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계시 진리와 개인들의 종교 체험에서 시작하여 초자연적 생활의 본질을 밝히고, 그 성장 과정과 발전을 위한 지침을 규정하며, 영성 생활의 처음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인의 진보 과정을 설명하는 신학의 한 영역.
현재 사용되고 있는 '영성 신학' 이란 용어는 신학사 안에서 '영성' 에 관한 이해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려 왔다. 즉, '신심 생활' , '초자연적 생활' , '내적 생활' , 그리스도교적 완덕 신학' 등으로 부르기도 했으며, 단순히 '영성' 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영성 생활에 관한 체계적 신학을 지칭하기 위해서는 '신비 신학' 과 '수덕 신학' 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역사 안에서 '수덕적' . '신비적' 이란 용어들은 시대와 학자들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며 다양하게 설명되어 왔다. 이와 연관되어 형성된 '완덕 신학' 이란 명칭이 모호하기 때문에 근래에는 '영성 신학' 이란 명칭으로 통일하여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수덕적 요소와 신비적 요소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양면을 모두 포함하는 이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의〕 영성 신학에 대한 정의를 주제 및 고유성, 목표, 다른 신학과의 관계를 좀더 밝히면서 부연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신학의 한 영역 : 신학 자체는 하나이다. 신학이 여러 영역으로 분류되어 있을지라도 유일한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는 믿음으로 받아들인 하느님의 계시를 통하여 인간의 이성이 인식하는 하느님께 관한 신비이다. 그러므로 신학은 성스러운 지혜이며, 학문이다. 신학은 이 하나의 성스러운 학문 안에 다양한 규율들을 수용하는 복합적 요소들을 지닌다. 즉 신학은 하나의 목표에 다양한 규율들을 예속시키며 동시에 자율성을 존중한다.
그러므로 영성 신학은 신학의 한 분야로서 그 방법(실천 및 응용 신학)이나 주제(그리스도인 완덕과 그것을 얻는 방법들)로 인해 전문 분야로서의 자기 주체성과 고유성을 지닌다.
하느님의 계시의 원리에서 출발 : 영성 신학은 신앙 진리의 학문으로서 믿음을 표현한다. 피조물을 탐구함으로써 하느님을 인식하는 자연 신학과 달리, 이것은 거룩한 신학으로서 초자연적 신앙의 선물을 통해 받아들이는 하느님에 관한 인식을 목표로 한다. 인간은 신앙을 통해 신비 안에 계시는 하느님과 일치하고 신학을 통해 이성적 추리 과정에 힘입어 신앙의 진리를 통찰한다. 따라서 하느님은 신학의 대상인 동시에 신앙을 통한 신학의 원리가 된다. 신앙은 곧 신학적 탐구를 통해 얻은 지식의 토대가 된다.
개인들의 종교 체험에 관한 연구 : 영성 신학이 하나의 순수 사변 신학이 아니고 실천 및 응용 신학이기 때문에 선험적인 방법(aprion)에 의하여 영성 생활의 법칙들을 규정하지 않도록 개인적 종교 체험에 관한 자료들을 연구해야 한다.
여기서 언급하는 체험이란 심리학자가 쉽게 연구할 수 있는 종교 체험의 외적 현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초자연적인 체험 즉 영혼 안에 일어나는 은총과 성령의 역할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이 영성 신학의 일차적인 관심사이다. 외적 표현과 비상한 현상들은 부차적인 것이다.
영성 생활의 성장과 발전을 다루는 법칙과 지침 규정 : 영성 신학은 경험적 자료보다는 계시 진리 및 신학적 결론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그 연구 방법이 경험적 · 서술적이기보다는 학문적이고 사변적이다. 그 이유는 영적 성장의 법칙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특수한 차이점을 초월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법칙들이 밝혀지고 설명된 후 부분적 또는 개별적 영성, 특수 형태의 영성(평신도의 영성, 수도자의 영성, 사제의 영성, 전례의 영성 등)을 논하고 평가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영성 생활의 초기부터 완성까지 정상적으로 거치는 과정 서술 : 각 사람이 자신에게 적합한 길을 따르도록 하느님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동하시고,성령은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움직이신다. 하지만 신학자는 인간들이 일반적으로 거치는 여러 가지 단계를 제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술적이고 경험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보편적 신학 원리가 경험이란 사실들에 의해 그 진실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 생활의 완성을 향한 진보의 방향과 단계를 규정할 때 신학자들의 분별력은 경험적 자료에 의해 판단된다.
〔방 법〕 모든 신학이 사변적 성격과 실천적 성격을 지니고 있듯이 영성 신학도 두 측면을 갖고 있다. 우선, 신학적 구조로서 초자연적 생명(은총)에 관한 이론이다. 영성 신학은 단일한 신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그 원칙들을 제공하는 교의 신학 및 윤리 신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다른 한 측면은 그리스도인 각자의 초자연적 생활의 구체적 실존 상황이다. 영성 신학은 응용 신학이기 때문에 실천적이며 경험적인 것을 많이 포함한다.
따라서 영성 신학은 위의 두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즉연역적 방법과 귀납적 방법을 조화시키고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연역적 방법이 선험적인 신학적 이론과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라면, 귀납적 방법은 종교 체험의 물리적 · 심리적 현상들을 연구하고 서술하기 위해 신학적 원리를 이용하고 그것으로부터 추상한다.
귀납적 방법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영성 신학을 경험 심리학이나 종교 심리학으로 전환시킬 위험이 있다. 즉 신학 원리를 잘 사용하지 않을 경우 종교 생활의 신비 현상들을 심리학에서 얻어진 원리나 경험으로만 다루려 한다. 둘째, 심리학적 연구가 과학적일지라도 심리학은 연구된 현상의 원인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오직 수집된 통계에 만족한다. 심리학은 신학의 대상인 초월의 문제와 신학의 기초인 영혼에 대하여 다루지 않고 추리와 인식으로부터 보류 내지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학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종교적 신비 현상, 기적 등 은총의 작용 등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이 방법은 비상한 현상을 지나치게 중요시할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정상적이고 부수적인 신비 체험이 있고 특별하고 카리스마적인 현상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구별하지 못할 수 있다. 넷째, 서술적 방법으로 얻어낸 경험적 자료에만 의존하는 보편 법칙들은 은총의 초자연 생활의 본질과 그의 진보에 관한 신학적 법칙을 경시하기 때문에 비학문적이며 신뢰적 가치가 적다.
한편, 연역적 방법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성 신학이 실천 및 응용 신학이라는 것과 그에 따라 경험의 자료와 상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경향이 있다. 둘째, 사실에 의해 실증되지 않은 '선험적' 방법으로 현상을 설명하려 하거나 법칙을 규정하려 한다. 셋째, 연역적 방법에 기초를 둔 영적 지도, 피정 등은 개인의 필요에는 전혀 안맞을 수 있으며, 성령의 인도 하심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두 가지 방법의 겸용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완성에 이르는 단계들을 설명하려면 신학적 원리들을 영성 생활의 경험적 자료와 관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영성 생활의 통일성(단일성)과 다양성을 식별할 수 있고,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그리고 통상적인 것과 특별한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또한, 그리스도인 완성에 이르는 데 필요한 절대적인 요소와 우유적인 요소를 구별하며 설정할 수 있다.
〔자 료〕 영성 신학의 자료는 일반 신학과 공통적인 것과 고유한 것이 있다.
첫째, 성서와 성전은 모든 신학 분야와 더불어 영성 신학의 일차적 자료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렇게 천명하였다. "신학은 성전과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을 영구적인 기초로 삼고 거기에서 강한 힘을 얻어 항상 젊어지며 신앙의 빛을 받아 그리스도의 현의에 포함된 모든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성서 연구는 마치 신학의 영혼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계시> 24항). 성전이 성서와 마찬가지로 영성 신학의 자료가 되는 이유는 계시 진리의 구전이 기록보다 앞선다는 의미에서 성전이 성서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둘째,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은 영성 생활 연구에 필요한 신학적 자료를 제공해 준다.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지고 그분의 사명을 위탁받은 교회는 인도자인 성령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나타내는 표지를 읽으면서 하느님 백성의 생활 지표와 방법을 제시하고 보살펴 왔다.
셋째, 전례는 영성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영성 신학의 주요 자료이다. 전례는 "교회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의 원천"이며, "교회의 모든 활동의 목적인 성화와 하느님의 영광이 그리스도 안에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전례> 10항)되도록 한다. 전례는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방법을 생생히 나타내는 것으로서, 그것을 통하여 믿음을 표현할 뿐 아니라 하느님 안에 사는 체험을 누리게 한다. 전례는 성서, 성전 및 교회의 교도권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영성 신학의 자료이다.
넷째, 교의 신학과 윤리 신학의 자료와 결론을 영성 신학은 활용한다.
다섯째, 영성사(靈性史)도 영성 신학의 중요한 자료이다. 그리스도인 생활은 본질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것이지만 부차적인 차이점과 변화의 여지가 있다. 은총이 본성을 파괴하지 아니하고 전제하며 그것을 완성한다는 원리에 따라 개인, 민족의 특성 · 상황 · 문화 · 전통 등이 종교 체험을 다양하게 하기 때문에 은총의 생활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영성사를 통해 수 세기를 걸쳐 널리 보급되어 온 법칙 또는 원리를 인식하게 된다. 또한 그리스도교 성성(聖性)의 점진적인 발전과 성장을 분별할 수 있다.
여섯째, 개인적인 영적 체험과 여러 분야의 심리학은 영성 신학에 경험적 자료를 제공한다. 개인적 체험은 개인의 신앙 및 신비 체험, 영적 지도 및 상담을 통해 얻은간접 체험, 성인 및 신비가들의 증언에 대한 연구에서 나오는 대행 체험도 포함한다. 심리학은 인간에 관한 풍요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경험 심리학은 정상 및 비정상적 현상이나 병리적 상태를 체험하고 분석한 결과를 자료로 제공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영성 신학에서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을 구분하고 또 신비 상태의 현상 등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영성학파의 다양성〕 거룩함(聖性)이 하나이고 영성이 근원적으로 하나이지만 그곳을 지향하고 참여하는 양상은 다양하다. 인도자 성령께서 각기 다른 은총의 선물을 통해(로마 12, 4-6)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들을 그곳으로 이끄시기 때문이다. 영성사를 살펴볼 때, 근원적으로 같은 한 영성이 때와 장소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어 왔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인류 역사 안에 하느님의 다양한 계획의 점진적 전개로서 복음의 토착화 또는 영성의 토착화라 할 수 있다. 은총은 자연을 파괴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완성시키기 때문이며, 영성의 핵심인 사랑은 그 표현에 있어 거의 무한한 다양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 극기 : 수덕 신학 ; 신비 신학 ; 신비주의 ; 영성)
※ 참고문헌 조던 오먼, 이홍근 역, 《영성 신학》, 분도 출판사, 1987/ Ch. A. Bernard, Teologia spirituale, ed. Paoline, Roma, 1982/ M. Dupuy & A. Solignac, Spiritualite, Dictionnaire de Spiritualite, Beauchesne, Paris, 1988, pp. 1142~1173/ T.A. Porter, 《NCE》 13, pp. 588~590/ J. Strus, Dizionario enciclopedico di spiritualita, Cittta Nuova ed., Roma, 1990, pp. 2468~2478. 〔朴載萬〕
영성 신학
靈性神學
〔라〕theologia spiritualis · 〔영〕spiritual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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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