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적인 내용을 서술한 서적을 읽음으로써 그리스도교적 영성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
영적 독서를 위한 서적은 영성적인 내용을 다루는 서적, 즉 하느님과의 일치 · 성화 · 은총 · 성덕 · 기도 등을 직접 언급한 서적으로 영성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모든 그리스도교적 서적은 영성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신앙을 직접 다루지 않는 비그리스도교적 서적도 영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마음으로 읽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성적 내용을 직접 다루지 않는 한, '영적 독서 서적' 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교의 교리 · 신학· 교회사 또는 사회 문제 · 윤리 도덕 문제를 다루는 서적은 아무리 신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영적 독서 서적' 이라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신앙을 다루는 서적은 주로 신앙 생활의 구체적 규정과 실행에 대해서 폭 넓게 설명한다. 그와 달리 '영적 독서 서적' 은 영성 즉 하느님과의 내면적 일치 · 성화 · 은총 · 성덕 · 기도 등을 직접 언급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내부에서 일깨워 주고 자극하여 불타게 해준다. 영적 독서의 목적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희망과 믿음을 불러일으키고, 이웃에 대한 사랑을 촉진시키고, 기도와 성덕을 실천하려는 열망을 새로이 하고, 성화와 완덕에 대한 갈망을 강화하는 것이다. 영적 독서를 통해사람은 신앙을 배우기보다 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에 대해서 묵상하고, 그분과 자신과의 내면적 관계에 대해 성찰하며, 그 결실로서 기도와 덕행을 실천하고 성화되고 완덕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영적 독서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우선 순위를 따라 선택하여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복음서, 이어서 제자들의 편지 및 사도 행전, 기타 신 · 구약 성서, 교황 및교회 문헌,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타 일반 영적 독서 서적 순이다.
〔신적 독서〕 신 · 구약 성서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며 읽는 것을 '신적 독서' (lectio divina)라고 한다. '신적 독서' 는 다른 독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서의 말씀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와 가르침을 계시할 뿐 아니라 하느님 자신을 계시한다. 그리스도 자신이 하느님을 계시하는 말씀이시다(요한 1, 1-3). 그리스도는 성서의 처음부터 끝까지 말씀으로 가르치시고 활동하시고 현존하신다. 그분은 성서의 말씀으로 사람을 변화시키시고 구원하신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히브 4, 12), 사람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그를 가르치고 변화시키고 움직인다.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금 이곳에서 읽는 사람에게 생명과 은총과 구원을 가져다 주고 쇄신과 회개와 성화를 일으킨다. 말씀은 한없이 심오하고 항상 새로우며, 읽는 사람에게 늘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일으키고, 그를 새로 창조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 것은 그대로 기도가 되며, 하느님과 친교 ·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해준다. 다른 책을 읽는 것은 영적 독서가 되지만 기도가 될 수는 없다. 하느님의 말씀은 '꿀과 같이 달콤하고 꿀보다 감미롭다' (시편 119, 103 ; 묵시 10, 10 : 에제 2. 9-3, 4).
사람은 어떤 의문이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지만, 성서를 읽을 때는 성서의 말씀이 자기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요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신은 지금 읽고 있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믿고 실천합니까?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전부를 걸고 읽고 있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믿고 실천합니까?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전부를, 생명과 구원을 겁니까?" 하고 말씀은 질문하고 대답을 요구한다. 말씀을 읽는 것은 그 내용을 지성으로 이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지, 그것을 실천하고 사는지, 자신의 전 생활과 생명을 거기에 거는지 질문을 받고, 그 질문에 자기의 전부를 걸어 대답해야 한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말씀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말씀은 죽은 것이며 아무 소용이 없다.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사람의 본질은 하느님의 생명 · 사랑 · 은총 · 구원을 받는 존재이므로, 구세주 그리스도 안에 집약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생명 · 사랑 · 은총 · 구원을 받는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존재이다.
〔유의 사항〕 취사 선택하고 식별하라 : 좋은 책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언제나 적합한 것은 아니다. 사람의 영성과 형편에 따라 어떤 책은 바람직하거나 유익할 수 있고, 필수적일 수도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책은 해로울 수 있고, 무익하거나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한 책의 내용도 어떤 부분은 어떤 사람에게 어떤 경우에 유익할 수 있고 필수적일 수 있으며, 해로울 수 있고 무익할 수 있다. 따라서 현명한 취사 선택과 식별이 필요하다. 특히 영성적 내용은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여 소화 · 실현할 만한 영성 단계에 도달해 있지 않다면, 오히려 해로울 뿐이다. 자신의 영성 단계와 형편에 따라 자신의 성격, 성장 배경, 정신적 · 심리적 · 지적 · 육체적 여건에 따라 자신에게 꼭 적합한 내용만을 받아들여야 한다.
취사 선택과 식별의 기준은 성서의 가르침, 교회의 가르침, 영적 지도자와 양식이 있는 사람의 권고, 자신의 진지한 판단 등이다. 그런데 자신이 판단할 경우 다음 사항을 기준으로 한다.
첫째, 특수하고 신기하고 파격적이고 극단적인 내용과 체험을 강조하지 않으며, 상식적이고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내용과 체험을 강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적 성화는 신기하고 특수한 체험에 있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죄를 피하고 신망애 삼덕과 다른 성덕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는 내용이어야 한다. 특히 어떤 사람의 특수 체험과 메시지를 서술한 책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사려 분별이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건전한 윤리 도덕, 즉 인간으로서 실행해야 할 기본적 덕행 · 이웃 사랑 · 예의 · 공중 도덕 등을 존중하고, 사회인으로서 실천해야 할 정상적 부부 생활 · 가정 생활 · 직장 생활 · 사회 생활 · 봉사 · 협조 등을 강조하고, 신앙인으로서 실행해야 할 기본적 신앙 · 예배 · 기도를 중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 윤리 도덕과 근본적 선악의 개념을 약간이라도 흐리게 하거나 흐트러지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내용은 배제해야 한다.
셋째,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고,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고, 인간 사회를 일방적으로 죄악시하는 내용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인간 사회에 죄악과 고통은 있으나,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온전히 속죄되었고 인간과 세상이 구원을 받는다는 확신을 주는 내용이어야 한다. 한편 세상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인간을극단적으로 선하게 보는 내용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세상과 사물과 인간과 사회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있는 그대로 보는 현실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하느님의 은총과 그리스도의 속죄로 인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낙관적이고 희망적 자세를 지키는 내용이어야 한다.
내용을 자신에게 적응시켜라 : 내용을 읽고 이행한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내용을 자신에게 적응시키고 자기 생활에서 실현했을 때 비로소 영적 독서의 열매가 맺어진다. 적응시키기 위한 여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에 쓰여진 내용을 그 시대와 장소, 배후 상황까지 포함하여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한다. 영성과 영성생활 및 영성 수련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고 변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장과 단어의 문자 그대로의 표면적 · 외적 의미보다는 그 문장과 단어가 진정으로 의미하려는 내면적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한다. 그러기 위해 글을 전후 관계, 즉 문맥(context)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책의 전체적인 정신과 분리시켜 단독으로 해설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거기에서 여러 오류와 극단적 주장이 나오기 마련이다. 어느 경우에는 글의 표면적 의미와 상반되는 것처럼 느끼는 내용이 오히려 그 글이 뜻하는 참 내용일 수도 있고, 그것이 책 전체의 정신에 어울릴 수도 있다.
셋째, 자신을 정확히 파악한다. 자신이 사는 시대와 장소 · 자신의 신분 · 위치 · 형편 · 성격 · 영적 상황 등을 정확히 이해한다. 그렇게 해야 책에 쓰여진 내용의 내면적 참 의미를 자신의 참모습에 적응시키고, 어떤 것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어느 정도 부분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또는 배제하는 옳고 적절한 적응이 실현된다.
내용을 실천에 옮겨 자기 생활에서 실현하라 : 영적 독서의 목적은 영성을 배우고 이해하기보다는 영성을 실현하고 사는 것이다. 정성껏, 그리고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으로 내용을 받아들이고 실행할 때 영적 독서의 열매가 맺힐 것이다. (→ 영성 ; 영성 수련 ; 영성 지도)
※ 참고문헌 조던 오먼, 이홍근 역, 《靈性神學》, 분도출판사,1994. [金保錄]
영적 독서
靈的讀書
〔라〕lectio spiritualis · 〔영〕spiritual reading
글자 크기
9권

영성 서적을 읽음으로써 그리스도교적 영성에 도움이 된다.
