차원으로 변화시켰고, 과학 기술(technology)의 발달이 이미지를 예술의 차원에서 영상의 차원으로 넘어가게 했다고 말하였다. 물론 이 주장에는 이미지의 심미적인 차원이 다소 간과되었지만, 이미지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다. 이제 이미지는 경외의 대상에서 미학적인 대상으로, 관심과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새롭게 재창조할 수 있는 대상으로까지 변한 것이다. 더욱이 속도와 리듬을 갖고 순환하는 오늘의 영상 현실은 시간적 가속화와 지리적 팽창으로 세계적인 지평을 갖고 경제적인 가치와 더불어 발전하고 있다. 〔영상의 특성〕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영상 제작과 변형이 가능해졌고, 재생 단계에서도 광케이블로 영상을 주고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몇 가지 특성으로 한계 짓는 데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영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그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영상은 기계적인 과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탄생한다. 영상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우리의 시각으로 감지되기 어려운 것까지도 시각화할 수 있다. 그러나 영상은 작가에 의해 선택되어 카메라의 눈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작가의 의식이나 느낌을 반영하고, 기술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둘째, 영상은 그림의 액자처럼 일정한 틀(frame)에 의해 메시지를 갖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실상의 전체가 아니다. 메시지를 창출하기 위해 전체에서 잘라낸 한 조각이다. 그러나 보이는 한 조각은 전체의 한 부분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울타리에 의해서 창출된 의미가 울타리 너머의 세계 또는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셋째, 영상은 움직이는 대상에 의해 가치가 드러난다. 영상은 크거나 작게, 강하고 약한 리듬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에 의해 가치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이 움직이든지 카메라가 움직인다. 움직임이란 대상의 시간적 변화 즉 과거와 현재, 미래를 뜻하는 것으로 영상의 시제 기준인 '현재' 속에서 수용된다. 과거의 영상이라고 해도 영상이 재생되는 순간, 우리 의식 속에서 현재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영상은 수용자를 쉽게 상황 속으로 몰입시킨다. 사진은 움직임이 없지만 움직임의 한 순간을 잘라 정지시킨 것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함축하고 있다. 넷째, 영상은 복제가 가능하다. 원본에 절대 가치를 두는 회화 · 건축 · 조각 등과는 달리 복제가 가능하고, 대량 복제를 통해 고부가 가치를 발생시킨다. 복제의 용이성은 영상 매체의 확산과 더불어 영상 환경을 쉽게 구축해 간다. 다섯째, 영상은 재생의 과정 즉 사진은 현상, 영화는 영사, 텔레비전은 방송을 통해 완성된다. 그러므로 재생하기 위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한데, 이것이 수용자가 선택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영상이 미치는 영향] 사람이나 동물은 자신이 사는 환경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싼 매체 현실은 그대로 우리 삶에 구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말을 사용하는 문화권과 글을 사용하는 문화권과 말 · 글 · 영상이 통합된 미디어(multimedia)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이들 간에는 사고 방식, 삶의 형태, 느낌의 공유 범위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맥루안(M. McLuhan, 1911~1980)은 《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확장》에서 "매체(media)가 곧 메시지다"라고 하였다. 매체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표현은 매우 도전적으로 들렸고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메시지가 '저자나 제작자가 주려는 것' 뿐만 아니라 '수용자들이 받아들이는 영향' 이라는 면까지 확대하여 생각하면, 이 표현은 수용의 여지가 매우 크다. 매체는 각 매체 안에 담긴 어떤 메시지보다 더욱 크게 영향을 주는 도구이다. '무엇을 이해하느냐' 하는 문제보다도 '어떻게 이해하느냐' 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큰 주체이자 요인인 매체에 대한 이해는 오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주로 사용하는 매체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관여할 때, 그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삶을 움직여 가는 인식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영상 매체가 보조적 위치에서 중심적인 위치로 자리 바꿈을 하면서 오늘날을 '영상 정보화 시대' 라고 칭한다. 영상 매체는 활자나 음성에 비해 수용자가 무엇을 인지하거나 수용하는 과정이 비교적 쉽고 짧으며, 화려하고 미학적이며, 재미있고 집중을 요하지 않고도 이야기를 담아 낸다. 또한 상징적이고 오래 기억되며, 늘 시제가 생생한 '현재' 로 다가오기에 선호도 면에서도 거의 압도적이다. 결국 영상 매체 환경은 영상 세대를 키워 냈고 영상 시대가 도래하게 했으며 영상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구체적으로 인간의 사고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안켈로비치 박사(미국 소비자 조사 연구 단체인 얀켈로비치 파트너스사 소장)의 새로운 사회 이론을 통하여 영상 세대와 문자 세대 간의 가치관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는 통계이므로 모든 이에게 적용할 수는 없지만 오늘의 현실을 매우 적절히 반영한 것은 사실이다. 문자는 추상적인 형태로 실체의 모습과 같지 않기 때문에 집중적인 사고를 하게 하고, 의미를 이해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이성적인 분석과 논리를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문자는 배열상 방향성을 갖고 있고, 크기와 색채에 거의 큰 변화가 없다. 이에 비해 영상은 문자와 달리 그 형태가 실체를 닮았기 때문에 이해와 전달이 직접적으로 가능하며, 보고 느낌으로써 마음의 동화가 쉽다. 영상은 문자처럼 방향성을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바라보아도 되고, 해석에 있어서도 자의성과 다양성을 갖는다. 색채나 크기 변화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문자 매체와 영상 매체의 특성은 세대간에 이성과 감성, 미래와 현재, 획일성과 다양성, 흑백과 컬러, 구분과 통합, 깊이와 넓이 등 사물이나 상황, 가치에 대한 인식 체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변화된다는 것은 수단의 변화 이상의 의미로 새로운 문화가도래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교회와 매체〕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교회는 타종교들과는 다르게 시대의 언어에 민감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지역의 언어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이 잘 알아듣는 우화와 상징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나라를 체험하게 하였다. 그분의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빵을 쪼갰고, 돌아다니며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선포하였으며, 그 시대의 언어를 통해 그분에 관한 것을 기록하였다.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언어를 초월하여 그분의 사랑과 희생의 상징적 이미지로 교회에 주어졌고, 하느님 나라에 관한 온갖 심상과 교리 역시 성화와 유리화(stained glass)라는 이미지로 전달되었다. 1456년 독일인 구텐베르크(J. Gutenberg, 1400~1468)에 의해 인쇄술이 발명되자 당시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통제하고 있던 교회와 국가는 몹시 난감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필사에 비해 훨씬 적은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인쇄술은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고, 루터(M. Luther, 1483~1546)는 이를 재빨리 받아들여 성서를 인쇄하였다. 그 시대에 '새로운 언어' 였던 인쇄술의 도입은 교회에 커다란 자극이 되었고, 교회 역시 성서와 교리서를 인쇄하면서 인쇄 문자를 그 시대의 언어로 수용하였다. 이렇듯이 그 시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교회는 그 시대 사람들의 언어를 외면하지 않을 때 함께 살아갈 수 있다. 19세기 말의 유럽 교회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단한 혼란을 겪었다. 진보-자유주의 바람과 함께 근대 문화가 확산되었고, 사회 대중 매체들이 발전하면서 상징적인 권력을 소유해 왔던 교회는 차츰 그 권력을 상실해 갔다. 뿐만 아니라 이 매체들은 그 시대의 지식층들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변화하는 시대 정신을 그대로 반영했으므로 반교회적인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상업성과 맞물려 교회가 주장해 온 계명과 교리는 정면으로 도전받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시대의 징표에 민감하였던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사회 변화에 대한 교회적 대응으로 사회 회칙 <노동 헌장>(Rerum novarum, 1891. 5. 15)을 발표하였다. 그 후 교회는 신앙 정신을 사회 생활에 적용하여 '반성의 원리와 판단 기준 그리고 행동 지침' 을 주기 위해 상황에 따라 회칙들을 계속 반포하였다. 교황 비오 11세(1922~1939)는 회칙 <비질란티 쿠라> (Vigilanti Cura, 1936. 6. 29)를 통해 영화가 선의 도구가 되어 줄 것과 신앙과 도덕에 어긋나는 영화를 피하고 좋은 영화만 볼 수 있도록 지성인들이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종결을 다 겪은 교황이다. 그는 전쟁 중인 많은 나라들이 매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며 매체의 위력을 체험하였다. 이에 교황은 출판 · 영화 · 라디오 · 텔레비전의 영향력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가능한 많은 기회를 통해 이 사회 대중 매체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였다. 그중 <미란다 프로르수스>(Miranda Prorsus, 1957. 9. 8)에서 "이 매체들이 인간의 발명품이긴 하지만 만물의 근원인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진리와 도덕에 봉사해야 한다" 고 강조하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시작했던 교황 요한 23세(1958~1963) 역시 첫 번째 회칙 <앗 페트리 카테드람>(Ad Petri Cathedram, 1959. 6. 29)을 통해 "악하고 거짓된 출판물에는 선한 출판물로 대적하고, 오류와 부패의 수단이 된 영화 상영 및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에는 진리를 지키는 수단으로 맞서라" 고 권고하였다. 아직은 출판 · 영화 · 라디오 · 텔레비전 등의 새로운 매체가 복음 선포의 촉매자라는 의식보다는 맞서서 대항해야 할 염려와 경계의 대상으로 비추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편 교회의 이러한 경계하는 시선과는 다르게 20세기 초, 시대의 징표 안에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수단을 이용하여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흐름이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즉 사회 대중 매체를 통해 복음을 전한 사도로 칭송받는 알베리오네(Giacomo Alberione, 1884~ 1971) 신부의 활약이 그것이다. 그는 '인쇄에는 인쇄로, 조직에는 조직으로 대중 속에 복음을 전해야 할 필요' 를 절감하였고, 1914년에 작은 인쇄 학교를 시작으로 10개의 바오로 가족 수도회를 설립하였다. 물론 이 시작은 작은 것이었고, 처음에는 교회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매체들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이 전달되기 시작하였고, 이 노력은 교회 안에서 서서히 자리잡아 갔다. 한편 1928년에 프랑스 · 독일 등 6개 국을 중심으로 방송 · 영화 · 인쇄 분야에 종사하는 가톨릭 신자들이 국제 기구들, 'UNDA' (국제 가톨릭 방송 연맹) · 'OCIC' (국제 가톨릭 영화 연합회)· 'UCIP' (국제 가톨릭 신문출판 협회)를 결성하였다. 이들은 교회와 사회 안에서 중개 역할을 하며 교회 정신과 전문성으로 사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기여하였다. 또 하나 괄목할 만한 것은 과학자 마르코니(G. Marconi, 1874~1937)의 협력을 받아 1931년 2월 12일 바티칸 방송국이 전파를 발사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고 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간헐적이긴 하지만 지역 본당에서는 예수 성탄 대축일을 기해 영화가 상영되었고, 사진 말과 슬라이드가 교리 교육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새로운 매체가 지닌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에 대해 경계와 염려를 표명하던 교회도 사람들에게 대중매체가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점차 인식하게 되었다. 교회의 새로운 바람으로 불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Inter Mirifica, 1963. 12. 4)을 통해서 사회 대중 매체가 사람들의 정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주는 것으로 옳게만 사용된다면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는 수단임을 인정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1975. 12. 8)를 통해 "교회가 오늘날 이 힘있는 수단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 앞에 죄송스럽지 않을 수 없다" (45항)(Communio et progressio, 1971. 5. 23)에서도 사회 대중 매체가 교회와 세상을 잇는 대화의 장이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의 일치와 발전을 돕는 수단, 즉 친교를 향한 방법으로, '하느님이 주신 선물' 이라는 고백과 함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복음 선포에 이들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교황청 사회 홍보 평의회는 <새로운 시대>(Aetatis novae, 1992. 2. 22)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의 세계가 현대의 첫째가는 '아레오파고' 즉 오늘날 '복음화의 터전' 임을 밝혔고, 사회 대중 매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주요 수단이고, 개인과 가정 그리고 전체 사회 속에서 행동에 지침이나 영감을 주는 뛰어난 도구임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시선의 변화는 1993년 제27차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이 오디오와 비디오에 초점을 맞추며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하느님의 선물이며 시각과 청각이라는 감각을 탁월하게 충족시켜 주는 독특하고도 새로운 매체"라는 표현과 함께 이 매체들이 모든 이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언급하고, 교회가 불변의 진리를 이 새로운 문화의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도 고백하였다. 그리고 1994년 제28차 홍보 주일에는 <텔레비전과 가정, 올바른 텔레비전 시청을 위한 지침>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주는 긍정적 영향(가족의 유대, 공동체 연대 의식, 지식 습득, 영성적 · 윤리적 생활 교육)과 부정적 영향(저속한 가치의 행동 양식, 도덕적 상대주의, 종교적 회의주의 주입, 사건의 왜곡 조작, 말초 신경 자극)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였고, 텔레비전이 수십 년 동안 가정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친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선봉자임을 시인하였다.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에는 제29차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을 통해 영화를 '문화와 가치의 전달자' 라고 표현하였다. 영화에 대한 교회의 이런 시각변화는 초기 영화에 대해 가졌던 교회의 인식과 비교해볼 때 매우 획기적이다. 사회 대중 매체 중에서도 특히 영화가 사람들 사이에 높이 평가받는 매체임을 인정하였고, 영화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으로 인해 복음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영화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관객들과 그들의 잠재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영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대중, 특히 젊은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거나 선택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텔레비전 종사자들에게도 언급한 부분이지만, 영화 감독 및 제작자들은 이렇게 영향력 있는 영상 매체를 통해 이 시대의 문제, 사람들의 문제에 좀더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임할 것을 호소하였다. 개방된 마음으로 다양한 문화에 접근하고, 그 문화 속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며, 가장 중요한 현실 문제들을 부각시켜 함께 의식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제작되기를 바란 것이다. 또 영화를 접하는 이들이 메시지를 잘 이해하도록 영화 언어 및 영상 언어를 교육시킬 필요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영화는 현실에 대한 직접적 묘사를 피하고 상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학교에서부터 영상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특수 언어에 대한 이해로 식별의 태도를 길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영화가 지닌 사회적 요소에 대해서도 언급하여, 관람자들에게 주제에 대한 의견을 갖게 하고, 의견 교환을 통해 대화의 기회를 갖게 하며, 특히 젊은이들의 영화 동아리가 마련되어 포럼이 이루어지기를 권고하였다. 20세기 말, 개인용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디지털로 인한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하고, 전세계적으로 인터넷망이 펼쳐지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를 찾고 교류하는 네티즌들이 증가하자, 교회는 이 새로운 매체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0년 제24차 홍보 주일 담화문을 통해 "컴퓨터와 인공위성 기술에서 인간이 탐구해 낸 새로운 수단들을 긴급한 복음화 과업을 위하여 활용해야 한다"는 교회의 입장과 함께 새로운 컴퓨터 문화를 통해 "세계에 자신의 신앙을 더욱 쉽게 알리고, 특정 문제나 사건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손쉽게 밝히며, 나아가 여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듣고, 주변의 세계와 지속적인 토론을 함으로써 인류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의 공동 모색에 즉각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사회 변화와 매체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필요성에 대한 교황청의 통찰은 교회를 알리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1996년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메시지를 필두로 가상 공간안에 교황청 홈페이지(www.vatican.va)를 공식적으로 개설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많은 지역 교회에 자극을 주었고, 결국 각 지역 교구 홈페이지들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다. 2000년 제34차 세계 홍보 주일의 주제는 '새 천년 새벽에 매체를 통한 그리스도 선포' 이다. 교회는 이 담화문을 통해 "오늘날의 선포는 매체 안에서 매체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고 밝혔다. 주님을 선포하기 위해 교회 자체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서적 · 신문 · 정기 간행물 · 라디오 · 텔레비전 그리고 그 밖의 수단들을 적극적이고 능숙하게 사용할 뿐 아니라 가능한 세상의 여러 매체도 많이 이용하라고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 커뮤니케이션 종사자들이 새로운 매체와 사용 방법의 개발을 위하여 대담하고 창의적이 되라고 권고하였다. [의 미] 새로운 매체들에 대한 교회의 시각 변화는 수십 년 간 사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진보와 사람들에게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체험하면서 얻은 결과이다. 새로운 매체가 지닌 위험한 조정력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복음화에 유익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한 데서 나온 것이다. 네이스비츠(J. Naisbitts)는 "하이 테크, 하이 터치!" 즉 "고도의 기술(high tech)일수록 그에 맞는 사회적 견인력(high touch)이 있어야지 신기술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교회는 인간의 갈망에 맞추어 계속적으로 발전하는 새 매체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과 반응을 보이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매체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말씀을 생생히 전할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교는 근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느님과 인간의 친교, 인간과 인간의 친교)을 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 문화 안에는 새로운 언어가 존재한다. 영상 언어는 바로 이 시대의 언어이다. 이 언어를 알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 이 어렵다. 교회가 영상 매체에 대해 갖는 관심은 이 시대 사람들을 이해하고 대화하려는 즉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노력이요, 사랑이다. → 대중 매체 ; <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 ; 매스 미디어와 교회 ; 운다) ※ 참고문헌 홍보 주일 교황 담화문(24차 · 26차 · 27차 · 28차 · 29차 · 30차 34차)/ <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 1969/ <현대의 복음 선교>, 1975/ <일치와 발전>, 1971/ <새로운 시대>, 1992/ 이복순, 《영화 포럼 활동 참가자들의 영적 회심 과정에 대한 고찰>,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논문, 1999/ 황현탁,《한국 영상 산업 론》, 나남신서, 1995/ 강상현 · 채현, <대중 매체의 이해와 활용》, 한나래, 1997/ 오명환, 《텔레비전 영상론》, 나남신서, 1988/ Martine Joly, Introduction a l'analyse de l'image(김동윤 역, 《영상 이미지 읽기》, 문예출판, 1999). 〔孫玉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