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 수련》

靈神修鍊

〔라〕Exercitia spiritu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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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발간한 <영신 수련》.

교황청립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발간한 <영신 수련》.

로올라의 이냐시오(Ignatius de Loyola, 1491~1556)에 의해서 스페인어로 쓰여진 책.
〔판 본〕 《영신 수련》의 이냐시오 자필본은 소실되었는데, 현재 '자필본' 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의 비서가 옮겨 적었고, 저자가 친필로 교정한 복사본이다. 이냐시오의 생전에 두 가지 라틴어 번역본이 나왔다. 하나는 초기 라틴어 번역본으로 아마도 성인이 직접 만든 것으로 여겨지며, 또 다른 하나는 프뢰 (André des Freux) 신부가 라틴어로 번역한 것으로 한층 더 우아하고 당시의 문체에 맞게 옮겨져 있는데, 이를 불가타(vulgata) 판본이라 한다. 첫째 것에 '로마 1541년 7월 9일' 로 날짜가 기입되어 있기에 불가타 판본은 1541년 보다는 후대로 소급되나, 1548년에 교황 바오로 3세(1534~1549)의 승인을 얻기 위해 이 두 판본이 모두 제출된 것으로 보아 이보다는 앞설 것으로 여겨진다. 교황이 임명한 세 명의 심의관은 두 판본 모두에 대해 우호적인 찬사를 보였다. 그리고 불가타 판본이 선택되어 로마에서 1548년 9월 11일에 출판되었는데, 출판 당시의 제목(Exercitia spiritualia)은 현재와는 차이가 있다.
이 판본 외에도 두 개의 라틴어 번역본이 더 있는데, 하나는 파브르(P. Favre)에 의해 번역된 것으로 출판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다른 하나는 예수회 21대 총장 로탄(J. Roothaan, 1785~1853) 신부가 번역한 것인데, 그는 불가타본과 스페인 자필본 사이의 차이를 좁히려는 의도에서 가능하면 정확하게 라틴어로 다시 번역하고자 했다. 하지만 불가타본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는 프뢰 신부의 번역본에 자신의 번역을 병행구로 넣어서 1835년에 출판하였다. 스페인어 원본은 불가타본이 나온 후에도 오랫동안 출판되지 않다가 예수회 총장 비서였던 안젤리스(Bernard de Angelis)에 의해 1615년 로마에서 출판되었다. 한국어로는 예수회의 윤양석 신부가 불가타본에서 번역하여 1964년 서울에서 출판하였다.
〔형성 과정〕 이 책은 부칙과 여러 단계의 다양한 수련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승인 교서(Pastoralis Officii, 1548. 7. 21)에 지적된 것처럼 믿는 이들의 마음을 참 신앙으로 이끌기에 적합한 순서로 되어 있다. 이 책에는 각종 부칙들(안내 · 훈화 · 주의 사항 등)과 다양한 단계의 수련들(기도 · 묵상 · 양심 성찰 · 기타 다른 훈련들)이 있는데, 특히 그것들이 배열된 방법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신 수련》은 한 시기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냐시오는 원고를 수시로 정정하곤 했으며, 자주 새로운 것을 첨가하였다. 이냐시오 자신이 곤잘베스 다 카마라(Luis Gonzalves da Camara) 신부에게 이런 사실을 시인했다. "《영신 수련》은 단번에 작성된 것이 아니며, 자신의 영혼에 도움이 되는 것이면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하리라는 생각에서 틈틈이 적어 두었다." 이냐시오의 동료이자 동 시대 인물인 나달(Jeronimo Nadal, 1507~1580)신부는 마지막 편집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연학 생활을 다 마친 뒤에, 저자는 《영신 수련》의 첫 번째 시도들을 모으고 여러 부칙들을 만들고, 이 모든 것에 순서를 정하고 나서 사도좌의 조사와 판단을 받기 위해 제출하였다."
아마도 《영신 수련》은 이냐시오가 파리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1533년 이냐시오의 지도로 영신 수련을 받은 시기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파브르의 피정 일기에 모든 핵심 내용이 다 포함되어 있다. 《영신 수련》의 몇 부분들은 언제 쓰여졌는지 추측하기 쉽다. 예를 들어 '애긍 시사에 관한 규범들' (337~344항)은 카르타고 교회 회의에 대한 인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신학을 배운 후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교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사고 방식' (352~370항)들은 에라스무스(Erasmus, 1466~1536)의 추종자들에 대한 대응으로 1527년 스페인의 바야돌리드 (Valladolid)에서 있었던 신학자들의 모임과 프로테스탄트에 대항하여 1535년 파리의 신학 교수들이 제시한 기준들에 근거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영신 수련》이 마무리된 것은 이냐시오가 직접 라틴어 번역본을 만든 1541년경으로 추정된다.
〔원 천〕 이 책의 원천은 이냐시오 자신의 고유한 영적 체험, 특히 1521년 로욜라 성(城)에서의 회심과 1522년의 10개월 동안 만레사(Manresa) 동굴에서의 영적 체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기사로서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그의 기상과 인품이 하느님의 이끄심으로 형성된 영적 세계 안에 영신 수련이라는 하나의 독특한 교육적 형태로 용해되어 있다. 전쟁에서 부상을 당하고 고향으로 후송되어 로욜라 성에서 치료를 하던 시기에, 이냐시오는 《성인 열전》(Flos Sanctorum)과 《그리스도의 생애》(Vita Christi)에서 영적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약 300장 분량의 종이에 두 가지 색깔로 발췌하여 지니고 다녔다. 후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성인 열전》은《영신 수련》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지만, 《그리스도의 생애》는 표현이나 금욕적 원칙, 그리고 방법적인 세부 사항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냐시오는 병에서 회복된 후 보속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로욜라 성을 떠나 몬세라트(Montserrat)로 향했다. 1522년의 대부분을 몬세라트에서 약 15km 떨어진 만레사에서 보내며 베네딕도회의 사제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이냐시오의 성인 심사 과정에서 있었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이때 매주 토요일에 고해 사제를 찾아갔다고 한다. 이 고해 사제는 이냐시오에게 스페인어판 《준주성범》(Imitatio Christi)과 가르시아 데 시스네로스(García de Cisneros)가 몬세라트에서 출간한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 (Exercitatorio de la vida espiritual, 1500)을 주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이냐시오에게 이 책들의 여러 부분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을 것이고, 이냐시오는 이 책들을 자신의 기도와 묵상을 위해 이용하였을 것이다. 분명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에서 《영신 수련》이라는 제목이 떠올랐을 것이다. 《영신 수련》은 《준주성범》을 거의 따르지 않지만, 그것을 읽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또 그 가르침이 거의 일치한다.
《영신 수련》과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을 비교해보면, 우선 제목이 비슷하고 몇 개의 세부 항목이 일치한다. 그러나 그 내용과 전체 구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영신 수련》은 은유적 표현으로 '주간' 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며, 기간을 더하거나 줄일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은 각각 일곱번의 묵상으로 구성된 세 단계, 즉 정화 · 조명 · 일치의 세 단계 수련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근본 목적은 피정자를 점진적으로 관상의 삶으로 이끌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냐시오는 《영신 수련》에서 하느님께서 가장 바라시는 단계의 삶을 피정자 스스로 선택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에는 《영신 수련》과 달리 '원리와 기초' · '그리스도의 왕국' . '특별 성찰' · '선택' . '영의 식별' · '음식을 올바르게 절제하는 규칙' · '교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사고 방식' . '기도의 세 가지방법'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분명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에서 제시된 권고들의 일부가 이냐시오에 의하여 일러두기와 부칙에 인용되어 있다. 또한 첫 주간의 묵상들에서 《영적 생활을 위한 수련들》에 제시된 몇 가지 요소들이 발견되지만, 다른 주간에서는 전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독창성〕 대부분의 학자들은 비록 이냐시오가 다른 작품을 읽고 인용했지만, 《영신 수련》은 전적으로 그의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인정한다. 즉,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진리를 전혀 손상하지 않으면서 정신적인 기도 방법을 새로 창조한 그의 독창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냐시오의 독창성은 자료들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종교의 위대한 진리들을 선택하고, 그것들을 마음속 깊은 곳으로 이끄는 것이 이냐시오의 진실하고 수행자적인 특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는, 선택된 진리가 논리적으로 함께 연결되어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영신 수련》은 그 방법상 순서와 거부할 수 없는 결론 때문에 다른 많은 영적 작품들과 구별된다. 무엇보다도 이냐시오의 독창성은 묵상의 주제와 수행적 원리를 결합시킨 점, 필요하면 《영신 수련》의 적용에 있어서 안내하고 조정하는 데에 상세한 조언을 한 점을 들 수 있다. 시작 부분의 일러두기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주의 사항에서, 영적 수련의 실질적 체계인 영의 식별 규칙에서, 피정자의 다양한 영의 단계에 알맞게 준비시키고 경우에 따라서 피정자 또는 지도자에게 경고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피정자의 직업과 그들의 열심 정도와 《영신 수련》에서 그들이 얻어낼 이득에 따라, 사람들이 피정의 진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볼 수 있다. 영혼의 힘과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이러한 균형 잡힌 영적 수련의 기술은 새로운 것이며, 이냐시오가 제시한 꼼꼼하고 조직적인 하나의 형식이다.
〔원 리〕 《영신 수련》이라는 제목이 보여 주는 것은 영혼의 활동과 수고, 내적인 투쟁이다. "영신 수련의 목적은 사람이 아무런 사욕 편정에도 좌우됨이 없이 자기를이기고 자기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함이다"라고 《영신 수련》에 그 근본 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냐시오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자신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고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 정복과 자기 통제 방법에 의해 모든 의식적 행동을 제어하게 됨으로써 내적 평화를 얻는다.
일반적인 개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원리와 기초' 를 숙고하면서 하느님이 인간과 만물을 창조한 목적을 설정한 후, 첫 주간에서 부끄럽게 나쁜 길로 빠지게 했던 죄의 추함을 알고 죄로부터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정화의 길로 알려진 방법으로 이끌어 간다. 둘째 주간에서는 모범이시고 우리의 왕이시며 영원한 지도자이신 그리스도 앞에 서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이는 사탄의 깃발을 피하고 선하시며 현명하신 분의 깃발을 따르는 것이며, 그분의 덕을 닮기 위한 조명의 기간이다. 실제로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그리스도를 따르기를 꺼리는 사람 · 따르려고 노력은 하지만 한계가 있는 사람 · 즉시 전적으로 영원히 그분을 따르는 사람)을 묵상함으로써 그렇게 되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러한 결심은 셋째 주간에 십자가를 지고 우리 앞을 걸어가시는 그리스도를 봄으로써 더욱더 힘을 얻게 된다. 넷째 주간은 통합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과 그분의 가장 순수한 사랑을 향한 열망이 우리 마음 안에 불타 오르게 한다.
이 주간들과 더불어 일러두기 · 부칙 · 길잡이 · 담화 · 성찰 · 선택의 길잡이 · 절제 생활에 관한 부칙 · 영의 식별 · 세심증에 대한 주의 · 교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사고 방식 등이 있다. 규정된 질서에 따라 적용하면, 《영신 수련》은 사람을 견실한 덕과 영원한 구원으로 이끄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이 네 주간의 과정을 요약하면, 죄에 의하여 훼손된 것을 교정하는 것, 교정된 것을 하느님의 모범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시키는 것, 일치된 것을 더욱 힘있게 하는 것, 그리고 이미 힘있게 된 결심을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영신 수련》에 의한 피정은 30일 간 진행되는데, 경우에 따라 8일간 혹은 3일 간으로 요약되어 진행되기도 한다.
〔평 가〕 이냐시오가 살아 있는 동안 《영신 수련》은 교회로부터 여러 차례 심각한 도전과 박해를 받았다. 그 이유는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평신도인 이냐시오가 영적 상황을 다루는 것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들은 《영신 수련》 해석의 어려움이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오는 것이었다. 나달을 비롯한 예수회의 신학자들은 악의에 차고 과열된 비난에 대해 맞대응하였으며, 교황청은 《영신 수련》을 공적으로 승인함으로써 그 정당성을 입증했다. 주된 비난은 상상력을 강조하는 《영신 수련》의 기도 방법에 관한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망상에 사로잡혀 환각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상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기억하고 이로 인해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이것은 참다운 영적 성장의 방법이라고 변호할 수 있다. 또 다른 비판은 《영신 수련》이 사적인 영감을 선호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입장과 조명주의에 가깝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영신 수련》의 일러두기 15번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오히려 이냐시오는 하느님이 피정자에게 하실 수 있는 것에 대해 지도자의 시각을 강요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몇몇 가톨릭 학자들은 《영신 수련》이 초보자를 위한 책이며, 회심의 시기를 위한 피정이고, 완덕의 길로 들어서는 데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영신 수련》은 그 일러두기에 언급되어 있듯이, 피정자의 나이나 능력이나 역량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넓고 자유로운 방법이다.
《영신 수련》에 대한 평가는 반대하는 비평보다는 칭송하는 측면이 우세하다. 《영신 수련》을 '거룩함의 학교(the school of sanctity)라고도 하는데, 이는 여러 성인들, 특히 네리(1515~1595) 가를로 보로메오(1538~1584), 프란치스코 살레시오(1567~1622), 알풍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1696~1787) 등의 성인들이 《영신 수련》의 풍성함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증언하였기 때문이다. 1548년 교황 바오로 3세가 《영신 수련》을 승인한 이래, 비오 4세(1559~1565) 알렉산데르 7세(1655~1667), 글레멘스 12세(1730~1740), , 베네딕도 14세(1740~1758) 글레멘스 13세(1758~1769) 등의 교황들이 재차 칭송하였다. 한 예로,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1900년 2월 8일에 발표한 교서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영혼의 영원한 복락을 위한 성 이냐시오의 이 책이 주는 중요성은 지난 3세기 동안 증명되었으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증거, 다시 말해서 짧은 시간에 고행의 길과 경건함의 실행을 스스로 구분할 수 있게 되는 증거에서 증명되었습니다." (→ 이나시오, 로욜라의)
※ 참고문헌  윤양석 역, 《성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 수련》,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1967/ 파르마난다 디바카, 심종혁 역, 《내적 인식의 여정 -성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 수련에 대한 체험적 성찰》, 이냐시오영성연구소, 1994/ Gillles Cusson, Pédagogie de l'experience personnelle. Bible et Exercices, Burges · Paris, Desclée de Brouwer, Montreal : Les Editions Bellarmin, 1968/ 一, trans. by R.C. Mary Angela Roduit · George E. Ganss, S.J., Biblical Theology and the Spiritual Exer-cises : A Method toward a Personal Experience of God as Accomplishing within Us His Plan ofSalvation, St. Louis, The Institutes of Jesuit Sources, 1988. [沈鍾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